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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통제사 1권 (22화)
제8장 (2)
― 그놈들은 이제 닭 쫓던 개꼴이 된 거 같지?
― 공항에서 아주 눈을 붉히고 찾는 것 같기는 하던데, 어째 S급이라는 놈들의 실력이 그 모양이냐?
― 그것도 모르고 있었냐? 야매로 각성해서 그런 거 아니냐. 야매!
― 야매라니?
― 팀장 말로는 S급에 달하는 능력을 얻기는 하지만 진성능력자로서 각성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
― 이해가 되지 않는데 그게 무슨 말이냐?
― S급 능력을 얻는 것 맞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까지 만이라더라. 성장 가능성 있기는 해도 중급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 그놈들 한계라고 말이다.
― 그럼 하급에서 끝이라는 말이구나.
― 초능력을 카피해 심는 것으로 S급 능력을 얻기는 하지만 1차 각성 때 알게 된 능력자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서 성장이 멈춘다고 들었다.
― 어쩐지. 처음 조우했을 때 부담이 되지 않기는 하더라.
― 그건 그렇고 이제 어떻게 할 거냐? 중국에 있는 놈들은 우리에게 하도 당해서 어느 정도 예측을 하고 있을 텐데 말이다.
― 우리가 계획을 짜고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팀장 말대로 해야지 별 수 있냐?
― 진짜 팀장 말대로 하자고?
― 그래, 인마.
― 우리 팀장이지만 정말 미쳤다. 베이징 공항에서 한바탕 뒤집으라니 말이다.
― 한바탕 뒤집어 엎고, 텐진 쪽으로 빠지면 된다고 했으니 우리는 지시한 대로만 움직이면 된다.
― 팀장이 알아서 잘 준비를 해놨겠지만, 공항이 문제다. 몇 놈이나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으니 말이야.
― 적어도 S급으로 세 명은 있겠지.
― 세 명밖에 안 된다고?
― 그래, 얼마 전에 중국 애들이 타클라마칸 근처에서 크게 당한 것 같더라. 그걸 해결하기 위해 두 명이 빠졌으니 최대한 많이 기다린다고 해도 세 명 정도일 거다.
― 하긴 다른 곳도 신경을 쓰고 있을 테니 그 정도가 최선이겠군. 열한 명 중에서 세 명은 티베트 쪽에 있고, 네 명은 국경 쪽에 있을 테니 타클라마칸 쪽으로 두 명이 빠졌다면 최대로 잡았을 때 세 명이 한계겠군.
― 세 명이라고 해도 만만치 않을 거다. 러시아 놈들과는 다르게 중국 놈들은 무공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고 있으니까 말이다.
2차 각성을 통해 진성능력자가 되면 국가적으로 무공을 전수하는 곳이 중국이다.
대한민국과의 전면전 이후 진성능력자들에게는 특별히 오랫동안 숨겨진 비서들을 공개해 능력을 확실히 성장시키고 있었다.
― 무공을 수련해 스스로를 성장시킬 뿐만 아니라, 국가에서도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주니 최소한 중급은 넘어선 자들이겠구나.
― 아마 그럴 거야. 비록 우리가 상급 초입이라 놈들보다 실력이 윗줄이기는 하지만 조심하는 것이 좋다. S급인 놈들도 문제지만 여차하면 인해전술로 밀어 붙이는 놈들이니 말이다.
― 알았다. 조심하도록 하지. 그러면 누가 먼저 나설 거냐?
― 그건 내가 한다. 텔레포트로 놈들의 시선을 활주로 쪽으로 끌고 올 테니 너희들이 한 방 제대로 먹이면 된다.
― 네가 먼저 활주로로 나간 후에 놈들이 나타나면 뒤통수를 치라는 소리야?
― 심플하고 아주 효율적인 방법 아니냐?
― 놈들이 그렇게 쉽게 당해 줄까?
― 알고도 어쩔 수 없을 걸. 중국 놈들이 제일 치를 떠는 게 나니까 말이야.
― 너, 설마. 그거 입고 활주로로 나갈 거냐?
― 크크크, 그래야 놈들의 시선을 확 끌지.
― 미친놈! 활주로에 그걸 입고 나갈 생각을 하다니, 친구기는 하지만 넌 정말 미친놈이다.
― 내가 미친놈이라는 걸 이제 알았냐?
― 알았다. 알았어. 그걸 입고 나가면 어그로는 확실히 끌 것 같으니 마음대로 해라.
― 후후후, 진즉에 그럴 것이지.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맥주나 시켜 먹자.
― 좋지. 그런데 러시아 맥주는 먹을 만한 거냐?
― 그럭저럭 먹을 만하다.
― 그럼 딱 한 캔씩만 하자.
― 콜.
* * *
대화를 듣고 정체를 추측할 수 있었는데 긴장감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소리겠지. 그나저나 특이한 복장이라면 그도 이번 작전에 참여한 것이겠군.’
특이한 복장을 하고 활주로로 나가 시선을 끌겠다는 존재가 누구인지 알 것 같다.
전투 슈트를 파워레인저라는 영화의 주인공 복장과 똑같이 맞추고 활동한다던 또라이가 분명했다.
‘작전 중에도 코스프레 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것을 보면 국정원에서도 무척 골치 아프겠군. 그렇지만 시선은 확실히 끌겠군. 중국 쪽 능력자들에게는 확실히 각인된 사람이니까 말이야.’
지난 전면전에서 어마어마한 활약을 한 존재이기에 공항 활주로에서 능력자간의 전투가 벌어질 것은 확실했다.
‘싸우다가 피해를 입히고, 공간 이동을 통해 벗어난다는 작전인 것 같은데 통할지 모르겠군.’
전면전 당시 워낙 많이 당했던 터라 중국도 어느 정도는 예상을 하고 있을 것이기에 작전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렇게 대놓고 나대려는 것을 보면 뭔가 다른 작전이 있는 것이 확실한데 말이야.’
성동격서라고 했다.
러시아에서도 비슷한 작전을 펼쳤는데 중국이라고 펼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러시아가 게이트를 열고 전쟁을 준비하는 데 동맹국인 중국이 관여되어 있을 것이 빤하니, 응징 차원에서라도 다른 작전이 펼쳐지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문제는 진짜 타격 대상이 어디냐 하는 건데? 설마!’
통일이 되고 통합대한민국이 된 이후 정부가 천명한 것 가운데 아주 철저하게 지켜지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가 반부패고, 두 번째가 국가를 위해 희생을 치른 이는 잊지 않는 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가 도발한 적에게는 가혹한 응징을 가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이 세 가지 원칙은 철저히 지켜져 왔다.
그중에서 세 번째 원칙은 세상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가장 철저하게 지켜졌다.
대변혁 이후에도 독도에 대한 도발을 멈추지 않았던 일본의 경우 자위 함대의 반 정도가 원인 모를 이유로 동해에서 침몰을 했다.
더불어 제국주의 시절의 잔학한 행동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고 외면하던 것에 대한 천벌 인지 야스쿠니 신사가 잿더미로 변한 것은 유명한 일이었다.
중국과 러시아의 전면전 당시도 마찬가지였다.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두 국가의 핵전력은 진성능력자들에 의해 지구상에서 고스란히 지워졌다.
아니 사라졌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모욕하던 중국과 러시아의 주요 인사들이 대부분 제명을 채우지 못했다.
그로 인해 전쟁에 졌으면서도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함부로 논평을 내지 않을 정도였다.
‘이 정도 소란을 피울 정도면 진짜 목표는 자금성이 확실하다. 거기만큼 상징성이 큰 곳은 없으니까.’
자금성은 대변혁 이후 바뀌었다.
박물관이나 다름없는 곳이었는데 능력자를 양성하는 곳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문제는 중국 쪽에서 거기까지 생각했느냐 하는 건데?’
생각이 깊어지자 셋의 대화가 생각이 났다.
‘S급 능력자들의 동향을 너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일부러 유출한 정보가 틀림없는 것 같으니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하군. 전시 상황이니 모두 빼내지는 않았을 것이고, 최소한 둘에서 최대 네 명 정도가 기다리고 있겠군.’
극비로 취급되는 S급의 행방을 알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중국 쪽에서 역으로 함정을 파 놓은 것이 분명하다.
‘내가 예상하는 것이 맞는지 알아봐야 하지만 시간이 없는 것이 아쉽군.’
자칫 희생을 치룰 수도 있기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지만 손쓸 방도가 없었다.
‘일단 베이징 상공에 도착하면 아리의 도움을 받자. 아리의 탐지 능력이라면 S급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할 테니까.’
공항에 대기하고 있는 자들은 물론이고, 자금성에 있을 지도 모르는 자들은 이 비행기에 타고 있는 S급 능력자들이 사건의 방아쇠이기에 주목하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아리의 능력으로 충분히 감지가 가능하기에 기다리며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잠깐만 시선을 돌리는 것이 가능하다면 함정이라고 해도 충분히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다.’
알려진 대한민국의 S급 진성능력자들은 랭커라고 불린다.
초월자에 준하는 능력을 지닌 존재들이지만 그들은 자신이 내키는 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
대한민국의 그늘에 숨어 있는 이들이 전면에 나타난다면 랭커라는 이름이 허무한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그늘에 숨은 힘 중 하나가 바로 국정원에 속해 있는 진성능력자들이다.
수뇌부가 아닌 전위대의 일개 대원이 랭커라고 하는 이들을 능가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니 함부로 움직일 수 없는 것이다.
자금성을 치는 작전에는 아마도 수뇌부에 속하는 이들이 움직였을 것이다.
그들이라면 함정이라는 변수도 반영시켰을 것이기에 약간의 시간만 벌어주면 무사히 작전을 마칠 수 있을 터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10분 후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다는 기장의 안내 방송이 울려 나왔다.
― 일어날 때가 됐어.
― 아음, 벌써 도착한 건가요?
― 십 분 후면 착륙할 것 같은데 아리가 해줄 일이 있어.
― 내가 해야 할 일이 뭐예요?
― 베이징에 있는 S급 진성능력자들의 위치를 좀 파악 해줘.
― 으음, 그건 저라고 해도 쉽지 않은 일이에요.
― 그들이 이목이 이 비행기에 집중되어 있을 테니까 그리 어렵지는 않을 거야.
― 우리가 타고 있는 비행기예요?
― 그래. 여기에 타고 있는 대한민국의 S급 진성능력자들을 미끼를 쓰는 양동작전이 펼쳐진 것 같아. 중국 쪽도 그걸 알고 있는 것 같고. 에너지를 많이 쓰지 않아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을 거야.
― 알았어요.
아리의 몸에서 추적하기 힘든 은밀한 에너지가 아주 미세하게 흘러나와 비행기 동체를 감쌌다.
그리고 비행기와 연결이 된 에너지 흐름을 따라 은밀하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안전벨트를 착용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올 때 아리가 내게 텔레파시를 보내왔다.
― 공항 쪽에 세 명이 대기하며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있고, 자금성 쪽에 네 명도 같은 상황이에요. 그리고 인민대회당 쪽에도 네 명이 있는데 이들이 제일 강해 보여요.
― 그렇군.
― 지상에 있는 것이 열한 명이고, 이 비행기에 저까지 S급이 네 명이라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예요?
에너지가 충돌할 수 있기에 S급 능력자들은 항상 거리를 두는데 이정도면 그야말로 엄청난 수의 S급 진성능력자들이 밀집해 있는 것이다.
아리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싶지만 시간이 촉박했다.
― 지금은 설명할 시간이 없어. 혹시 아주 강한 폭발 마법을 은밀하게 전송시킬 수 있어?
― 왜요?
― 저들이 쉽게 탈출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려고 해.
― 대기하고 있는 자들의 시선을 돌리는 거예요?
― 맞아.
― 무슨 말인지 알았어요. 가능하기는 하지만 내가 가진 에너지의 반 이상을 써야 해요. 잘못하면 위험해질 수도 있고, 저들에게 들킬 수도 있어요.
― 걱정할 것 없어. 저들은 조금 있으면 비행기를 이탈할 것 같으니까 말이야.
― 좋아요. 어디로 전송시켜야 하는 거예요.
― 장소는 천안문 광장이야. 폭발시키기 전에 사람들이 피할 수 있도록 인지시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해.
― 걱정하지 말아요. 저들이 지금 이탈한다면 시간도 충분하고 그 정도는 애들 장난이니까요. 정확한 위치를 찾아야 하니까 자기가 내 손 좀 잡아줘요.
― 알았어.
내가 손을 잡자 감각을 확장하자 아리의 에너지가 크게 활성화되는 것이 느껴졌다.
‘시간을 맞출 수 있을지 모르겠군.
우리의 상황과는 상관없이 비행기는 랜딩기어를 내리고 착륙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타이밍을 맞춰야 하기에 집중을 하다가 이상이 있음을 깨달았다.
‘이런!’
천안문 광장 쪽에 준비가 다 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와 같이 비행기에 타고 있던 국정원의 S급 능력자의 공간 이동으로 진성능력자들이 사라지고 없었다.
‘어쩔 수 없다. 최대한 시간을 맞추고 준비를 해두는 수밖에.’
활성화된 에너지를 가두어 두는 것도 어려운 일이기에 시작을 해야 했다.
― 시작해야 할 것 같아.
― 잘 인도해 줘요.
― 알았어.
엄청난 양이기는 하지만 비행기 안에 타고 있던 그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은밀하게 에너지가 전송됐다.
‘변화하는구나.’
아리를 통해 감각을 공유하며 에너지의 흐름을 이끌기도 했고, 별도로 심연의 심안으로 에너지의 끝자락을 들여다보고 있기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천안문 광장 위에 집채만 한 거대한 불덩어리가 생겨나고 있었던 것이다.
지나가던 차량이나 사람들이 급하게 대피하는 것이 느껴졌다.
대변혁 이후 능력자들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이능이 현실이 된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대피하는 데 그다지 큰 혼란이 일어나지 않았다.
기장은 아무것도 모르고 고도를 낮추고 있는 터라 위험한 상황이다.
― 준비 됐어요.
― 폭발의 여파가 퍼지지 않도록 천안문만 지상에서 지워 버려야 하는데 할 수 있겠어?
― 가능해요. 폭발력을 다 없애지는 못하지만 상공으로 치솟아 오르게 하면 주변에는 그리 큰 파장은 미치지 않게 될 거예요.
― 그럼 그렇게 해. 지금 바로 말이야.
찰떡 같이 알아듣는 아리에게 시작하라고 이야기했다.
‘다행이 다른 활주로로 공간 이동을 한 것 같으니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내가 막아야겠다.’
활주로에서 능력자간의 전투가 발생하면 비행기도 위험하기에 전투 슈트를 착용할 준비를 했다.
콰―앙!
우르르릉!
천안문이 폭발하며 에너지가 상공으로 치솟은 탓에 비행기 안인데도 커다란 폭발음이 들려왔고, 기체가 흔들렸다.
“뭐야?”
“왜 이래?”
착륙하는 상황이라 갑작스러운 일에 승객들이 당황했지만 기체가 곧바로 안정을 찾았고 정상적으로 착륙하기 시작하자 소란은 곧바로 가라앉았다.
― 착륙을 해도 위험할지 몰라.
― 활주로로 이동한 자들 때문인가요?
― 그럴 거…….
중국 쪽 능력자들이 자신들을 발견하고 움직인 때문인지 활주로로 공간 이동을 한 후 곧바로 다른 곳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 생각은 있는 자들인 것 같아요. 착륙하지 못하면 위험할까봐 자리를 피하는 것을 보면 말이죠.
― 그나마 다행이군.
비행기가 랜딩기어를 내린 후 지상에 거의 다다른 상태라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공간 이동을 한 시점과 적이 자신들을 발견하자마자 곧바로 움직인 것으로 봐서는 이미 계획을 세워 두었던 모양이었다.
제8장 (2)
― 그놈들은 이제 닭 쫓던 개꼴이 된 거 같지?
― 공항에서 아주 눈을 붉히고 찾는 것 같기는 하던데, 어째 S급이라는 놈들의 실력이 그 모양이냐?
― 그것도 모르고 있었냐? 야매로 각성해서 그런 거 아니냐. 야매!
― 야매라니?
― 팀장 말로는 S급에 달하는 능력을 얻기는 하지만 진성능력자로서 각성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
― 이해가 되지 않는데 그게 무슨 말이냐?
― S급 능력을 얻는 것 맞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까지 만이라더라. 성장 가능성 있기는 해도 중급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 그놈들 한계라고 말이다.
― 그럼 하급에서 끝이라는 말이구나.
― 초능력을 카피해 심는 것으로 S급 능력을 얻기는 하지만 1차 각성 때 알게 된 능력자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서 성장이 멈춘다고 들었다.
― 어쩐지. 처음 조우했을 때 부담이 되지 않기는 하더라.
― 그건 그렇고 이제 어떻게 할 거냐? 중국에 있는 놈들은 우리에게 하도 당해서 어느 정도 예측을 하고 있을 텐데 말이다.
― 우리가 계획을 짜고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팀장 말대로 해야지 별 수 있냐?
― 진짜 팀장 말대로 하자고?
― 그래, 인마.
― 우리 팀장이지만 정말 미쳤다. 베이징 공항에서 한바탕 뒤집으라니 말이다.
― 한바탕 뒤집어 엎고, 텐진 쪽으로 빠지면 된다고 했으니 우리는 지시한 대로만 움직이면 된다.
― 팀장이 알아서 잘 준비를 해놨겠지만, 공항이 문제다. 몇 놈이나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으니 말이야.
― 적어도 S급으로 세 명은 있겠지.
― 세 명밖에 안 된다고?
― 그래, 얼마 전에 중국 애들이 타클라마칸 근처에서 크게 당한 것 같더라. 그걸 해결하기 위해 두 명이 빠졌으니 최대한 많이 기다린다고 해도 세 명 정도일 거다.
― 하긴 다른 곳도 신경을 쓰고 있을 테니 그 정도가 최선이겠군. 열한 명 중에서 세 명은 티베트 쪽에 있고, 네 명은 국경 쪽에 있을 테니 타클라마칸 쪽으로 두 명이 빠졌다면 최대로 잡았을 때 세 명이 한계겠군.
― 세 명이라고 해도 만만치 않을 거다. 러시아 놈들과는 다르게 중국 놈들은 무공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고 있으니까 말이다.
2차 각성을 통해 진성능력자가 되면 국가적으로 무공을 전수하는 곳이 중국이다.
대한민국과의 전면전 이후 진성능력자들에게는 특별히 오랫동안 숨겨진 비서들을 공개해 능력을 확실히 성장시키고 있었다.
― 무공을 수련해 스스로를 성장시킬 뿐만 아니라, 국가에서도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주니 최소한 중급은 넘어선 자들이겠구나.
― 아마 그럴 거야. 비록 우리가 상급 초입이라 놈들보다 실력이 윗줄이기는 하지만 조심하는 것이 좋다. S급인 놈들도 문제지만 여차하면 인해전술로 밀어 붙이는 놈들이니 말이다.
― 알았다. 조심하도록 하지. 그러면 누가 먼저 나설 거냐?
― 그건 내가 한다. 텔레포트로 놈들의 시선을 활주로 쪽으로 끌고 올 테니 너희들이 한 방 제대로 먹이면 된다.
― 네가 먼저 활주로로 나간 후에 놈들이 나타나면 뒤통수를 치라는 소리야?
― 심플하고 아주 효율적인 방법 아니냐?
― 놈들이 그렇게 쉽게 당해 줄까?
― 알고도 어쩔 수 없을 걸. 중국 놈들이 제일 치를 떠는 게 나니까 말이야.
― 너, 설마. 그거 입고 활주로로 나갈 거냐?
― 크크크, 그래야 놈들의 시선을 확 끌지.
― 미친놈! 활주로에 그걸 입고 나갈 생각을 하다니, 친구기는 하지만 넌 정말 미친놈이다.
― 내가 미친놈이라는 걸 이제 알았냐?
― 알았다. 알았어. 그걸 입고 나가면 어그로는 확실히 끌 것 같으니 마음대로 해라.
― 후후후, 진즉에 그럴 것이지.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맥주나 시켜 먹자.
― 좋지. 그런데 러시아 맥주는 먹을 만한 거냐?
― 그럭저럭 먹을 만하다.
― 그럼 딱 한 캔씩만 하자.
― 콜.
* * *
대화를 듣고 정체를 추측할 수 있었는데 긴장감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소리겠지. 그나저나 특이한 복장이라면 그도 이번 작전에 참여한 것이겠군.’
특이한 복장을 하고 활주로로 나가 시선을 끌겠다는 존재가 누구인지 알 것 같다.
전투 슈트를 파워레인저라는 영화의 주인공 복장과 똑같이 맞추고 활동한다던 또라이가 분명했다.
‘작전 중에도 코스프레 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것을 보면 국정원에서도 무척 골치 아프겠군. 그렇지만 시선은 확실히 끌겠군. 중국 쪽 능력자들에게는 확실히 각인된 사람이니까 말이야.’
지난 전면전에서 어마어마한 활약을 한 존재이기에 공항 활주로에서 능력자간의 전투가 벌어질 것은 확실했다.
‘싸우다가 피해를 입히고, 공간 이동을 통해 벗어난다는 작전인 것 같은데 통할지 모르겠군.’
전면전 당시 워낙 많이 당했던 터라 중국도 어느 정도는 예상을 하고 있을 것이기에 작전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렇게 대놓고 나대려는 것을 보면 뭔가 다른 작전이 있는 것이 확실한데 말이야.’
성동격서라고 했다.
러시아에서도 비슷한 작전을 펼쳤는데 중국이라고 펼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러시아가 게이트를 열고 전쟁을 준비하는 데 동맹국인 중국이 관여되어 있을 것이 빤하니, 응징 차원에서라도 다른 작전이 펼쳐지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문제는 진짜 타격 대상이 어디냐 하는 건데? 설마!’
통일이 되고 통합대한민국이 된 이후 정부가 천명한 것 가운데 아주 철저하게 지켜지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가 반부패고, 두 번째가 국가를 위해 희생을 치른 이는 잊지 않는 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가 도발한 적에게는 가혹한 응징을 가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이 세 가지 원칙은 철저히 지켜져 왔다.
그중에서 세 번째 원칙은 세상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가장 철저하게 지켜졌다.
대변혁 이후에도 독도에 대한 도발을 멈추지 않았던 일본의 경우 자위 함대의 반 정도가 원인 모를 이유로 동해에서 침몰을 했다.
더불어 제국주의 시절의 잔학한 행동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고 외면하던 것에 대한 천벌 인지 야스쿠니 신사가 잿더미로 변한 것은 유명한 일이었다.
중국과 러시아의 전면전 당시도 마찬가지였다.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두 국가의 핵전력은 진성능력자들에 의해 지구상에서 고스란히 지워졌다.
아니 사라졌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모욕하던 중국과 러시아의 주요 인사들이 대부분 제명을 채우지 못했다.
그로 인해 전쟁에 졌으면서도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함부로 논평을 내지 않을 정도였다.
‘이 정도 소란을 피울 정도면 진짜 목표는 자금성이 확실하다. 거기만큼 상징성이 큰 곳은 없으니까.’
자금성은 대변혁 이후 바뀌었다.
박물관이나 다름없는 곳이었는데 능력자를 양성하는 곳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문제는 중국 쪽에서 거기까지 생각했느냐 하는 건데?’
생각이 깊어지자 셋의 대화가 생각이 났다.
‘S급 능력자들의 동향을 너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일부러 유출한 정보가 틀림없는 것 같으니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하군. 전시 상황이니 모두 빼내지는 않았을 것이고, 최소한 둘에서 최대 네 명 정도가 기다리고 있겠군.’
극비로 취급되는 S급의 행방을 알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중국 쪽에서 역으로 함정을 파 놓은 것이 분명하다.
‘내가 예상하는 것이 맞는지 알아봐야 하지만 시간이 없는 것이 아쉽군.’
자칫 희생을 치룰 수도 있기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지만 손쓸 방도가 없었다.
‘일단 베이징 상공에 도착하면 아리의 도움을 받자. 아리의 탐지 능력이라면 S급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할 테니까.’
공항에 대기하고 있는 자들은 물론이고, 자금성에 있을 지도 모르는 자들은 이 비행기에 타고 있는 S급 능력자들이 사건의 방아쇠이기에 주목하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아리의 능력으로 충분히 감지가 가능하기에 기다리며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잠깐만 시선을 돌리는 것이 가능하다면 함정이라고 해도 충분히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다.’
알려진 대한민국의 S급 진성능력자들은 랭커라고 불린다.
초월자에 준하는 능력을 지닌 존재들이지만 그들은 자신이 내키는 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
대한민국의 그늘에 숨어 있는 이들이 전면에 나타난다면 랭커라는 이름이 허무한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그늘에 숨은 힘 중 하나가 바로 국정원에 속해 있는 진성능력자들이다.
수뇌부가 아닌 전위대의 일개 대원이 랭커라고 하는 이들을 능가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니 함부로 움직일 수 없는 것이다.
자금성을 치는 작전에는 아마도 수뇌부에 속하는 이들이 움직였을 것이다.
그들이라면 함정이라는 변수도 반영시켰을 것이기에 약간의 시간만 벌어주면 무사히 작전을 마칠 수 있을 터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10분 후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다는 기장의 안내 방송이 울려 나왔다.
― 일어날 때가 됐어.
― 아음, 벌써 도착한 건가요?
― 십 분 후면 착륙할 것 같은데 아리가 해줄 일이 있어.
― 내가 해야 할 일이 뭐예요?
― 베이징에 있는 S급 진성능력자들의 위치를 좀 파악 해줘.
― 으음, 그건 저라고 해도 쉽지 않은 일이에요.
― 그들이 이목이 이 비행기에 집중되어 있을 테니까 그리 어렵지는 않을 거야.
― 우리가 타고 있는 비행기예요?
― 그래. 여기에 타고 있는 대한민국의 S급 진성능력자들을 미끼를 쓰는 양동작전이 펼쳐진 것 같아. 중국 쪽도 그걸 알고 있는 것 같고. 에너지를 많이 쓰지 않아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을 거야.
― 알았어요.
아리의 몸에서 추적하기 힘든 은밀한 에너지가 아주 미세하게 흘러나와 비행기 동체를 감쌌다.
그리고 비행기와 연결이 된 에너지 흐름을 따라 은밀하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안전벨트를 착용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올 때 아리가 내게 텔레파시를 보내왔다.
― 공항 쪽에 세 명이 대기하며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있고, 자금성 쪽에 네 명도 같은 상황이에요. 그리고 인민대회당 쪽에도 네 명이 있는데 이들이 제일 강해 보여요.
― 그렇군.
― 지상에 있는 것이 열한 명이고, 이 비행기에 저까지 S급이 네 명이라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예요?
에너지가 충돌할 수 있기에 S급 능력자들은 항상 거리를 두는데 이정도면 그야말로 엄청난 수의 S급 진성능력자들이 밀집해 있는 것이다.
아리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싶지만 시간이 촉박했다.
― 지금은 설명할 시간이 없어. 혹시 아주 강한 폭발 마법을 은밀하게 전송시킬 수 있어?
― 왜요?
― 저들이 쉽게 탈출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려고 해.
― 대기하고 있는 자들의 시선을 돌리는 거예요?
― 맞아.
― 무슨 말인지 알았어요. 가능하기는 하지만 내가 가진 에너지의 반 이상을 써야 해요. 잘못하면 위험해질 수도 있고, 저들에게 들킬 수도 있어요.
― 걱정할 것 없어. 저들은 조금 있으면 비행기를 이탈할 것 같으니까 말이야.
― 좋아요. 어디로 전송시켜야 하는 거예요.
― 장소는 천안문 광장이야. 폭발시키기 전에 사람들이 피할 수 있도록 인지시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해.
― 걱정하지 말아요. 저들이 지금 이탈한다면 시간도 충분하고 그 정도는 애들 장난이니까요. 정확한 위치를 찾아야 하니까 자기가 내 손 좀 잡아줘요.
― 알았어.
내가 손을 잡자 감각을 확장하자 아리의 에너지가 크게 활성화되는 것이 느껴졌다.
‘시간을 맞출 수 있을지 모르겠군.
우리의 상황과는 상관없이 비행기는 랜딩기어를 내리고 착륙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타이밍을 맞춰야 하기에 집중을 하다가 이상이 있음을 깨달았다.
‘이런!’
천안문 광장 쪽에 준비가 다 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와 같이 비행기에 타고 있던 국정원의 S급 능력자의 공간 이동으로 진성능력자들이 사라지고 없었다.
‘어쩔 수 없다. 최대한 시간을 맞추고 준비를 해두는 수밖에.’
활성화된 에너지를 가두어 두는 것도 어려운 일이기에 시작을 해야 했다.
― 시작해야 할 것 같아.
― 잘 인도해 줘요.
― 알았어.
엄청난 양이기는 하지만 비행기 안에 타고 있던 그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은밀하게 에너지가 전송됐다.
‘변화하는구나.’
아리를 통해 감각을 공유하며 에너지의 흐름을 이끌기도 했고, 별도로 심연의 심안으로 에너지의 끝자락을 들여다보고 있기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천안문 광장 위에 집채만 한 거대한 불덩어리가 생겨나고 있었던 것이다.
지나가던 차량이나 사람들이 급하게 대피하는 것이 느껴졌다.
대변혁 이후 능력자들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이능이 현실이 된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대피하는 데 그다지 큰 혼란이 일어나지 않았다.
기장은 아무것도 모르고 고도를 낮추고 있는 터라 위험한 상황이다.
― 준비 됐어요.
― 폭발의 여파가 퍼지지 않도록 천안문만 지상에서 지워 버려야 하는데 할 수 있겠어?
― 가능해요. 폭발력을 다 없애지는 못하지만 상공으로 치솟아 오르게 하면 주변에는 그리 큰 파장은 미치지 않게 될 거예요.
― 그럼 그렇게 해. 지금 바로 말이야.
찰떡 같이 알아듣는 아리에게 시작하라고 이야기했다.
‘다행이 다른 활주로로 공간 이동을 한 것 같으니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내가 막아야겠다.’
활주로에서 능력자간의 전투가 발생하면 비행기도 위험하기에 전투 슈트를 착용할 준비를 했다.
콰―앙!
우르르릉!
천안문이 폭발하며 에너지가 상공으로 치솟은 탓에 비행기 안인데도 커다란 폭발음이 들려왔고, 기체가 흔들렸다.
“뭐야?”
“왜 이래?”
착륙하는 상황이라 갑작스러운 일에 승객들이 당황했지만 기체가 곧바로 안정을 찾았고 정상적으로 착륙하기 시작하자 소란은 곧바로 가라앉았다.
― 착륙을 해도 위험할지 몰라.
― 활주로로 이동한 자들 때문인가요?
― 그럴 거…….
중국 쪽 능력자들이 자신들을 발견하고 움직인 때문인지 활주로로 공간 이동을 한 후 곧바로 다른 곳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 생각은 있는 자들인 것 같아요. 착륙하지 못하면 위험할까봐 자리를 피하는 것을 보면 말이죠.
― 그나마 다행이군.
비행기가 랜딩기어를 내린 후 지상에 거의 다다른 상태라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공간 이동을 한 시점과 적이 자신들을 발견하자마자 곧바로 움직인 것으로 봐서는 이미 계획을 세워 두었던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