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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통제사 1권 (18화)

제7장 (1)









늦게 일어난 탓인지 옷을 갈아입고 외출할 준비를 끝내니 두 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문을 잠그고 밖으로 나와 정원을 가로지를 때 보았던 차고로 갔다.

차고도 굳게 잠겨 있었는데 드미트리에게 받았던 열쇠로 문을 열 수 있었다.

‘내부의 잠금 장치가 모두 다른데 이 저택의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것을 보면 이게 마스터키로군.’

새삼스럽게 열쇠의 기능에 감탄하며 안으로 들어서자 검은색 SUV를 볼 수 있었다.

“우와! 멋지네요.”

“그러게.”

‘수제로 만든 건가?’

차의 브랜드는 알 수 없었지만 디자인을 보니 예사 자동차가 아니었다.

‘자동차 키가 없는 것을 보니 이 차도 마스터키로 열리는 것일 수도 있겠군.’

철컥!

마스터키를 들고 다가가니 저절로 문이 열린다.

‘으음, 마스터기를 가지고 가까이 접근하기만 하면 인식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잠금장치가 풀렸기에 조수석 쪽으로 가서 문을 열어 아리를 태우고, 나는 운전석으로 가서 차에 올라탔다.

― 안녕하십니까? 마스터!

역시나 일반적인 차가 아니었다.

에고가 장착된 아티팩트라니, 김오 박사의 정체가 정말 궁금하다.

― 넌 누구지?

― 차량제어 시스템입니다.

― 그렇군.

― 마스터께서는 인식장치를 가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 내가 마스터라는 것인가?

― 전대 마스터께서 정상적으로 인계하신 마스터키를 소유하고 계시니 이제부터 저의 마스터십니다. 마스터 정보를 갱신하게 되면 저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알았다. 승인하지.

― 손을 운전대 쪽에 올려 주시고, 채널에 접속해 주시기 바랍니다.

‘내가 스킨 패널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다니. 재미있군.’

뇌리로 들려오는 목소리대로 운전석 쪽에 양손을 올려놓고, 스킨 패널을 열어 차와 연결을 시도했다.

― 채널 접속! 인식!

― 마스터에 대한 정보를 갱신합니다. 전대 마스터와 관련한 데이터를 삭제합니까?

― 전대 마스터의 데이터도 보관하고 있는 건가?

― 그렇습니다.

― 데이터를 삭제하지 않으면 갱신이 되지 않는 건가?

― 아닙니다. 전대 마스터께서 남기신 데이터는 별도로 보관이 가능하고, 언제든지 검색하실 수 있습니다.

― 좋아. 그러면 그렇게 해 줘.

― 알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동기화를 시작합니다.

스킨 패널로 접속을 해서인지 망막 위로 동기화 상태를 나타내는 정보가 떠올랐다.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낀 듯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아리를 보면 동기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동기화는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끝났기에 아리가 나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이 차의 시스템과 접속을 했었어. 마스터로 인정을 받고 이용 권한을 받느라고 말이야.”

“그래서 말이 없었군요.”

“이 차의 시스템에 당신 스승님에 대한 데이터를 남겨져 있는 것 같아.”

“스승님의 데이터가요?”

“그래 링크가 가능하다니 잠시만 기다려봐.”

아리에게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생각난 것이 있기에 에고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 전대 마스터의 데이터를 나 말고 다른 사람이 볼 수는 있는 건가?

― 다른 이는 불가능하지만 동승해 계신 분이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저를 사용하시거나 데이터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마스터의 승인 아래 서브 마스터로 인식이 되어야 합니다.

― 아리를 서브 마스터로 인식시키고 싶은데?

― 조수석 위쪽에 손을 대고 마스터께서 승인해 주시면 됩니다.

― 알았어.

“아리도 서브 마스터로 인식이 되면 데이터를 인식할 수 있다고 하니 조수석 위에 손을 얹어봐.”

“알았어요.”

아리가 곧바로 조수석 위에 손을 얹었다.

― 채널 개방! 접속자 아이리스! 서브 마스터 인식!

아리가 자신의 채널을 여는 것이 들려왔기에 서브 마스터로 승인을 해줬다.

― 마스터의 승인에 따라 아이리스를 서브 마스터로 승인합니다. 반갑습니다, 아이리스!

― 나도 반가워. 이름이…….

― 현무라 불러주시면 됩니다.

― 현무?

― 저를 만드신 전대 마스터께서 붙여주신 이름입니다.

공손하게 아리에게 대답을 해주는 것을 보면서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스터인 나에게는 이름을 말해주지 않았으니 말이다.

― 아리에게만 이름을 말해 주는 건가?

― 마스터께서는 저에게 물어보지 않으셨습니다.

‘후후후, 성깔 있군. 재미있겠어.’

단호하게 대답하는 현무를 보며 앞으로가 기대됐다.

에고의 경우 마스터에게 절대 복종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런 종류의 에고는 한 번도 본적이 없으니 말이다.

― 알았다. 지금 시가지로 가고 싶은데?

―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부르르릉!

시동이 걸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차가 진동하지 않는 것을 보면 일반적인 엔진은 아닌 것 같다.

기이이잉!

차고 문이 위로 들려지며 열리자 차가 아주 부드럽게 출발을 했다.

‘엔진 소리는 녹음을 한 거였군. 전력이 느껴지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전기 자동차는 아니겠고, 이 자동차도 마법을 이용한 건가?’

에고를 장착한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마법을 이용해 차량을 만들었다니 재미있는 일이다.

현무를 몰고 시가지로 향했다.

시가지로 들어서면서부터 어제보다 군인을 보는 일이 많아지고 있었다.

나와는 달리 아리는 주변에서 느껴지는 에너지 흐름에 집중하고 있었다.

“특별한 에너지 흐름들이 곳곳에 느껴지는 것을 보니 자기 말대로 그들이 움직이나 봐요.”

“그럴 거야. 전운이 짙어지기는 하겠지만 실제로 전쟁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 같으니까 일단 신분증부터 만들고 중국으로 가는 항공편부터 알아보자.”

“그래요.”

어느 정도 분위기를 파악했기에 차를 몰아 행정청으로 향했다.

급행료를 줘야 했지만 출생증명서부터 입학증명서까지 가지고 있었고, 아리가 해킹을 해 조작해 둔 덕분에 신분증을 다시 발급 받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신분증을 발급받은 후 곧바로 시내 중심부에서 40킬로미터 떨어진 키예비치 후토르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국제선 터미널로 들어가서 블라디보스토크 항공사에 들러 이틀 후에 베이징으로 떠나는 항공편을 예약했다.

공항으로 가는 동안 각자 항공편을 끊기로 했기에 서로 모르는 척 항공사에서 예약을 했지만, 운이 좋게도 바로 옆 좌석으로 배정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각자 공항을 나와 주차장으로 간 뒤 차를 타고 시내 쪽으로 향했다.

“잠깐만요, 자기. 잠시 멈춰 봐요. 에너지 흐름이 갑자기 이상해졌어요.”

아리의 말에 차를 갓길에 세웠다.

심연의 심안이 놓칠 리 없으니 아리가 반응을 보인 에너지 흐름에 대해서는 나도 이미 느끼고 있었다.

수많은 작전을 진행하며 느껴왔던 그 에너지 흐름을 말이다.

― 마스터, 에너지 흐름을 추적합니까?

아리의 말에 이어 현무가 뜻하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 추적이 가능한 건가?

― 가능합니다. 지금 에너지 흐름들이 모두 항카 호로 향하고 있어 추적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 그럼 곧바로 추적해.

다른 대차원과 연결이 된 게이트가 열리고 있는 중인 것이 확실하기에 추적을 하도록 했다.

‘항카 호라…….’

블라디보스토크 북방에 위치한 항카 호는 면적이 4,300제곱킬로미터가 넘는 거대 담수호다.

옛날에는 중국과 러시아에 걸쳐 있던 호수인데 거대한 에너지 흐름들이 그곳으로 몰려가고 있으니 가보기로 했다.

이정도의 게이트가 열린다면 그야말로 재앙이 시작되니 말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200킬로미터 떨어진 항카 호까지 가는 동안 빠르게 달리는 군용 차량들이 보였다.

저녁노을이 질 때쯤 항카 호 인근에 도착한 후 차를 멈춰 세웠다.

― 들키지 않을 수 있나?

― 스텔스 모드로 전환하고 인식 차단 장치를 켜도록 하겠습니다.

― 그 정도면 되겠다. 우리는 가봐야 할 것 같다. 이곳에서 대기하고 있도록.

― 알겠습니다.

“아리, 흩어질 수도 있으니 채널을 항상 열어둬.”

“알았어요.”

― 마스터, 이곳에서 두 분의 연락을 중계할 수 있습니다.

― 텔레파시의 중계가 가능한 건가?

― 그렇습니다.

― 중계가 가능한 거리는 얼마지?

― 사방 1,000킬로미터까지 가능합니다.

― 그럼 부탁한다.

― 알겠습니다, 마스터.

현무에게 지시를 내리고 아리와 함께 차에서 내렸다.

“아리, 현무가 우리 둘의 대화를 중계가 가능하다고 하니 지금부터는 능력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어.”

“알았어요.”

“혹시 모르니 전투 슈트는 바로 착용하고.”

“자기는요?”

“나도 착용할 거야.”

스르르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리가 아공간에서 전투 슈트를 호출해 착용했다.

‘대단하군.’

아리가 착용한 전투 슈트는 브리턴에서도 소수의 능력자만 착용한다는 액체 금속으로 만들어진 마갑이라는 물건이다.

― 스승님께서 주신 거예요. 등록되지 않은 것이라 절 알아보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당신도 어서 착용해요.

‘그나저나 마갑이라니. 현무도 그렇고, 아리의 스승이라는 분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군. 지금까지 봤던 것을 보면 절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니 말이다.’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었지만 아리의 말에 생각을 이어나갈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엄청난 에너지 충돌이 항카 호에서 일어나고 있었기에 서둘러야 했다.

“알았어.”

아리의 말에 전투 슈트를 생각하자 곧바로 몸 위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