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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통제사 1권 (19화)

제7장 (2)



― 그렇게 착용을 할 수 있다니 대단해요.

― 대단하긴, 아리가 착용한 마갑이 더 대단하지. 내가 입고 있는 전투 슈트는 마갑을 본 딴 것뿐인데 말이야. 전투가 시작된 것 같으니 어서 가자.

― 알았어요.

몰려가던 에너지 흐름들이 크게 흩어졌다가 본격적으로 부딪치는 것으로 봤을 때 항카 호 근처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분명하기에 조심스럽게 이동을 해 나갔다.

항카 호에 도달했을 무렵에는 이미 스텔스 모드를 가동하고 있어 아무도 우리의 움직임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어둠이 내린 후라 사람이 없었기에 수면 위를 따라 아주 빠르게 호수 중심부로 날아갔다.

번쩍!

콰르르르릉!

호수 중앙의 상공에서 갑자기 아주 격렬한 에너지 충돌이 일어났다.

쏴―아아아아!!

거대한 충격파가 발생해 수면이 100여 미터 치솟았다가 곧바로 곤두박질쳤다.

― S급 진성능력자들이 전투를 벌이는 것 같아요.

― 아마도 저 밑에 있는 검은 게이트 때문인 것 같아.

― 저 게이트는 뭐죠?

― 연결되지 않는 대차원을 잇는 통로야.

― 저게 바로 자기가 막고 있다는 그런 게이트에요?

― 맞아.

‘저 정도 규모면 센터로 사전에 정보가 들어왔을 텐데 이상하군.’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게이트의 특이 에너지를 센터에서 포착하지 못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증거기에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이 정도면 누군가에게 완벽하게 센터를 장악했다는 말인데…….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한 상황일지도 모르겠군. 센터장님이 어쩌면 센터를 지워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하시던 것이 빈말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런 정도의 정보를 숨기는 것은 센터를 완벽하게 장악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기에 떠나기 전에 들었던 센터장님의 말씀이 생각이나 마음이 무거워졌다.

‘정보를 은폐하고 게이트를 열려고 했다만 내가 본 이상 그렇게는 안 될 것이다.’

저런 대규모 게이트가 열렸다가는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르니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아리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다.

― 아리, 나를 데리고 저기 게이트 중심부까지 이동할 수 있겠어?

― 저기를 가게요? 너무 위험해요!

― 저 게이트는 반드시 닫아야 해. 저것으로 인해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말이야.

― 하지만…….

S급 진성능력자인 만큼 연결되지 않은 대차원을 잇는 게이트가 열리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에너지 충돌로 인해 발생하는 막대한 힘으로 인해 죽을 수도 있다는 것도 알기에 망설여지는 모양이다.

― 걱정하지 마. 게이트를 막는 것은 보기보다 간단하니 별일 없을 테니까.

― 게이트를 막는데 시간이 얼마나 필요해요?

― 간섭만 하면 되니까 대략 십 초 정도면 충분해.

― 생각할 시간을 조금 줘요.

무지개 여신이라는 별칭답게 아리가 가지고 있는 능력은 상당했다.

염동력, 전이, 탐지, 마법, 이동, 버퍼, 힐러의 능력을 지니고 있었는데 살예, 예지까지 개화했다.

게이트가 연결되기 직전이라 어느 것을 사용할지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 됐어요. 자기가 하려는 것이 에너지 간섭이니까 이동과 전이를 쓰면 어떻게든 될 거 같아요.

― 어떻게 할 건데?

― 에너지 유동이 심해서 공간 이동은 불가능하니까 초고속으로 중심부로 이동한 후 염동력을 이용해 싸움으로 인해 발생하는 에너지 파동을 막고, 내가 가진 전이를 이용해 자기가 에너지 간섭 현상을 만들면 게이트의 파장이 깨지고 닫힐 거예요. 에너지 유동이 멈추게 되면 이곳으로 곧바로 순간 이동할 생각이에요.

― 아주 괜찮은 방법이야.

―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에 있어요. 순간 이동을 통해 중심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리에는 한계가 있어요. 최대한 펼쳐봐야 현무가 있는 곳까지 뿐이에요. 그렇게 되면 이곳을 벗어나기가 쉽지는 않을 거예요. 저 위에 몰려 있는 능력자들이 우리를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요.

― 확실히 위험할 수도 있겠군.

― 그건 제가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무가 대화를 자르고 들어왔다.

― 네가? 어떻게 할 생각이지?

― 제가 가진 암막을 사용하면 S급 진성능력자라도 저를 발견할 수 없을 겁니다.

S급 진성능력자의 공간 지각 능력은 인식 차단 장치로 꿰뚫어 볼 수 있기에 현무의 말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 S급 진성능력자의 인식도 차단할 수 있는 것이냐?

― 충분히 가능합니다.

― 좋아! 그럼 부탁한다.

― 염려하지 마십시오, 마스터.

― 아리, 지금부터 간섭 마법진을 만들 테니까 방해되지 않게 이 주위를 차단해 줘.

― 알았어요.

테라나인이 있기에 에너지를 끌어들이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여러 번 해봤던 것이라 마법진을 만드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 나는 다 됐어. 준비 됐어?

― 됐어요.

― 그럼 가자. 조심하고.

― 알았어요. 자기도 조심해요.

아리가 나를 뒤에서 끌어안은 후에 염동력을 사용해 삼중으로 배리어를 치더니 허공으로 떠올랐다.

― 조금 빠를 거예요.

― 알았어.

슈―우웅!

아리는 나를 끌어안은 채 엄청나게 가속을 하며 중심부를 향해 날았다.

순간 가속이 장난이 아니었다.

콰르르르르릉!

번쩍!

콰―콰콰쾅!!

중심부에 들어서기도 전에 S급 능력자들이 충돌하는 파장이 배리어를 두들겨 댔다.

충격의 여파로 안색이 창백해진 아리가 이를 악물며 속도를 더했다.

― 어서요!!

정중앙에 들어서자 아리의 외침이 뇌리로 들려왔다.

― 알았어.

파츠츠츠!

심장 부근을 잡고 있는 아리의 스킨 패널을 통해 내가 만든 마법진의 에너지 흐름을 전했다.

― 전이!

아리의 외침과 함께 에너지 파장이 증폭되며 게이트 내부로 파고들어갔다.

번쩍!

콰르르르르!

콰지지지직!

에너지의 전이가 끝나지 않았는데 에너지 파동이 염동력 배리어를 직격했다.

“크윽!”

세 겹으로 친 배리어 중 두 개가 깨져 버리자 아리가 신음을 흘렸다.

― 안 되겠다. 위험하니 어서 피하자.

― 견딜 수 있어요. 어서 해요!!

― 에잇!

전투 슈트에서 한계까지 에너지를 끌어 모았다.

아리가 버티려 하기에 나 또한 이를 악물고 전이를 통해 에너지를 증폭시켰다.

파츠츠츠츠!!

간섭 마법진이 작동하는지 검은 게이트 안에서 붉은 색의 뇌전이 일기 시작했다.

― 됐어! 이서 이동해.

팟!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공간 이동이 이루어졌다.

털썩!

현무 옆에 당도하자 마갑이 사라지며 아리가 허물어지듯 쓰러졌다.

전이의 막바지 단계에 몰아닥친 파동으로 인해 한 겹 밖에 남지 않은 배리어를 유지하려다가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용케도 버텼네. 미안하다, 아리.’

내부 충격으로 인해 입가로 피를 흘리는 아리를 끌어안은 후 차 문을 열고 뒤쪽 좌석에 누였다.

― 암막을 펼쳐!

곧바로 현무에게 지시를 내렸다.

― 이런, 바퀴 자국!!

― 마스터. 도로를 벗어나는 순간부터 반중력 마법을 사용했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암막이 펼쳐지면 일대에 환상 결계가 펼쳐지니 S급 진성능력자라 하더라도 이곳에 뭔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는 못할 겁니다.

― 알았다. 아무튼 조심해.

남겨져 있을 바퀴 자국을 염려했더니 이미 조치를 취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창문 밖의 주변이 짙은 어둠으로 덮이고 있는데 심연의 심안으로도 파악이 되지 않는 것을 보니 안심해도 될 것 같았다.

아리의 심장 부근에 손을 얹고 살펴보니 내상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

“휴우, 다행이다. 혹시 모르니…….”

전투 슈트에 장착된 포켓에서 포션을 고동도로 농축한 알약 하나를 꺼내 마리의 입안으로 넣어 주었다.

인간의 침에 반응하도록 만들어졌으니 곧바로 녹아 식도를 타고 몸 안으로 흘러들어갈 것이다.

“으으음.”

“괜찮아?”

“으윽, 조금 아프네요.”

“미안해. 미안해.”

조금이 아닐 것이기에 아리의 뺨을 쓰다듬으며 미안함을 전했다.

“그런 모습은 무서우니까 자기 얼굴 좀 보여줘요.”

“알았어.”

전투 슈트를 해제했다.

“키스도 해줘요.”

입가 흐는 피가 남아 있었지만 거리낌 없이 아리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나도 모르게 혀를 집어넣으려 하자 아리가 살짝 밀어낸다.

“으이, 변태! 아픈데 그러고 싶어요?”

“미, 미안.”

“그나저나 성공한 것 같아요?”

“성공한 것 같기는 한데 에너지 흐름이 어떻게 변했는지 현무에게 물어봐야지.”

― 게이트가 닫히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까지 의식으로 전달한 것과는 달리 아리를 생각해서인지 지금은 방송으로 상황을 전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