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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통제사 1권 (3화)
제1장 (3)
쾅!
콰콰쾅!!
전투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듯 폭음이 들린 후에 먼지가 일었다.
시간을 정확하게 맞추어야 하는 일이라 빠르게 게이트를 닫아야 했다.
팀원들이 능력자는 아니지만 중심부에 있는 자들 정도는 충분히 저지할 수 있기에 서둘러 움직였다.
‘저 모습은 파괴의 신이라는 시바로군.’
일렁이는 횃불이 벽면에 걸려 있었고, 사원의 동굴 벽면에 거대한 부조로 새겨진 시바신의 모습이 보였다.
‘저곳이군.’
희미하게 에너지 파동이 느껴지는 곳을 보니 게이트가 발생하려는 곳은 시바신의 미간 부위였다.
‘으음, 시바신을 새긴 것 자체가 마법진을 숨기기 위한 것이었나? 이 정도면 아주 오래 전에 새겨진 것이로군.’
겉으로 드러난 모습은 무척이나 위엄이 넘치는 모습이었는데 암석 안에 마법진이 형성되어 있었다.
마법진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파동이 미간으로 집중되어 에너지가 충전되면 게이트가 열리는 방식이었다.
다른 대차원을 연결하는 마법진을 설치할 수 있다면 큰일이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시간이 얼마 없으니 서두르자.’
시바신의 부조상은 대략 10미터가 넘었다.
게이트가 열리는 곳이 천정에 가까운 곳이라 꽤나 까다로운 작업이 될 것 같아 서두르기로 했다.
등에서 백팩을 벗어 안에 들어 있는 것들을 꺼냈다.
18자루의 손바닥 크기만 한 청동검과 천경이라 부르는 동경, 그리고 공령이라 불리는 팔찌 형태의 방울이었다.
언뜻 비수처럼 보이는 청동검을 하나씩 양손으로 잡고 시바를 향해 던졌다.
슈슉!
푸푹!
청동검이 틀어박힌 곳은 시바신의 발이었다.
슈슈슈슛슉!
푸푸푸푸푹!
연속해서 청동검을 다시 날려 하단전과 중단전 그리고 상단전에 각각 하나씩, 그리고 양 손에도 박아 넣었다.
푹!
마지막으로 청동검을 하나를 잡아 시바신의 부조상 아래 지면에 박아 넣었다.
‘후우, 힘들군. 이제 마지막이다.’
능력자도 아닌 내가 암석으로 이루어진 부조상과 지면에 청동검을 박아 넣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에너지를 끌어와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전투 슈트를 사용했음에도 힘에 부친다.
마지막 하나를 박아 넣어야 하기에 몸 안으로 밀려들어오는 전투 슈트의 에너지를 추슬렀다.
쐐―애액!
푹!
전력을 다해 던졌기에 파공음을 낸 청동검이 천정에 깊숙하게 틀어박혔다.
우르르르!
우우우웅!!!
마법진을 차단하고 에너지가 미간으로 집중되는 것을 막은 탓에 암석으로 이루어진 사원의 벽면이 심하게 떨리며 공명음을 토해냈다.
‘아직 더 남았다.’
활성화되지는 않았지만 게이트의 형태는 형성이 되어 있었기에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었다.
휘―이익!
청동으로 만들어진 동경을 시바신의 미간을 향해 던졌다.
티―잉!!
날아가던 동경이 미간을 마주하고 허공에 멈췄다.
지―이이잉!
미간의 에너지와 동경이 공명을 하며 소리가 흘러나왔다.
‘후우, 마지막이다.’
손에 쥐고 있던 공령을 곧바로 천정에 박힌 청동검을 향해 던졌다.
딸랑!
맑은 방울 소리와 함께 공령이 울어 댔다.
공령의 소리가 울려 퍼지자 동경에 녹색의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고, 미간에서 발산되고 있던 에너지가 아주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금 허공에 멈춰 서 있는 동경은 시바신의 미간에서 맴돌고 있는 이차원의 에너지를 흡수하고 있었다.
차원과 차원을 연결하는 것이 게이트인 만큼 거대한 에너지가 움직이고 있었지만, 공령은 무사히 에너지를 담아낼 수 있었다.
‘이제 회수하자.’
임무가 끝나자 동경과 공령이 아래로 떨어져 내린 후 내 눈앞에서 멈춰 섰다.
― 제자리로 돌아 와라.
내 의지에 따라 건곤을 상징하는 하늘과 땅에 박힌 것과 마법진을 억제하기 위해 시바신의 부조에 박아 넣은 청동검들이 일제히 빠져 나와 동경을 향해 날아왔다.
스스스스스!
청동검들은 차원 에너지가 맴돌고 있는 동경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뒤를 이어 팔찌 형태의 모습을 한 공령이 커지더니 동경의 테두리를 따라 달라붙었다.
뒤이어 동경의 모습이 점차 희미해지기 시작했고, 완전히 사라진 후에 공령의 비어 있는 안쪽 공간을 향해 오른손을 들이 밀었다.
그러자 공령이 점점 줄어들더니 팔찌처럼 손목에 맞춰줬다.
그럼에도 허공에는 또 하나의 공령이 남아 있었는데, 바로 천경이 공령에 의해 변화된 모습이었다.
오른손을 빼내고 이번에는 왼손을 뻗어 빈 공간에 집어넣었고, 그 역시 천천히 줄어들며 손목에 채워졌다.
챙!
딸랑!!
양 손목을 부딪쳐 팔찌를 부딪치자 맑은 소리와 함께 발울 소리가 하나로 울려 퍼졌다.
각각 아홉 개씩 팔찌 안에 숨겨진 방울들이 공명을 한 것이었다.
파지지지직!
기묘한 소음이 사원 안을 울렸다.
시바신의 부조 안쪽에 새겨져 있던 마법진들이 부서지는 소리였다.
‘후우, 완벽하게 폐쇄했다. 얼마 안 있으면 사원이 무너질 테니 묻혀 버리기 전에 이곳을 떠나야 한다.’
마법진에서 흘러나오는 에너지가 막히며 암석층을 건드려 대략 1시간 정도면 무너질 터였다.
이제 임무를 완수한 터라 곧바로 이탈해야 했기에 사원을 떠나려 했다.
퍼석!
이동하려는 순간, 부조상의 다리 밑에 제단 형태로 만들어진 암석이 먼지처럼 부서졌다.
‘응?’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돌가루 위로 삐죽하게 솟아난 것 때문에 곧바로 떠날 수가 없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돌가루들을 헤치고 보니 여러 가지 물건들이 나왔다.
‘뭔지는 모르지만 유물인 것 같으니 챙겨 넣자.’
등에 둘러멨던 백팩을 벗어 유물로 보이는 것들을 집어넣고는 다시 등에 멨다.
‘가자.’
타타타탁!
시바신의 사원을 빠져 나와 팀원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쾅!
콰콰콰쾅!!!!
그곳에서는 팀원들과 중국 쪽 진성능력자들이 아직도 전투를 지속하고 있었다.
풍계의 능력을 지니고 있는 능력자의 손짓을 따라 바람의 창이 매섭게 몰아치는 가운데도 팀원들은 능숙하게 피하며 강화계 능력자와 공방을 주고받고 있었다.
‘생명력까지 사용하고 있다니…….’
금방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팀원들이 고전을 하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두 능력자는 자신의 생명을 도외시한 듯 삶의 근원이 되는 생명력을 짜내어 팀원들을 압박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지체하게 된다.’
두 시간을 약속했지만 형이 유인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더군다나 이곳을 막고 있는 인식 차단 장치는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터라 가동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기에 서둘러야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갈 수가 있는 상황이다.
‘안 되겠다.’
다른 이의 생명을 앗아가는 일은 할 수 없지만, 어떻게 하든지 놈들을 처리해야 했기에 나서야 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바람의 창을 날리는 놈을 향해 손을 들어 올렸다.
피―잉!
퍽!
공간을 격하고 날아간 청동검이 그의 미간에 박혔다.
내 존재를 알아차리고 흠칫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내가 쏘아 낸 공격을 막지는 못했다.
하나를 처리하고 나니 위기를 느낀 강화계 능력자가 자신이 담고 있는 에너지를 폭주시킨 후 팀원들의 공격을 무시하고 곧장 나에게로 달려왔다.
피―익!
퍽!
강철처럼 단단해진 자신의 육체를 믿고 있었겠지만, 내가 쏘아 낸 청동검은 그가 움직이는 순간 미간을 뚫고 들어가고 있었다.
― 조금 있으면 인식 차단 장치가 가동을 멈추니 곧바로 빠져나간다.
인식 차단 장치는 에너지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멈추고 폭발해 버리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안에 갇혀 있던 의지와 텔레파시가 곧바로 빠져나가 적들에게 이곳의 상황을 알릴 것이기에 최대한 빨리 벗어나야 했다.
타타타탁!
쾅!
사원을 빠져나오자 우리가 숨어 있던 언덕 위에서 인식 차단 장치가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 더는 시간이 없군.’
결계의 힘이 사라지자 위험을 경고하는 의지가 사방으로 퍼지는 것이 느껴졌다.
― 서둘러라.
형과 약속한 장소로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지금 시간 정도면 놈들은 에너지 발생 장치를 찾아냈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곳에서 퍼져 나간 의지를 느꼈다면 급히 돌아올 것이기에 최대한 서둘렀다.
지나쳐간 흔적들이 조금은 남겠지만 그대로 두고 동쪽으로 최대한 내달렸다.
그리 눈에 띄는 흔적도 아니고, 앞으로 두 시간 후면 대자연의 경이로움이 지워 버릴 것이기 때문이었다.
상급 마나석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전투 슈트를 입었던 터라 시속 80킬로미터에 육박하는 속도를 낼 수 있었다.
한 시간을 달려 약속된 장소로 갔으니 작전 지역에서 꽤나 먼 거리를 움직인 셈이다.
형을 비롯한 다른 조원들과 비공정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터라 숨을 고르며 사방을 경계한 채 휴식을 취했다.
20여 분이 지났을 까, 멀리서 달려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모두 무사하군.’
우리가 있는 곳으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는 형을 비롯해 다른 조원들이었다.
― 다들 고생했다. 잠시 뒤에 비공정이 도착할 테니 쉬고 있도록.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모습이 고생한 흔적이 역력했지만 위로의 말을 하지는 않았다.
사방을 경계하며 나름대로 쉬고 있는 팀원들을 뒤로하고 손등 피부 아래 삽입한 스킨 패널을 열어 통신 장비와 접속했다.
― 작전 완료. 귀환을 부탁한다.
작전을 수행하는 동안 대기권을 벗어난 곳에 머물고 있는 비공정을 호출했지만,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답신이 들려오지 않았다.
‘뭔가 잘못됐다.’
뒤통수에 소름이 일었다.
대변혁이 일어나던 날 태어난 나는 철이 든 후에야 내게서 일어난 1차 각성의 본질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알파팀에 들어온 후 수많은 작전을 수행하며 내 본질인 심연의 심안이 가진 또 다른 특성을 발견했다.
바로 진실을 마주 볼 수 있는 특성이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웬만한 이상은 미리 알아차릴 수 있었는데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내가 이상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라면 적어도 초월급에 다다른 진성능력자가 개입했거나, 광범위 인식 차단 장치를 가동한 것이 분명하다.’
인식하지 못했을 때는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자마자 강렬한 위기감이 뇌리를 스친 것을 보면 누군가 개입한 것이 확실했다.
‘이건 정말 위험하다.’
알파팀에 들어온 이후 여러 가지 위험을 겪어 왔지만 이번에 느껴지는 것만큼은 아니었기에 소름이 끼쳤다.
― 비공정과 연락이 되지 않는 것을 보면 우리 작전이 노출된 것 같다.
― 그게 무슨 말이야, 대장?
― 알파팀에 들어 온 이후로 처음 느껴보는 위기다. 위험할지 모르니 다들 주의하도록 해라.
단순한 이야기였지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내 기시감이 엄청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팀원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 대장, 앞으로 어떻게 할 건데?
― 일단 이곳을 벗어난 후 본토로 향한다.
― 하지만 만만치 않은 거리인데 괜찮겠어?
― 비공정과 연락이 되지 않는 이상, 지금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밖에는 없으니 할 수 없다. 각자 비상 에너지는 챙겨 뒀을 테니 곧바로 이동한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작전 지역에서 멀어지는 일이다.
비슷한 작전을 여러 번 수행해 왔지만 처음으로 중국에서 수행하는 것이라 다들 비상 상황에 대비했을 터였기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 마나석 수량과 에너지 잔량을 확인하고 전투 장비를 점검해라.
다들 전투 슈트의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상급 마나석을 교체한 후 장비를 점검했다.
― 이동한다.
준비가 끝난 뒤에 대기 장소를 벗어나 북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본토로 가자면 동쪽으로 가야하지만 북쪽으로 향한 이유는 러시아와의 국경선이 가까워서다.
러시아 쪽으로 가게 되면 안면이 있는 이들을 통해 본토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가 문제인데…….’
제1장 (3)
쾅!
콰콰쾅!!
전투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듯 폭음이 들린 후에 먼지가 일었다.
시간을 정확하게 맞추어야 하는 일이라 빠르게 게이트를 닫아야 했다.
팀원들이 능력자는 아니지만 중심부에 있는 자들 정도는 충분히 저지할 수 있기에 서둘러 움직였다.
‘저 모습은 파괴의 신이라는 시바로군.’
일렁이는 횃불이 벽면에 걸려 있었고, 사원의 동굴 벽면에 거대한 부조로 새겨진 시바신의 모습이 보였다.
‘저곳이군.’
희미하게 에너지 파동이 느껴지는 곳을 보니 게이트가 발생하려는 곳은 시바신의 미간 부위였다.
‘으음, 시바신을 새긴 것 자체가 마법진을 숨기기 위한 것이었나? 이 정도면 아주 오래 전에 새겨진 것이로군.’
겉으로 드러난 모습은 무척이나 위엄이 넘치는 모습이었는데 암석 안에 마법진이 형성되어 있었다.
마법진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파동이 미간으로 집중되어 에너지가 충전되면 게이트가 열리는 방식이었다.
다른 대차원을 연결하는 마법진을 설치할 수 있다면 큰일이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시간이 얼마 없으니 서두르자.’
시바신의 부조상은 대략 10미터가 넘었다.
게이트가 열리는 곳이 천정에 가까운 곳이라 꽤나 까다로운 작업이 될 것 같아 서두르기로 했다.
등에서 백팩을 벗어 안에 들어 있는 것들을 꺼냈다.
18자루의 손바닥 크기만 한 청동검과 천경이라 부르는 동경, 그리고 공령이라 불리는 팔찌 형태의 방울이었다.
언뜻 비수처럼 보이는 청동검을 하나씩 양손으로 잡고 시바를 향해 던졌다.
슈슉!
푸푹!
청동검이 틀어박힌 곳은 시바신의 발이었다.
슈슈슈슛슉!
푸푸푸푸푹!
연속해서 청동검을 다시 날려 하단전과 중단전 그리고 상단전에 각각 하나씩, 그리고 양 손에도 박아 넣었다.
푹!
마지막으로 청동검을 하나를 잡아 시바신의 부조상 아래 지면에 박아 넣었다.
‘후우, 힘들군. 이제 마지막이다.’
능력자도 아닌 내가 암석으로 이루어진 부조상과 지면에 청동검을 박아 넣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에너지를 끌어와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전투 슈트를 사용했음에도 힘에 부친다.
마지막 하나를 박아 넣어야 하기에 몸 안으로 밀려들어오는 전투 슈트의 에너지를 추슬렀다.
쐐―애액!
푹!
전력을 다해 던졌기에 파공음을 낸 청동검이 천정에 깊숙하게 틀어박혔다.
우르르르!
우우우웅!!!
마법진을 차단하고 에너지가 미간으로 집중되는 것을 막은 탓에 암석으로 이루어진 사원의 벽면이 심하게 떨리며 공명음을 토해냈다.
‘아직 더 남았다.’
활성화되지는 않았지만 게이트의 형태는 형성이 되어 있었기에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었다.
휘―이익!
청동으로 만들어진 동경을 시바신의 미간을 향해 던졌다.
티―잉!!
날아가던 동경이 미간을 마주하고 허공에 멈췄다.
지―이이잉!
미간의 에너지와 동경이 공명을 하며 소리가 흘러나왔다.
‘후우, 마지막이다.’
손에 쥐고 있던 공령을 곧바로 천정에 박힌 청동검을 향해 던졌다.
딸랑!
맑은 방울 소리와 함께 공령이 울어 댔다.
공령의 소리가 울려 퍼지자 동경에 녹색의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고, 미간에서 발산되고 있던 에너지가 아주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금 허공에 멈춰 서 있는 동경은 시바신의 미간에서 맴돌고 있는 이차원의 에너지를 흡수하고 있었다.
차원과 차원을 연결하는 것이 게이트인 만큼 거대한 에너지가 움직이고 있었지만, 공령은 무사히 에너지를 담아낼 수 있었다.
‘이제 회수하자.’
임무가 끝나자 동경과 공령이 아래로 떨어져 내린 후 내 눈앞에서 멈춰 섰다.
― 제자리로 돌아 와라.
내 의지에 따라 건곤을 상징하는 하늘과 땅에 박힌 것과 마법진을 억제하기 위해 시바신의 부조에 박아 넣은 청동검들이 일제히 빠져 나와 동경을 향해 날아왔다.
스스스스스!
청동검들은 차원 에너지가 맴돌고 있는 동경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뒤를 이어 팔찌 형태의 모습을 한 공령이 커지더니 동경의 테두리를 따라 달라붙었다.
뒤이어 동경의 모습이 점차 희미해지기 시작했고, 완전히 사라진 후에 공령의 비어 있는 안쪽 공간을 향해 오른손을 들이 밀었다.
그러자 공령이 점점 줄어들더니 팔찌처럼 손목에 맞춰줬다.
그럼에도 허공에는 또 하나의 공령이 남아 있었는데, 바로 천경이 공령에 의해 변화된 모습이었다.
오른손을 빼내고 이번에는 왼손을 뻗어 빈 공간에 집어넣었고, 그 역시 천천히 줄어들며 손목에 채워졌다.
챙!
딸랑!!
양 손목을 부딪쳐 팔찌를 부딪치자 맑은 소리와 함께 발울 소리가 하나로 울려 퍼졌다.
각각 아홉 개씩 팔찌 안에 숨겨진 방울들이 공명을 한 것이었다.
파지지지직!
기묘한 소음이 사원 안을 울렸다.
시바신의 부조 안쪽에 새겨져 있던 마법진들이 부서지는 소리였다.
‘후우, 완벽하게 폐쇄했다. 얼마 안 있으면 사원이 무너질 테니 묻혀 버리기 전에 이곳을 떠나야 한다.’
마법진에서 흘러나오는 에너지가 막히며 암석층을 건드려 대략 1시간 정도면 무너질 터였다.
이제 임무를 완수한 터라 곧바로 이탈해야 했기에 사원을 떠나려 했다.
퍼석!
이동하려는 순간, 부조상의 다리 밑에 제단 형태로 만들어진 암석이 먼지처럼 부서졌다.
‘응?’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돌가루 위로 삐죽하게 솟아난 것 때문에 곧바로 떠날 수가 없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돌가루들을 헤치고 보니 여러 가지 물건들이 나왔다.
‘뭔지는 모르지만 유물인 것 같으니 챙겨 넣자.’
등에 둘러멨던 백팩을 벗어 유물로 보이는 것들을 집어넣고는 다시 등에 멨다.
‘가자.’
타타타탁!
시바신의 사원을 빠져 나와 팀원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쾅!
콰콰콰쾅!!!!
그곳에서는 팀원들과 중국 쪽 진성능력자들이 아직도 전투를 지속하고 있었다.
풍계의 능력을 지니고 있는 능력자의 손짓을 따라 바람의 창이 매섭게 몰아치는 가운데도 팀원들은 능숙하게 피하며 강화계 능력자와 공방을 주고받고 있었다.
‘생명력까지 사용하고 있다니…….’
금방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팀원들이 고전을 하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두 능력자는 자신의 생명을 도외시한 듯 삶의 근원이 되는 생명력을 짜내어 팀원들을 압박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지체하게 된다.’
두 시간을 약속했지만 형이 유인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더군다나 이곳을 막고 있는 인식 차단 장치는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터라 가동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기에 서둘러야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갈 수가 있는 상황이다.
‘안 되겠다.’
다른 이의 생명을 앗아가는 일은 할 수 없지만, 어떻게 하든지 놈들을 처리해야 했기에 나서야 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바람의 창을 날리는 놈을 향해 손을 들어 올렸다.
피―잉!
퍽!
공간을 격하고 날아간 청동검이 그의 미간에 박혔다.
내 존재를 알아차리고 흠칫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내가 쏘아 낸 공격을 막지는 못했다.
하나를 처리하고 나니 위기를 느낀 강화계 능력자가 자신이 담고 있는 에너지를 폭주시킨 후 팀원들의 공격을 무시하고 곧장 나에게로 달려왔다.
피―익!
퍽!
강철처럼 단단해진 자신의 육체를 믿고 있었겠지만, 내가 쏘아 낸 청동검은 그가 움직이는 순간 미간을 뚫고 들어가고 있었다.
― 조금 있으면 인식 차단 장치가 가동을 멈추니 곧바로 빠져나간다.
인식 차단 장치는 에너지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멈추고 폭발해 버리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안에 갇혀 있던 의지와 텔레파시가 곧바로 빠져나가 적들에게 이곳의 상황을 알릴 것이기에 최대한 빨리 벗어나야 했다.
타타타탁!
쾅!
사원을 빠져나오자 우리가 숨어 있던 언덕 위에서 인식 차단 장치가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 더는 시간이 없군.’
결계의 힘이 사라지자 위험을 경고하는 의지가 사방으로 퍼지는 것이 느껴졌다.
― 서둘러라.
형과 약속한 장소로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지금 시간 정도면 놈들은 에너지 발생 장치를 찾아냈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곳에서 퍼져 나간 의지를 느꼈다면 급히 돌아올 것이기에 최대한 서둘렀다.
지나쳐간 흔적들이 조금은 남겠지만 그대로 두고 동쪽으로 최대한 내달렸다.
그리 눈에 띄는 흔적도 아니고, 앞으로 두 시간 후면 대자연의 경이로움이 지워 버릴 것이기 때문이었다.
상급 마나석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전투 슈트를 입었던 터라 시속 80킬로미터에 육박하는 속도를 낼 수 있었다.
한 시간을 달려 약속된 장소로 갔으니 작전 지역에서 꽤나 먼 거리를 움직인 셈이다.
형을 비롯한 다른 조원들과 비공정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터라 숨을 고르며 사방을 경계한 채 휴식을 취했다.
20여 분이 지났을 까, 멀리서 달려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모두 무사하군.’
우리가 있는 곳으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는 형을 비롯해 다른 조원들이었다.
― 다들 고생했다. 잠시 뒤에 비공정이 도착할 테니 쉬고 있도록.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모습이 고생한 흔적이 역력했지만 위로의 말을 하지는 않았다.
사방을 경계하며 나름대로 쉬고 있는 팀원들을 뒤로하고 손등 피부 아래 삽입한 스킨 패널을 열어 통신 장비와 접속했다.
― 작전 완료. 귀환을 부탁한다.
작전을 수행하는 동안 대기권을 벗어난 곳에 머물고 있는 비공정을 호출했지만,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답신이 들려오지 않았다.
‘뭔가 잘못됐다.’
뒤통수에 소름이 일었다.
대변혁이 일어나던 날 태어난 나는 철이 든 후에야 내게서 일어난 1차 각성의 본질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알파팀에 들어온 후 수많은 작전을 수행하며 내 본질인 심연의 심안이 가진 또 다른 특성을 발견했다.
바로 진실을 마주 볼 수 있는 특성이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웬만한 이상은 미리 알아차릴 수 있었는데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내가 이상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라면 적어도 초월급에 다다른 진성능력자가 개입했거나, 광범위 인식 차단 장치를 가동한 것이 분명하다.’
인식하지 못했을 때는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자마자 강렬한 위기감이 뇌리를 스친 것을 보면 누군가 개입한 것이 확실했다.
‘이건 정말 위험하다.’
알파팀에 들어온 이후 여러 가지 위험을 겪어 왔지만 이번에 느껴지는 것만큼은 아니었기에 소름이 끼쳤다.
― 비공정과 연락이 되지 않는 것을 보면 우리 작전이 노출된 것 같다.
― 그게 무슨 말이야, 대장?
― 알파팀에 들어 온 이후로 처음 느껴보는 위기다. 위험할지 모르니 다들 주의하도록 해라.
단순한 이야기였지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내 기시감이 엄청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팀원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 대장, 앞으로 어떻게 할 건데?
― 일단 이곳을 벗어난 후 본토로 향한다.
― 하지만 만만치 않은 거리인데 괜찮겠어?
― 비공정과 연락이 되지 않는 이상, 지금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밖에는 없으니 할 수 없다. 각자 비상 에너지는 챙겨 뒀을 테니 곧바로 이동한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작전 지역에서 멀어지는 일이다.
비슷한 작전을 여러 번 수행해 왔지만 처음으로 중국에서 수행하는 것이라 다들 비상 상황에 대비했을 터였기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 마나석 수량과 에너지 잔량을 확인하고 전투 장비를 점검해라.
다들 전투 슈트의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상급 마나석을 교체한 후 장비를 점검했다.
― 이동한다.
준비가 끝난 뒤에 대기 장소를 벗어나 북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본토로 가자면 동쪽으로 가야하지만 북쪽으로 향한 이유는 러시아와의 국경선이 가까워서다.
러시아 쪽으로 가게 되면 안면이 있는 이들을 통해 본토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가 문제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