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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통제사 1권 (16화)
제6장 (1)
철컥!
슈―우우!
미세한 소음과 함께 공간왜곡장이 줄어들면서 벽을 가득 메웠던 서가와 책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성찬 씨! 안돼요.”
아리가 놀라며 내 팔을 잡는다.
“공간왜곡장이 사라진다고 해서 책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정말이요?”
“공간왜곡장의 흐름에 아공간을 겹쳐 놓은 것이라 왜곡장이 풀리면 책들은 곧장 아공간으로 수납되니 말이야.”
“그러니까 방금 전에 있던 서재는 아공간을 펼쳐 놓은 거란 말이군요.”
“맞아. 그러니까 아리라고 해도 비밀 공간을 찾을 수 없는 거야. 여기에 있는 비밀의 공간은 마법이 펼쳐져 있지 않은 본래의 곳을 가리키는 것이니까 말이야.”
“아아! 공간 왜곡을 해제시키지 않는 한 절대 찾을 수 없는 거군요. 하지만 사물의 기억을 읽는 각성자라면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것도 염려할 것은 없어. 이곳에 펼쳐진 공간왜곡장은 사이코 메트리나 정령의 기억까지 감안하고 만들어진 것이니까 말이야.”
“그렇군요.”
서가가 거의 다 사라지자 대략 방 하나 크기의 공간이 나타났다.
그리고 서가는 아예 없고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책상만 하나 덩그러니 있었다.
“아리, 드미트리가 내게 대한민국으로 가져가라고 한 것이 바로 저건가?”
나는 책상위에 놓여 있는 작은 나무상자를 가리켰다.
“궁금해요. 빨리 뭔지 봐요.”
“그래.”
아리와 함께 책상으로 다가가 나무 상자를 열었다.
“주머니로군.”
“이상해요. 달랑 주머니 하나라니. 뭔가 들어 있는 것 같아요.”
검은색의 주머니가 상자 안에 있었는데 뭐가 들어 있는 듯 아리의 말대로 묵직해 보였다.
상자에 있는 검은색 주머니를 펼쳐 안에 들어 있는 것들을 꺼냈다.
“이건?”
“으음.”
내용물을 보는 순간, 이 세계에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것들이었기 때문에 우리 둘 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성찬 씨, 이거 내가 생각하는 그게 맞죠?”
아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에게 묻는다.
“맞는 것 같아.”
“스승님께서 이런 것을 가지고 계셨다니 실감이 나지 않네요. 이것들은 다른 차원에서도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는 건데 말이죠.”
“그러게. 지고의 존재들이 가진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에 있다니 나도 놀랐어.”
“이것들을 대한민국으로 가져가는 것도 쉽지는 않을 텐데 걱정이네요.”
“방법이 있을 것도 같아.”
“정말이요? 이것들이 내뿜고 있는 에너지 흐름들은 너무 강력해서 봉인이 불가능한데 감출 방법이 있어요?”
“잠깐 기다려봐.”
꺼내기 전까지는 이런 것이 들어 있는 지 전혀 알지 못했으니 이 주머니가 에너지 흐름을 완벽히 차단을 하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만약을 생각해 뭔가 남겼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특별한 주머니에 대해서도 설명해 놓은 것이 있을 테지…….’
주머니를 꺼낼 때 나무 상자의 바닥 부분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기에 살펴봤다.
상자 뚜껑은 벽을 이루는 나무들과 두께가 같은데 상자의 벽을 이루는 나무들보다 바닥면의 두께가 더 두꺼웠다.
‘여기로군.’
못을 이용하지 않고 요철을 이용해 나무를 겹쳐서 만든 상자라 뭔가 이질적인 것이 없어야 정상인데 상자 바닥의 모서리 부분의 이음새의 색이 미세하지만 차이가 났다.
상자 네 귀퉁이의 이음새로 양손을 집어넣어 손가락으로 동시에 만졌다.
철컥!
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와 함께 상자 바닥의 중간이 길게 갈라지며 옆으로 말려 들어갔다.
그 안에서 나타난 것은 놀랍게도 작은 크기의 수첩이었다.
“성찬 씨, 수첩이네요. 스승님이 남기신 것 같으니 일단 한 번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알았어.”
첫 장을 펼치자 주머니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이 나왔다.
읽으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도 대단한 것이지만 이 주머니도 그에 못지않게 대단한 것이었다.
“우와! 에너지 흐름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거기다가 귀속까지 가능하니 믿을 수가 없네요.”
이 작은 주머니가 최소한 축구장 100개보다 넓은 아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거기다가 에너지를 차단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가지고 있어서 정말 굉장한 물건이다.
심장 안에 7개의 고리를 가지고 있는 7서클의 마법사가 되어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공간이지만, 에너지 흐름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는 없다.
아주 미미한 양이지만 아공간 자체를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인 마나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아공간 주머니는 자체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그런 것이 전혀 없다.
더군다나 아공간은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는 것인데 이것은 양도가 가능하다.
자신의 의지를 불어넣어 에고를 활성화시키기만 하면 누구에게나 귀속이 가능하니 가히 레전드급 아티팩트라고 할 수 있다.
“뭐해요. 자기! 어서 빨리 귀속시켜요.”
“알았어.”
‘최대한 빨리 인식을 시키라고 한 것을 보면 귀속되지 않으면 에너지 흐름을 차단하지 못하는 것 같구나. 서둘러야겠다.’
주머니에서 꺼낸 것들을 다시 집어넣고는 양 손바닥 안에 들어가도록 잡았다.
― 커넥트! 채널 접속!
명령을 내리자 손등의 피부 안에 삽입한 스킨 패널의 채널이 열리며 주머니의 마법진과 연결이 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접속이 완료되자 양손 안에 있던 주머니는 완전히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고 내 의식으로 만들어진 마법 주머니의 에고가 인식이 되었다는 것을 알려왔다.
― 마스터에 대한 인식이 완료되었습니다.
― 네 이름은 뭐지?
― 아직 부여 받은 이름이 없습니다.
― 그럼 스페이스라고 부르도록 할게.
― 감사합니다, 마스터. 그럼 부속 공간들을 통합할까요?
― 부속 공간?
― 기본 공간 외에도 주변에 추가로 장착할 수 있는 아공간이 있습니다.
― 그래. 그렇게 하도록 해.
조금 전에 서가를 집어 삼켰던 아공간을 말하는 것 같아 승낙을 했다.
― 알겠습니다, 마스터. 그럼 서브 공간을 장착하겠습니다.
― 얼마나 걸리지?
― 허락을 하시는 순간, 이미 장착을 끝냈습니다.
― 대단하군. 추가로 장착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아공간이든 가능한 건가?
― 아닙니다. 반경 100미터 이내 있어야 하고, 아공간을 유지하는 의지가 사라진 것만 가능합니다.
― 그렇군. 이만 접속을 해제하지.
― 알겠습니다. 마스터의 편의를 위해 상시 유지하는 출납 기능만 남겨 두고 접속을 해제하겠습니다. 출납을 하실 때는 원하시는 이미지를 떠올리시고 ‘소환’과 ‘수납.’이라는 명령어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 알았다.
아리에게 아공간 주머니에 대해 물어 볼 것이 있기에 곧바로 접속을 해제를 했다.
“어때 에너지 흐름이 느껴져?”
“아니요. 자기에게 아공간이 있다는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S급 능력자인 아리도 알 수 없다면 정말 괜찮은 아티팩트로군.”
“그래요. 자기한테 도움이 많이 될 거예요.”
“그런데 미안해서 어쩌지?”
“걱정하지 말아요. 자기가 가진 것보다 못하기는 하지만 나도 아공간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죠. 표출되는 에너지가 소수점 열 자리 아래 정도라 웬만해서는 들킬 염려도 없어요.”
“소수점 열 자리 아래라고?”
“그래요. 초월자나 절대자급이 아니면 절대 알 수 없으니 그리 나쁜 것은 아니에요.”
그리 나쁜 것이 아니라 아주 좋은 것이다.
대부분의 아공간에서 표출되는 에너지의 양이 소수점 아래 두 자리에서 머물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니 말이다.
“그럼 이제 머물 신혼집을 살펴볼까?”
“호호호, 그래요. 필요한 조치를 마치려면 당분간은 블라디보스토크에 머물러야 하니 우리가 살 신혼집부터 살펴봐요.”
방을 나와 3층에 있는 방들부터 살폈지만 대부분 뭔가를 보관하는 수납장 형태의 공간으로, 침실은 하나도 없었다.
2층에는 침실들과 함께 거실이 있었는데, 집기들을 커버로 씌워 놓은 것이 오랜 동안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기에 1층으로 내려갔다.
중앙 계단을 내려와 뒤쪽으로 돌아 살펴보니 중앙에는 커다란 응접실이 있었고, 왼쪽에는 식당을 겸한 주방, 그리고 오른쪽에는 저택의 주인이 머무는 침실과 욕실이 있었다.
“당분간은 1층에서 머무는 것이 좋을 것 같네.”
“그나마 관리가 잘 되어 있는 것 같네요. 청소만 하면 머물기 딱 좋을 것 같아요.”
“먹을 것들도 보관해야 하니 우선 주방부터 가자고.”
“그래요.”
생필품과 먹을 것들을 들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주방에 커다란 냉장고가 있었는데, 안은 비어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전기가 들어오고 있어 음식을 만들 재료들을 보관할 수 있었다.
진성능력자인 아리가 있어서 집안 청소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2층의 침실처럼 침대와 집기들 대부분은 커버를 씌워 놓아 아리의 능력으로 먼지만 걷어내면 되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청소를 끝내고 난 뒤에 아리와 함께 음식을 만들었다.
삘메니라는 러시아식 물만두와 쌀란꺄라는 러시아식 국 같은 것이었는데, 만들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아리의 요리 솜씨는 제법 훌륭한 것이어서 끓는 물에 데친 삘메니는 아주 담백했고, 육개장 비슷한 쌀란꺄는 아주 얼큰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홍차를 마신 후에 욕실로 가서 다정하게 양치를 하고는 침대에 누웠다.
“아리가 그렇게 요리를 잘 할 줄은 몰랐어.”
“그럼 어떻게 생각했는데요?”
아리는 입술을 내밀며 묻는다.
“진성능력자라서 그동안 수련만 했을 줄 알았지, 뭐.”
“아니네요, 뭐. 모든 음식은 전부 제가 직접 만들어 먹었어요. 제 꿈이 현모양처라서 말이죠.”
“현모양처도 알아?”
“제 스승님이 고려인이라는 것을 잊었어요? 고아인 저를 키워 주신 분이 바로 스승님이에요. 그리고 쉐프를 하셔도 될 만큼 요리 솜씨도 아주 훌륭하셨어요.”
“그렇구나. 정말 감사드려야겠네.”
“자기는 땡 잡은 거예요.”
“호오!”
재미있는 말투에 눈을 반짝이며 바라보는 모습이 여간 예쁘지가 않다.
제6장 (1)
철컥!
슈―우우!
미세한 소음과 함께 공간왜곡장이 줄어들면서 벽을 가득 메웠던 서가와 책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성찬 씨! 안돼요.”
아리가 놀라며 내 팔을 잡는다.
“공간왜곡장이 사라진다고 해서 책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정말이요?”
“공간왜곡장의 흐름에 아공간을 겹쳐 놓은 것이라 왜곡장이 풀리면 책들은 곧장 아공간으로 수납되니 말이야.”
“그러니까 방금 전에 있던 서재는 아공간을 펼쳐 놓은 거란 말이군요.”
“맞아. 그러니까 아리라고 해도 비밀 공간을 찾을 수 없는 거야. 여기에 있는 비밀의 공간은 마법이 펼쳐져 있지 않은 본래의 곳을 가리키는 것이니까 말이야.”
“아아! 공간 왜곡을 해제시키지 않는 한 절대 찾을 수 없는 거군요. 하지만 사물의 기억을 읽는 각성자라면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것도 염려할 것은 없어. 이곳에 펼쳐진 공간왜곡장은 사이코 메트리나 정령의 기억까지 감안하고 만들어진 것이니까 말이야.”
“그렇군요.”
서가가 거의 다 사라지자 대략 방 하나 크기의 공간이 나타났다.
그리고 서가는 아예 없고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책상만 하나 덩그러니 있었다.
“아리, 드미트리가 내게 대한민국으로 가져가라고 한 것이 바로 저건가?”
나는 책상위에 놓여 있는 작은 나무상자를 가리켰다.
“궁금해요. 빨리 뭔지 봐요.”
“그래.”
아리와 함께 책상으로 다가가 나무 상자를 열었다.
“주머니로군.”
“이상해요. 달랑 주머니 하나라니. 뭔가 들어 있는 것 같아요.”
검은색의 주머니가 상자 안에 있었는데 뭐가 들어 있는 듯 아리의 말대로 묵직해 보였다.
상자에 있는 검은색 주머니를 펼쳐 안에 들어 있는 것들을 꺼냈다.
“이건?”
“으음.”
내용물을 보는 순간, 이 세계에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것들이었기 때문에 우리 둘 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성찬 씨, 이거 내가 생각하는 그게 맞죠?”
아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에게 묻는다.
“맞는 것 같아.”
“스승님께서 이런 것을 가지고 계셨다니 실감이 나지 않네요. 이것들은 다른 차원에서도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는 건데 말이죠.”
“그러게. 지고의 존재들이 가진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에 있다니 나도 놀랐어.”
“이것들을 대한민국으로 가져가는 것도 쉽지는 않을 텐데 걱정이네요.”
“방법이 있을 것도 같아.”
“정말이요? 이것들이 내뿜고 있는 에너지 흐름들은 너무 강력해서 봉인이 불가능한데 감출 방법이 있어요?”
“잠깐 기다려봐.”
꺼내기 전까지는 이런 것이 들어 있는 지 전혀 알지 못했으니 이 주머니가 에너지 흐름을 완벽히 차단을 하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만약을 생각해 뭔가 남겼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특별한 주머니에 대해서도 설명해 놓은 것이 있을 테지…….’
주머니를 꺼낼 때 나무 상자의 바닥 부분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기에 살펴봤다.
상자 뚜껑은 벽을 이루는 나무들과 두께가 같은데 상자의 벽을 이루는 나무들보다 바닥면의 두께가 더 두꺼웠다.
‘여기로군.’
못을 이용하지 않고 요철을 이용해 나무를 겹쳐서 만든 상자라 뭔가 이질적인 것이 없어야 정상인데 상자 바닥의 모서리 부분의 이음새의 색이 미세하지만 차이가 났다.
상자 네 귀퉁이의 이음새로 양손을 집어넣어 손가락으로 동시에 만졌다.
철컥!
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와 함께 상자 바닥의 중간이 길게 갈라지며 옆으로 말려 들어갔다.
그 안에서 나타난 것은 놀랍게도 작은 크기의 수첩이었다.
“성찬 씨, 수첩이네요. 스승님이 남기신 것 같으니 일단 한 번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알았어.”
첫 장을 펼치자 주머니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이 나왔다.
읽으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도 대단한 것이지만 이 주머니도 그에 못지않게 대단한 것이었다.
“우와! 에너지 흐름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거기다가 귀속까지 가능하니 믿을 수가 없네요.”
이 작은 주머니가 최소한 축구장 100개보다 넓은 아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거기다가 에너지를 차단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가지고 있어서 정말 굉장한 물건이다.
심장 안에 7개의 고리를 가지고 있는 7서클의 마법사가 되어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공간이지만, 에너지 흐름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는 없다.
아주 미미한 양이지만 아공간 자체를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인 마나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아공간 주머니는 자체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그런 것이 전혀 없다.
더군다나 아공간은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는 것인데 이것은 양도가 가능하다.
자신의 의지를 불어넣어 에고를 활성화시키기만 하면 누구에게나 귀속이 가능하니 가히 레전드급 아티팩트라고 할 수 있다.
“뭐해요. 자기! 어서 빨리 귀속시켜요.”
“알았어.”
‘최대한 빨리 인식을 시키라고 한 것을 보면 귀속되지 않으면 에너지 흐름을 차단하지 못하는 것 같구나. 서둘러야겠다.’
주머니에서 꺼낸 것들을 다시 집어넣고는 양 손바닥 안에 들어가도록 잡았다.
― 커넥트! 채널 접속!
명령을 내리자 손등의 피부 안에 삽입한 스킨 패널의 채널이 열리며 주머니의 마법진과 연결이 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접속이 완료되자 양손 안에 있던 주머니는 완전히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고 내 의식으로 만들어진 마법 주머니의 에고가 인식이 되었다는 것을 알려왔다.
― 마스터에 대한 인식이 완료되었습니다.
― 네 이름은 뭐지?
― 아직 부여 받은 이름이 없습니다.
― 그럼 스페이스라고 부르도록 할게.
― 감사합니다, 마스터. 그럼 부속 공간들을 통합할까요?
― 부속 공간?
― 기본 공간 외에도 주변에 추가로 장착할 수 있는 아공간이 있습니다.
― 그래. 그렇게 하도록 해.
조금 전에 서가를 집어 삼켰던 아공간을 말하는 것 같아 승낙을 했다.
― 알겠습니다, 마스터. 그럼 서브 공간을 장착하겠습니다.
― 얼마나 걸리지?
― 허락을 하시는 순간, 이미 장착을 끝냈습니다.
― 대단하군. 추가로 장착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아공간이든 가능한 건가?
― 아닙니다. 반경 100미터 이내 있어야 하고, 아공간을 유지하는 의지가 사라진 것만 가능합니다.
― 그렇군. 이만 접속을 해제하지.
― 알겠습니다. 마스터의 편의를 위해 상시 유지하는 출납 기능만 남겨 두고 접속을 해제하겠습니다. 출납을 하실 때는 원하시는 이미지를 떠올리시고 ‘소환’과 ‘수납.’이라는 명령어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 알았다.
아리에게 아공간 주머니에 대해 물어 볼 것이 있기에 곧바로 접속을 해제를 했다.
“어때 에너지 흐름이 느껴져?”
“아니요. 자기에게 아공간이 있다는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S급 능력자인 아리도 알 수 없다면 정말 괜찮은 아티팩트로군.”
“그래요. 자기한테 도움이 많이 될 거예요.”
“그런데 미안해서 어쩌지?”
“걱정하지 말아요. 자기가 가진 것보다 못하기는 하지만 나도 아공간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죠. 표출되는 에너지가 소수점 열 자리 아래 정도라 웬만해서는 들킬 염려도 없어요.”
“소수점 열 자리 아래라고?”
“그래요. 초월자나 절대자급이 아니면 절대 알 수 없으니 그리 나쁜 것은 아니에요.”
그리 나쁜 것이 아니라 아주 좋은 것이다.
대부분의 아공간에서 표출되는 에너지의 양이 소수점 아래 두 자리에서 머물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니 말이다.
“그럼 이제 머물 신혼집을 살펴볼까?”
“호호호, 그래요. 필요한 조치를 마치려면 당분간은 블라디보스토크에 머물러야 하니 우리가 살 신혼집부터 살펴봐요.”
방을 나와 3층에 있는 방들부터 살폈지만 대부분 뭔가를 보관하는 수납장 형태의 공간으로, 침실은 하나도 없었다.
2층에는 침실들과 함께 거실이 있었는데, 집기들을 커버로 씌워 놓은 것이 오랜 동안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기에 1층으로 내려갔다.
중앙 계단을 내려와 뒤쪽으로 돌아 살펴보니 중앙에는 커다란 응접실이 있었고, 왼쪽에는 식당을 겸한 주방, 그리고 오른쪽에는 저택의 주인이 머무는 침실과 욕실이 있었다.
“당분간은 1층에서 머무는 것이 좋을 것 같네.”
“그나마 관리가 잘 되어 있는 것 같네요. 청소만 하면 머물기 딱 좋을 것 같아요.”
“먹을 것들도 보관해야 하니 우선 주방부터 가자고.”
“그래요.”
생필품과 먹을 것들을 들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주방에 커다란 냉장고가 있었는데, 안은 비어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전기가 들어오고 있어 음식을 만들 재료들을 보관할 수 있었다.
진성능력자인 아리가 있어서 집안 청소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2층의 침실처럼 침대와 집기들 대부분은 커버를 씌워 놓아 아리의 능력으로 먼지만 걷어내면 되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청소를 끝내고 난 뒤에 아리와 함께 음식을 만들었다.
삘메니라는 러시아식 물만두와 쌀란꺄라는 러시아식 국 같은 것이었는데, 만들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아리의 요리 솜씨는 제법 훌륭한 것이어서 끓는 물에 데친 삘메니는 아주 담백했고, 육개장 비슷한 쌀란꺄는 아주 얼큰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홍차를 마신 후에 욕실로 가서 다정하게 양치를 하고는 침대에 누웠다.
“아리가 그렇게 요리를 잘 할 줄은 몰랐어.”
“그럼 어떻게 생각했는데요?”
아리는 입술을 내밀며 묻는다.
“진성능력자라서 그동안 수련만 했을 줄 알았지, 뭐.”
“아니네요, 뭐. 모든 음식은 전부 제가 직접 만들어 먹었어요. 제 꿈이 현모양처라서 말이죠.”
“현모양처도 알아?”
“제 스승님이 고려인이라는 것을 잊었어요? 고아인 저를 키워 주신 분이 바로 스승님이에요. 그리고 쉐프를 하셔도 될 만큼 요리 솜씨도 아주 훌륭하셨어요.”
“그렇구나. 정말 감사드려야겠네.”
“자기는 땡 잡은 거예요.”
“호오!”
재미있는 말투에 눈을 반짝이며 바라보는 모습이 여간 예쁘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