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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통제사 1권 (14화)
제5장 (2)
내가 가진 일곱 개의 능력 이외에 또 다른 능력이 개방이 되었기 때문이다.
영혼의 짝을 만나게 되면 봉인되어 있는 능력들이 깨어날 것이라던 스승님의 말씀이 맞았다.
‘특이한 능력들이다.’
살예와 예지라는 새로운 특성이 깨어났다.
미래를 확정적으로 알 수 있는 스승님의 능력보다는 못하지만 미래를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는 예지를 얻었다.
그리고 내게 가장 부족했던 무력을 얻을 수 있는 살예까지 얻었다.
‘멀티 플레이어 중에서 최고가 되다니…….’
S등급은 최소한 3개의 능력을 가진 멀티 능력자가 대부분이다.
지금까지 나타난 진성능력자 중에서 내가 최고로 많은 능력을 가진 것이 아니었는데 이제 최고가 되었다.
나와 같은 수의 능력을 가진 이는 모두 열 명 이었고, 나보다 많은 이는 세 명이었다.
초월의 영역을 넘어 절대자라 불리는 세 명은 모두 여덟 개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해지는데 나는 무려 아홉 개의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스승님의 예언대로 내게 부족한 것들이 깨어났으니 이 사람이 스승님이 말한 내 영혼의 반려구나.’
반려에 대한 확신을 갖자 입만 맞추고 있음에도 형용할 수 없는 전신에 쾌감이 몰아닥쳤다.
‘아아아아!’
그의 혀가 입안으로 들어와 닿는 순간에는 더 이상 생각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
‘나도 이제 어쩔 수 없어.’
창피함도 없이 번식기에 들어간 동물처럼 그의 옷을 벗기고 난 뒤 그와 하나가 되었다.
번쩍!
“아아아아아!!”
그와 하나가 되는 순간, 2차 각성을 할 때 보다 더한 환희가 몰아닥치며 모든 것이 아득해졌다.
그리고 밤새도록 정신없이 사랑을 나누었다.
* * *
그다지 크지 않은 침대칸이 더욱 좁아졌지만 뽀얀 살결을 드러내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이성을 잃고 달려들다니 정말 이상하군.’
자신의 모든 것을 나에게 준 후 까무러치듯 깊은 잠에 빠진 아이리스를 보면서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심연의 심안을 가진 내가 정신을 놓아 버리고 이성을 잃은 것처럼 광적으로 그녀의 몸을 탐했다.
‘여자의 향기에 취했다고 쳐도 아이리스는 진성으로 각성한 다중능력자인데 어째서 사랑을 나누는 동안 2차 각성할 때 같은 모습을 보였던 거지?’
사랑을 나누며 그녀의 몸에서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일곱 빛깔의 광채를 봤다.
방금 전에 가라앉은 광채들은 2차 각성할 때 보이는 전형적인 특성이다.
하지만 아이리스는 S급 진성능력자이면서 멀티 능력자다.
2차 각성을 해야만 진성능력자로 가는 길이 열리니 다시 각성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헛것을 본 모양이군. 그나저나 내가 드미트리가 아니라는 것도 이미 알아낸 것 같은데 어째서 이 여자는 이런 선택을 한 거지?’
사랑을 나누는 도중에 아이리스는 ‘당신이 누가 되더라도 사랑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진짜가 아니라는 것은 아마도 식당 칸에서였을 것이다.
나를 드미트리로 확신했던 눈빛이나 대화했던 내용과는 달리 내가 그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냈을 것이다.
‘S급 멀티 능력자를 내가 너무 얕본 것 같군. 그래도 감출 수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정체를 확실히 알아내지는 못한 것 같기는 하지만 능력을 사용해 드미트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냈다면 중국에 들어갔을 때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S급 능력자를 마주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만나게 된다면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내가 가진 특성으로도 감출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하기에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으음…….”
신음과 함께 깨어난 아이리스가 신뢰가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언제 깼어요?”
“조금 전에. …내가 드미트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 왜 이런 거지?”
“호호호, 그것 때문에 이렇게 고민하고 있었던 거예요?”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서 말이야.”
“잠시만 당신 이마를 만져도 돼요?”
아이리스가 한 점의 악의도 없는 미소를 지으며 내게 묻는다.
“이마?”
“그래요.”
“그러지 뭐.”
S급 진성능력자인 여자다.
내가 거절해도 막무가내로 하고자 한다면 말릴 수 없기에 그냥 허락했다.
아이리스가 내 이마에 손을 얹자 한 사람의 기억이 쏟아져 들어온다.
‘그랬군.’
뇌리로 쏟아지는 기억들을 읽으며 나는 그녀가 나에게 한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의식을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녀는 내 영혼의 동반자가 틀림없었다.
“이 능력은 전이인가?”
“맞아요. 내가 가진 정보를 다른 이에게 전할 수 있는 능력이에요. 사람뿐만 아니라 기계에게도 전송이 가능하죠. 그리고 손을 대지 않아도 전송이 가능해요.”
“그럼 내 이마에 손을 댄 것은 뭐지?”
“다른 존재들에게는 접촉하지 않아도 가능하지만 당신에게는 불가능해요.”
“나에게만 불가능하다니 무슨 말이지?”
“내가 가진 전이는 사람의 의식을 파고들 수 있어요. 의식에 간섭을 할 수 있다는 말이죠. 하지만 당신이 가진 존재의 의미는 그걸 불가능하게 해요. 당신이 진짜 드미트리가 아니라는 것을 안 것도 다른 이유 때문이지 제가 가진 능력으로 알아낸 것이 아니에요.”
“S급 능력이 2차 각성을 하지도 않은 나에게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군.”
“당신도 제 기억을 읽어서 알고 있듯이 우리는 영혼의 반려에요. 그 말은 당신도 S급의 진성능력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죠. 아직 진정한 능력이 깨어난 것은 아니지만 당신이 가진 존재의 의미는 정말 특별한 거라고 할 수 있어요. 당신이 허락하지 않으면 S급 진성능력자라고 해도 결코 넘을 수 없을 만큼 말이죠.”
“으음. 그렇군.”
무슨 말인지 이제야 이해가 간다.
비록 전투 슈트에 담긴 에너지의 도움이 없으면 스스로 펼치지는 못하지만 2차 각성자가 아닌데도 나는 내 존재의 의미로 인해 능력을 사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당신 진짜 이름이 뭐지? 전에는 알리사였고, 지금은 아이리스니 말이야. 둘 다 이름도 진짜고, 얼굴도 진짜인데 말이야.”
“이미 알고 있었군요. 진성능력자가 되기 전에는 알리사라고 불렸어요. 그리고 각성을 한 후에는 아이리스라는 이름을 쓰고 있어요. 아이리스는 스승님께서 제게 내려주신 이름이죠. 그리고 이 얼굴도 마찬가지에요. 식당에서 본 얼굴은 2차 각성을 하기 전의 내 모습이고, 이 모습은 각성한 후의 모습이니 말이죠. 이것도 제 능력 중 하나에요.”
“그랬었군. 둘 다 진실된 모습이라서 정말 헛갈렸는데 말이야.”
“그런데 드미트리는 어떻게 됐어요?”
“내가 발견했을 때는 절벽에서 떨어졌는지 죽어가고 있더군. 곧바로 포션을 먹이기는 했지만 살리기에는 너무 시간이 늦어 버린 바람에 죽고 말았지. 그래도 포션 때문에 마지막 불꽃을 붙잡을 수 있어서 그가 남긴 유언을 들을 수 있었고 말이야.”
“그랬었군요. 그래서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거예요?”
“유언으로 몇 가지 부탁을 받아서 가는 중이야. 드미트리의 아버지인 김오 박사가 남긴 것을 대한민국에 가져가 달라고 하더군.”
“역시 그랬군요.”
“무슨 말이지?”
“스승님께서 남기신 예언대로 드리미트는 당신에게 모든 것을 전했다는 말이에요.”
“그 말은 유언 말고 드미트리가 나에게 전한 것이 있다는 뜻인 것 같은데?”
“맞아요. 내가 당신이 드미트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냈는데도 왜 그냥 두었는지 아나요?”
“몰라. 왜 그런 거지?”
“드미트리가 죽은 후에 아마도 당신은 잠깐 정신을 잃었을 거예요.”
“맞아! 아주 잠깐이지만 정신을 잃었지.”
“드미트리는 그때 유언보다 더 중요한 것을 당신에게 전했어요. 바로 여명의 빛이라는 거지요.”
전혀 느끼지 못했었기에 이해가 가지 않았다.
‘드미트리를 만나고 있었을 때는 분명히 심안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의 말이 진실인지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내가 여명의 빛이라는 것을 받았다니 모를 일이다. 그런 낌새는 전혀 없었는데, 혹시!’
드미트리로부터 받은 것이 있었기에 물어보기로 했다.
“여명의 빛이라니, 이 펜던트 인가?”
“그건 아니에요. 여명의 빛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에요.”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니, 그럼 뭐지?”
“여명의 빛은 말로는 설명을 할 수 없는 거예요. 나도 스승님을 통해서 배운 방법으로 겨우 알아만 볼 수 있을 뿐이니까요.”
“그러니까 아이리스는 그 여명의 빛이라는 것을 그냥 느낌으로 안다는 거로군.”
“맞아요. 여명의 빛이 무엇에 쓰는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아주 중요한 거라고 들었어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중요한 것을 전해 받았다니,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군.”
“고민할 필요 없어요. 드미트리가 대한민국에 전하려고 한 것과 관련이 있을 테니까 말이죠.”
“유언으로 남긴 것 말이야.”
“그래요. 드미트리가 대한민국에 전해달라고 유언을 남기기는 했지만, 당신이 여명의 빛이 주인이 된 이상 스승님이 남기신 유진은 바로 당신 거예요.”
드미트리는 아버지가 남긴 것을 대한민국에 전해 달라고 했는데 황당한 이야기였다.
제5장 (2)
내가 가진 일곱 개의 능력 이외에 또 다른 능력이 개방이 되었기 때문이다.
영혼의 짝을 만나게 되면 봉인되어 있는 능력들이 깨어날 것이라던 스승님의 말씀이 맞았다.
‘특이한 능력들이다.’
살예와 예지라는 새로운 특성이 깨어났다.
미래를 확정적으로 알 수 있는 스승님의 능력보다는 못하지만 미래를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는 예지를 얻었다.
그리고 내게 가장 부족했던 무력을 얻을 수 있는 살예까지 얻었다.
‘멀티 플레이어 중에서 최고가 되다니…….’
S등급은 최소한 3개의 능력을 가진 멀티 능력자가 대부분이다.
지금까지 나타난 진성능력자 중에서 내가 최고로 많은 능력을 가진 것이 아니었는데 이제 최고가 되었다.
나와 같은 수의 능력을 가진 이는 모두 열 명 이었고, 나보다 많은 이는 세 명이었다.
초월의 영역을 넘어 절대자라 불리는 세 명은 모두 여덟 개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해지는데 나는 무려 아홉 개의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스승님의 예언대로 내게 부족한 것들이 깨어났으니 이 사람이 스승님이 말한 내 영혼의 반려구나.’
반려에 대한 확신을 갖자 입만 맞추고 있음에도 형용할 수 없는 전신에 쾌감이 몰아닥쳤다.
‘아아아아!’
그의 혀가 입안으로 들어와 닿는 순간에는 더 이상 생각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
‘나도 이제 어쩔 수 없어.’
창피함도 없이 번식기에 들어간 동물처럼 그의 옷을 벗기고 난 뒤 그와 하나가 되었다.
번쩍!
“아아아아아!!”
그와 하나가 되는 순간, 2차 각성을 할 때 보다 더한 환희가 몰아닥치며 모든 것이 아득해졌다.
그리고 밤새도록 정신없이 사랑을 나누었다.
* * *
그다지 크지 않은 침대칸이 더욱 좁아졌지만 뽀얀 살결을 드러내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이성을 잃고 달려들다니 정말 이상하군.’
자신의 모든 것을 나에게 준 후 까무러치듯 깊은 잠에 빠진 아이리스를 보면서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심연의 심안을 가진 내가 정신을 놓아 버리고 이성을 잃은 것처럼 광적으로 그녀의 몸을 탐했다.
‘여자의 향기에 취했다고 쳐도 아이리스는 진성으로 각성한 다중능력자인데 어째서 사랑을 나누는 동안 2차 각성할 때 같은 모습을 보였던 거지?’
사랑을 나누며 그녀의 몸에서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일곱 빛깔의 광채를 봤다.
방금 전에 가라앉은 광채들은 2차 각성할 때 보이는 전형적인 특성이다.
하지만 아이리스는 S급 진성능력자이면서 멀티 능력자다.
2차 각성을 해야만 진성능력자로 가는 길이 열리니 다시 각성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헛것을 본 모양이군. 그나저나 내가 드미트리가 아니라는 것도 이미 알아낸 것 같은데 어째서 이 여자는 이런 선택을 한 거지?’
사랑을 나누는 도중에 아이리스는 ‘당신이 누가 되더라도 사랑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진짜가 아니라는 것은 아마도 식당 칸에서였을 것이다.
나를 드미트리로 확신했던 눈빛이나 대화했던 내용과는 달리 내가 그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냈을 것이다.
‘S급 멀티 능력자를 내가 너무 얕본 것 같군. 그래도 감출 수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정체를 확실히 알아내지는 못한 것 같기는 하지만 능력을 사용해 드미트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냈다면 중국에 들어갔을 때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S급 능력자를 마주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만나게 된다면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내가 가진 특성으로도 감출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하기에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으음…….”
신음과 함께 깨어난 아이리스가 신뢰가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언제 깼어요?”
“조금 전에. …내가 드미트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 왜 이런 거지?”
“호호호, 그것 때문에 이렇게 고민하고 있었던 거예요?”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서 말이야.”
“잠시만 당신 이마를 만져도 돼요?”
아이리스가 한 점의 악의도 없는 미소를 지으며 내게 묻는다.
“이마?”
“그래요.”
“그러지 뭐.”
S급 진성능력자인 여자다.
내가 거절해도 막무가내로 하고자 한다면 말릴 수 없기에 그냥 허락했다.
아이리스가 내 이마에 손을 얹자 한 사람의 기억이 쏟아져 들어온다.
‘그랬군.’
뇌리로 쏟아지는 기억들을 읽으며 나는 그녀가 나에게 한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의식을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녀는 내 영혼의 동반자가 틀림없었다.
“이 능력은 전이인가?”
“맞아요. 내가 가진 정보를 다른 이에게 전할 수 있는 능력이에요. 사람뿐만 아니라 기계에게도 전송이 가능하죠. 그리고 손을 대지 않아도 전송이 가능해요.”
“그럼 내 이마에 손을 댄 것은 뭐지?”
“다른 존재들에게는 접촉하지 않아도 가능하지만 당신에게는 불가능해요.”
“나에게만 불가능하다니 무슨 말이지?”
“내가 가진 전이는 사람의 의식을 파고들 수 있어요. 의식에 간섭을 할 수 있다는 말이죠. 하지만 당신이 가진 존재의 의미는 그걸 불가능하게 해요. 당신이 진짜 드미트리가 아니라는 것을 안 것도 다른 이유 때문이지 제가 가진 능력으로 알아낸 것이 아니에요.”
“S급 능력이 2차 각성을 하지도 않은 나에게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군.”
“당신도 제 기억을 읽어서 알고 있듯이 우리는 영혼의 반려에요. 그 말은 당신도 S급의 진성능력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죠. 아직 진정한 능력이 깨어난 것은 아니지만 당신이 가진 존재의 의미는 정말 특별한 거라고 할 수 있어요. 당신이 허락하지 않으면 S급 진성능력자라고 해도 결코 넘을 수 없을 만큼 말이죠.”
“으음. 그렇군.”
무슨 말인지 이제야 이해가 간다.
비록 전투 슈트에 담긴 에너지의 도움이 없으면 스스로 펼치지는 못하지만 2차 각성자가 아닌데도 나는 내 존재의 의미로 인해 능력을 사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당신 진짜 이름이 뭐지? 전에는 알리사였고, 지금은 아이리스니 말이야. 둘 다 이름도 진짜고, 얼굴도 진짜인데 말이야.”
“이미 알고 있었군요. 진성능력자가 되기 전에는 알리사라고 불렸어요. 그리고 각성을 한 후에는 아이리스라는 이름을 쓰고 있어요. 아이리스는 스승님께서 제게 내려주신 이름이죠. 그리고 이 얼굴도 마찬가지에요. 식당에서 본 얼굴은 2차 각성을 하기 전의 내 모습이고, 이 모습은 각성한 후의 모습이니 말이죠. 이것도 제 능력 중 하나에요.”
“그랬었군. 둘 다 진실된 모습이라서 정말 헛갈렸는데 말이야.”
“그런데 드미트리는 어떻게 됐어요?”
“내가 발견했을 때는 절벽에서 떨어졌는지 죽어가고 있더군. 곧바로 포션을 먹이기는 했지만 살리기에는 너무 시간이 늦어 버린 바람에 죽고 말았지. 그래도 포션 때문에 마지막 불꽃을 붙잡을 수 있어서 그가 남긴 유언을 들을 수 있었고 말이야.”
“그랬었군요. 그래서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거예요?”
“유언으로 몇 가지 부탁을 받아서 가는 중이야. 드미트리의 아버지인 김오 박사가 남긴 것을 대한민국에 가져가 달라고 하더군.”
“역시 그랬군요.”
“무슨 말이지?”
“스승님께서 남기신 예언대로 드리미트는 당신에게 모든 것을 전했다는 말이에요.”
“그 말은 유언 말고 드미트리가 나에게 전한 것이 있다는 뜻인 것 같은데?”
“맞아요. 내가 당신이 드미트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냈는데도 왜 그냥 두었는지 아나요?”
“몰라. 왜 그런 거지?”
“드미트리가 죽은 후에 아마도 당신은 잠깐 정신을 잃었을 거예요.”
“맞아! 아주 잠깐이지만 정신을 잃었지.”
“드미트리는 그때 유언보다 더 중요한 것을 당신에게 전했어요. 바로 여명의 빛이라는 거지요.”
전혀 느끼지 못했었기에 이해가 가지 않았다.
‘드미트리를 만나고 있었을 때는 분명히 심안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의 말이 진실인지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내가 여명의 빛이라는 것을 받았다니 모를 일이다. 그런 낌새는 전혀 없었는데, 혹시!’
드미트리로부터 받은 것이 있었기에 물어보기로 했다.
“여명의 빛이라니, 이 펜던트 인가?”
“그건 아니에요. 여명의 빛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에요.”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니, 그럼 뭐지?”
“여명의 빛은 말로는 설명을 할 수 없는 거예요. 나도 스승님을 통해서 배운 방법으로 겨우 알아만 볼 수 있을 뿐이니까요.”
“그러니까 아이리스는 그 여명의 빛이라는 것을 그냥 느낌으로 안다는 거로군.”
“맞아요. 여명의 빛이 무엇에 쓰는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아주 중요한 거라고 들었어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중요한 것을 전해 받았다니,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군.”
“고민할 필요 없어요. 드미트리가 대한민국에 전하려고 한 것과 관련이 있을 테니까 말이죠.”
“유언으로 남긴 것 말이야.”
“그래요. 드미트리가 대한민국에 전해달라고 유언을 남기기는 했지만, 당신이 여명의 빛이 주인이 된 이상 스승님이 남기신 유진은 바로 당신 거예요.”
드미트리는 아버지가 남긴 것을 대한민국에 전해 달라고 했는데 황당한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