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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화 : 골렘해부학과]


아이린은 급히 화로에서 쇳물을 꺼내고, 대신 골렘 몸통을 화로에 집어넣었다.
건일이 가져온 대량의 장작에 더해, 아이린이 연신 풀무질을 해대서 화로의 온도는 더욱 더 높아졌다.
그러길 한참.
어느 정도 지났을 때, 아이린이 골렘 몸통을 꺼냈다.
그녀는 이제 톱으로 골렘 몸통을 썰기 위해 달려들었다.
반쯤 녹은 골렘의 몸통은 방금 전보다 훨씬 쉽게 썰려 나갔다.
톱도 같이 녹아내린단 게 문제였지만.
“크으……! 오기로 썰어주마!”
아이린이 악에 받쳐 계속 썰어 대기 시작했다.
그렇게 앉은 자리에서 톱 다섯 개를 박살내 버리고 나서야 겨우 구동 중추를 꺼낼 구멍을 만들 수 있었다.
아이린은 구동 중추를 보자 활짝 웃었다.
“오예, 오예.”
그녀는 구동 중추를 가까운 탁자에 내려놨다.
다만, 구동 중추의 일부가 파손돼 있었다.
건일의 탄환을 맞은 탓이었다.
하지만 전체 모습을 확인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일반적인 엔진에서 주로 쓰이는 피스톤 엔진을 기반으로 한 형태였다.
건일이 보기엔 거의 19세기 정도의 구조.
지금 이 시대의 기술력은 5세기나 6세기 중세 유럽이 될까 말까한 수준이었다.
건일이 그가 살고 있는 시대에서 소형 레일건을 만든 정도는 아주 우스운 일이었다.
전쟁을 벌이는 석기시대인 앞에 갑자기 핵폭탄이 나타난 격이니까.
잠시 그것을 보고 있던 아이린과 건일이 동시에 중얼거렸다.
“이걸 만든 사람은 천재야…….”
두 사람이 같은 말을 뱉은 걸 보고, 서로를 바라봤다.
그러다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아이린이 깔깔거리며 건일을 가리켰다.
“당신, 아는 게 많은데요?”
“누가 할 소리.”
건일이 맞받아쳤다. 그러고 나서 또 웃음을 터뜨렸다.
뒤에서 뭐가 뭔지 모르는 테르핀은 어이가 없어서 두 사람을 바라봤다.
“뭐가 그리 웃긴지…….”
그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부상 초기에 건일이 치료를 잘 해준 덕에, 이젠 혼자서 움직일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슬슬 건일과 아이린이 먹을 점심을 가지러 집으로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테르핀이 대장간을 나갈 때도, 건일과 아이린은 골렘의 구동 중추에 정신이 팔려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웃고 있던 아이린이 건일에게 물었다.
“당신 이거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요?”
“음.”
건일이 진지하게 구동 중추를 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내연기관은 그의 전공이 아니라 자세히는 몰랐다.
그저 기초 지식만 알 뿐.
일단 그가 아는 위주로 설명을 시작한다.
우선 피스톤 엔진부터.
“일단 이 부분이 단순한 기체 압력을 회전 운동으로 바꾸는 부분이에요. 이게 이 엔진의 핵심이죠.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기초적인 지식을 풀어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설명이 거의 끝나갈 즈음해서 문득 궁금해진 것이 있었다.
19세기의 엔진이 이런 무지막지한 골렘을 움직인다는 건 말도 안 됐다.
그 당시 엔진은 지금보다 훨씬 가벼운 차를 끌면서 헥헥거렸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
이 엔진으로 쓰는 연료의 효율이 무지막지하게 좋다는 것.
그 연료를 찾아야 한다.
건일이 설명을 마치고 물었다.
“혹시 이 골렘, 무슨 연료로 돌아가는지 알아요?”
“몰라요? 어, 그게 아마…….”
아이린이 아는 듯 했다. 그녀가 입을 여는데.
“밥 먹고 합시다.”
불쑥, 테르핀이 밥을 갖고 왔다. 건일의 얼굴에 짜증이 밀려왔다.
그걸 본 아이린이 배시시 웃어보였다.
“그럼 밥 먹고 얘기할게요.”
테르핀은 아침에 먹었던 고깃국에 더해서 각종 나물을 가져왔다.
그는 그 자리에 앉아 나물들에 아이란을 부어 비볐다.
상큼한 냄새가 났다.
건일은 일단 밥을 먹기는 했지만, 표정은 굳어 있었다.
연료가 뭔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밥을 코로 먹는지, 입으로 먹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그걸 보던 테르핀이 아이린에게 물었다.
“무슨 일 있었어?”
아이린이 키득거리며 대꾸했다.
“응. 아주 재밌는 일이 있었어.”
건일은 밥을 먹다말고 자리에서 일어나 골렘 쪽으로 걸어갔다.
아이린이 뭘 하나 싶어서 그를 바라봤다.
건일은 골렘의 몸통을 뒤지기 시작했다.
아이린은 간신히 웃음을 참고 테르핀에게 속삭였다.
“진짜 어마어마한 사람이다. 대체 어디서 온 거야?”
“몰라, 나도.”
테르핀이 밥을 먹으며 대꾸했다.
그 사이, 건일은 뭔가를 찾아냈다.
골렘의 몸통 한쪽 구석에 통 같은 게 붙어 있었다.
건일이 급히 그것을 떼어냈다.
몸통이 열을 받은 탓에 그을려 있었지만, 그 안엔 푸른색의 투명한 액체가 담겨 있었다.
“마나 포션이에요.”
어느새 다가온 아이린이 말했다.
“마나 포션?”
처음 듣는 말이라 건일이 물었다.
아이린이 고개를 갸웃했다.
“당신, 마법사잖아요? 근데 마나 포션을 몰라요?”
“아, 내가 살던 지역엔 없었는데…….”
건일이 급하게 얼버무렸다. 아이린은 의아한 표정을 짓고 나서 얘기했다.
“마법으로 특별 처리한 바위를 장시간 동안 물에 담가 놓고, 여러 가지 마법초를 넣어 끓이는 거죠.”
“그러니까… 그냥 물이라고요, 이게?”
“단순히 물이 아니라 마나 포션이요. 마나를 갖고 있어요.”
“음…….”
건일의 상식으론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는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아이린이 얘기했다.
“뭐, 여튼 연료가 마나 포션인 건 잘 알겠네요. 이제 엔진만 해체해서 어떻게 굴러가는지만 파악하면 되겠어요.”
그녀는 이제 구동 중추 쪽으로 걸어갔다.
적당한 높이에 구동 중추를 올려놓은 그녀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해체에 들어갔다.
그녀는 주변의 소리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하아… 또 시작이네.”
옆에서 테르핀이 말했다. 건일이 그를 돌아보자, 테르핀이 설명했다.
“쟤 원래 저래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발견하면 주변에서 뭘 하든 신경도 안 쓰거든요.”
“아아.”
건일이 다시 아이린을 바라봤다. 그녀는 건일과 많이 닮아 있었다.
한국은 총기 장인이 나오기 힘든 나라였다.
총을 쏠 수 있는 사람은 많았지만, 철저히 국가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허용된 몇 명만 제한된 총기를 다룰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연구소에 처음 들어갔을 때 여기저기서 눈칫밥을 많이 먹었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여기까지 기어왔다.
아이린도 마찬가지였다.
건일은 남아 있는 고깃국을 마저 먹고 나서 테르핀에게 말했다.
“일어나죠.”
“네? 뭐 필요한 거 아니었어요?”
테르핀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건일이 어깨를 으쓱였다.
저기서 저렇게 열을 내고 있는데 건일이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리 없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내일 해도 돼요. 내일 대장간에 대장장이들을 불러 주세요. 일이 좀 많을 겁니다.”
“괜찮아요.”
테르핀이 웃으며 말했다.
“건일 님은 우리 마을을 구해준 은인인데요, 뭐.”
그와 함께 식기들을 챙겨 집으로 돌아간다.
걷던 도중, 테르핀이 문득 물었다.
“건일 님. 앞으로 어떡하실 거예요?”
“으음.”
건일은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기 전에 이전부터 계속 거슬렸던 것에 대해 생각했다.
한의 아들까지는 넘어간다 쳐도, 건일에게 일일이 ‘님’자를 붙이는 건 쉽게 넘어가기 힘들었다.
거기에 더해 존댓말까지 하자 계속해서 신경이 거슬렸다.
건일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일단, 그 님 자부터 빼요. 존댓말도 그만 두고.”
“네?”
“말했잖아요. 난 그런 거 싫어해요.”
건일이 단호하게 말했다.
어차피 테르핀과는 엇비슷한 나이인 거 같은데, 서로 꼬박꼬박 존댓말을 쓰려니 몸이 배겨 못 버틸 지경이었다.
테르핀은 뭔가를 더 말하려 했지만, 건일의 단호한 표정 때문에 입을 닫고 말았다.
건일이 말했다.
“난 말 놓을 거야. 마을 사람들도 다 그러라 그래. 생사를 넘나든 동료인데 존댓말을 쓰는 건 좀 그렇잖아.”
그제야 테르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러지 뭐.”
그는 히죽 웃어보였다.
일단 건일에게 거슬리는 게 정리됐다.
그리고 나서 처음에 테르핀이 물었던 것에 대한 대답을 한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 지 아직 모르겠어. 어머니에게 돌아갈 방법을 찾긴 해야 되지만.”
단련을 시작할 생각이지만, 그게 목적지가 되진 않는다.
애초에 이곳 지리를 모르는 건일이 목적지를 정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었다.
우선 정보가 필요했다.
건일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보가 필요해.”
“정보?”
“그래. 어떤 정보든 상관없어. 마법에 관한 거라면 더 좋고. 돌아갈 방법을 찾아야 되거든.”
“마법이라…….”
테르핀이 생각에 잠겼다.
그의 생각은 집에 도착할 때까지 이어졌다.
테르핀과 건일이 현관문을 열고 솥 앞에 다다랐을 때, 테르핀이 말했다.
“도시로 가는 게 어떨까.”
“도시?”
“어.”
테르핀이 바닥에 원을 그렸다.
“여기가 우리 마을. 그리고 여기서 남서쪽으로 쭈우우욱 가면…….”
남서쪽 언저리에 테르핀이 조금 큰 원을 그렸다.
“도시 셀림이 나와. 여긴 이곳보다 훨씬 정보도 많아. 뭣보다 셀림은 다른 도시를 왕래하는 길드가 있거든.”
건일은 길드라는 단어가 익숙하긴 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똑같은 의미로 쓰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가 물었다.
“길드?”
테르핀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길드. 도시와 도시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장사를 하는 상인 집단이야. 왕래 도중 습격을 받지 않기 위해 무장도 하고.”
아마 건일이 생각한 바와 비슷하게 운영되는 듯 했다.
대부분 도시와 도시 사이는 이런 숲속일 테니 치안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무법천지에 아무 준비 없이 돈이 될 만한 것들을 들고 갈 리는 없다.
그건 건일이 있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테르핀이 말을 이었다.
“이 근처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셀림이야. 예전에 우리 부족도 이 도시에 있는 장 아저씨하고 거래를 하면서 세상 문물을 들었어.”
건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도시라면 많은 정보가 모인다.
그리고 테르핀이 아는 사람이라면 그 인맥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언제 갈 거야?”
테르핀이 조용히 물었다.
건일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본격적으로 정보를 모으려면 일단 돈이 될 만한 것들이 필요했다.
이 마을 사람들한테서 기부를 받을까 했지만, 얼마 전까지 산적들에게 잡혀 있던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차마 뭔가를 받기는 미안했다.
“도시로 가는 길에 사냥을 해서 돈이 될 만한 것을 찾을 수 있을까?”
테르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라면 걱정 없어. 도시까지 걸어서 3일 거리야. 그 숲에 진귀한 동물들이 많아서, 작정하고 잡기 시작하면 돈이 될 만한 것들을 얻을 수 있어. 게다가 도시로 가면 길드 호위병으로 입대해서 돈을 벌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수도 있고.”
그나마 다행이었다.
“음, 최대한 빨리 갔으면 하는데.”
“힘들걸.”
“왜?”
테르핀이 질문에 답했다.
“꼰대 노인네가 쉽게 보내겠어? 어떻게든 안 보내려고 하겠지.”
“아아.”
건일이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그 인간, 진짜로 그러고도 남을 인간이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야반도주네.”
“하아?”
테르핀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건일을 바라봤다.
건일이 키득이고 그에게 속닥였다.
얘기를 다 들은 테르핀의 입가에 살짝 미소가 어렸다.
다음 날.
건일은 아침 일찍 일어나 테르핀과 함께 대장간으로 향했다.
대장간엔 이미 대장장이 다섯 명이 와서 일을 하는 중이었다.
다만 아이린은 구동 중추가 있는 탁자 옆에 기대 잠을 자는 중이었다.
건일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풋,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에 대장장이들이 건일에게 시선을 돌렸다.
건일을 보자 대장장이들이 일을 멈추고 건일에게 다가왔다.
“와, 건일! 무슨 일이야?”
“대장간엔 어쩐 일이야?”
“환자들 나으면, 한잔해야지!”
대장장이들이 한 명이 활기차게 인사했다.
어제 테르핀에게 마을 사람들이 말을 놓도록 전해달라고 했는데, 제대로 전한 모양이다.
건일은 대장장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골렘을 녹여주세요. 합금이 필요합니다.”
“호오.”
대장장이들이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중 이 대장장이들의 수장인 듯한 늙은 대장장이가 앞으로 나섰다.
“난 테르켈의 아들, 마르켈이다. 우선 마을을 구해준 데 감사를 하마.”
그는 아르타와 비슷하게, 나이를 먹었어도 무척이나 단단한 근육을 갖고 있었다.
마르켈이 건일을 향해 손을 내밀었는데, 그 손가락 끝은 쇳가루로 인해 검게 변색되어 있었다.
건일이 그와 악수를 하자, 마르켈이 물었다.
“녹인 걸 어디에 쓰려고 그러나.”
“새 총을 만들 겁니다.”
건일이 말하고 나서 그의 총을 보여줬다.
어젯밤, 이들에게 할 거짓말을 어느 정도 생각을 해놨었다.
그대로 얘기한다.
“내 마법은, 사용한 금속이 강하면 강할수록 위력을 낼 수 있어요. 지금은 단순한 철이기에 이 정도 위력이지만, 골렘을 만들 때 썼던 합금을 쓴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위력을 낼 수 있어요. 그래서 녹인 합금이 필요합니다.”
어차피 이들은 총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건일이 적당히 비틀어 설명하면 그만이었다.
그리고 그의 생각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대장장이들은 별 불만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늙은 대장장이가 말했다.
“좋아. 그럼, 마을 사람들 시켜서 남은 골렘들도 가져오라 시키게. 내가 직접 녹이겠다.”
“예!”
대장장이 두 명이 마을로 내려갔고, 남은 두 명은 마르켈을 돕기 시작했다.
화로는 이전보다 더욱 더 뜨겁게 달아올랐고, 골렘의 몸통이 화로 안에 던져졌다.
건일은 이제 총을 분해하기 시작했다.
그는 작은 부품까지 하나하나 완벽하게 분리해서 마르켈에게 말했다.
“이것들을 주물로 만들어 주세요. 반드시 똑같이 해주셔야 합니다.”
마르켈이 근처 대장장이에게 눈짓을 보내자, 젊은이가 고개를 끄덕이고 건일의 총기 부품을 주워들었다.
그는 주물을 만들기 위해 그것들을 탁자에 올려놓았다.
건일은 이제 아이린이 자고 있는 탁자 옆으로 가 앉았다.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였다.
“흐음.”
아이린의 목소리에 건일이 고개를 돌린다.
자고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새 깬 모양이었다.
아이린은 장난기를 쏙 뺀 담백한 얼굴로 대장간을 훑다가, 건일을 바라봤다.
“물어볼 게 있는데요.”
“뭔데.”
건일이 묻자 아이린이 발끈했다.
“왜 말 놓아요?”
“너도 말 놔, 그럼.”
“응.”
테르핀과는 달리, 아이린은 단번에 말을 놓았다.
그녀는 턱을 괴고 건일에게 물었다.
“좋은 금속을 쓸수록, 화력이 강해진다고 그랬죠?”
건일이 간단하게 대꾸했다.
“응.”
하지만 다음 순간, 건일은 아이린의 얼굴에 의심이 깃든 걸 알아챘다.
그녀는 뭔가를 캐낼 기세로 털고 일어났다.
건일은 위화감에 그녀를 말리려 했지만, 혹여 말리다 뭔가가 들통이 날 거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