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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영웅은 마왕이 되었다
24화
“부하를 방패로 쓰다니, 좋은 보스는 아니군.”
“내가 키운 부하들이다. 나를 위해 죽는다면 영광스러운 일이지.”
같잖은 말을 하며 죽은 부하를 내던진 노예사냥꾼 보스가 냅다 달려들었다. 무겁고 느린 양날 도끼를 휘둘러서는 시안을 맞출 수 없다고 판단해 전력투구를 시도한 것이다.
암흑탄 한 발을 쏘아낸 후 회피 동작을 준비하는 시안.
하지만 팔을 교차해 암흑탄을 받아낸 칼카스가 몸을 뒤틀며 주먹을 내질렀다. 솥뚜껑처럼 거대한 주먹이 향한 곳은 시안으로부터 한참 떨어진 땅바닥이다.
“이게 바로 나의 필살기다. 크아아앗! 대지 뒤엎기!”
짐승과도 같은 함성을 내지르는 칼카스의 주먹에 마력이 모여들었다.
바닥을 강타하자 잔잔한 수면에 돌을 던져 넣은 것처럼 맞닿은 곳을 중점 삼아 몇 차례의 파동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이런, 설마 했던 범위공격인가…….”
상정 외의 기술에 시안이 작게 혀를 찼다. 대지 뒤엎기는 격투가의 스킬이기에 설마 도끼를 다루는 전사가 사용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완벽하게 허를 찔린 것이다.
파동이 훑고 지나간 범위의 땅이 뒤집어졌다. 농기구로 마구 들쑤신 밭처럼 파이고 치솟고 돌의 파편들이 사방으로 산개한다. 대량의 흙먼지가 떠오르며 대지 속성의 마력이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해치웠나!”
칼카스가 자만이 느껴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조금 전 동료가 그의 손에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부하들이 주먹을 쥐고 허공을 찌르며 기뻐한다.
하지만 자욱하게 피어오른 먼지구름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그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그놈의 ‘해치웠나’라는 말은 말이야, 만화와 소설 전반부에 통하는 부활 주문이라고! 죽었던 놈도 관짝을 열고 뛰쳐나오겠다!”
분노한 음성과 함께 먼지 속에서 날아온 흑색의 화살이 칼카스의 미간을 노리고 쏘아졌다. 그는 반사적으로 몸을 뒤틀어 화살을 피했다. 그 대가로 그의 배후에 있던 노예사냥꾼이 머리에 화살을 적중당하고 말았다.
“으아아! 내 눈! 내 눈이 안 보여!”
바닥에 쓰러진 노예사냥꾼은 상태 이상 실명에 빠진 채 귀가 아플 만큼 비명을 질러댔다.
먼지가 흩어진 장소에서 시안은 당당하게 걸어 나왔다. 겉모습은 너덜너덜해져 있지만 범위 공격은 특징적으로 대미지가 낮다. 게다가 마력 방패를 전신에 두르기까지 해 실질적으로 시안이 받은 대미지는 그리 크지 않다.
“너희들, 뭐 하고 있어! 공격, 당장 공격해!”
칼카스의 외침에 노예사냥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달려들었다. 정규군이 아니기에 그들이 사용하는 무기는 하나같이 개성적이다.
시안은 자신의 몸을 노리고 날아드는 창의 창대 부분을 손등으로 쳐내는 것과 동시에 마검으로 공격자의 가슴을 갈랐다. 아무리 마력으로 공격력을 높이는 마검이라지만 10레벨이 넘는 NPC를 일격에 죽이기에는 다소의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미리 만들어 놓은 암흑 화살을 쏘고 마검을 크게 휘둘러 목을 베었다. 영화에서처럼 목이 단번에 잘려 나가 허공으로 튀어 오르는 일은 없었으나 길게 베인 상처로부터 꾸역꾸역 피가 흘러나왔다.
성대를 베인 까닭에 노예사냥꾼은 제대로 된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쓰러졌다.
좌측에서 날아오는 검을 마력 방패로 막아낸 시안은 우측을 향해 마검을 휘둘렀다. 마검은 시안의 목을 노리고 쏘아지던 단검을 쳐냈다. 그 순간 마검에 붉은 기운이 넘실거린다.
“공격을 적중시키지 않아도 스택은 성공적으로 쌓이는 모양이군.”
새로운 기능의 발견에 기뻐하며 시안은 추가로 한 명의 노예사냥꾼을 제압했다. 그리고 그의 심장에 검을 꽂아 넣었다.
“멍청한 자식! 지금이 기회다!”
누군가가 소리쳤다. 시안의 주위로 모여든 노예사냥꾼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찌르기는 강력한 기술이지만 일대 다수의 싸움에서는 보통 사용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찌르기의 다음 행동을 취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박힌 검을 회수해야 하는데 근육의 경직, 미는 힘보다 약한 당기는 힘 등의 방해를 받기 때문에 빼내기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 찰나의 틈은 상대방에게 기회를 준다.
하지만 평소에는 흐트러질지언정 전투에서는 몇 수 앞을 내다보고 움직이는 시안이 이리 허술하게 허점을 내보일 리가 없지 않은가.
시시각각 다가오는 위기 속에서도 그는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마검으로 3스택을 쌓으면 발동하는 스킬은 치명타를 적중시킬 경우 범위 공격으로 발동된다. 그리고 PAO에서 치명타는 확률적으로 발동하는 것이 아니라 급소를 공격했을 때 발동하지.”
그가 짙게 웃는 순간 마검으로부터 적색의 폭발이 일어났다.
시안을 중심으로 반경 5미터 가량의 범위에 마력의 불꽃이 휘몰아쳤다. 그리 넓은 범위는 아니지만 일부러 허점을 내보인 시안을 잡기 위해 모여든 노예사냥꾼 전원을 포함시키는 범위이기도 하다.
마검에 내장되어 있는 스킬은 사용자의 마력에 비례한다. PPO특전과 마왕 후보라는 직업으로 인한 높은 마력, 거기에 마검의 효과로 인해 1할이 상승된 시안의 마력은 독보적인 수준이다. 그만한 마력으로 인한 범위 공격의 대미지는 실로 위력적이었다.
단 일격. 그것만으로 노예사냥꾼들이 눈을 뒤집고 쓰러졌다. 사망한 이는 적었지만 대부분이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빈사 상태가 되었다.
“나의 대지 뒤엎기보다 강한 공격이라니…….”
부하들의 전멸을 확인한 칼카스가 아연실색한 표정을 해보였다. 그 표정을 본 시안이 통쾌한 미소를 짓는다.
이겼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였다.
“감히 내 부하들을! 이것만큼은 쓰지 않으려 했건만 어쩔 수 없군.”
이를 갈아대던 칼카스가 품에서 꺼낸 무언가를 입에 넣었다. 그것은 손바닥만 한 사이즈의 작은 묘목이었다.
신비한 분위기를 가진 묘목은 칼카스의 누런 이빨에 갈기갈기 찢어졌다.
“크, 크으윽… 끄아아아아!”
그것을 삼킨 순간 몸을 웅크린 칼카스가 이리저리 몸을 뒤틀며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질렀다.
그의 몸이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아도 거대하던 몸체가 한층 커지고 근육이 부풀어 올랐다. 입고 있는 옷이 찢어지고 드러난 피부가 나무의 껍질처럼 변화했다.
변화를 마친 칼카스는 나무 괴인이 되어 있었다. 허리가 굽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덩치가 무려 2.5미터에 달했으며, 두 팔은 땅에 질질 끌릴 정도로 크고 길어졌다.
[크흐흐, 이게 세계수의 힘인가. 몸에 힘이 넘쳐. 이대로라면 누구에게도 질 것 같지가 않아!]
가뜩이나 듣기 거북하던 칼카스의 음성이 이제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귀신의 목소리를 들어도 이만큼 소름이 끼치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일 때는 오크처럼 생겼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예 몬스터가 되어버렸군.”
[오크? 헛소리 마라. 나는 잘생긴 편이었다!]
“아무래도 너는 거울을 갖고 있지 않은 모양이네. 너는 내가 쓰고 있는 나무가면보다 못 생겼어.”
[크아아악! 죽인다. 네놈은 반드시 죽인다!]
시안의 도발에 나무 괴인 칼카스가 괴성을 내지르며 팔을 휘둘렀다. 닿지 않을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팔이 순간적으로 늘어나 시안의 머리를 노렸다.
“깜짝이야!”
다행이도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았다. 뛰어난 동체시력을 가진 시안은 공격을 파악하고 머리를 숙였다. 머리 위로 무언가가 스쳐지나가며 강한 바람을 일으켰다.
풍압을 견디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와중에도 시안은 공격을 감행했다.
우선은 상대의 강함을 확인하기 위해 가장 MP의 소모가 적은 암흑탄을 던졌다. 암흑탄은 칼카스의 복부를 때렸다.
[우습구나! 모기에 물린 것처럼 간지럽기만 하다. 그게 네놈의 전력이냐!]
“다른 것은 몰라도 튼튼한 것 하나는 분명하네.”
“키익! 우리도 왕을 돕겠다!”
시안이 노예사냥꾼들을 상대하는 사이 플레이어 전원을 도륙하는데 성공한 고블린들이 합류를 시도해 왔다.
하지만 시안은 그들의 도움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자존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해줘야 할 더 중요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너희들은 여기 있는 사람들이 도망갈 수 없도록 감시해라. 나를 도와 싸우는 것보다 그게 몇 배는 더 중요한 일이야.”
“알겠다. 왕의 명령을 따른다.”
고블린들은 시안을 돕고 싶었는지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을 하면서도 그의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을 포위했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거둔 시안은 눈앞의 적에게 정신을 집중했다.
결코 약한 상대가 아니다. 어쩌면 눈 내리는 섬의 필드 보스인 눈꽃 슬라임만큼이나 강할 수도 있다. 최소한 필드 보스급 몬스터. 단신으로 싸우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하지만 시안이 단신으로 필드 보스 몬스터에게 도전하지 않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상대방의 생명력을 전부 소진시킬 만큼의 MP와 체력이 없기 때문이지, 실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HP와 MP의 흡수라는 사기적인 기능을 가진 마검이 있는 지금, 불가능은 가능으로 바뀌었다.
우위에 있는 속도를 살려 상대에게 접근한 시안이 그의 복부를 베었다. 상당한 위력이 담긴 공격임에도 불구하고 표면에 생체기가 나는 것에서 그치고 말았다.
[다시 말하지만 소용없는 짓이다. 항복한다면 자비를 베풀어 고문 없이 죽여주마!]
“그 말 그대로 돌려주마.”
두 손을 모은 칼카스가 시안을 짓뭉개기 위해 주먹을 내리쳤다.
사전에 인지하고 뒤로 물러난 시안의 손에서 암흑 화살이 쏘아졌다.
“꿰뚫는 암흑 화살!”
개조 마법을 통해 드릴처럼 회전력을 가미한 암흑 화살이 복부를 가격한다.
단단한 나무껍질을 뚫기 위해 맹렬하게 회전하는 암흑 화살. 그리고 견뎌내기 위해 배에 힘을 주는 칼카스. 조금만 더 하면 무언가 결과가 나올 것 같기도 했으나 그전에 칼카스가 팔을 휘둘러 암흑 화살을 쳐냈다.
하지만 턴제 게임이 아닌 이상 공격 기회를 잡았을 때 몰아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시안은 연달아 암흑탄을 던졌고, 그것은 하나같이 복부를 때렸다.
이어서 마검을 이용한 베기를 2회 반복한 후 다시 한 번 암흑탄을 내던졌다. 그사이 칼카스의 공격이 몇 차례나 이어졌으나 날래게 움직이는 시안에게 적중한 공격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런 쥐새끼 같은 놈!]
“그거 아까도 했던 대사잖아. 공격도 그렇고 여러모로 패턴이 너무 단순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너 일회용 보스구나. 굉장히 대충 만든 티가 난다고.”
위협적인 칼카스의 공격을 한 끗 차이로 피하며 과감하게 접근한 시안이 복부를 노리고 검을 내리그었다. 치명타로 적용된 마검의 스킬이 일대에 화려한 불꽃을 넘실거리게 만들었다.
[크윽!]
칼카스의 입에서 작은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의 배를 보호해 주던 나무껍질의 일부가 벗겨져 나온 것이다. 그 내부에 연약한 살이 드러났다.
[이럴 수가! 어떻게 된 거지? 네놈의 나약한 공격으로는 나의 방어를 무너뜨릴 수 없을 터다!]
“지금까지 네게 행한 공격 전부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동일한 장소에 가해졌다.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전투의 기본이다.”
말이 쉽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칼카스의 얼굴이 벌겋게 물들었다.
벗겨진 나무껍질은 천천히 회복되고 있지만 그 속도가 무척이나 더디다. 마검의 스킬을 적중시키면 함께 적용되는 회복 저하 디버프가 발동한 것이다.
나무껍질이 벗겨진 장소는 가벼운 공격도 치명상으로 적용될 만큼이나 연약하다. 때문에 칼카스는 한 손으로 상처 부위를 감싼 채 전투에 임했다.
그로써 빈틈이 가려졌으나 어디까지나 그뿐이다. 오히려 한쪽 손을 사용할 수 없게 된 칼카스는 뭍에 올라온 고래처럼 덩치가 큰 사냥감일 뿐이다.
마검의 강탈 기능으로 MP를 꾸역꾸역 회복한 시안이 이번에는 왼쪽 가슴을 노렸다. 베고 마법을 던지고 마검의 스킬을 폭발시킨다. 일련의 과정을 반복하자 가슴팍에도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네노오오옴!]
칼카스가 분노에 찬 괴성을 내질렀으나 시안에게는 전혀 위협적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상처 입은 맹수가 내지르는 발악에 불과하다.
칼카스는 정면에 난 상처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웅크렸다. 하지만 시안은 동일한 과정을 반복해 목과 등짝의 나무껍질을 벗겨냈다. 이로써 두 팔로는 더 이상 가릴 수 없을 만큼 상처 부위가 늘어났다.
[안 돼. 그만둬. 부탁이야! 나는 죽고 싶지 않아. 어떻게 잡아들인 엘프 노예들인데… 저 노예들을 귀족들에게 팔아넘기기만 하면 나는 부자가 될 수 있단 말이다! 반. 판매금액의 절반을 주마. 그러니 나를 살려다오.]
드디어 협박과 호통이 애원으로 바뀌었다. 그에 일련의 쾌감을 느낀 시안이 몸을 떨었다.
“너를 죽이면 전부를 얻을 수 있는데 굳이 살려둘 필요가 없잖아. 바보 아니야? 네가 남겨둔 것, 내가 애용해 주마.”
가면 너머로 지옥문을 열고 올라온 악마조차 한 수 접어줄 만큼 사악한 미소를 지어보인 시안이 암흑 화살을 쏘아 보냈다.
개조 마법으로 인해 강력한 회전력을 갖게 된 암흑 화살이 노리는 곳은 껍질에 보호받지 못하는 등이다. 얇은 피부를 뚫고 들어간 암흑 화살은 단번에 심장을 꿰뚫었다.
[크아아악!]
마지막 단말마를 내지른 칼카스가 쓰러졌다. 거대한 거체가 쓰러지며 땅이 울리고 자욱한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승리. 그 두 개의 단어가 가슴을 벅차게 만들었다.
“우, 우흐… 우하하하하하!”
발끝부터 빛의 입자가 되어 천천히 사라지는 칼카스를 짓밟고 올라선 시안이 광소를 터뜨린다. 간만에 즐길 만한 가치가 있는 전투를 벌였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온 웃음소리가 고요한 숲속에 널리 울렸다.
<베넨 마을의 어둠을 지배하는 칼카스를 쓰러뜨리고 노예로 붙잡혀 있던 엘프들을 구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보상으로 모든 어빌리티가 1씩 상승합니다.>
<베넨 마을의 주민들이 당신을 두려워합니다. 87의 공포를 획득하셨습니다.>
<공포 수치가 100을 넘어섰습니다. 진정한 마왕으로 각성을 시작합니다.>
하늘에서 어둠이 내렸다.
쏟아진 어둠은 시안의 머리 위에서 일렁였다. 그것은 모여들고 하나의 형상을 이루었다. 원을 그리고 그로부터 사방으로 가시를 표출한다.
흑색의 빛으로 만들어진 면류관. 그 날카로운 위엄을 간직한 왕관이 시안의 정수리보다 한 뼘 높은 곳에서 찬연하게 빛났다.
PAO에서는 종의 정점에 선 이에게 빛으로 이루어진 왕관이 주어진다. 예를 들어 고블린 종의 정점인 고블린 로드, 오크 종의 정점인 오크 대족장이 이와 같은 왕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시안이 갖게 된 것은 마왕의 관.
과거 대륙의 대부분을 어둠으로 물들였던 마족들의 왕이 가지고 있던 그 상징과도 같은 것이다.
그렇게 마왕 후보였던 시안은 진정한 마왕이 되었다.
24화
“부하를 방패로 쓰다니, 좋은 보스는 아니군.”
“내가 키운 부하들이다. 나를 위해 죽는다면 영광스러운 일이지.”
같잖은 말을 하며 죽은 부하를 내던진 노예사냥꾼 보스가 냅다 달려들었다. 무겁고 느린 양날 도끼를 휘둘러서는 시안을 맞출 수 없다고 판단해 전력투구를 시도한 것이다.
암흑탄 한 발을 쏘아낸 후 회피 동작을 준비하는 시안.
하지만 팔을 교차해 암흑탄을 받아낸 칼카스가 몸을 뒤틀며 주먹을 내질렀다. 솥뚜껑처럼 거대한 주먹이 향한 곳은 시안으로부터 한참 떨어진 땅바닥이다.
“이게 바로 나의 필살기다. 크아아앗! 대지 뒤엎기!”
짐승과도 같은 함성을 내지르는 칼카스의 주먹에 마력이 모여들었다.
바닥을 강타하자 잔잔한 수면에 돌을 던져 넣은 것처럼 맞닿은 곳을 중점 삼아 몇 차례의 파동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이런, 설마 했던 범위공격인가…….”
상정 외의 기술에 시안이 작게 혀를 찼다. 대지 뒤엎기는 격투가의 스킬이기에 설마 도끼를 다루는 전사가 사용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완벽하게 허를 찔린 것이다.
파동이 훑고 지나간 범위의 땅이 뒤집어졌다. 농기구로 마구 들쑤신 밭처럼 파이고 치솟고 돌의 파편들이 사방으로 산개한다. 대량의 흙먼지가 떠오르며 대지 속성의 마력이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해치웠나!”
칼카스가 자만이 느껴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조금 전 동료가 그의 손에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부하들이 주먹을 쥐고 허공을 찌르며 기뻐한다.
하지만 자욱하게 피어오른 먼지구름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그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그놈의 ‘해치웠나’라는 말은 말이야, 만화와 소설 전반부에 통하는 부활 주문이라고! 죽었던 놈도 관짝을 열고 뛰쳐나오겠다!”
분노한 음성과 함께 먼지 속에서 날아온 흑색의 화살이 칼카스의 미간을 노리고 쏘아졌다. 그는 반사적으로 몸을 뒤틀어 화살을 피했다. 그 대가로 그의 배후에 있던 노예사냥꾼이 머리에 화살을 적중당하고 말았다.
“으아아! 내 눈! 내 눈이 안 보여!”
바닥에 쓰러진 노예사냥꾼은 상태 이상 실명에 빠진 채 귀가 아플 만큼 비명을 질러댔다.
먼지가 흩어진 장소에서 시안은 당당하게 걸어 나왔다. 겉모습은 너덜너덜해져 있지만 범위 공격은 특징적으로 대미지가 낮다. 게다가 마력 방패를 전신에 두르기까지 해 실질적으로 시안이 받은 대미지는 그리 크지 않다.
“너희들, 뭐 하고 있어! 공격, 당장 공격해!”
칼카스의 외침에 노예사냥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달려들었다. 정규군이 아니기에 그들이 사용하는 무기는 하나같이 개성적이다.
시안은 자신의 몸을 노리고 날아드는 창의 창대 부분을 손등으로 쳐내는 것과 동시에 마검으로 공격자의 가슴을 갈랐다. 아무리 마력으로 공격력을 높이는 마검이라지만 10레벨이 넘는 NPC를 일격에 죽이기에는 다소의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미리 만들어 놓은 암흑 화살을 쏘고 마검을 크게 휘둘러 목을 베었다. 영화에서처럼 목이 단번에 잘려 나가 허공으로 튀어 오르는 일은 없었으나 길게 베인 상처로부터 꾸역꾸역 피가 흘러나왔다.
성대를 베인 까닭에 노예사냥꾼은 제대로 된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쓰러졌다.
좌측에서 날아오는 검을 마력 방패로 막아낸 시안은 우측을 향해 마검을 휘둘렀다. 마검은 시안의 목을 노리고 쏘아지던 단검을 쳐냈다. 그 순간 마검에 붉은 기운이 넘실거린다.
“공격을 적중시키지 않아도 스택은 성공적으로 쌓이는 모양이군.”
새로운 기능의 발견에 기뻐하며 시안은 추가로 한 명의 노예사냥꾼을 제압했다. 그리고 그의 심장에 검을 꽂아 넣었다.
“멍청한 자식! 지금이 기회다!”
누군가가 소리쳤다. 시안의 주위로 모여든 노예사냥꾼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찌르기는 강력한 기술이지만 일대 다수의 싸움에서는 보통 사용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찌르기의 다음 행동을 취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박힌 검을 회수해야 하는데 근육의 경직, 미는 힘보다 약한 당기는 힘 등의 방해를 받기 때문에 빼내기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 찰나의 틈은 상대방에게 기회를 준다.
하지만 평소에는 흐트러질지언정 전투에서는 몇 수 앞을 내다보고 움직이는 시안이 이리 허술하게 허점을 내보일 리가 없지 않은가.
시시각각 다가오는 위기 속에서도 그는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마검으로 3스택을 쌓으면 발동하는 스킬은 치명타를 적중시킬 경우 범위 공격으로 발동된다. 그리고 PAO에서 치명타는 확률적으로 발동하는 것이 아니라 급소를 공격했을 때 발동하지.”
그가 짙게 웃는 순간 마검으로부터 적색의 폭발이 일어났다.
시안을 중심으로 반경 5미터 가량의 범위에 마력의 불꽃이 휘몰아쳤다. 그리 넓은 범위는 아니지만 일부러 허점을 내보인 시안을 잡기 위해 모여든 노예사냥꾼 전원을 포함시키는 범위이기도 하다.
마검에 내장되어 있는 스킬은 사용자의 마력에 비례한다. PPO특전과 마왕 후보라는 직업으로 인한 높은 마력, 거기에 마검의 효과로 인해 1할이 상승된 시안의 마력은 독보적인 수준이다. 그만한 마력으로 인한 범위 공격의 대미지는 실로 위력적이었다.
단 일격. 그것만으로 노예사냥꾼들이 눈을 뒤집고 쓰러졌다. 사망한 이는 적었지만 대부분이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빈사 상태가 되었다.
“나의 대지 뒤엎기보다 강한 공격이라니…….”
부하들의 전멸을 확인한 칼카스가 아연실색한 표정을 해보였다. 그 표정을 본 시안이 통쾌한 미소를 짓는다.
이겼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였다.
“감히 내 부하들을! 이것만큼은 쓰지 않으려 했건만 어쩔 수 없군.”
이를 갈아대던 칼카스가 품에서 꺼낸 무언가를 입에 넣었다. 그것은 손바닥만 한 사이즈의 작은 묘목이었다.
신비한 분위기를 가진 묘목은 칼카스의 누런 이빨에 갈기갈기 찢어졌다.
“크, 크으윽… 끄아아아아!”
그것을 삼킨 순간 몸을 웅크린 칼카스가 이리저리 몸을 뒤틀며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질렀다.
그의 몸이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아도 거대하던 몸체가 한층 커지고 근육이 부풀어 올랐다. 입고 있는 옷이 찢어지고 드러난 피부가 나무의 껍질처럼 변화했다.
변화를 마친 칼카스는 나무 괴인이 되어 있었다. 허리가 굽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덩치가 무려 2.5미터에 달했으며, 두 팔은 땅에 질질 끌릴 정도로 크고 길어졌다.
[크흐흐, 이게 세계수의 힘인가. 몸에 힘이 넘쳐. 이대로라면 누구에게도 질 것 같지가 않아!]
가뜩이나 듣기 거북하던 칼카스의 음성이 이제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귀신의 목소리를 들어도 이만큼 소름이 끼치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일 때는 오크처럼 생겼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예 몬스터가 되어버렸군.”
[오크? 헛소리 마라. 나는 잘생긴 편이었다!]
“아무래도 너는 거울을 갖고 있지 않은 모양이네. 너는 내가 쓰고 있는 나무가면보다 못 생겼어.”
[크아아악! 죽인다. 네놈은 반드시 죽인다!]
시안의 도발에 나무 괴인 칼카스가 괴성을 내지르며 팔을 휘둘렀다. 닿지 않을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팔이 순간적으로 늘어나 시안의 머리를 노렸다.
“깜짝이야!”
다행이도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았다. 뛰어난 동체시력을 가진 시안은 공격을 파악하고 머리를 숙였다. 머리 위로 무언가가 스쳐지나가며 강한 바람을 일으켰다.
풍압을 견디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와중에도 시안은 공격을 감행했다.
우선은 상대의 강함을 확인하기 위해 가장 MP의 소모가 적은 암흑탄을 던졌다. 암흑탄은 칼카스의 복부를 때렸다.
[우습구나! 모기에 물린 것처럼 간지럽기만 하다. 그게 네놈의 전력이냐!]
“다른 것은 몰라도 튼튼한 것 하나는 분명하네.”
“키익! 우리도 왕을 돕겠다!”
시안이 노예사냥꾼들을 상대하는 사이 플레이어 전원을 도륙하는데 성공한 고블린들이 합류를 시도해 왔다.
하지만 시안은 그들의 도움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자존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해줘야 할 더 중요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너희들은 여기 있는 사람들이 도망갈 수 없도록 감시해라. 나를 도와 싸우는 것보다 그게 몇 배는 더 중요한 일이야.”
“알겠다. 왕의 명령을 따른다.”
고블린들은 시안을 돕고 싶었는지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을 하면서도 그의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을 포위했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거둔 시안은 눈앞의 적에게 정신을 집중했다.
결코 약한 상대가 아니다. 어쩌면 눈 내리는 섬의 필드 보스인 눈꽃 슬라임만큼이나 강할 수도 있다. 최소한 필드 보스급 몬스터. 단신으로 싸우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하지만 시안이 단신으로 필드 보스 몬스터에게 도전하지 않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상대방의 생명력을 전부 소진시킬 만큼의 MP와 체력이 없기 때문이지, 실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HP와 MP의 흡수라는 사기적인 기능을 가진 마검이 있는 지금, 불가능은 가능으로 바뀌었다.
우위에 있는 속도를 살려 상대에게 접근한 시안이 그의 복부를 베었다. 상당한 위력이 담긴 공격임에도 불구하고 표면에 생체기가 나는 것에서 그치고 말았다.
[다시 말하지만 소용없는 짓이다. 항복한다면 자비를 베풀어 고문 없이 죽여주마!]
“그 말 그대로 돌려주마.”
두 손을 모은 칼카스가 시안을 짓뭉개기 위해 주먹을 내리쳤다.
사전에 인지하고 뒤로 물러난 시안의 손에서 암흑 화살이 쏘아졌다.
“꿰뚫는 암흑 화살!”
개조 마법을 통해 드릴처럼 회전력을 가미한 암흑 화살이 복부를 가격한다.
단단한 나무껍질을 뚫기 위해 맹렬하게 회전하는 암흑 화살. 그리고 견뎌내기 위해 배에 힘을 주는 칼카스. 조금만 더 하면 무언가 결과가 나올 것 같기도 했으나 그전에 칼카스가 팔을 휘둘러 암흑 화살을 쳐냈다.
하지만 턴제 게임이 아닌 이상 공격 기회를 잡았을 때 몰아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시안은 연달아 암흑탄을 던졌고, 그것은 하나같이 복부를 때렸다.
이어서 마검을 이용한 베기를 2회 반복한 후 다시 한 번 암흑탄을 내던졌다. 그사이 칼카스의 공격이 몇 차례나 이어졌으나 날래게 움직이는 시안에게 적중한 공격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런 쥐새끼 같은 놈!]
“그거 아까도 했던 대사잖아. 공격도 그렇고 여러모로 패턴이 너무 단순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너 일회용 보스구나. 굉장히 대충 만든 티가 난다고.”
위협적인 칼카스의 공격을 한 끗 차이로 피하며 과감하게 접근한 시안이 복부를 노리고 검을 내리그었다. 치명타로 적용된 마검의 스킬이 일대에 화려한 불꽃을 넘실거리게 만들었다.
[크윽!]
칼카스의 입에서 작은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의 배를 보호해 주던 나무껍질의 일부가 벗겨져 나온 것이다. 그 내부에 연약한 살이 드러났다.
[이럴 수가! 어떻게 된 거지? 네놈의 나약한 공격으로는 나의 방어를 무너뜨릴 수 없을 터다!]
“지금까지 네게 행한 공격 전부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동일한 장소에 가해졌다.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전투의 기본이다.”
말이 쉽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칼카스의 얼굴이 벌겋게 물들었다.
벗겨진 나무껍질은 천천히 회복되고 있지만 그 속도가 무척이나 더디다. 마검의 스킬을 적중시키면 함께 적용되는 회복 저하 디버프가 발동한 것이다.
나무껍질이 벗겨진 장소는 가벼운 공격도 치명상으로 적용될 만큼이나 연약하다. 때문에 칼카스는 한 손으로 상처 부위를 감싼 채 전투에 임했다.
그로써 빈틈이 가려졌으나 어디까지나 그뿐이다. 오히려 한쪽 손을 사용할 수 없게 된 칼카스는 뭍에 올라온 고래처럼 덩치가 큰 사냥감일 뿐이다.
마검의 강탈 기능으로 MP를 꾸역꾸역 회복한 시안이 이번에는 왼쪽 가슴을 노렸다. 베고 마법을 던지고 마검의 스킬을 폭발시킨다. 일련의 과정을 반복하자 가슴팍에도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네노오오옴!]
칼카스가 분노에 찬 괴성을 내질렀으나 시안에게는 전혀 위협적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상처 입은 맹수가 내지르는 발악에 불과하다.
칼카스는 정면에 난 상처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웅크렸다. 하지만 시안은 동일한 과정을 반복해 목과 등짝의 나무껍질을 벗겨냈다. 이로써 두 팔로는 더 이상 가릴 수 없을 만큼 상처 부위가 늘어났다.
[안 돼. 그만둬. 부탁이야! 나는 죽고 싶지 않아. 어떻게 잡아들인 엘프 노예들인데… 저 노예들을 귀족들에게 팔아넘기기만 하면 나는 부자가 될 수 있단 말이다! 반. 판매금액의 절반을 주마. 그러니 나를 살려다오.]
드디어 협박과 호통이 애원으로 바뀌었다. 그에 일련의 쾌감을 느낀 시안이 몸을 떨었다.
“너를 죽이면 전부를 얻을 수 있는데 굳이 살려둘 필요가 없잖아. 바보 아니야? 네가 남겨둔 것, 내가 애용해 주마.”
가면 너머로 지옥문을 열고 올라온 악마조차 한 수 접어줄 만큼 사악한 미소를 지어보인 시안이 암흑 화살을 쏘아 보냈다.
개조 마법으로 인해 강력한 회전력을 갖게 된 암흑 화살이 노리는 곳은 껍질에 보호받지 못하는 등이다. 얇은 피부를 뚫고 들어간 암흑 화살은 단번에 심장을 꿰뚫었다.
[크아아악!]
마지막 단말마를 내지른 칼카스가 쓰러졌다. 거대한 거체가 쓰러지며 땅이 울리고 자욱한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승리. 그 두 개의 단어가 가슴을 벅차게 만들었다.
“우, 우흐… 우하하하하하!”
발끝부터 빛의 입자가 되어 천천히 사라지는 칼카스를 짓밟고 올라선 시안이 광소를 터뜨린다. 간만에 즐길 만한 가치가 있는 전투를 벌였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온 웃음소리가 고요한 숲속에 널리 울렸다.
<베넨 마을의 어둠을 지배하는 칼카스를 쓰러뜨리고 노예로 붙잡혀 있던 엘프들을 구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보상으로 모든 어빌리티가 1씩 상승합니다.>
<베넨 마을의 주민들이 당신을 두려워합니다. 87의 공포를 획득하셨습니다.>
<공포 수치가 100을 넘어섰습니다. 진정한 마왕으로 각성을 시작합니다.>
하늘에서 어둠이 내렸다.
쏟아진 어둠은 시안의 머리 위에서 일렁였다. 그것은 모여들고 하나의 형상을 이루었다. 원을 그리고 그로부터 사방으로 가시를 표출한다.
흑색의 빛으로 만들어진 면류관. 그 날카로운 위엄을 간직한 왕관이 시안의 정수리보다 한 뼘 높은 곳에서 찬연하게 빛났다.
PAO에서는 종의 정점에 선 이에게 빛으로 이루어진 왕관이 주어진다. 예를 들어 고블린 종의 정점인 고블린 로드, 오크 종의 정점인 오크 대족장이 이와 같은 왕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시안이 갖게 된 것은 마왕의 관.
과거 대륙의 대부분을 어둠으로 물들였던 마족들의 왕이 가지고 있던 그 상징과도 같은 것이다.
그렇게 마왕 후보였던 시안은 진정한 마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