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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통제사 1권 (20화)
제7장 (3)
“상공에서 싸우고 있던 S급 능력자들은?”
― 게이트가 열리는 것을 막으려 했던 자들은 곧바로 이탈을 했고, 열려던 자들이 닫히는 것을 막기 위해 게이트에 접근했었지만 엄청난 파동이 중심부에서 흘러나와 튕겨져 나간 상태입니다.
“성공한 것 같으니 다행이에요.”
“그래 다행이야. 하지만 앞으로 그러지마. 아리가 위험해지는 것은 절대 못 보니까.”
“잘못했으니까 그렇게 화내지 말아요.”
“휴우, 알았어. 화내지 않을게.”
어찌 되었건 나를 보호하느라 힘을 분산했기 때문에 아리를 탓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내 본질을 일깨우는 심연의 심안이 보여준 대로라면 2차 각성을 전까지는 아마도 게이트를 닫는 일을 계속해서 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괜찮았지만 게이트의 규모가 커지는 것을 보면 앞으로 사촌형이나 아리가 이번처럼 위험한 일에 휩쓸리게 될 텐데 이래서는 곤란했다.
‘이번 작전을 끝나면 아마도 알파가 해체되는 수순을 밟게 될 테니 전역을 한 후에 프리랜서로 일을 하면서 사명을 수행하면 위험은 덜할 테니 그쪽 방향으로 가닥을 잡자. 그리고 2차 각성을 위한 준비를 하자. 최대한 빨리 준비를 해도 4년 정도 걸리는 일이니 돌아가는 대로 학교부터 알아보자. 게이트를 막는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학교가 있었으면 좋을 텐데…….’
― 마스터, 게이트가 완전히 닫혔습니다.
상념을 깨는 현무의 말이 스피커를 통해 들려왔다.
“남아 있던 자들은?”
― 싸우다가 이탈한 자들을 쫓는 지 지금 서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서쪽이라면 이탈한 자들이 국경을 넘을 생각인 건가?”
― 그들은 이미 국경을 넘었습니다.
“쫓는 자들은?”
― 국경은 넘지 않고 인근에서 대기 중입니다.
“상부의 지시를 기다리는 건가?”
― 주변에 전자기파가 지속적으로 맴도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럼 이곳의 경계는 어떤 상태지?”
― 러시아군이 속속 집결하며 거미줄 같은 경계망을 구축하고 있는 중입니다.
“빠져나가기 힘들겠네요.”
현무의 말에 아리가 눈살을 찌푸렸다.
게이트가 닫히기는 했지만 조사를 진행할 테니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을 테니 아리도 그걸 걱정하는 모양이다.
― 이곳을 벗어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마스터.
“어렵지 않다니 무슨 말이지?”
― 이동거리는 그리 길지 않지만 저 또한 서브 마스터처럼 공간 이동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동하는 중에도 암막을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낮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밤이라서 S급 진성능력자도 저를 찾아내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럼 뭐하고 있어. 당장 이동하지 않고.”
― 알겠습니다, 마스터.
창문 바깥이 짙은 암흑으로 물들어 있어 잘은 모르겠지만 우리를 태운 현무가 공간 이동을 하는 것이 느껴졌다.
“한 번에 이동 가능한 거리가 얼마야?”
― 최대 40킬로미터입니다, 아이리스 님.
“대략 다섯 번이면 집에 도착할 수 있겠네. 시간은 얼마나 걸릴 것 같아?”
― 에너지를 계속 완충시켜야 하니 이동 후에 다시 이동을 하려면 십 분은 가다려야 합니다.
“쿨 타임이 존재하는 거구나?”
― 예, 아이리스 님. 아직 전 아이템이고, 아티팩트로 진화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황당한 소리였기에 아리가 되물었다.
― 마스터처럼 아직 2차 각성을 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아이리스 님.
“너, 너도 2차 각성을 한다고? 그리고 각성을 하게 되면 아티팩트로 진화를 하고 말이야.”
― 그렇습니다.
“우와! 세상에나.”
아리가 입을 딱 벌리고 나를 쳐다본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만으로 아티팩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아이템이라고 하니 정말 놀랄 일이다.
― 제가 아티팩트로 각성을 하게 되면 딜레이 없이 한 번에 1,000킬로미터까지 이동이 가능합니다만, 아직은 2차 각성 전이라 이 정도뿐이라서 죄송합니다. 아이리스 님!
“2차 각성을 하게 되면 연속적으로 공간 도약이 가능하다는 거구나.”
― 그렇습니다. 그리고 전대 마스터께서는 2차 각성을 해서 아티팩트가 된다면 제가 가진 다른 것도 진화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정말 굉장하네. 그런데 너는 어떻게 2차 각성을 하는 거야?”
― 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전대 마스터께서 가능하다고 했으니 반드시 아티팩트로 진화할 수 있을 겁니다.
내가 한 질문에는 설렁설렁 대답을 하면서 묘하게 아이리스에게는 친절하고 상세하게 대답을 해준다.
아이리스의 질문에 반응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내가 아니라 아이리스에 귀속되어야 했던 것 같다.
‘전대 마스터의 잔재가 아직 남아 있는 것을 보니 현무에게 꽤나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군. 그나저나 아티팩트급이 아닌 아이템인데도 이 정도라니. 진화한 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궁금하군.’
인간이 제작한 아이템이 각성을 하다니, 현무의 성장이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드미트리의 아버지에 대한 정보는 조작되어 있을 확률이 크군. 내가 그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대로라면 절대 현무 같은 존재를 만들 수 없을 테니까.’
아이템은 지구의 기술과 마법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이기를 말한다.
아이템과 아티팩트의 구분은 간단하다.
둘 다 에고가 있기는 하지만 스스로의 의지로 뭔가를 할 수 있느냐로 판가름이 된다.
그 무언가는 바로 아티팩트가 주인인 마스터를 성장시킬 수 있냐는 것이다.
대부분의 아티팩트가 유물이라는 형태로 전해지는데, 이런 말을 들어본 적도 없다.
아이템이 성장을 해서 그런 것이 될 수도 있다니 아리의 스승에 대한 의문이 점점 커진다.
아이템에 에고를 부여하는 것도 그렇고, 성장을 할 수 있는 존재로 제작한다는 것은 신격을 가진 존재만이 가능한 일이니 말이다.
‘아리의 경우도 그렇고, 초월자들도 수두룩하게 나타나는 마당에 신격을 지닌 존재라고 나타나지 말라는 법이 없지.’
나중에 개화된 살예와 예지는 물론이고, 아리가 본래 가지고 있던 능력들은 개화된 이후 아직 완벽하게 열매를 맺은 것이 아니다.
아리와 하나가 된 이후 알게 된 것이지만 나이가 나이라서 그런지 일곱 가지 능력의 이제 겨우 반 정도 채워진 것뿐이다.
일곱 가지 능력을 완벽하게 성취한다면 이름처럼 무지개의 여신이 될 수도 있을 테고, 나머지 두 가지마저 그렇다면 신성까지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결론은 나도 한시라도 빨리 진성능력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뿐이군.’
주변의 사람들을 지키는 것도 그렇고, 영혼의 반려인 아리에게 뒤처지지 않으려면 진성능력자가 되어야 할 것 같다.
‘하다못해 현무가 아티팩트도 된다면 더 무시당할 것 같은 기분이 드니 말이다.’
현무를 생각하니 기분이 조금 나빠지려고 한다.
에고 자체가 조금 싸가지 없는 편인 것 같은데 성장해서 아티팩트가 된다면 가관일 것 같다.
‘마음이 급한 모양이군.’
한 번 움직일 때마다 10분 동안 딜레이 되는 것 때문인지 현무가 저택까지 공간 이동을 통해 움직이는 것은 생각보다 더디게 느껴졌다.
그나마 러시아의 S급 진성능력자들이 10여 년 전에 새로 그어진 국경을 넘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그렇게 저택에 도착한 후 차에서 내리려고 하니 현무가 보고를 해온다.
― 마스터, 항카 호 주변에 포진해 있던 능력자들의 에너지 흐름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다른 S급 능력자들 움직이고 있는 건가?”
― 이상하게도 에너지 흐름이 잡히지 않지만 그런 것 같습니다.
‘그들이 나선 모양이군.’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던 터였다.
국정원내 능력자 집단 중에서 숨겨진 비수라 일컬어지는 자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럼, 국경에 대기하고 있는 자들은?”
― 곧바로 항카 호로 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착하기 전까지 항카 호 주변에 포진해 있는 능력자들은 대부분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나 빈집털이를 당했군.”
시선을 돌리고 잔챙이들을 쳐내는 것은 대한민국 능력자들이 펼치는 전형적인 작전이다.
비록 S급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능력자들이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데 꽤나 큰 타격이 될 것 같다.
항카 호 주변을 휩쓸고 있는 S급 진성능력자들 중에는 공간 이동 능력자가 있을 것이다.
국경에서 되돌아오는 자들이 도착할 때쯤이면 사라지고 없을 테니 러시아 쪽에서는 아마 분통이 터질 것이다.
“빈집털이라면 애초부터 계획된 것 같네요.”
“그럴 거야. 대한민국에서 잘 쓰는 작전이니까. 예전에 중국도 이런 작전에 많이 당했는데 러시아는 처음이지, 아마?”
“그렇다면 한동안 전쟁이 일어날 염려는 없을 것 같네요.”
“그럴 것 같아. 하지만 우리가 움직이는 데는 제약이 생길 것 같아서 걱정이야.”
“걱정할 것 없어요. 우리는 중국으로 가는데요. 뭐.”
“쉽지 않을 거야. 아마도 이번에 항카 호에서 움직인 S급 진성능력자들은 중국을 통해서 빠져나갈 것 같으니 말이야.”
“그게 무슨 말이에요?”
“러시아 쪽 S급 능력자들의 신경이 바짝 곤두서 있을 테니까 국경 쪽으로 움직이는 일이 쉽지는 않은 일이야. 러시아 본토를 통해 빠져나가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길은 하나뿐이지.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러시아는 예상하지 못할 테지만 중국은 달라.”
“이미 많이 당해본 일이라서 중국이 그걸 예상할 수도 있다는 거군요.”
“아마 그럴 거야.”
“곤란하게 됐네요.”
“피곤하니까 일단 집 안으로 들어가서 생각해 보자고.”
“그래요. 저도 좀 자고 싶어요.”
“배고프지는 않고?”
“오늘은 그냥 잘래요.”
“그래.”
“오늘은 힘이 드니까 그냥 자기만 하는 거예요?”
“험! 험! 알았어.”
“호호호, 생각은 있었나 보네요?”
“내가 뭘. 피곤하니 어서 들어가자.”
“호호호, 그래요.”
아리가 팔짱을 끼며 눈을 가늘게 뜨고 웃기에 모르는 척했다.
사실 조금 생각이 있기는 있었으니 말이다.
“넌 계속해서 주변을 살펴봐. 이상이 있으면 곧바로 연락을 하고.”
― 알겠습니다, 마스터.
조금 무안한 마음에 현무에게 지시를 내리고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너무 졸려요, 자기.”
“그래, 얼른 누워. 일단 한숨 자자.”
“미안해요.”
눈꺼풀이 거의 내려앉은 아리가 안쓰러워 침대에 눕혀놓은 후 양말을 벗겨 주었다.
옷을 갈아입히려고 하니 어느새 새근새근 숨을 몰아쉬며 잠에 빠져 있는 중이다.
‘긴장이 풀려서 피곤이 몰려 온 모양이구나. 아리야, 미안하다. 내가 진성능력자였더라면 이렇게 힘들지 않아도 되었는데…….’
“으음.”
미안한 마음에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내 손길에 자면서도 미소를 짓는 것을 보니 정말 사랑스럽다.
‘나도 그만 자자.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이대로 자는 것이 좋겠다.
전투 슈트에 담긴 에너지를 최고로 끌어다 쓴 탓에 나 또한 무리를 한 상황이다.
아리가 걱정할까봐 아닌 척 했지만 나도 무척이나 피곤한 상황이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씻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옷을 입은 채로 아리 옆에 나란히 누워 잠을 청했다.
제7장 (3)
“상공에서 싸우고 있던 S급 능력자들은?”
― 게이트가 열리는 것을 막으려 했던 자들은 곧바로 이탈을 했고, 열려던 자들이 닫히는 것을 막기 위해 게이트에 접근했었지만 엄청난 파동이 중심부에서 흘러나와 튕겨져 나간 상태입니다.
“성공한 것 같으니 다행이에요.”
“그래 다행이야. 하지만 앞으로 그러지마. 아리가 위험해지는 것은 절대 못 보니까.”
“잘못했으니까 그렇게 화내지 말아요.”
“휴우, 알았어. 화내지 않을게.”
어찌 되었건 나를 보호하느라 힘을 분산했기 때문에 아리를 탓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내 본질을 일깨우는 심연의 심안이 보여준 대로라면 2차 각성을 전까지는 아마도 게이트를 닫는 일을 계속해서 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괜찮았지만 게이트의 규모가 커지는 것을 보면 앞으로 사촌형이나 아리가 이번처럼 위험한 일에 휩쓸리게 될 텐데 이래서는 곤란했다.
‘이번 작전을 끝나면 아마도 알파가 해체되는 수순을 밟게 될 테니 전역을 한 후에 프리랜서로 일을 하면서 사명을 수행하면 위험은 덜할 테니 그쪽 방향으로 가닥을 잡자. 그리고 2차 각성을 위한 준비를 하자. 최대한 빨리 준비를 해도 4년 정도 걸리는 일이니 돌아가는 대로 학교부터 알아보자. 게이트를 막는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학교가 있었으면 좋을 텐데…….’
― 마스터, 게이트가 완전히 닫혔습니다.
상념을 깨는 현무의 말이 스피커를 통해 들려왔다.
“남아 있던 자들은?”
― 싸우다가 이탈한 자들을 쫓는 지 지금 서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서쪽이라면 이탈한 자들이 국경을 넘을 생각인 건가?”
― 그들은 이미 국경을 넘었습니다.
“쫓는 자들은?”
― 국경은 넘지 않고 인근에서 대기 중입니다.
“상부의 지시를 기다리는 건가?”
― 주변에 전자기파가 지속적으로 맴도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럼 이곳의 경계는 어떤 상태지?”
― 러시아군이 속속 집결하며 거미줄 같은 경계망을 구축하고 있는 중입니다.
“빠져나가기 힘들겠네요.”
현무의 말에 아리가 눈살을 찌푸렸다.
게이트가 닫히기는 했지만 조사를 진행할 테니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을 테니 아리도 그걸 걱정하는 모양이다.
― 이곳을 벗어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마스터.
“어렵지 않다니 무슨 말이지?”
― 이동거리는 그리 길지 않지만 저 또한 서브 마스터처럼 공간 이동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동하는 중에도 암막을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낮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밤이라서 S급 진성능력자도 저를 찾아내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럼 뭐하고 있어. 당장 이동하지 않고.”
― 알겠습니다, 마스터.
창문 바깥이 짙은 암흑으로 물들어 있어 잘은 모르겠지만 우리를 태운 현무가 공간 이동을 하는 것이 느껴졌다.
“한 번에 이동 가능한 거리가 얼마야?”
― 최대 40킬로미터입니다, 아이리스 님.
“대략 다섯 번이면 집에 도착할 수 있겠네. 시간은 얼마나 걸릴 것 같아?”
― 에너지를 계속 완충시켜야 하니 이동 후에 다시 이동을 하려면 십 분은 가다려야 합니다.
“쿨 타임이 존재하는 거구나?”
― 예, 아이리스 님. 아직 전 아이템이고, 아티팩트로 진화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황당한 소리였기에 아리가 되물었다.
― 마스터처럼 아직 2차 각성을 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아이리스 님.
“너, 너도 2차 각성을 한다고? 그리고 각성을 하게 되면 아티팩트로 진화를 하고 말이야.”
― 그렇습니다.
“우와! 세상에나.”
아리가 입을 딱 벌리고 나를 쳐다본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만으로 아티팩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아이템이라고 하니 정말 놀랄 일이다.
― 제가 아티팩트로 각성을 하게 되면 딜레이 없이 한 번에 1,000킬로미터까지 이동이 가능합니다만, 아직은 2차 각성 전이라 이 정도뿐이라서 죄송합니다. 아이리스 님!
“2차 각성을 하게 되면 연속적으로 공간 도약이 가능하다는 거구나.”
― 그렇습니다. 그리고 전대 마스터께서는 2차 각성을 해서 아티팩트가 된다면 제가 가진 다른 것도 진화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정말 굉장하네. 그런데 너는 어떻게 2차 각성을 하는 거야?”
― 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전대 마스터께서 가능하다고 했으니 반드시 아티팩트로 진화할 수 있을 겁니다.
내가 한 질문에는 설렁설렁 대답을 하면서 묘하게 아이리스에게는 친절하고 상세하게 대답을 해준다.
아이리스의 질문에 반응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내가 아니라 아이리스에 귀속되어야 했던 것 같다.
‘전대 마스터의 잔재가 아직 남아 있는 것을 보니 현무에게 꽤나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군. 그나저나 아티팩트급이 아닌 아이템인데도 이 정도라니. 진화한 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궁금하군.’
인간이 제작한 아이템이 각성을 하다니, 현무의 성장이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드미트리의 아버지에 대한 정보는 조작되어 있을 확률이 크군. 내가 그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대로라면 절대 현무 같은 존재를 만들 수 없을 테니까.’
아이템은 지구의 기술과 마법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이기를 말한다.
아이템과 아티팩트의 구분은 간단하다.
둘 다 에고가 있기는 하지만 스스로의 의지로 뭔가를 할 수 있느냐로 판가름이 된다.
그 무언가는 바로 아티팩트가 주인인 마스터를 성장시킬 수 있냐는 것이다.
대부분의 아티팩트가 유물이라는 형태로 전해지는데, 이런 말을 들어본 적도 없다.
아이템이 성장을 해서 그런 것이 될 수도 있다니 아리의 스승에 대한 의문이 점점 커진다.
아이템에 에고를 부여하는 것도 그렇고, 성장을 할 수 있는 존재로 제작한다는 것은 신격을 가진 존재만이 가능한 일이니 말이다.
‘아리의 경우도 그렇고, 초월자들도 수두룩하게 나타나는 마당에 신격을 지닌 존재라고 나타나지 말라는 법이 없지.’
나중에 개화된 살예와 예지는 물론이고, 아리가 본래 가지고 있던 능력들은 개화된 이후 아직 완벽하게 열매를 맺은 것이 아니다.
아리와 하나가 된 이후 알게 된 것이지만 나이가 나이라서 그런지 일곱 가지 능력의 이제 겨우 반 정도 채워진 것뿐이다.
일곱 가지 능력을 완벽하게 성취한다면 이름처럼 무지개의 여신이 될 수도 있을 테고, 나머지 두 가지마저 그렇다면 신성까지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결론은 나도 한시라도 빨리 진성능력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뿐이군.’
주변의 사람들을 지키는 것도 그렇고, 영혼의 반려인 아리에게 뒤처지지 않으려면 진성능력자가 되어야 할 것 같다.
‘하다못해 현무가 아티팩트도 된다면 더 무시당할 것 같은 기분이 드니 말이다.’
현무를 생각하니 기분이 조금 나빠지려고 한다.
에고 자체가 조금 싸가지 없는 편인 것 같은데 성장해서 아티팩트가 된다면 가관일 것 같다.
‘마음이 급한 모양이군.’
한 번 움직일 때마다 10분 동안 딜레이 되는 것 때문인지 현무가 저택까지 공간 이동을 통해 움직이는 것은 생각보다 더디게 느껴졌다.
그나마 러시아의 S급 진성능력자들이 10여 년 전에 새로 그어진 국경을 넘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그렇게 저택에 도착한 후 차에서 내리려고 하니 현무가 보고를 해온다.
― 마스터, 항카 호 주변에 포진해 있던 능력자들의 에너지 흐름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다른 S급 능력자들 움직이고 있는 건가?”
― 이상하게도 에너지 흐름이 잡히지 않지만 그런 것 같습니다.
‘그들이 나선 모양이군.’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던 터였다.
국정원내 능력자 집단 중에서 숨겨진 비수라 일컬어지는 자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럼, 국경에 대기하고 있는 자들은?”
― 곧바로 항카 호로 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착하기 전까지 항카 호 주변에 포진해 있는 능력자들은 대부분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나 빈집털이를 당했군.”
시선을 돌리고 잔챙이들을 쳐내는 것은 대한민국 능력자들이 펼치는 전형적인 작전이다.
비록 S급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능력자들이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데 꽤나 큰 타격이 될 것 같다.
항카 호 주변을 휩쓸고 있는 S급 진성능력자들 중에는 공간 이동 능력자가 있을 것이다.
국경에서 되돌아오는 자들이 도착할 때쯤이면 사라지고 없을 테니 러시아 쪽에서는 아마 분통이 터질 것이다.
“빈집털이라면 애초부터 계획된 것 같네요.”
“그럴 거야. 대한민국에서 잘 쓰는 작전이니까. 예전에 중국도 이런 작전에 많이 당했는데 러시아는 처음이지, 아마?”
“그렇다면 한동안 전쟁이 일어날 염려는 없을 것 같네요.”
“그럴 것 같아. 하지만 우리가 움직이는 데는 제약이 생길 것 같아서 걱정이야.”
“걱정할 것 없어요. 우리는 중국으로 가는데요. 뭐.”
“쉽지 않을 거야. 아마도 이번에 항카 호에서 움직인 S급 진성능력자들은 중국을 통해서 빠져나갈 것 같으니 말이야.”
“그게 무슨 말이에요?”
“러시아 쪽 S급 능력자들의 신경이 바짝 곤두서 있을 테니까 국경 쪽으로 움직이는 일이 쉽지는 않은 일이야. 러시아 본토를 통해 빠져나가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길은 하나뿐이지.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러시아는 예상하지 못할 테지만 중국은 달라.”
“이미 많이 당해본 일이라서 중국이 그걸 예상할 수도 있다는 거군요.”
“아마 그럴 거야.”
“곤란하게 됐네요.”
“피곤하니까 일단 집 안으로 들어가서 생각해 보자고.”
“그래요. 저도 좀 자고 싶어요.”
“배고프지는 않고?”
“오늘은 그냥 잘래요.”
“그래.”
“오늘은 힘이 드니까 그냥 자기만 하는 거예요?”
“험! 험! 알았어.”
“호호호, 생각은 있었나 보네요?”
“내가 뭘. 피곤하니 어서 들어가자.”
“호호호, 그래요.”
아리가 팔짱을 끼며 눈을 가늘게 뜨고 웃기에 모르는 척했다.
사실 조금 생각이 있기는 있었으니 말이다.
“넌 계속해서 주변을 살펴봐. 이상이 있으면 곧바로 연락을 하고.”
― 알겠습니다, 마스터.
조금 무안한 마음에 현무에게 지시를 내리고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너무 졸려요, 자기.”
“그래, 얼른 누워. 일단 한숨 자자.”
“미안해요.”
눈꺼풀이 거의 내려앉은 아리가 안쓰러워 침대에 눕혀놓은 후 양말을 벗겨 주었다.
옷을 갈아입히려고 하니 어느새 새근새근 숨을 몰아쉬며 잠에 빠져 있는 중이다.
‘긴장이 풀려서 피곤이 몰려 온 모양이구나. 아리야, 미안하다. 내가 진성능력자였더라면 이렇게 힘들지 않아도 되었는데…….’
“으음.”
미안한 마음에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내 손길에 자면서도 미소를 짓는 것을 보니 정말 사랑스럽다.
‘나도 그만 자자.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이대로 자는 것이 좋겠다.
전투 슈트에 담긴 에너지를 최고로 끌어다 쓴 탓에 나 또한 무리를 한 상황이다.
아리가 걱정할까봐 아닌 척 했지만 나도 무척이나 피곤한 상황이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씻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옷을 입은 채로 아리 옆에 나란히 누워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