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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제7장
의식을 분리해 사방으로 퍼트렸다.
‘여전히 시끄럽군.’
수용소가 조용하기는 하지만 떠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이야기할 뿐이다.
예민해진 의식에 걸려드는 소리들을 분리해 낸다.
내가 필요한 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하나둘 걸러내다 보니 수용소 밖을 벗어났다.
이제부터 1킬로미터 정도까지는 적막하다. 탈출자를 쉽게 발견하기 위해서 나무를 전부 베어낸 탓에 아무것도 없다.
벌판을 지나면 관목으로 이루어진 작은 숲이 나타난다. 200미터 정도 되는 구간이다.
이곳에는 작은 동물들이 살고 있다. 스승님께 교육을 받은 대로 동물들의 기운을 하나하나 느끼며 어떤 놈들인지 확인을 해본다.
아주 미세한 걸음으로 움직이는 놈이 포착된다.
‘족제비로군. 사냥을 하러 나온 모양이다.’
다시 소리를 걸러내고 의식을 확장한다. 관목 숲을 지나면 아름드리나무들이 가득한 진짜 숲이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위험한 지역이지. 악마들이 살고 있으니 말이야.’
숲에 있는 것들이 뭔지는 모른다. 다만 아주 흉포한 기운을 간직하고 있는 놈들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눈에 걸리는 생명체는 가차 없이 찢어발겨 잡아먹는다. 언젠가 스승님께서 곰이라고 알려주신 놈을 느낀 적이 있는데, 1분도 되지 않아 찢어 죽여 잡아먹을 정도다.
‘괴물이라 불려도 시원치 않지만, 놈들이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이런 놈들을 사냥하는 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소리 없이 움직이며 단번에 괴물들을 두 조각 내버리는 자들이 말이다.
스승님은 그들을 능력자라고 했다.
스팟을 이용해 대한민국의 군인들을 모두 이계로 보내 버리고, 단번에 멸망시킬 때 이면에서 작전을 주도한 것이 바로 그들이었다.
‘으음, 오늘은 열 명뿐이군.’
맴을 도는 것처럼 수용소 주변을 돌며 괴물들을 죽인다. 오늘은 전보다 많은 개체가 놈들의 손에 죽었다.
‘아무래도 내일 올 자 때문인가 보군.’
보통은 다섯 명 정도인데 두 배나 동원을 한 것을 보면, 내일 올 감찰반 때문인 것 같다.
‘괴물들이 나타나지 않는 낮부터 움직인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하는 것을 보면 오는 자가 보통이 아닌 모양이군.’
쓸데없는 짓을 하는 것을 보면 이번에는 꽤나 고위급이 오는 모양이다.
‘대단한 기운이다. 스승님 말씀대로 내가 상대하기에는 아직 무리다.’
꽤나 많은 수련을 했지만, 나로서는 하나도 감당하기 힘든 상대들이다. 감추고 있는 내력도 저들에 비해서는 많이 달리고 말이다.
천천히 기감을 줄이며 주변을 확인한다.
탈출하기 위한 루트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수용소를 감싸는 주변 전체를 하나하나 느끼는 작업이다. 상당히 성공적이다.
‘지형지물이 변한 것은 없구나. 이제 그만 끝내자.’
의식을 천천히 거두어들였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나?’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다시 배식이 시작되고 있었다.
“어서 먹도록 해라.”
“예.”
눈을 뜬 후, 스승님과 함께 빵과 국물로 식사를 했다. 먹을 것이 못 되지만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한다. 국물을 흡수한 빵을 되도록 천천히 씹었다.
식사가 끝난 후에 자리에 누웠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침상에 누워 피곤했던 하루를 마감하고 있었다.
“후우…….”
잠자리에 든 후, 할아버지가 알려주신 호흡을 계속했다.
천호라 불리는 심법이다. 심법이 운용되고 내력이 물결처럼 혈맥을 따라 돈다.
‘너무 빠르구나.’
나도 모르게 전보다 더 맹렬히 돌리고 있다. 아마도 부모님과 할아버지가 사라지신 날이라서 그런가 보다.
벌써 열흘째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는 중이다. 감찰반 놈들이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아서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작업이 늦게 끝났다.
‘뭘 그리 처먹는지…….’
식사가 끝난 후에도 술에, 요리에 정신이 없었다.
때문에 일이 늦게까지 끝나지 않아 오늘도 막사로 돌아오는 시간이 늦었다.
경비병이 출입문을 열어줘서 수용 구역으로 들어간 후 막사로 갔다.
‘뭐지?’
막사 안이 시끄럽다. 소리가 흘러나오지는 않지만, 웅성거림이 끊이지 않는다. 문을 열자 웅성거림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무슨 일이에요?”
“장씨가 죽었다.”
“장석 아저씨가요?”
“그래.”
‘이상한 일이다. 어제 그렇게 좋아했는데…….’
광산 안에서 녹색이 감도는 특이한 모양의 광석을 발견해 하루 쉬게 되었다고 좋아했던 장석 아저씨다. 소장이 그것을 가지고 갔는데, 가져가는 대신 오늘 하루 먹을 것과 휴식을 줬다고 말이다.
‘으음, 누군가에게 맞아 죽었다.’
다닥다닥 붙인 침상 위에 죽어 있는 장석 아저씨가 있다.
부릅뜬 두 눈을 보니 보통 죽음은 아니다. 아저씨를 조심스럽게 살폈다. 겉모습은 멀쩡해 보이지만 입가에 피를 흘린 것을 보면 내부가 박살 나 단번에 죽은 것이 틀림없다.
‘능력자가 손을 쓴 것이 틀림없다. 다른 이유가 없는데…….’
장석 아저씨는 누구에게 원한을 질 만한 사람이 아니다. 특히나 능력자라면 더욱 그렇다.
‘역시나 그 광석 때문인가?’
금고 속에 있는 광석이 떠올랐다. 소장이 돈이 될 만해서 모으고 있는 것이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장석 아저씨의 죽음을 보면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광석을 발견했다는 것만으로 아저씨를 죽일 정도라면 특별한 비밀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광석에는 아무런 기운도 없었는데…….’
내 품속에는 소장 놈의 금고에서 훔쳐 낸 녹색 광석이 있다. 몇 번을 살펴봤지만 진짜 색만 조금 특이할 뿐, 아무런 특이점도 없는 광석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장석 아저씨가 죽음을 당할 이유는 이것밖에는 없다. 일단 스승님께 말씀을 드려야겠구나.’
언젠가 지나가듯 소장 놈이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이곳에 눌러앉은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아무래도 녹색 광석 때문인 것이 분명하니 틈을 내서 의논을 드려야 할 것 같다.
“무엇을 그리 생각하느냐. 어서 경비병을 불러라.”
“예, 스승님.”
스승님의 말씀에 밖으로 나가 경비병을 불렀다.
“아저씨!”
“무슨 일이냐?”
“빨리 와보세요. 사람이 죽었어요.”
“알았다.”
내 말에 출입구 바깥에 있는 경비병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역시 알고 있었군.’
약간은 놀라야 정상인데 아무렇지 않은 표정인 것을 보면 장씨 아저씨가 죽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막사로 들어간 경비병은 곧장 침상으로 갔다.
“비켜라!”
사람들이 비켜서자 경비병은 장씨 아저씨를 살폈다.
“쯔쯧, 정말 죽었군. 골골하더니… 귀찮게 됐군.”
쓸데없는 말을 던진 경비병은 장석 아저씨를 곧바로 들쳐 업더니 밖으로 나갔다.
‘씹어 먹을 새끼들!’
사람들이 막사를 빠져나간 사이, 누군가 들어와 장석 아저씨를 해쳤을 것이다. 철조망으로 출입이 통제된 곳을 누가 드나드는데 경비병이 모를 수가 없었다. 알고 있으면서도 저러는 것을 보니 울화가 치밀었다.
화가 나 호흡이 거칠어졌기 때문인지 스승님께서 조용히 손을 잡으신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막사 문이 닫히고 나자 다들 피곤한 몸을 침상에 뉘었다. 사람이 죽어 나가는 것이 아주 흔한 일이라서 감정마저 죽어버린 것 같다. 어제만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을 도우려 애쓰던 장석 아저씨였는데 말이다.
그래도 장씨 아저씨가 죽어 나간 곳은 비어 있다. 하루만 지나면 누군가가 자겠지만, 나름대로의 추모 방식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급식이 주어졌다. 다들 힘겨운 모습으로 끼니를 때운 후에 곧바로 잠이 들었다.
“스승님.”
사람들이 모두 잠이 든 것을 확인한 후, 스승님을 불렀다.
“무슨 일이냐?”
“장석 아저씨는 소장이 죽인 것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기다려라.”
스승님께서 주변에 결계를 치셨다. 곧 나와 스승님만의 공간이 만들어졌다.
“장석이를 소장이 죽이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
“그러니까…….”
나는 소장의 집무실에서 발견한 비밀 금고에서 녹색 광석을 발견한 일과 장씨 아저씨가 광산에서 겪은 일을 말씀드렸다.
“으음, 그랬구나. 네 말대로 소장이 손을 쓴 것 같구나. 그래, 녹색 광석이 어떤 것이냐?”
“여기요.”
주머니에 숨겨둔 것을 꺼내 스승님께 보여 드렸다.
“으음.”
손으로 만지면서 한참을 들여다보시더니 다시 나에게 주셨다.
“이건 네가 간직하고 있어라. 위험할지도 모르니 누구에게도 그것을 보여주지 말거라. 그리고 장석이가 그것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도 하지 마라. 너를 가르치는 이들에게도 말이다. 알아들었느냐?”
“알겠습니다.”
스승님이 심각한 어조로 말씀하셨기에 따르기로 했다.
‘녹색 광석에 대해 스승님께서도 아는 모양이구나. 상당히 심각한 눈빛을 하고 계셨는데…….’
녹색 광석을 살피실 때 눈빛이 많이 흔들리셨다.
스승님의 말씀을 따르기로는 했지만, 녹색 광석에 대해 궁금해졌다.
당신이 아시는 것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가르쳐 주셨는데, 녹색 광석에 대해서는 한 번도 이야기를 해주신 적이 없어서다.
‘이유가 있으실 것이다. 때가 되면 알려주시겠지.’
사람을 해칠 정도로 중요한 것은 분명했다. 생각이 깊으신 분이기에 궁금증을 접었다. 굳이 묻지 않아도 때가 되면 알려주실 테니 말이다.
“어서 자라. 내일도 일이 많을 것이다.”
“예, 스승님.”
나도 계속된 접대로 약간은 피곤했기에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제7장
의식을 분리해 사방으로 퍼트렸다.
‘여전히 시끄럽군.’
수용소가 조용하기는 하지만 떠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이야기할 뿐이다.
예민해진 의식에 걸려드는 소리들을 분리해 낸다.
내가 필요한 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하나둘 걸러내다 보니 수용소 밖을 벗어났다.
이제부터 1킬로미터 정도까지는 적막하다. 탈출자를 쉽게 발견하기 위해서 나무를 전부 베어낸 탓에 아무것도 없다.
벌판을 지나면 관목으로 이루어진 작은 숲이 나타난다. 200미터 정도 되는 구간이다.
이곳에는 작은 동물들이 살고 있다. 스승님께 교육을 받은 대로 동물들의 기운을 하나하나 느끼며 어떤 놈들인지 확인을 해본다.
아주 미세한 걸음으로 움직이는 놈이 포착된다.
‘족제비로군. 사냥을 하러 나온 모양이다.’
다시 소리를 걸러내고 의식을 확장한다. 관목 숲을 지나면 아름드리나무들이 가득한 진짜 숲이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위험한 지역이지. 악마들이 살고 있으니 말이야.’
숲에 있는 것들이 뭔지는 모른다. 다만 아주 흉포한 기운을 간직하고 있는 놈들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눈에 걸리는 생명체는 가차 없이 찢어발겨 잡아먹는다. 언젠가 스승님께서 곰이라고 알려주신 놈을 느낀 적이 있는데, 1분도 되지 않아 찢어 죽여 잡아먹을 정도다.
‘괴물이라 불려도 시원치 않지만, 놈들이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이런 놈들을 사냥하는 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소리 없이 움직이며 단번에 괴물들을 두 조각 내버리는 자들이 말이다.
스승님은 그들을 능력자라고 했다.
스팟을 이용해 대한민국의 군인들을 모두 이계로 보내 버리고, 단번에 멸망시킬 때 이면에서 작전을 주도한 것이 바로 그들이었다.
‘으음, 오늘은 열 명뿐이군.’
맴을 도는 것처럼 수용소 주변을 돌며 괴물들을 죽인다. 오늘은 전보다 많은 개체가 놈들의 손에 죽었다.
‘아무래도 내일 올 자 때문인가 보군.’
보통은 다섯 명 정도인데 두 배나 동원을 한 것을 보면, 내일 올 감찰반 때문인 것 같다.
‘괴물들이 나타나지 않는 낮부터 움직인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하는 것을 보면 오는 자가 보통이 아닌 모양이군.’
쓸데없는 짓을 하는 것을 보면 이번에는 꽤나 고위급이 오는 모양이다.
‘대단한 기운이다. 스승님 말씀대로 내가 상대하기에는 아직 무리다.’
꽤나 많은 수련을 했지만, 나로서는 하나도 감당하기 힘든 상대들이다. 감추고 있는 내력도 저들에 비해서는 많이 달리고 말이다.
천천히 기감을 줄이며 주변을 확인한다.
탈출하기 위한 루트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수용소를 감싸는 주변 전체를 하나하나 느끼는 작업이다. 상당히 성공적이다.
‘지형지물이 변한 것은 없구나. 이제 그만 끝내자.’
의식을 천천히 거두어들였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나?’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다시 배식이 시작되고 있었다.
“어서 먹도록 해라.”
“예.”
눈을 뜬 후, 스승님과 함께 빵과 국물로 식사를 했다. 먹을 것이 못 되지만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한다. 국물을 흡수한 빵을 되도록 천천히 씹었다.
식사가 끝난 후에 자리에 누웠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침상에 누워 피곤했던 하루를 마감하고 있었다.
“후우…….”
잠자리에 든 후, 할아버지가 알려주신 호흡을 계속했다.
천호라 불리는 심법이다. 심법이 운용되고 내력이 물결처럼 혈맥을 따라 돈다.
‘너무 빠르구나.’
나도 모르게 전보다 더 맹렬히 돌리고 있다. 아마도 부모님과 할아버지가 사라지신 날이라서 그런가 보다.
벌써 열흘째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는 중이다. 감찰반 놈들이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아서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작업이 늦게 끝났다.
‘뭘 그리 처먹는지…….’
식사가 끝난 후에도 술에, 요리에 정신이 없었다.
때문에 일이 늦게까지 끝나지 않아 오늘도 막사로 돌아오는 시간이 늦었다.
경비병이 출입문을 열어줘서 수용 구역으로 들어간 후 막사로 갔다.
‘뭐지?’
막사 안이 시끄럽다. 소리가 흘러나오지는 않지만, 웅성거림이 끊이지 않는다. 문을 열자 웅성거림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무슨 일이에요?”
“장씨가 죽었다.”
“장석 아저씨가요?”
“그래.”
‘이상한 일이다. 어제 그렇게 좋아했는데…….’
광산 안에서 녹색이 감도는 특이한 모양의 광석을 발견해 하루 쉬게 되었다고 좋아했던 장석 아저씨다. 소장이 그것을 가지고 갔는데, 가져가는 대신 오늘 하루 먹을 것과 휴식을 줬다고 말이다.
‘으음, 누군가에게 맞아 죽었다.’
다닥다닥 붙인 침상 위에 죽어 있는 장석 아저씨가 있다.
부릅뜬 두 눈을 보니 보통 죽음은 아니다. 아저씨를 조심스럽게 살폈다. 겉모습은 멀쩡해 보이지만 입가에 피를 흘린 것을 보면 내부가 박살 나 단번에 죽은 것이 틀림없다.
‘능력자가 손을 쓴 것이 틀림없다. 다른 이유가 없는데…….’
장석 아저씨는 누구에게 원한을 질 만한 사람이 아니다. 특히나 능력자라면 더욱 그렇다.
‘역시나 그 광석 때문인가?’
금고 속에 있는 광석이 떠올랐다. 소장이 돈이 될 만해서 모으고 있는 것이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장석 아저씨의 죽음을 보면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광석을 발견했다는 것만으로 아저씨를 죽일 정도라면 특별한 비밀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광석에는 아무런 기운도 없었는데…….’
내 품속에는 소장 놈의 금고에서 훔쳐 낸 녹색 광석이 있다. 몇 번을 살펴봤지만 진짜 색만 조금 특이할 뿐, 아무런 특이점도 없는 광석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장석 아저씨가 죽음을 당할 이유는 이것밖에는 없다. 일단 스승님께 말씀을 드려야겠구나.’
언젠가 지나가듯 소장 놈이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이곳에 눌러앉은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아무래도 녹색 광석 때문인 것이 분명하니 틈을 내서 의논을 드려야 할 것 같다.
“무엇을 그리 생각하느냐. 어서 경비병을 불러라.”
“예, 스승님.”
스승님의 말씀에 밖으로 나가 경비병을 불렀다.
“아저씨!”
“무슨 일이냐?”
“빨리 와보세요. 사람이 죽었어요.”
“알았다.”
내 말에 출입구 바깥에 있는 경비병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역시 알고 있었군.’
약간은 놀라야 정상인데 아무렇지 않은 표정인 것을 보면 장씨 아저씨가 죽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막사로 들어간 경비병은 곧장 침상으로 갔다.
“비켜라!”
사람들이 비켜서자 경비병은 장씨 아저씨를 살폈다.
“쯔쯧, 정말 죽었군. 골골하더니… 귀찮게 됐군.”
쓸데없는 말을 던진 경비병은 장석 아저씨를 곧바로 들쳐 업더니 밖으로 나갔다.
‘씹어 먹을 새끼들!’
사람들이 막사를 빠져나간 사이, 누군가 들어와 장석 아저씨를 해쳤을 것이다. 철조망으로 출입이 통제된 곳을 누가 드나드는데 경비병이 모를 수가 없었다. 알고 있으면서도 저러는 것을 보니 울화가 치밀었다.
화가 나 호흡이 거칠어졌기 때문인지 스승님께서 조용히 손을 잡으신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막사 문이 닫히고 나자 다들 피곤한 몸을 침상에 뉘었다. 사람이 죽어 나가는 것이 아주 흔한 일이라서 감정마저 죽어버린 것 같다. 어제만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을 도우려 애쓰던 장석 아저씨였는데 말이다.
그래도 장씨 아저씨가 죽어 나간 곳은 비어 있다. 하루만 지나면 누군가가 자겠지만, 나름대로의 추모 방식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급식이 주어졌다. 다들 힘겨운 모습으로 끼니를 때운 후에 곧바로 잠이 들었다.
“스승님.”
사람들이 모두 잠이 든 것을 확인한 후, 스승님을 불렀다.
“무슨 일이냐?”
“장석 아저씨는 소장이 죽인 것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기다려라.”
스승님께서 주변에 결계를 치셨다. 곧 나와 스승님만의 공간이 만들어졌다.
“장석이를 소장이 죽이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
“그러니까…….”
나는 소장의 집무실에서 발견한 비밀 금고에서 녹색 광석을 발견한 일과 장씨 아저씨가 광산에서 겪은 일을 말씀드렸다.
“으음, 그랬구나. 네 말대로 소장이 손을 쓴 것 같구나. 그래, 녹색 광석이 어떤 것이냐?”
“여기요.”
주머니에 숨겨둔 것을 꺼내 스승님께 보여 드렸다.
“으음.”
손으로 만지면서 한참을 들여다보시더니 다시 나에게 주셨다.
“이건 네가 간직하고 있어라. 위험할지도 모르니 누구에게도 그것을 보여주지 말거라. 그리고 장석이가 그것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도 하지 마라. 너를 가르치는 이들에게도 말이다. 알아들었느냐?”
“알겠습니다.”
스승님이 심각한 어조로 말씀하셨기에 따르기로 했다.
‘녹색 광석에 대해 스승님께서도 아는 모양이구나. 상당히 심각한 눈빛을 하고 계셨는데…….’
녹색 광석을 살피실 때 눈빛이 많이 흔들리셨다.
스승님의 말씀을 따르기로는 했지만, 녹색 광석에 대해 궁금해졌다.
당신이 아시는 것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가르쳐 주셨는데, 녹색 광석에 대해서는 한 번도 이야기를 해주신 적이 없어서다.
‘이유가 있으실 것이다. 때가 되면 알려주시겠지.’
사람을 해칠 정도로 중요한 것은 분명했다. 생각이 깊으신 분이기에 궁금증을 접었다. 굳이 묻지 않아도 때가 되면 알려주실 테니 말이다.
“어서 자라. 내일도 일이 많을 것이다.”
“예, 스승님.”
나도 계속된 접대로 약간은 피곤했기에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