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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허수아비 같은 새끼들! 욕심에만 찌들어 가지고.’
차를 타고 식량 창고에 도착한 추상철은 허둥대는 경비 병력을 볼 수 있었다.
“충성!”
“경비 장교는 어디 있나?”
“숙소에 계십니다.”
“데려와라.”
추상철은 경비병으로 하여금 경비 장교를 데려오도록 했다.
얼마 있지 않아 누군가 초소로 달려왔다. 뭘 하다 왔는지 옷도 제대로 챙겨 입지 못하고 도착한 경비 장교가 추상철에게 경례를 했다.
“충성!”
짝!
추상철은 가차 없이 경비 장교의 뺨을 때렸다.
도착할 때부터 허둥대는 경비대를 보고 개판으로 근무를 서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심기가 불편하던 추상철이었다. 경비 장교인 상위의 옷차림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는 까닭에 기분이 더욱 나빠졌다.
“운전병, 넌 곧바로 저놈의 숙소로 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고 와라.”
운전병에게 지시를 내린 추상철은 노한 눈으로 경비 장교를 바라봤다. 경비 장교는 불안한 눈빛으로 추상철과 자신의 숙소를 번갈아 바라보며 눈치를 살폈다.
잠시 뒤, 운전병은 얼굴이 벌겋게 부은 소녀 하나를 데리고 초소로 돌아왔다. 소녀의 손에는 봉투 하나가 꽉 쥐여져 있었다.
“상위! 네가 뭘 잘못했는지 알고 있나?”
“대, 대좌 동지!”
“따라오도록!”
추상철은 말없이 초소를 나선 후, 창고로 향했다.
“문을 열어라.”
추상철의 지시에 경비병들이 서둘러 창고 문을 열었다. 안으로 들어선 추상철은 불을 켜게 한 후, 창고를 둘러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박상훈이 침입한 흔적을 찾을 수 있었고, 여기저기 비어 있는 물품들을 확인했다.
퍽!
주춤주춤 뒤를 따르고 있던 경비 장교의 복부에 추상철의 주먹이 틀어박혔다.
“쥐새끼가 드나드는 줄도 모르고 식량을 이용해 계집을 탐하다니. 그것도 이제 갓 초경이 지난 어린 소녀를 말이야.”
싸늘한 목소리와 함께 추상철은 자신의 허리춤에서 권총을 빼 들었다.
“대, 대좌 동지!”
“너 같은 놈은 공화국의 수치다.”
타앙!
추상철은 상위의 머리를 향해 권총을 발사했다. 눈을 부릅뜬 채 쓰러진 상위를 바라보는 경비병들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너희들의 죄는 묻지 않겠다. 하나, 다시 한 번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는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 저놈의 시체를 치우도록!”
경비병들이 벌벌 떨며 상위의 시체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시체를 끌고 나가는 경비병들을 바라보던 추상철의 눈에 소녀가 들어왔다.
운전병에게 이끌려 창고 안까지 들어온 모양이었다.
입술을 꽉 깨물고 있는 소녀의 두 볼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성정이 대단한 아이로군.’
추상철은 묘한 눈으로 소녀를 바라보았다.
비록 눈물이 흐르고 있지만, 눈동자에 어린 차가운 빛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나를 따라가겠느냐?”
“아저씨도 나를 원하는 건가요?”
“아니. 네 눈빛이 마음에 들어서다.”
“아저씨를 따라가면 굶는 일은 없는 건가요?”
쥐꼬리만큼 배급을 받지만 그것마저도 대부분 불량배들에게 빼앗겨 굶주려왔던 소녀로서는 굶는 것이 가장 큰일이었다.
“굶는 일은 없을 것이다.”
“좋아요. 그러면 아저씨를 따라갈게요.”
고아인 김소정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추상철을 따라가는 것이 가장 나아 보였다.
“가자.”
추상철은 소정을 이끌고 창고를 나섰다. 운전병이 곧바로 차를 댔고, 자신의 숙소로 돌아갔다.
“저기서 씻어라.”
추상철은 소정을 욕실로 보내 씻도록 했다. 며칠 동안 씻지 않아서인지 보기가 안 좋았다.
“고마워요.”
김소정은 욕실로 들어가 지저분한 옷을 모두 벗은 후 수도꼭지를 돌렸다.
쏴아아아!
“아!”
따뜻한 온수가 몸을 적시자 등을 따라 전율이 일었다. 샤워가 이렇게 좋은 것인지 정말 몰랐다.
“씻어야겠지.”
경비 장교의 농간으로 배급품을 불량배들에게 빼앗겨 굶주린 터라 힘이 없지만, 자신을 지켜준 사람이 몸을 요구할지도 모르기에 애써 몸을 씻었다.
몸을 다 씻은 후, 옷을 입고 욕실 밖으로 나선 소정은 잘 차려진 식탁을 볼 수 있었다.
꿀꺽!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고아원에 있을 때도 보지 못했던 음식들이 식탁 위에 잔뜩 차려져 있었다.
“배가 고픈 것 같은데, 어서 와서 먹어라.”
“머, 먹어도 되나요?”
“나도 식사를 못했다. 어서 먹자.”
“고마워요.”
소정은 식탁에 앉으며 인사했다.
배 속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지만, 추상철이 수저를 들 때까지 기다렸다.
추상철은 피식 웃으며 수저를 들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나쁘지 않은 기분이군.’
가족이 없는 추상철은 대좌가 된 이후 한 번도 누군가와 같이 식사를 한 적이 없었다. 오랜만에 겸상을 하는 것이 기분 좋았다.
식사를 끝낼 때까지 보조를 맞추며 음식을 먹던 추상철은 식사를 마치자 식탁에서 일어났다.
“따라와라.”
“예.”
2층으로 올라간 추상철은 방 하나를 가리켰다.
“오늘부터 네가 사용할 방이다. 쓰는 데 불편함은 없을 것이다.”
“고, 고마워요.”
소정이 사용하게 된 방은 욕실이 딸린 손님용 방이었다. 국회의원이 사용하던 집을 숙소로 사용하는 터라 방이 아주 많았다. 그중 하나를 내준 것뿐이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쑥스러웠다.
“양치질을 한 후에 자도록 해라.”
“알았어요.”
밤이 늦은 시간이기에 곧바로 그녀를 방으로 들여보낸 상철은 자신의 침실로 가 딸려 있는 욕실에서 양치질을 한 후 침대에 누웠다.
‘기분이 묘하군.’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라 추상철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어떻게 하지?’
이유는 다르지만 양치를 끝내고 침대에 누운 소정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나이는 많아 보여도 나쁘지 않은 사람 같았어. 여자도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았고.’
경비 장교에게 몸을 빼앗기려던 찰나에 구함을 받았다. 비록 북한의 군인이지만 가차 없이 장교를 죽이는 것을 보면 상당히 높은 직위에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래, 저 사람이라면…….’
비록 어려 보이지만 얼마 전에 고등학교를 졸업해 20살이 된 소정이었다.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서 누군가 자신을 지켜줄 사람이 필요했던 소정은 입술을 깨물었다. 추상철이라면 자신을 지켜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저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추상철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을 만한 것이 있어야 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자신이 줄 수 있는 것은 몸밖에 없었다.
“어차피 그 새끼에게 빼앗겼을 몸이다. 이렇게 머뭇거려서는 곤란해, 김소정!”
결심을 굳힌 소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섰다. 한 번도 남자를 접해보지 않은 순결한 몸이다. 결심을 하기는 했지만 상철의 방으로 가는 동안 그녀의 발걸음은 무척이나 떨렸다.
“후우∼!”
심호흡을 하고 문고리를 돌렸다.
‘자지 않고 있었어?’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자 침대에 앉아 있는 추상철을 볼 수 있었다.
“무슨 일이냐?”
“아저씨에게 절 주러 왔어요.”
“뭐? 하하,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네 방으로 돌아가서 자도록 해라.”
추상철은 짐짓 화를 내며 말했지만, 소정은 침대로 다가와 그의 앞에 섰다.
“전 어리지 않아요. 이제 스무 살이 됐어요. 그리고 전 고아예요. 아무도 절 지켜줄 사람이 없어요. 부탁이에요. 아저씨가 절 지켜주세요.”
주르르륵!
소정은 추상철이 손을 쓸 사이도 없이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던졌다.
“헉!”
신음 소리와 함께 추상철의 동공이 급격하게 흔들렸다.
‘저, 저건 인간의 몸이 아니다.’
옷을 입었을 때와는 달리 소정의 몸에는 치명적인 유혹이 담겨 있었다. 청순함과 요염함을 함께 담고 있는 그녀의 나신을 바라보는 순간, 추상철은 급격하게 이지가 흔들렸다. 정신을 차리려 애를 썼지만, 욕념이 빠르게 차올랐다.
‘내가 해온 수련이 어떤 것인데……’
무예를 수련해 온 추상철은 심법을 알고 있었다.
마음을 명경지수처럼 맑게 하는 심법이지만, 소정의 나신 앞에는 무용지물이었다.
“아저씨, 절 가지세요.”
유혹적인 말에 어느새 침대에서 일어선 추상철은 소정의 나신 앞에 섰다.
“크으, 널 갖겠다.”
“그래요, 드릴게요. 아저씨가 절 지켜줘요. 그리고 전 처음이에요.”
자신이 처음이라는 소정의 말에 추상철은 이성을 잃었다. 그대로 소정을 안고 침대로 몸을 뉘었다.
아침이 찾아오기 직전의 새벽, 40년이 되도록 순결을 지켜온 사나이의 동정이 그렇게 사라져 버렸다.
‘허수아비 같은 새끼들! 욕심에만 찌들어 가지고.’
차를 타고 식량 창고에 도착한 추상철은 허둥대는 경비 병력을 볼 수 있었다.
“충성!”
“경비 장교는 어디 있나?”
“숙소에 계십니다.”
“데려와라.”
추상철은 경비병으로 하여금 경비 장교를 데려오도록 했다.
얼마 있지 않아 누군가 초소로 달려왔다. 뭘 하다 왔는지 옷도 제대로 챙겨 입지 못하고 도착한 경비 장교가 추상철에게 경례를 했다.
“충성!”
짝!
추상철은 가차 없이 경비 장교의 뺨을 때렸다.
도착할 때부터 허둥대는 경비대를 보고 개판으로 근무를 서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심기가 불편하던 추상철이었다. 경비 장교인 상위의 옷차림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는 까닭에 기분이 더욱 나빠졌다.
“운전병, 넌 곧바로 저놈의 숙소로 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고 와라.”
운전병에게 지시를 내린 추상철은 노한 눈으로 경비 장교를 바라봤다. 경비 장교는 불안한 눈빛으로 추상철과 자신의 숙소를 번갈아 바라보며 눈치를 살폈다.
잠시 뒤, 운전병은 얼굴이 벌겋게 부은 소녀 하나를 데리고 초소로 돌아왔다. 소녀의 손에는 봉투 하나가 꽉 쥐여져 있었다.
“상위! 네가 뭘 잘못했는지 알고 있나?”
“대, 대좌 동지!”
“따라오도록!”
추상철은 말없이 초소를 나선 후, 창고로 향했다.
“문을 열어라.”
추상철의 지시에 경비병들이 서둘러 창고 문을 열었다. 안으로 들어선 추상철은 불을 켜게 한 후, 창고를 둘러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박상훈이 침입한 흔적을 찾을 수 있었고, 여기저기 비어 있는 물품들을 확인했다.
퍽!
주춤주춤 뒤를 따르고 있던 경비 장교의 복부에 추상철의 주먹이 틀어박혔다.
“쥐새끼가 드나드는 줄도 모르고 식량을 이용해 계집을 탐하다니. 그것도 이제 갓 초경이 지난 어린 소녀를 말이야.”
싸늘한 목소리와 함께 추상철은 자신의 허리춤에서 권총을 빼 들었다.
“대, 대좌 동지!”
“너 같은 놈은 공화국의 수치다.”
타앙!
추상철은 상위의 머리를 향해 권총을 발사했다. 눈을 부릅뜬 채 쓰러진 상위를 바라보는 경비병들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너희들의 죄는 묻지 않겠다. 하나, 다시 한 번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는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 저놈의 시체를 치우도록!”
경비병들이 벌벌 떨며 상위의 시체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시체를 끌고 나가는 경비병들을 바라보던 추상철의 눈에 소녀가 들어왔다.
운전병에게 이끌려 창고 안까지 들어온 모양이었다.
입술을 꽉 깨물고 있는 소녀의 두 볼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성정이 대단한 아이로군.’
추상철은 묘한 눈으로 소녀를 바라보았다.
비록 눈물이 흐르고 있지만, 눈동자에 어린 차가운 빛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나를 따라가겠느냐?”
“아저씨도 나를 원하는 건가요?”
“아니. 네 눈빛이 마음에 들어서다.”
“아저씨를 따라가면 굶는 일은 없는 건가요?”
쥐꼬리만큼 배급을 받지만 그것마저도 대부분 불량배들에게 빼앗겨 굶주려왔던 소녀로서는 굶는 것이 가장 큰일이었다.
“굶는 일은 없을 것이다.”
“좋아요. 그러면 아저씨를 따라갈게요.”
고아인 김소정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추상철을 따라가는 것이 가장 나아 보였다.
“가자.”
추상철은 소정을 이끌고 창고를 나섰다. 운전병이 곧바로 차를 댔고, 자신의 숙소로 돌아갔다.
“저기서 씻어라.”
추상철은 소정을 욕실로 보내 씻도록 했다. 며칠 동안 씻지 않아서인지 보기가 안 좋았다.
“고마워요.”
김소정은 욕실로 들어가 지저분한 옷을 모두 벗은 후 수도꼭지를 돌렸다.
쏴아아아!
“아!”
따뜻한 온수가 몸을 적시자 등을 따라 전율이 일었다. 샤워가 이렇게 좋은 것인지 정말 몰랐다.
“씻어야겠지.”
경비 장교의 농간으로 배급품을 불량배들에게 빼앗겨 굶주린 터라 힘이 없지만, 자신을 지켜준 사람이 몸을 요구할지도 모르기에 애써 몸을 씻었다.
몸을 다 씻은 후, 옷을 입고 욕실 밖으로 나선 소정은 잘 차려진 식탁을 볼 수 있었다.
꿀꺽!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고아원에 있을 때도 보지 못했던 음식들이 식탁 위에 잔뜩 차려져 있었다.
“배가 고픈 것 같은데, 어서 와서 먹어라.”
“머, 먹어도 되나요?”
“나도 식사를 못했다. 어서 먹자.”
“고마워요.”
소정은 식탁에 앉으며 인사했다.
배 속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지만, 추상철이 수저를 들 때까지 기다렸다.
추상철은 피식 웃으며 수저를 들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나쁘지 않은 기분이군.’
가족이 없는 추상철은 대좌가 된 이후 한 번도 누군가와 같이 식사를 한 적이 없었다. 오랜만에 겸상을 하는 것이 기분 좋았다.
식사를 끝낼 때까지 보조를 맞추며 음식을 먹던 추상철은 식사를 마치자 식탁에서 일어났다.
“따라와라.”
“예.”
2층으로 올라간 추상철은 방 하나를 가리켰다.
“오늘부터 네가 사용할 방이다. 쓰는 데 불편함은 없을 것이다.”
“고, 고마워요.”
소정이 사용하게 된 방은 욕실이 딸린 손님용 방이었다. 국회의원이 사용하던 집을 숙소로 사용하는 터라 방이 아주 많았다. 그중 하나를 내준 것뿐이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쑥스러웠다.
“양치질을 한 후에 자도록 해라.”
“알았어요.”
밤이 늦은 시간이기에 곧바로 그녀를 방으로 들여보낸 상철은 자신의 침실로 가 딸려 있는 욕실에서 양치질을 한 후 침대에 누웠다.
‘기분이 묘하군.’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라 추상철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어떻게 하지?’
이유는 다르지만 양치를 끝내고 침대에 누운 소정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나이는 많아 보여도 나쁘지 않은 사람 같았어. 여자도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았고.’
경비 장교에게 몸을 빼앗기려던 찰나에 구함을 받았다. 비록 북한의 군인이지만 가차 없이 장교를 죽이는 것을 보면 상당히 높은 직위에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래, 저 사람이라면…….’
비록 어려 보이지만 얼마 전에 고등학교를 졸업해 20살이 된 소정이었다.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서 누군가 자신을 지켜줄 사람이 필요했던 소정은 입술을 깨물었다. 추상철이라면 자신을 지켜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저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추상철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을 만한 것이 있어야 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자신이 줄 수 있는 것은 몸밖에 없었다.
“어차피 그 새끼에게 빼앗겼을 몸이다. 이렇게 머뭇거려서는 곤란해, 김소정!”
결심을 굳힌 소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섰다. 한 번도 남자를 접해보지 않은 순결한 몸이다. 결심을 하기는 했지만 상철의 방으로 가는 동안 그녀의 발걸음은 무척이나 떨렸다.
“후우∼!”
심호흡을 하고 문고리를 돌렸다.
‘자지 않고 있었어?’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자 침대에 앉아 있는 추상철을 볼 수 있었다.
“무슨 일이냐?”
“아저씨에게 절 주러 왔어요.”
“뭐? 하하,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네 방으로 돌아가서 자도록 해라.”
추상철은 짐짓 화를 내며 말했지만, 소정은 침대로 다가와 그의 앞에 섰다.
“전 어리지 않아요. 이제 스무 살이 됐어요. 그리고 전 고아예요. 아무도 절 지켜줄 사람이 없어요. 부탁이에요. 아저씨가 절 지켜주세요.”
주르르륵!
소정은 추상철이 손을 쓸 사이도 없이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던졌다.
“헉!”
신음 소리와 함께 추상철의 동공이 급격하게 흔들렸다.
‘저, 저건 인간의 몸이 아니다.’
옷을 입었을 때와는 달리 소정의 몸에는 치명적인 유혹이 담겨 있었다. 청순함과 요염함을 함께 담고 있는 그녀의 나신을 바라보는 순간, 추상철은 급격하게 이지가 흔들렸다. 정신을 차리려 애를 썼지만, 욕념이 빠르게 차올랐다.
‘내가 해온 수련이 어떤 것인데……’
무예를 수련해 온 추상철은 심법을 알고 있었다.
마음을 명경지수처럼 맑게 하는 심법이지만, 소정의 나신 앞에는 무용지물이었다.
“아저씨, 절 가지세요.”
유혹적인 말에 어느새 침대에서 일어선 추상철은 소정의 나신 앞에 섰다.
“크으, 널 갖겠다.”
“그래요, 드릴게요. 아저씨가 절 지켜줘요. 그리고 전 처음이에요.”
자신이 처음이라는 소정의 말에 추상철은 이성을 잃었다. 그대로 소정을 안고 침대로 몸을 뉘었다.
아침이 찾아오기 직전의 새벽, 40년이 되도록 순결을 지켜온 사나이의 동정이 그렇게 사라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