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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통제사 1권 (2화)

제 1장 (2)




내 이름은 윤성찬이고, 1차 각성자다.

대변혁이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에너지의 흐름을 읽어내는 심연의 심안이라는 본질을 각성했다.

특별하고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세상 모든 사람이 자신이 가지고 본질을 각성한 상황이니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2차 각성을 통해 진성능력자로 거듭나지 않는 한, 대변혁 이전의 보통 사람이나 마찬가지니 말이다.

아버지처럼 엔지니어 계통이나 음악 계통의 본질을 각성했다면 좋았을 텐데 에너지의 흐름을 읽어내는 심연의 심안이라니, 정말 재수가 없는 것 같다.

덕분에 이렇게 팀원들과 함께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반중력 비행 장치인 비공정에 타고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내 본질에 불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수많은 작전을 경험해 본 바로는 에너지의 흐름을 안정화시키는 일이 내 적성에 맞는 것 같으니.

더군다나 작전을 수행하는 동안 내 본질이 가지고 있는 사명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내 사명은 다른 것이 아니라 세상을 움직이는 기반이 되는 에너지의 흐름을 바른 쪽으로 안정화시키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터전을 지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투 슈트를 통해 내 본질이 가진 능력의 일부만 사용할 수 있는 상태라 2차 각성을 통해 진짜 진성능력자가 되면 어떤 능력을 가지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나는 지금 팀원들과 함께 지구 대차원과 연결이 된 차원이 아닌 다른 대차원과 연결이 될 것이 확실해 보이는 게이트를 제거하기 위해 비공정에 탑승한 상태다.

세상과 세상, 그리고 차원과 차원을 연결하는 게이트 중에서 지구 대차원이 아닌 다른 대차원과 연결이 된 것들이 제거하는 것이 나와 알파팀원들의 임무다.

다른 대차원과 연결이 된 게이트를 지우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게이트가 완전히 열린다면 이질적인 에너지가 쏟아져 들어와 지구를 비롯해 지구 대차원에 존재하는 여러 차원들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 쉽게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지구 대차원을 형성하는 에너지 기반이 흔들리면, 자칫 작은 차원 정도는 그야말로 순식간에 소멸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지구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르지만 대한민국에는 차원 위기 대응 센터라는 것이 있다.

지구 대차원에 존재하는 차원 간에 교류가 이루어지는 게이트가 나타난 이후 설립된 곳으로, 위기 상황 발생 시 이를 처리하는 곳이다.

이 외에도 차원 위기 대응 센터에서는 차원 간의 이해가 상충되는 일들을 조율하는 등 여러 가지 다른 일들을 하고 있다.

한시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다른 대차원과의 연결을 막는 것이다.

대변혁 이후 지구 대차원에 속한 차원들에 흐르고 있는 에너지들이 안정이 되고 다른 대차원으로 나갈 준비가 완료가 될 때까지 말이다.

‘으음, 이제 멀지 않았군.’

스텔스 기능을 가진 비공정이 반중력을 이용해 기동을 시작한 후부터 시간이 많이 지났다.

이제 슬슬 목적지에 도착한 것인지 녹색등이 켜졌다.

― 낙하 3분 전! 낙하 3분 전!

점등과 동시에 기내에서 흘러나오는 방송을 들으며 팀원들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동안 여러 번 해왔던 돌발 게이트를 처리하는 것이기에 팀원들의 움직임에는 긴장감이라고는 없었다.

― 매번 하는 비슷한 임무라고는 하지만, 이번 작전은 중국 쪽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다들 긴장해라.

오늘 작전을 수행하는 지역은 국내가 아니다.

방심은 모든 사건 사고의 시작이기에 스킨 패널을 통해 무선 장비와 접속한 후 팀원들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 걱정 마슈, 대장!

― 걱정도 정도껏 해야지. 저것도 병이야, 병!

말들을 저렇게 하고 있지만 팀원들의 기세가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정도면 문제는 없겠군. 형이 잘 이끌어 줄 테니 별 다른 일은 없겠지.’

― 정체가 들킨다면 전면전을 다시 치를 수도 있으니 흔적이 남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해라.

다를 베테랑이라 별다른 문제는 없겠지만 곧바로 다시 주의를 주었다.

중국과의 전쟁이 끝난 지도 20년이 흘렀다.

대변혁의 날에 태어난 나는 그때 아주 어려서 직접 겪지는 못했지만 아주 대단했다고 들었다.

능력자들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거의 일방적인 승리였다고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다르다.

15억에 달하는 인구 대국답게 중국에 수많은 진성능력자가 출현한 덕분에 지금은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

자칫 이번 작전이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중국과의 전쟁이 다시 벌어질 수도 있는 일이니 말이다.

― 가온, 이번 작전은 자네가 이끄는 유인조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놈들이 대상지의 게이트를 거의 파악한 만큼 전격적으로 치고 빠져야 할 시간을 벌어야 하니 말이다.

― 걱정 마쇼, 대장. 두 시간 정도는 충분히 놈들을 끌고 다닐 수 있으니까.

― 부탁한다.

우리 팀원들은 전부 암호명으로 불린다.

지금 내 지시를 받은 가온도 진짜 이름이 아니라 팀에서 부르는 암호명이다.

가온은 팀원들 중에 내 진짜 신분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내 사촌 형이기도 하고, 같이 입대하고 알파팀에 들어왔으니 모를 수가 없다.

‘그나저나 지구 대차원과 연결된 차원이 아니라 중국에서 지속적으로 다른 대차원과 연결된 게이트가 발생하고 있다니 뭔가 수작을 부리고 있는 것이 틀림없는 것 같은데…….’

중국 땅에서 알려지지 않은 대차원을 연결하는 게이트가 계속해서 발생할 줄은 정말 예상 밖의 일이었다.

요사이 지구 대차원 밖의 차원과 연결되는 게이트가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중국 땅에서 발생하는 빈도가 일반적인 통계와는 다르게 현저하게 높아지고 있다는 브리핑 때문에 긴장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작전에 투입되기 전에 개인적인 정보망을 통해 알아본 바로는 아무래도 게이트가 발생하는 것이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중국 정부의 손을 타고 있는 것 같으니 말이다.

‘어차피 이번 작전이 끝나고 나면 조사를 해야 하니까 일단 접어두자. 게이트를 닫는데 필요한 시간은 이십 분이면 충분할 거다. 형이 이끄는 유인조가 포진하고 있는 놈들의 이목을 돌리면 문제가 없을 테니. 이런, 벌써 시간이 됐군.’

낙하할 시간이 됐음을 알리는 램프가 점멸하기 시작했으니 개인적인 의문점은 잠시 접어야 할 시간이다.

‘자, 이제 시작해 볼까.’

소리 없이 비공정의 문이 열렸다.

기압차를 막아주는 슈트와 일체형 고글을 착용하고 있어 문제는 없다.

파파파파파파파파팟!

팀원들이 곧바로 비공정에서 뛰어내리기 시작했고, 나는 맨 마지막으로 낙하를 했다.

파르르르!

낙하산 없이 뛰어내리는 것이지만 위험해질 일은 하나도 없다.

피피핏!

낙하를 한 후 곧바로 전투 슈트의 팔과 다리에 장착된 윙이 튀어 나왔으니 말이다.

쐐애애액!

공기와의 마찰로 인해 파공성이 아주 크지만 상관할 필요가 없다.

이를 대비해 소리를 차단하는 마법이 사용되고 있으니까.

자유낙하와 비행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가운데 빠르게 목표 지점까지 날아가고 있다.

아주 빠른 속도로 날아가고 있지만 충돌에 대한 걱정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목표에 다다랐을 때 반중력 아이템을 사용하면 그만이니 말이다.

‘지금!’

파앗!

목표 지점에 도착하는 순간, 중력을 거스르며 대기가 출렁인다.

팀원들의 몸이 허공에 멈췄고,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선 후에 곧바로 지정된 위치로 가서 사방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 에너지 유동 상태는?

― 감지기를 사용하는 에너지 유동은 없습니다.

― 작전지역까지 이동하는 데 장애는 있나?

― 이곳부터 게이트 발생할 예상 지점까지 2킬로미터 구간 안에서 우리를 알아차린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대장.

― 좋아.

주변 상황을 살펴보니 이상은 없는 것 같아 계획한 대로 작전이 끝날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 모두 움직인다. 가온이 이끄는 조는 우회해서 다른 지역에 에너지 발생기를 심고, 나머지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작전지역으로 이동한다.

지시가 있자마자 형이 자신들의 조원을 이끌고 좌측으로 움직였다.

게이트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파동과 유사하게 발생하는 장치를 설치해 놈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다.

형이 데려간 다섯 명의 조원들이 제 역할을 다해줄 것이기에 나는 두 명의 조원을 이끌고 작전 지역으로 향했다.

‘브리핑을 받은 대로라면 놈들은 게이트가 어디 있는지 정확한 위치를 모르고 있다.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으니 에너지 발생 장치를 가동시키면 놈들은 반드시 움직일 것이다.’

작전지역에 포진하고 있는 중국 쪽 능력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서브로 마련한 일이지만, 효과는 확실할 것이기에 빠른 시간 내에 작전을 마쳐야 한다.

‘중국 내부라서 그런 건가? 목표 지점까지 매복을 하나도 설치하지 않았군.’

매복이나 초소 같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은신하기로 한 지역까지 가는 동안 중국 쪽 능력자들과는 한 번도 조우하지 않아 차질이 빚어질 염려는 없을 것 같다.

우리가 목표로 하고 있는 곳은 거대한 암석군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암석군 중에는 아주 오래 전에 만들어진 석굴 사원이 있는데, 그 안에 지구 대차원과는 연결되지 않은 대차원과 통하는 게이트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 센터의 분석 결과였다.

은밀히 이동하는 가운데 속도를 높여 마침내 작전지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저긴가? 저쪽으로 가야겠군.’

― 도착했다. 지금부터 은신 지역까지는 기밀 기동한다.

센터로부터 받은 아티팩트를 이용해 소음과 에너지 발산을 차단하며 미리 파악해 놓은 곳으로 은밀히 이동했다.

‘달이 밝아서 다행이군.’

석굴 사원이 있는 암석군은 움푹 파인 분지 쪽에 위치해 있었는데, 야간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도착한 언덕 위에서는 매우 잘 보였다.

‘포진하고 있는 놈들이 모두 열다섯 명이군.’

감각을 열어 주변 상황을 살펴보니 석굴 사원 밖에 열 명이, 그리고 안에 다섯 명이 있는 것이 포착되었다.

사원 안쪽은 정확히 파악이 되지 않지만 바깥쪽에서 육안으로 보이는 것은 단 두 명뿐이었는데, 나머지는 은신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유인조가 목표 지점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자.’

에너지 발생기를 설치하기까지 한 시간 정도 남았다.

게이트와 유사한 파동이 발생하면 반드시 움직일 것이기에 숨어 있을 필요가 있었다.

― 모두 이곳에 비트를 파고 은신한다. 놈들이 움직이고 난 후 십오 분이 지나면 작전을 개시한다.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팀원들이 주변에 있는 땅이 밀려나고 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지금 땅속에 은신하는 방법은 팀원들이 가진 능력이 아니라 전투 슈트에 장착된 기능이었는데, 마법으로 땅을 밀어내고 가라앉듯 숨는 것이었다.

에너지를 차단하는 인식 제어 장치가 가동되는 터라 초월급의 능력자가 아니면 절대 알아차릴 수 없는 은신 방법이다.

‘숨자.’

나도 땅속으로 파고든 후, 은신한 채 놈들이 움직이기를 기다렸다.

얼마 후, 약속한 대로 형이 움직였는지 암석군 쪽에서 부산함이 느껴졌다.

‘시작했나?’

형이 가동시킨 에너지 발생 장치의 파동을 감지한 것이 분명했다.

‘후후후, 파동의 패턴이 완전히 같으니 움직이지 않고는 못 배길 거다. 더군다나 그곳은…….’

놈들도 에너지 감식 장치를 가지고 있으니 갈팡질팡하는 것도 오래가지 않을 터였다.

형이 에너지 발생 장치를 가동시킨 곳은 고대 신화를 간직한 유적지였으니 말이다.

‘예상대로 움직이는군.’

아니나 다를까, 밖에 있는 자들과 사원 안쪽에 있는 자들이 형이 있는 곳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역시, 남는 자들이 있군.’

밖에 있는 자들은 전부 자리를 떴지만 사원 안에는 두 명이 남아 있다.

에너지의 패턴이 같더라도 처음 게이트 발생 조짐이 발견된 곳이니 떠나지 않고 감시를 할 생각인 것 같다.

― 모두 나와라.

수하들에게 지시를 내리자 떠오르듯 땅속에서 올라왔다.

― 사원 안에 두 명이 남았다. 최대한 빨리 처리를 해라. 놈들을 처리하는 동안 게이트를 닫겠다. 가자.

짧게 작전을 설명하고는 곧바로 암석군을 향해 달려 내려갔다.

사원 근처에 도착하자 진성능력자들답게 우리의 기척을 알아차린 것인지 사원 안이 부산해졌다.

‘연락을 하려 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내려오기 전에 인식 차단 장치를 가동시켜서 유선을 물론이고, 무선도 모두 차단되었다.

거기다가 마법이나 초능력을 이용한 텔레파시까지 모두 차단되었기에 연락할 방법이 없을 테니 당황스러울 것이다.

사원에 들어서기 직전, 안에서 에너지가 팽창하는 것이 느껴진다.

― 하나는 강화계, 하나는 원소계다. 원소계는 풍계 같으니 조심하도록.

사원으로 들어서며 능력자들의 성향을 팀원들에게 알려주고 난 뒤, 옆쪽 통로로 빠져 다른 곳으로 갔다.

놈들이 지키고 있는 곳은 사원이 중심부이기는 하지만 게이트가 열리는 곳은 아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