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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통제사 1권 (24화)

제9장 (2)



지구 대차원과 연결이 된 차원들을 탐험하기도 하고 가이드도 하는 존재가 차원통제사다.

진성능력자로 구성된 요원들만 지원하는 정부에서는 민간 통제사들에 대해 일일이 신경을 쓰지 않으니 장호 말대로 나를 지원해 줄 기반을 지구에 마련해 둬야 한다.

장호는 믿을 수 있는 녀석이고, 꿈이 차원통제사니 앞으로 같이 해도 좋을 것이다.

이제 전역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트라우마가 많이 가신 것 같아 다행이다. 그래도 혹시라도 모르니 내가 데리고 있으면서 보살피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장호가 방학 때 아무도 없는 고향에 간 것은 한 날 한 시에 돌아가신 부모님의 기일을 맞아 산소를 돌보기 위해서다.

천애고아라서 나에게 그런 귀속적인 맹세를 한 것도 아마 외로워서일 것이다.

“그나저나, 형님. 천안문 광장하고 자금성에서 굉장한 일이 벌어졌다는 거 알아요?”

“천안문 광장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은 아는데 자금성은 왜? 테러라도 일어난 거냐?”

아리를 호텔에 머물게 한 후 곧바로 약속한 곳으로 와서 만나는 길이라, 자세히 모르기에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랭커들이 자금성에서 싸운 것 같아요. 그 덕분에 자금성이 완전히 폐허가 됐어요.”

“랭커들이 싸워?”

예상을 한 일이지만 모르는 척 되물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랭커들이 한바탕 싸운 것 같아요. 유튜브에 올라온 것을 보면 A급 능력자들을 훨씬 상회하는 파괴력을 가진 것 같으니 말이죠.”

“싸운 자들이 S급 이라는 말이냐?”

“그런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비밀에 가려진 이쪽 S급들과 대한민국 S급들이 붙은 것 같아요.”

“대단하군. S급들이 전투를 하다니 말이야.”

“그리고 이건 제 예상이기는 하지만 S급 중에서 죽은 이도 있는 것 같아요.”

“죽은 사람이 있다니 무슨 말이냐?”

S급 진성능력자의 죽음은 파장이 엄청나기에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형님을 만나기 전에 사체 한 구가 제가 일하는 연구소로 옮겨졌는데 앰뷸런스 기사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자금성 쪽에서 왔다고 했어요. 그리고 사체가 도착하자마자 본부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직접 움직이며 지휘하는 것을 보면 S급 능력자인 것 같아요. 본부장 그 자식은 함부로 움직이는 놈이 아니거든요.”

자금성에서 S급 진성능력자 중 하나의 에너지 흐름이 끊기는 것을 느끼며 죽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사체가 장호가 일하는 기업 연구소로 옮겨졌다니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헤헤, 저, 형님.”

“왜?”

“제가 내일부터 차장이 되는데 한 번 알아봐 드릴까요?”

“그래, 대신 아주 신중하게 알아봐라.”

“헤헤, 그럴 줄 알았어요.”

“조사하면서 어느 때보다 냉철해야 할 거다.”

“무슨 말이에요?”

“이번 일을 조사를 하다보면 어쩌면 네가 찾고자 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지 몰라서 하는 말이다.”

“정말이요?”

“그래, 네 말대로 그게 S급 진성능력자의 사체라면, 게이트 에너지로 활성화된 장기들이 왜 필요한지 알 수 있을 지도 모른다. S급 진성능력자의 몸은 한마디로 에너지 응축 기관이라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으음, 그렇겠네요. 제일 활용도가 높으니 말이죠. 알았어요, 최대한 알아볼게요.”

“그렇지만 너무 무리하지는 마라. 지금까지 네가 전해준 것으로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으니 말이다.”

“절대 무리하지 않아요. 잊으셨어요? 제 좌우명이 뭔지!”

돌아가신 부모님께 떵떵거리며 잘 살겠다고 맹세한 터라 무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위험한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알고 있다. 하지만 정말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얼른 연구소로 돌아라. S급 진성능력자의 사체가 들어왔다면 거기도 비상사태일 테니 말이다.”

“맞는 말씀이네요. 형님과 점심이라도 함께 하고 싶지만 연구소까지 갈 시간이 촉박하니 먼저 들어가 볼게요.”

“알았다. 연락은 별도로 하마.”

“알았어요.”

연구소까지 거리가 제법 되기에 장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곧바로 밀실을 나섰다.

장호가 나가고 탁자 위에 남아 있는 차를 홀짝이고 있으니 누군가 안으로 들어왔다.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온 자는 오룡대반점의 주인이자 나에게 귀속된 것이나 다름없는 유백상이었다.

“자료는 어떻게 됐지?”

“준비되었습니다. 여기!”

유백상이 나에게 구슬 하나를 건넸다.

일종의 저장 장치로, 레드섹션이라는 특수한 물건이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다행스럽게도 만족하실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쉽지 않았을 텐데 고생했군.”

“아닙니다.”

“앞으로도 수고해 주었으면 한다.”

“언제든지 분부만 내려주시면 됩니다.”

“고맙군.”

“그런데 식사는…….”

“다음에 와서 먹도록 하지.”

“고대하고 기다리겠습니다.”

“그럼 이만 가보겠다.”

자리에서 일어나 객실을 나섰다.

밖으로 나오는 동안에도 유백상은 나에게 직각으로 굽힌 허리를 들지 않았다.

유백상의 움직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객실을 나왔다.

‘얻기 쉽지 않았을 텐데 역시로군. 이제 타클라마칸 쪽으로 움직인 자들에 대한 정보를 얻었으니, 그들을 통해 중국 정부 쪽 동향만 살펴보면 되겠군.’

게이트를 열기 위해 누가 진성능력자들을 움직인 것인지 파악을 하려면 필요한 정보였다.

진성능력자들의 뒤를 추적하다보면 누구인지 실체가 드러날 것이다.

‘어디!’

― 채널 접속! 해제 암호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자!

스킨 패널과 접속시켜 음성 인식을 통한 암호로 해제를 하고 생체 파장이 확인되자 레드섹션이 열렸다.

― 데이터 전송!

‘기관과 연결이 된 자들과 가족을 가진 자들, 그리고 아무런 연결 없이 단독으로 움직이는 자들로 분류를 했군.’

레드섹션에 담겨 있는 정보를 스킨 패널로 옮긴 후 분류하자 3가지 파트로 나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주 상세하군.’

정보들이 무척이나 상세한 것을 보면 유백상이 작정을 하고 수집한 것이 분명했다.

‘일단 그들을 움직이자. 이 정도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자들이니까.’

정보의 확인을 위해 생각을 정리하며 오룡대반점을 나오며 아까와는 주변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까 보다 많아진 것을 보니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모양이군.’

북경거리 곳곳에 숨어 사람들을 관찰하는 능력자들이 장호를 만나기 전보다 두 배는 되었다.

‘으음, 이정도 동원 능력이라면 중국 정부의 정보 총괄을 하는 국가안전부를 넘어선 규모인데, 천상안이라는 대륙천안이 동원된 건가?’

이렇게 빠르게 북경 일대를 능력자들로 휘감을 수 있는 조직은 대륙천안밖에 없었다.

하늘의 눈이라는 다른 이름을 가진 대륙천안은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중국 내 최고의 조직이다.

군과 행정부를 비롯한 국가 정보 조직을 사실상 총괄하고, 능력자들은 물론이고, 오랜 세월 동안 이면 세계를 지배해 온 무림과도 연계를 가진 곳이다.

‘다시 전면전이 발생할지도 모르겠군.’

대륙천안은 통합대한민국과의 전쟁에서 진 후 창설된 조직으로, 그야말로 범국가적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대륙천안이 본격적으로 나섰다면 이번 일을 아주 심각하게 본다는 뜻이기에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도 오늘 다 가봐야 한다.’

나중을 위해 내가 북경에 심어 놓은 이들에게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지시해야 한다.

대륙천안이 움직였다고 해도 아직은 초기라 완벽하게 북경을 차단할 수는 없을 테니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오룡대반점을 떠나 접촉할 대상은 모두 세 명이다.

직접 만나는 것이 아니라 약속한 곳에 정보를 남기는 것뿐이기에 대륙천안의 눈을 피할 수 있을 터였다.

내 정보를 받아볼 자들은 장호를 구출하고 북경에 왔을 때 인연을 맺은 이들이다.

국적은 중국인이기는 하지만 근본은 완전히 달라 믿을 만한 이들이었다.

무엇보다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 내가 얻은 정보들을 확인하는 데는 이만 한 이들이 없었다.

‘그리고 그것도 확인을 해봐야 하니 서두르자.’

내가 가지고 있는 세 개의 레드섹션에 분류된 정보들을 하나씩 담은 후 급하게 움직였다.

레드섹션을 약속 장소에 가져다 놓기도 해야 하지만 급하게 확인할 것도 있었기 때문이다.

세 시간 정도 관광객처럼 북경을 돌아다녔다.

내가 관광한 곳들은 사전에 약속된 장소들을 거치는 코스였다.

약속한 장소에는 대응기가 설치되어 있어 레드섹션을 놓으면 모종의 장소로 레드섹션이 이동을 하게 되어 있었다.

그렇게 약속된 장소를 돌며 레드섹션들을 남기고 마지막으로 한곳을 들렀다.

‘틀림없군.’

고택들이 즐비한 문화 지구로 지정된 곳으로, 내가 느꼈던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리와 함께 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테니 예약을 하고 저녁 때 들러 보자.’

고택들 가운데 있는 비밀 장소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 예약을 해야 했다.

스킨 패널을 열고 전에 왔을 때 받아두었던 코드를 열어 예약을 잡을 수 있었다.

‘늦었으면 큰일 날 뻔했군.’

딱 한 자리만 남아 있어 예약을 하지 못할 뻔했기에 어느 정도 안심이 되었다.

‘이제 돌아가자.’

볼일을 다 끝마쳤기에 고택지구를 나와 택시를 잡아타고 서둘러 호텔로 향했다.

호텔 로비에 들어서자 아까 보다 몇 배나 많아진 능력자들을 느낄 수 있었다.

‘대단하군. 어느 정도 패턴을 파악한 모양이군.’

드나드는 이들을 노골적으로 감시하고 있었지만 자금성이 잿더미로 변한 것이 알려져서인지 다들 조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자금성을 친 이들이 북경을 빠져 나가지 않고, 호텔 같은 곳에 머물지도 모른다고 판단한 모양이군.’

로비 안쪽에 앉아 있는 진성능력자의 에너지가 전신을 감싸며 나를 탐색하는 것을 느끼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바로 객실로 올라갔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군.’

심연의 심안을 계속 발동하고 있지만 객실 앞에 서 있는데도 아리가 S급 능력자라는 것을 감지할 수 없다.

나와 하나가 된 후에 새로 각성한 살예를 항상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S급 진성능력자라도 아리가 S급 능력자라는 것을 파악할 수 없을 것이기에 일단은 안심이 되었다.

삐이!

― 자기?

“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