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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화공 약품을 챙기는 순간부터 생각해 놓은 것을 만들려면 시간이 별로 없다.
곧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음식 재료들의 일부를 다듬어 기름과 화공 약품을 이용해 필요한 성분을 추출했다. 거기다가 독초를 잘게 다져서 나온 즙을 첨가해 1차 독액을 만들었다.
‘이대로 그냥 쓰면 바로 들키니까.’
프라이팬을 꺼내 소금을 볶았다. 소금을 볶으면서 독액을 한 방울씩 골고루 떨어트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금의 색깔이 연한 잿빛으로 변했다. 소장 놈이 몸에 좋다고 구해온 죽염과 같은 색깔이다.
소금에 골고루 독이 스며든 것을 확인한 후, 잘게 부쉈다.
죽염이 들어 있는 통을 하수구에 비우고 독으로 물든 소금으로 채워 넣었다.
‘이제 먹고 싶어 하는 요리를 만들게 말만 흘리면 된다. 지금쯤 송이가 나올 철이니…….’
소장 놈은 버섯 요리를 좋아한다.
특히나 송이버섯은 제철이 되면 삼시 세끼 모두 먹을 정도로 광적으로 좋아한다.
세상이 변한 후부터 위도별로 기후가 많이 바뀌었다. 이곳은 옛날 한반도 남쪽의 기후와 비슷해서 여름으로 들어가기 직전인 지금이 송이가 나올 시기다.
소장 새끼는 송이 이야기를 들으면 반드시 캐오라고 할 테고, 즉석에서 구워 먹을 테니 독이 든 소금이 쓰일 것이다.
송이를 먹는 순간 소금은 곧바로 녹아들어 놈들을 죽일 것이다. 조금이라도 침에 닿으면 곧바로 흡수되니 말이다.
“조금 쉬었냐?”
“오늘은 점심 배급이 없어서요. 이제부터 저녁 급식을 만들어야죠.”
“그래라. 그런데 차훈아.”
“예, 아저씨.”
“요새가 송이를 채취할 시기냐?”
“왜요?”
“아까 소장님이 송이버섯 이야기를 하셨다.”
작년 이맘때쯤 송이를 채취해 온 적이 있었다. 그것을 기억하고 있던 모양이다.
‘크크크, 하늘이 나를 버리지 않으시는구나.’
나로서는 무척이나 잘된 일이다. 일부러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이제 막 여름 송이가 나올 시기기는 하지요. 그 장교님께 대접한다고 하시던가요?”
“그래, 모레 오후에 떠나신다고 송이버섯 구이를 대접하고 싶으신 모양이다.”
“여름 송이가 나올 때가 됐기는 한데 보지 않아서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럼 지금 바로 가서 둘러보고 오도록 해라. 송이가 나왔는지 말이다.”
“지금요? 저녁 급식은 어떻게 하고요.”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어서 다녀와라. 송이가 나오지 않았거나 상태가 시원치 않으면 곤란하니 말이다.”
“알았어요.”
곧바로 주방을 나섰다. 출입구로 가서 초소에 있는 경비병에게 이야기를 했다.
“소장님이 송이 좀 캐가지고 오라고 하셨는데요.”
“잠깐 기다려라.”
종종 있어왔던 일이라 연락을 할 모양이다. 자석식 전화기를 들고 전화를 건다.
“꼬마 놈이 송이를 채취하러 가야 한다고 해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수화기를 타고 비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잠시 기다려라.
“예.”
― 소장님께서 허락하신 일이다. 감찰관 동지께서 드실 것을 채취하러 가는 것이니 통과시키라. 그리고 당분간은 그 아이가 버섯을 채취하러 다닐 것 같으니 편의를 봐주도록.
“알겠습니다.”
주방장 아저씨가 내가 초소로 오는 동안 말을 한 모양이다. 편의까지 봐주라고 하니, 잘된 일이다.
“소장님께서 허락을 하셨다고 하니 통과시켜 주마. 해가 지기 전에 돌아와야 한다. 돌아오지 않아도 찾으러 가지 않을 것이다.”
“알았어요.”
경비병이 문을 열어주자 곧바로 송이가 나는 곳으로 갔다. 얼마 전에 싸리버섯을 채취하며 봐둔 곳이다.
송이가 날 만한 곳을 찾아 떨어진 솔잎을 헤쳤다.
‘다행이다.’
실하게 올라온 놈들이 제법 있다.
갓이 피지 않은 것이 최상급이지만, 일부러 피기 직전의 것들을 골라서 채취했다. 내일 놈들을 독살할 계획을 위해서다.
갓이 활짝 피기 전의 송이버섯을 있는 대로 채취하니 꽤 많은 양이다.
‘이 정도면 됐고, 어디 보자.’
송이 채취를 끝낸 후 주변 지형을 살폈다. 숲까지 들어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재보기 위해서다.
‘충분하다. 놈들이 알아차리기 전까지 숲으로 들어오면 된다.’
계획대로 되고 시간 조절만 잘하면 독살한 것이 들키기 전에 숲으로 들어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전에 아저씨가 말씀하신 곳이…….’
강신 아저씨가 말해주었던 곳을 찾기 위해 산등성이 쪽을 살폈다. 뭔가 햇빛에 반짝이는 것 같더니, 상공 위로 희미하게 무지개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보인다.
‘저기다.’
폭포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아저씨가 말씀해 주신 대로다. 폭포가 있다면 해가 지기 전에 숲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폭포라면 해가 지더라도 문제는 없을 것이다. 괴물들은 물에 아주 취약하다고 했으니까.’
급조한 계획이지만 생각한 대로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니 탈출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다.
‘늦었다. 해가 지기 전에 돌아가자.’
어둠이 내려오면 괴물들이 어슬렁거린다. 잡아먹히지 않으려면 지금 돌아가야 한다.
타타타탁!
주변 지형을 살필 필요가 없기에 수용소까지 달려갔다.
“송이는 채취한 거냐?”
“제법 채취는 했는데 소장님이 원하시는 송이를 따려면 내일 또 나가야 할 것 같아요.”
“알았다.”
“여기요.”
송이를 얻으려고 일부러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모르지 않기에 문을 열려고 하는 초소장에게 미리 챙겨둔 것들을 꺼내 건넸다.
“우리 것도 있냐?”
“제법 많이 땄어요. 충분하니까 나눠 드세요.”
“고맙다. 어서 들어가라.”
“예, 아저씨.”
초소장이 직접 문을 열어주었다. 안으로 들어간 후, 곧바로 주방으로 갔다. 주방으로 가니 아저씨가 기다리고 계셨다.
“여기요.”
“오, 양이 많구나.”
“내일이면 활짝 필 것 같아 모두 캐 왔어요. 다음 것이 나오려면 내일 오후나 될 것 같아서요.”
“으음, 그러면 지금 캐 온 것으로 내일 점심 대접을 해야 한다는 말이로구나.”
“그럴 거예요. 냉장고에 보관하면 내일 점심까지는 괜찮을 거예요.”
“알았다. 소장님께 보고를 드리고 오마.”
아저씨가 소장에게 보고를 드리러 간다. 예상한 대로다. 그럴 줄 알고 일부러 그런 것만 채취를 해 왔으니 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저씨가 돌아왔다.
“뭐라고 하세요?”
“지금 캐 온 것으로 대접을 하라고 하신다. 그러고는 내일 또 캐 오라고 하시는구나. 저녁에 드신다고 말이다.”
“알았어요. 그렇게 할게요.”
이것 역시 예상한 대로다. 오늘 채취한 것으로 대접을 끝낸 후에 싱싱한 것으로 만찬을 즐길 생각인 것 같다.
“오늘 고생했다.”
“별말씀을요. 언제나 하는 일인데요, 뭘.”
“그리고 좋은 소식이 있다. 소장님께서 상으로 내일은 송이 캐 오는 것만 하고 이틀은 쉬라고 하셨다.”
“이틀이나 쉬라고요? 내일 아침은요?”
“내가 한 해장국이 별로신지 밤새 대좌 동지와 같이 계시다가 그곳에서 드시고 온다고 하더구나.”
“알았어요. 그럼 이틀 쉬니까 내일 아침에는 소장실 청소나 해드려야겠네요.”
“후후후, 녀석. 내가 말씀을 드리도록 하마. 저녁 준비는 내가 모두 끝내 뒀으니 막사로 가서 쉬어라.”
“예, 아저씨.”
막사로 돌아가기 위해 주방을 나섰다.
‘전부 계획대로 되었다. 더군다나 놈이 자리를 비운다니 더욱 잘됐다. 그놈에게 줄 것은 따로 챙기는 것 같았으니, 돌아와서 곧바로 비밀 금고를 확인하지는 않겠지.’
내일 놈들이 독을 먹게 한 후, 이곳을 탈출할 생각이다.
이틀을 쉬게 되면 청소하는 날이 지나 버리기에 자연스럽게 소장실을 청소할 기회를 만들었다.
곧 죽을 놈이 감춰둔 것을 그냥 놔두고 갈 수는 없다.
소장 새끼가 사람 목숨을 하찮게 여길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니 말이다.
언젠가는 다른 놈들에게 발견될 테니 나중에라도 녹색 광석이 뭔지 알아내면 유용하게 쓸 생각이다.
‘아직 일하고 있을 시간이구나.’
연병장을 가로질러 막사로 돌아와 보니 아직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았다.
‘계획을 한 번 점검해 보자.’
막사 안에서 쉬면서 탈출 계획을 점검했다.
‘식량은 됐고, 지형은 아저씨가 말씀하신 대로다.’
탈출하면서 먹을 식량은 숨겨놓은 것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고작 사흘 치뿐이지만 원하는 곳까지 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양이다.
지형을 보니 강신 아저씨가 말해준 것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폭포만 활용할 수 있다면 밤이 되기 전에 숲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문제는 독이 얼마나 빨리 발작하느냐인데… 약효가 빠르다고 했으니 아저씨가 수발을 들러 식당으로 들어가면 곧바로 움직여야 할 것 같다. 전채를 먹고 난 후에 곧바로 송이를 굽기 시작할 테니까.’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 세운 계획이다.
오랫동안 지켜본 터라 주방장 아저씨와 소장 놈의 성향은 누구보다 잘 아는 나다.
급조한 계획이지만 빈틈이 없어 보인다.
‘오는구나.’
사람들이 돌아오는 것 같다.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들어온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그런지 다들 피곤한 모습이다.
몇 사람이 뒤늦게 들어온다. 막사로 귀환하며 급식을 받아온 모양이다.
검은 빵이 하나씩 배급되었다. 국물조차 없는 그냥 맨빵뿐이다.
‘개새끼들!’
먹는 것으로 사람을 길들이는 놈들이다. 그것도 뭔지 알 수 없는 재료로 만들어진 빵으로 말이다.
‘그래도 먹어야겠지.’
체력을 비축해야 했기에 쥐처럼 갉아 먹었다. 취침 시간까지 다 먹지 못해 누워서 갉아 먹었다.
다 먹고 나니 잠이 오지 않는다. 내일을 위해 잠을 자야했지만 눈을 감으니 맞아 죽어가는 스승님의 얼굴이 떠올라 잘 수가 없다.
‘잠을 못 잘 바에야 지금 먹어두자.’
옷 춤에 감춰둔 육포를 꺼냈다. 쥐를 잡아 만든 육포를 잘게 찢어 씹으며 밤이 지나기를 기다렸다.
정말 긴 밤이다.
화공 약품을 챙기는 순간부터 생각해 놓은 것을 만들려면 시간이 별로 없다.
곧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음식 재료들의 일부를 다듬어 기름과 화공 약품을 이용해 필요한 성분을 추출했다. 거기다가 독초를 잘게 다져서 나온 즙을 첨가해 1차 독액을 만들었다.
‘이대로 그냥 쓰면 바로 들키니까.’
프라이팬을 꺼내 소금을 볶았다. 소금을 볶으면서 독액을 한 방울씩 골고루 떨어트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금의 색깔이 연한 잿빛으로 변했다. 소장 놈이 몸에 좋다고 구해온 죽염과 같은 색깔이다.
소금에 골고루 독이 스며든 것을 확인한 후, 잘게 부쉈다.
죽염이 들어 있는 통을 하수구에 비우고 독으로 물든 소금으로 채워 넣었다.
‘이제 먹고 싶어 하는 요리를 만들게 말만 흘리면 된다. 지금쯤 송이가 나올 철이니…….’
소장 놈은 버섯 요리를 좋아한다.
특히나 송이버섯은 제철이 되면 삼시 세끼 모두 먹을 정도로 광적으로 좋아한다.
세상이 변한 후부터 위도별로 기후가 많이 바뀌었다. 이곳은 옛날 한반도 남쪽의 기후와 비슷해서 여름으로 들어가기 직전인 지금이 송이가 나올 시기다.
소장 새끼는 송이 이야기를 들으면 반드시 캐오라고 할 테고, 즉석에서 구워 먹을 테니 독이 든 소금이 쓰일 것이다.
송이를 먹는 순간 소금은 곧바로 녹아들어 놈들을 죽일 것이다. 조금이라도 침에 닿으면 곧바로 흡수되니 말이다.
“조금 쉬었냐?”
“오늘은 점심 배급이 없어서요. 이제부터 저녁 급식을 만들어야죠.”
“그래라. 그런데 차훈아.”
“예, 아저씨.”
“요새가 송이를 채취할 시기냐?”
“왜요?”
“아까 소장님이 송이버섯 이야기를 하셨다.”
작년 이맘때쯤 송이를 채취해 온 적이 있었다. 그것을 기억하고 있던 모양이다.
‘크크크, 하늘이 나를 버리지 않으시는구나.’
나로서는 무척이나 잘된 일이다. 일부러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이제 막 여름 송이가 나올 시기기는 하지요. 그 장교님께 대접한다고 하시던가요?”
“그래, 모레 오후에 떠나신다고 송이버섯 구이를 대접하고 싶으신 모양이다.”
“여름 송이가 나올 때가 됐기는 한데 보지 않아서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럼 지금 바로 가서 둘러보고 오도록 해라. 송이가 나왔는지 말이다.”
“지금요? 저녁 급식은 어떻게 하고요.”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어서 다녀와라. 송이가 나오지 않았거나 상태가 시원치 않으면 곤란하니 말이다.”
“알았어요.”
곧바로 주방을 나섰다. 출입구로 가서 초소에 있는 경비병에게 이야기를 했다.
“소장님이 송이 좀 캐가지고 오라고 하셨는데요.”
“잠깐 기다려라.”
종종 있어왔던 일이라 연락을 할 모양이다. 자석식 전화기를 들고 전화를 건다.
“꼬마 놈이 송이를 채취하러 가야 한다고 해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수화기를 타고 비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잠시 기다려라.
“예.”
― 소장님께서 허락하신 일이다. 감찰관 동지께서 드실 것을 채취하러 가는 것이니 통과시키라. 그리고 당분간은 그 아이가 버섯을 채취하러 다닐 것 같으니 편의를 봐주도록.
“알겠습니다.”
주방장 아저씨가 내가 초소로 오는 동안 말을 한 모양이다. 편의까지 봐주라고 하니, 잘된 일이다.
“소장님께서 허락을 하셨다고 하니 통과시켜 주마. 해가 지기 전에 돌아와야 한다. 돌아오지 않아도 찾으러 가지 않을 것이다.”
“알았어요.”
경비병이 문을 열어주자 곧바로 송이가 나는 곳으로 갔다. 얼마 전에 싸리버섯을 채취하며 봐둔 곳이다.
송이가 날 만한 곳을 찾아 떨어진 솔잎을 헤쳤다.
‘다행이다.’
실하게 올라온 놈들이 제법 있다.
갓이 피지 않은 것이 최상급이지만, 일부러 피기 직전의 것들을 골라서 채취했다. 내일 놈들을 독살할 계획을 위해서다.
갓이 활짝 피기 전의 송이버섯을 있는 대로 채취하니 꽤 많은 양이다.
‘이 정도면 됐고, 어디 보자.’
송이 채취를 끝낸 후 주변 지형을 살폈다. 숲까지 들어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재보기 위해서다.
‘충분하다. 놈들이 알아차리기 전까지 숲으로 들어오면 된다.’
계획대로 되고 시간 조절만 잘하면 독살한 것이 들키기 전에 숲으로 들어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전에 아저씨가 말씀하신 곳이…….’
강신 아저씨가 말해주었던 곳을 찾기 위해 산등성이 쪽을 살폈다. 뭔가 햇빛에 반짝이는 것 같더니, 상공 위로 희미하게 무지개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보인다.
‘저기다.’
폭포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아저씨가 말씀해 주신 대로다. 폭포가 있다면 해가 지기 전에 숲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폭포라면 해가 지더라도 문제는 없을 것이다. 괴물들은 물에 아주 취약하다고 했으니까.’
급조한 계획이지만 생각한 대로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니 탈출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다.
‘늦었다. 해가 지기 전에 돌아가자.’
어둠이 내려오면 괴물들이 어슬렁거린다. 잡아먹히지 않으려면 지금 돌아가야 한다.
타타타탁!
주변 지형을 살필 필요가 없기에 수용소까지 달려갔다.
“송이는 채취한 거냐?”
“제법 채취는 했는데 소장님이 원하시는 송이를 따려면 내일 또 나가야 할 것 같아요.”
“알았다.”
“여기요.”
송이를 얻으려고 일부러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모르지 않기에 문을 열려고 하는 초소장에게 미리 챙겨둔 것들을 꺼내 건넸다.
“우리 것도 있냐?”
“제법 많이 땄어요. 충분하니까 나눠 드세요.”
“고맙다. 어서 들어가라.”
“예, 아저씨.”
초소장이 직접 문을 열어주었다. 안으로 들어간 후, 곧바로 주방으로 갔다. 주방으로 가니 아저씨가 기다리고 계셨다.
“여기요.”
“오, 양이 많구나.”
“내일이면 활짝 필 것 같아 모두 캐 왔어요. 다음 것이 나오려면 내일 오후나 될 것 같아서요.”
“으음, 그러면 지금 캐 온 것으로 내일 점심 대접을 해야 한다는 말이로구나.”
“그럴 거예요. 냉장고에 보관하면 내일 점심까지는 괜찮을 거예요.”
“알았다. 소장님께 보고를 드리고 오마.”
아저씨가 소장에게 보고를 드리러 간다. 예상한 대로다. 그럴 줄 알고 일부러 그런 것만 채취를 해 왔으니 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저씨가 돌아왔다.
“뭐라고 하세요?”
“지금 캐 온 것으로 대접을 하라고 하신다. 그러고는 내일 또 캐 오라고 하시는구나. 저녁에 드신다고 말이다.”
“알았어요. 그렇게 할게요.”
이것 역시 예상한 대로다. 오늘 채취한 것으로 대접을 끝낸 후에 싱싱한 것으로 만찬을 즐길 생각인 것 같다.
“오늘 고생했다.”
“별말씀을요. 언제나 하는 일인데요, 뭘.”
“그리고 좋은 소식이 있다. 소장님께서 상으로 내일은 송이 캐 오는 것만 하고 이틀은 쉬라고 하셨다.”
“이틀이나 쉬라고요? 내일 아침은요?”
“내가 한 해장국이 별로신지 밤새 대좌 동지와 같이 계시다가 그곳에서 드시고 온다고 하더구나.”
“알았어요. 그럼 이틀 쉬니까 내일 아침에는 소장실 청소나 해드려야겠네요.”
“후후후, 녀석. 내가 말씀을 드리도록 하마. 저녁 준비는 내가 모두 끝내 뒀으니 막사로 가서 쉬어라.”
“예, 아저씨.”
막사로 돌아가기 위해 주방을 나섰다.
‘전부 계획대로 되었다. 더군다나 놈이 자리를 비운다니 더욱 잘됐다. 그놈에게 줄 것은 따로 챙기는 것 같았으니, 돌아와서 곧바로 비밀 금고를 확인하지는 않겠지.’
내일 놈들이 독을 먹게 한 후, 이곳을 탈출할 생각이다.
이틀을 쉬게 되면 청소하는 날이 지나 버리기에 자연스럽게 소장실을 청소할 기회를 만들었다.
곧 죽을 놈이 감춰둔 것을 그냥 놔두고 갈 수는 없다.
소장 새끼가 사람 목숨을 하찮게 여길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니 말이다.
언젠가는 다른 놈들에게 발견될 테니 나중에라도 녹색 광석이 뭔지 알아내면 유용하게 쓸 생각이다.
‘아직 일하고 있을 시간이구나.’
연병장을 가로질러 막사로 돌아와 보니 아직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았다.
‘계획을 한 번 점검해 보자.’
막사 안에서 쉬면서 탈출 계획을 점검했다.
‘식량은 됐고, 지형은 아저씨가 말씀하신 대로다.’
탈출하면서 먹을 식량은 숨겨놓은 것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고작 사흘 치뿐이지만 원하는 곳까지 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양이다.
지형을 보니 강신 아저씨가 말해준 것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폭포만 활용할 수 있다면 밤이 되기 전에 숲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문제는 독이 얼마나 빨리 발작하느냐인데… 약효가 빠르다고 했으니 아저씨가 수발을 들러 식당으로 들어가면 곧바로 움직여야 할 것 같다. 전채를 먹고 난 후에 곧바로 송이를 굽기 시작할 테니까.’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 세운 계획이다.
오랫동안 지켜본 터라 주방장 아저씨와 소장 놈의 성향은 누구보다 잘 아는 나다.
급조한 계획이지만 빈틈이 없어 보인다.
‘오는구나.’
사람들이 돌아오는 것 같다.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들어온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그런지 다들 피곤한 모습이다.
몇 사람이 뒤늦게 들어온다. 막사로 귀환하며 급식을 받아온 모양이다.
검은 빵이 하나씩 배급되었다. 국물조차 없는 그냥 맨빵뿐이다.
‘개새끼들!’
먹는 것으로 사람을 길들이는 놈들이다. 그것도 뭔지 알 수 없는 재료로 만들어진 빵으로 말이다.
‘그래도 먹어야겠지.’
체력을 비축해야 했기에 쥐처럼 갉아 먹었다. 취침 시간까지 다 먹지 못해 누워서 갉아 먹었다.
다 먹고 나니 잠이 오지 않는다. 내일을 위해 잠을 자야했지만 눈을 감으니 맞아 죽어가는 스승님의 얼굴이 떠올라 잘 수가 없다.
‘잠을 못 잘 바에야 지금 먹어두자.’
옷 춤에 감춰둔 육포를 꺼냈다. 쥐를 잡아 만든 육포를 잘게 찢어 씹으며 밤이 지나기를 기다렸다.
정말 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