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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마법사(魔法師).
강력한 폭발과 파괴력을 자랑하는 화 속성의 마법.
대인전과 PK 등에서 그 위력을 자랑하는 뇌 속성의 마법.
공격, 방어, 회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재다능한 수 속성의 마법.
그 외에도 바람, 대지, 보조, 연금 등 마법의 종류에는 끝이 없었다.
그리고 그중에서 라이프의 관심을 잡아끈 것은 메이지로 전직한 플레이어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다는 불, 바람 등과 같은 엘리멘탈 계열 속성이 아니었다.
죽음, 그리고 스피릿.
평범한 플레이어가 마법사에게 바라는 강력한 스킬 대미지를 발휘하는 계열이 아니었다.
죽음 속성은 언데드들을 다루는 네크로맨서를 의미했고, 스피릿 속성은 버프와 디버프, 그리고 저주에 가까운 정신 마법이 전문이니까.
한마디로 평가하면 비주류였다.
네크로맨서?
모니터 너머로 보이는 온라인 게임에서라면 인기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다수의 언데드 수하들을 끌고 다닌다는 것은 마법을 캐스팅할 동안 동료들의 도움 없이는 무력해지는 여타의 마법사들과 다르게 혼자서도 안정적인 전투가 가능하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이곳은 가상현실 게임이었다.
전신이 썩어문드러지고 피를 줄줄 흘리며 내부 장기를 드러낸, 흉측한 언데드 몬스터들과 붙어 있고 싶은 플레이어가 몇이나 되겠는가.
특히 마법사나 성직자 계열의 경우, 과거로부터 여성 플레이어가 가장 많이 선택하는 클래스인데, 죽음 속성의 네크로맨서는 99%의 여성 플레이어가 외면했다.
그야말로 비주류!
게다가 네크로맨서는 파티 사냥에서도 환영 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여성 플레이어들은 당연히 보는 것만으로도 싫어했고, 다수가 협력하는 사냥의 경우 네크로맨서가 부리는 언데드 몬스터의 존재 가치가 폭락할 수밖에 없었다.
언데드 몬스터보다 훨씬 뛰어난 방어력을 자랑하는 플레이어들이 동료로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까.
게다가 네크로맨서가 사용하는 공격 마법의 위력은 엘리멘탈 계열의 속성 마법사와 비교하면 처참할 지경이었다.
50%의 대미지라도 나올까?
아무튼 그러한 이유로 죽음 속성은 철저하게 버려졌다.
지금 관심을 보이고 있는 라이프가 멍청하게 느껴질 정도로…….
하지만 라이프도 아무런 계획도 없이 죽음 속성을 살피고 있는 게 아니었다.
‘확실히 가능성이 있어.’
[라이프] ― [Lv. 10]
클래스 ― [초보자]
명성 ― [45] / 성향 ― [190]
칭호 ― [진리의 탐구자]
HP ― [250] / MP ― [330] / SP ― [100%]
근력 ― [10] / 민첩 ― [8+1] / 체력 ― [15]
지능 ― [20+3] / 지혜 ― [20+3] / 집중 ― [14]
행운 ― [7] / 소울 ― [13]
Point ― [0]
아무것도 하지 않음에도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는 ‘소울’ 능력치.
그건 바로 다솜의 존재 때문이었다.
그리고 100% 확신하진 못하지만, 다솜은 현재 소드 앤 매직에서 고스트나 와이트(Wight)와 같은 정신체 몬스터의 특성을 보이고 있었다.
그 말은 곧 죽음, 언데드 계열의 몬스터라는 뜻.
‘물론 이 말을 했다간 처절한 복수를 당하겠지만.’
라이프는 힐끔 등 뒤에 둥둥 떠서 어깨너머로 마법서를 살피고 있는 다솜을 스캔했다.
현실에서도, 가상현실 게임에서도 귀신이나 영혼 등으로 설정되어 있는 그녀다.
그리고 다솜 덕분에 얻을 수 있던 ‘소울’ 능력치.
이쯤 되면 소울 능력치와 죽음 속성에 무엇인가 관련이 있을 것 같지 않은가.
‘죽은 존재와 함께 있어서 얻게 되었고…… 그리고 성장한 능력치라면 확실히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지.’
게다가 한 가지 심증을 더해주는 정보가 있었다.
[소울] ― 소드 앤 매직의 세계에는 수많은 종류의 힘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소울’의 힘은 특별합니다. 늘 ‘죽음’과 가까운 당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힘이 될 것입니다.
처음 소울 능력치가 생성되었을 때 들은 시스템 메시지의 내용을 기록함에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곳에서도 언급되는, ‘죽음’이라는 단어!
물론 100%는 아니다.
하지만 모험을 시도해 볼 정도의 ‘심증’이 라이프에게는 있었다.
그리고 현 상황이 정식 오픈이 아닌 베타테스트 기간이라는 것도 그러한 선택에 힘을 실어주었다.
어차피 정식 오픈이 되면 초기화될 직업이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런 ‘도박’을 걸어보겠는가.
‘성공하면 대박…… 아니면 정식 오픈을 기다리면 되니까.’
그런 의미에서 라이프는 하나의 패를 더 선택하려고 하는 중이었다.
죽음 속성으로도 모자라서 고민하고 있는 스피릿 속성.
아군에게 이로운 효과를 부여하는 ‘버프’나 적에게 해로운 효과를 주는 ‘디버프’를 사용하고, 마인드 컨트롤과 같은 정신 조작 마법에 특화된 것이 바로 스피릿 속성이었다.
죽음 속성만큼이나 플레이어들의 외면을 받는…… 마법사가 택할 수 있는 전체 속성 중에 인기가 없는 순위로 따져 본다면 뒤에서 1, 2등을 다투는 것이 바로 죽음과 스피릿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모두 택하려고 하다니.
라이프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던 엘빈이 묘한 미소를 짓는 것은 괜한 반응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라이프에게는 노림수가 있었다.
소울 능력치를 통해 죽음 속성을 염두에 둘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빙의(憑依) 스킬의 존재 때문이었다.
‘빙의 스킬은 여러모로 완벽한 스킬이지. 하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바로 적에게 사용할 경우 스킬이 성공할 확률!’
[빙의(憑依)] ― [Lv. 3]
분류 : 액티브
등급 : B
설명 : 본인의 신체나 타인의 신체에 권속의 영혼을 깃들게 한다.
―> MP 소모 [-120]
―> 능력치 12% 증가 [60초]
―> 쿨타임 [600초]
―> 목표 신체에 대한 정신 지배 [12%]
1. HP 10% 미만일 때 확률 증가 [+5%]
2. 능력치로 인한 확률 증가 [도움말]
3. 대상자의 수락 [100%]
HP를 10% 미만으로 만들어봐야 17%다.
물론 스킬 레벨을 올릴수록 그 확률은 더 높아지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빈사 상태의 적을 조종한다고 큰 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HP가 바닥인 만큼 금방 쓰러질 테니까.
‘지능 능력치로 확률이 올라간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부족해. 하지만 여기에 스피릿 속성의 마법들이 더해진다면?’
버프로 본인의 능력을 상승시키고 빙의 스킬을 사용할 대상자의 저항력을 깎아 내린다.
그것만 해도 확률이 대폭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라이프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다른 쪽이었다.
바로 정신 지배의 세 번째 방법인 대상자의 수락!
만약 정신 조작 마법이 성공해서 잠시 동안이라도 대상자의 이성을 흐릴 수 있다면?
빙의 스킬을 사용하여 100% 확률로 대상자를 조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내가 아니라 다솜이 조종하는 것이겠지만…….’
그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 애초에 빙의 스킬 자체가 다솜의 존재로 인해서 얻게 된 것이니 거기까지 바란다면 그야말로 도둑놈 심보일 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사람은 결국 어느 정도에서 만족할 줄 알아야 하는 법!
아무튼 이러한 이유에서 라이프는 죽음과 스피릿 속성을 앞에 두고 두 가지의 도박을 시도하고 있었다.
“상당히 의외의 선택이시군요. 하지만 마법의 다양성은 존중 받아야 하는 법. 저는 그저 지켜볼 따름입니다. 그리고 아직 남은 하나의 속성을 골라주시길.”
안 그래도 그럴 참이었다.
엘빈의 재촉을 귓등으로 흘리며 라이프는 다시 한 번 진열대 위의 마법서들을 살펴보았다.
솔직히 엘리멘탈 속성에 대해 미련이 남는다.
역시 마법이라고 하면 전사나 궁수 등이 보여주는 자잘한 공격이 아닌, 강력한 ‘한 방’ 대미지 아니겠는가.
보기만 해도 웅장함이 느껴지고, 전율이 일어날 정도로 화려한 이펙트와 강력함을 자랑하는 엘리멘탈 속성의 마법들.
하지만 냉철한 이성은 섣부른 판단을 경고했다.
‘엘리멘탈 속성 마법을 선택할 때는 최소 두 가지 속성을 익혀야 하는데, 이미 늦었어.’
라이프에게 남은 선택권은 하나뿐이었다.
물론 아직 선택을 되돌릴 수는 있었다.
엘빈이 앞서 말했다시피 다시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까.
하지만 죽음과 스피릿 속성에 대한 선택을 철회할 생각은 없었다.
결과적으로 남은 속성 슬롯은 하나!
그렇다면 엘리멘탈 속성 마법에 대한 메리트가 하락한다.
‘하나의 엘리멘탈 속성만을 익히면 동일한 속성을 가진 적에게 너무 취약해지니까.’
간단한 상식이었다.
아무리 강력한 마법 대미지를 자랑하는 마법사라고 해도 본인이 불 속성의 마법을 익혔다면 동일한 속성을 가진 몬스터나 적에게는 취약해진다.
대미지가 반감되거나 아예 무효화될 테니까.
예를 들자면 활활 타오르는 몸을 가진 파이어 골렘에게 마법으로 불을 일으켜서 그 기세를 더해주는 격이다.
물론, 악의적으로 몬스터를 도와주는 행위를 막기 위해서 HP회복 같은 건 되지 않겠지만, 그것을 제외하더라도 단일 속성은 약점이 많았다.
‘아쉽지만 포기하고. 그렇다면 남은 건…….’
라이프의 시선이 정령(精靈), 연금(鍊金), 보조(補助), 마도(魔道), 소환(召喚), 시공(時空), 언령(言靈) 등을 거쳤다.
그 외에도 다양한 마법의 속성이 있었지만, 나머지들은 죽음과 스피릿 속성을 생각해 보면 전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없어서 후보에서 탈락. 라이프의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결정을 내리신 것 같군요.”
“……네. 마지막 속성까지 골랐습니다.”
잠시 뒤, 일변한 라이프의 눈빛을 보고 엘빈이 한마디를 던졌다.
바로 수긍하며 천천히 방의 중앙으로 걸어온 라이프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엘빈에게 최후의 선택을 알렸다.
“마법은 무엇보다도 위대하고 신비로운 힘. 지금의 결정에 후회가 없길 기원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번쩍―!
엘빈이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자 바닥에서 기묘한 문양으로 가득 채워진 동그란 마법진이 형형한 빛을 발하더니, 이내 그곳에서 새하얀 빛이 솟구쳤다.
라이프의 전신을 뒤덮는 빛의 포말들.
그것은 본격적인 마법사로서의 시작을 알리는 화려한 축포였다.
마법사(魔法師).
강력한 폭발과 파괴력을 자랑하는 화 속성의 마법.
대인전과 PK 등에서 그 위력을 자랑하는 뇌 속성의 마법.
공격, 방어, 회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재다능한 수 속성의 마법.
그 외에도 바람, 대지, 보조, 연금 등 마법의 종류에는 끝이 없었다.
그리고 그중에서 라이프의 관심을 잡아끈 것은 메이지로 전직한 플레이어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다는 불, 바람 등과 같은 엘리멘탈 계열 속성이 아니었다.
죽음, 그리고 스피릿.
평범한 플레이어가 마법사에게 바라는 강력한 스킬 대미지를 발휘하는 계열이 아니었다.
죽음 속성은 언데드들을 다루는 네크로맨서를 의미했고, 스피릿 속성은 버프와 디버프, 그리고 저주에 가까운 정신 마법이 전문이니까.
한마디로 평가하면 비주류였다.
네크로맨서?
모니터 너머로 보이는 온라인 게임에서라면 인기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다수의 언데드 수하들을 끌고 다닌다는 것은 마법을 캐스팅할 동안 동료들의 도움 없이는 무력해지는 여타의 마법사들과 다르게 혼자서도 안정적인 전투가 가능하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이곳은 가상현실 게임이었다.
전신이 썩어문드러지고 피를 줄줄 흘리며 내부 장기를 드러낸, 흉측한 언데드 몬스터들과 붙어 있고 싶은 플레이어가 몇이나 되겠는가.
특히 마법사나 성직자 계열의 경우, 과거로부터 여성 플레이어가 가장 많이 선택하는 클래스인데, 죽음 속성의 네크로맨서는 99%의 여성 플레이어가 외면했다.
그야말로 비주류!
게다가 네크로맨서는 파티 사냥에서도 환영 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여성 플레이어들은 당연히 보는 것만으로도 싫어했고, 다수가 협력하는 사냥의 경우 네크로맨서가 부리는 언데드 몬스터의 존재 가치가 폭락할 수밖에 없었다.
언데드 몬스터보다 훨씬 뛰어난 방어력을 자랑하는 플레이어들이 동료로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까.
게다가 네크로맨서가 사용하는 공격 마법의 위력은 엘리멘탈 계열의 속성 마법사와 비교하면 처참할 지경이었다.
50%의 대미지라도 나올까?
아무튼 그러한 이유로 죽음 속성은 철저하게 버려졌다.
지금 관심을 보이고 있는 라이프가 멍청하게 느껴질 정도로…….
하지만 라이프도 아무런 계획도 없이 죽음 속성을 살피고 있는 게 아니었다.
‘확실히 가능성이 있어.’
[라이프] ― [Lv. 10]
클래스 ― [초보자]
명성 ― [45] / 성향 ― [190]
칭호 ― [진리의 탐구자]
HP ― [250] / MP ― [330] / SP ― [100%]
근력 ― [10] / 민첩 ― [8+1] / 체력 ― [15]
지능 ― [20+3] / 지혜 ― [20+3] / 집중 ― [14]
행운 ― [7] / 소울 ― [13]
Point ― [0]
아무것도 하지 않음에도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는 ‘소울’ 능력치.
그건 바로 다솜의 존재 때문이었다.
그리고 100% 확신하진 못하지만, 다솜은 현재 소드 앤 매직에서 고스트나 와이트(Wight)와 같은 정신체 몬스터의 특성을 보이고 있었다.
그 말은 곧 죽음, 언데드 계열의 몬스터라는 뜻.
‘물론 이 말을 했다간 처절한 복수를 당하겠지만.’
라이프는 힐끔 등 뒤에 둥둥 떠서 어깨너머로 마법서를 살피고 있는 다솜을 스캔했다.
현실에서도, 가상현실 게임에서도 귀신이나 영혼 등으로 설정되어 있는 그녀다.
그리고 다솜 덕분에 얻을 수 있던 ‘소울’ 능력치.
이쯤 되면 소울 능력치와 죽음 속성에 무엇인가 관련이 있을 것 같지 않은가.
‘죽은 존재와 함께 있어서 얻게 되었고…… 그리고 성장한 능력치라면 확실히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지.’
게다가 한 가지 심증을 더해주는 정보가 있었다.
[소울] ― 소드 앤 매직의 세계에는 수많은 종류의 힘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소울’의 힘은 특별합니다. 늘 ‘죽음’과 가까운 당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힘이 될 것입니다.
처음 소울 능력치가 생성되었을 때 들은 시스템 메시지의 내용을 기록함에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곳에서도 언급되는, ‘죽음’이라는 단어!
물론 100%는 아니다.
하지만 모험을 시도해 볼 정도의 ‘심증’이 라이프에게는 있었다.
그리고 현 상황이 정식 오픈이 아닌 베타테스트 기간이라는 것도 그러한 선택에 힘을 실어주었다.
어차피 정식 오픈이 되면 초기화될 직업이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런 ‘도박’을 걸어보겠는가.
‘성공하면 대박…… 아니면 정식 오픈을 기다리면 되니까.’
그런 의미에서 라이프는 하나의 패를 더 선택하려고 하는 중이었다.
죽음 속성으로도 모자라서 고민하고 있는 스피릿 속성.
아군에게 이로운 효과를 부여하는 ‘버프’나 적에게 해로운 효과를 주는 ‘디버프’를 사용하고, 마인드 컨트롤과 같은 정신 조작 마법에 특화된 것이 바로 스피릿 속성이었다.
죽음 속성만큼이나 플레이어들의 외면을 받는…… 마법사가 택할 수 있는 전체 속성 중에 인기가 없는 순위로 따져 본다면 뒤에서 1, 2등을 다투는 것이 바로 죽음과 스피릿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모두 택하려고 하다니.
라이프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던 엘빈이 묘한 미소를 짓는 것은 괜한 반응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라이프에게는 노림수가 있었다.
소울 능력치를 통해 죽음 속성을 염두에 둘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빙의(憑依) 스킬의 존재 때문이었다.
‘빙의 스킬은 여러모로 완벽한 스킬이지. 하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바로 적에게 사용할 경우 스킬이 성공할 확률!’
[빙의(憑依)] ― [Lv. 3]
분류 : 액티브
등급 : B
설명 : 본인의 신체나 타인의 신체에 권속의 영혼을 깃들게 한다.
―> MP 소모 [-120]
―> 능력치 12% 증가 [60초]
―> 쿨타임 [600초]
―> 목표 신체에 대한 정신 지배 [12%]
1. HP 10% 미만일 때 확률 증가 [+5%]
2. 능력치로 인한 확률 증가 [도움말]
3. 대상자의 수락 [100%]
HP를 10% 미만으로 만들어봐야 17%다.
물론 스킬 레벨을 올릴수록 그 확률은 더 높아지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빈사 상태의 적을 조종한다고 큰 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HP가 바닥인 만큼 금방 쓰러질 테니까.
‘지능 능력치로 확률이 올라간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부족해. 하지만 여기에 스피릿 속성의 마법들이 더해진다면?’
버프로 본인의 능력을 상승시키고 빙의 스킬을 사용할 대상자의 저항력을 깎아 내린다.
그것만 해도 확률이 대폭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라이프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다른 쪽이었다.
바로 정신 지배의 세 번째 방법인 대상자의 수락!
만약 정신 조작 마법이 성공해서 잠시 동안이라도 대상자의 이성을 흐릴 수 있다면?
빙의 스킬을 사용하여 100% 확률로 대상자를 조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내가 아니라 다솜이 조종하는 것이겠지만…….’
그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 애초에 빙의 스킬 자체가 다솜의 존재로 인해서 얻게 된 것이니 거기까지 바란다면 그야말로 도둑놈 심보일 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사람은 결국 어느 정도에서 만족할 줄 알아야 하는 법!
아무튼 이러한 이유에서 라이프는 죽음과 스피릿 속성을 앞에 두고 두 가지의 도박을 시도하고 있었다.
“상당히 의외의 선택이시군요. 하지만 마법의 다양성은 존중 받아야 하는 법. 저는 그저 지켜볼 따름입니다. 그리고 아직 남은 하나의 속성을 골라주시길.”
안 그래도 그럴 참이었다.
엘빈의 재촉을 귓등으로 흘리며 라이프는 다시 한 번 진열대 위의 마법서들을 살펴보았다.
솔직히 엘리멘탈 속성에 대해 미련이 남는다.
역시 마법이라고 하면 전사나 궁수 등이 보여주는 자잘한 공격이 아닌, 강력한 ‘한 방’ 대미지 아니겠는가.
보기만 해도 웅장함이 느껴지고, 전율이 일어날 정도로 화려한 이펙트와 강력함을 자랑하는 엘리멘탈 속성의 마법들.
하지만 냉철한 이성은 섣부른 판단을 경고했다.
‘엘리멘탈 속성 마법을 선택할 때는 최소 두 가지 속성을 익혀야 하는데, 이미 늦었어.’
라이프에게 남은 선택권은 하나뿐이었다.
물론 아직 선택을 되돌릴 수는 있었다.
엘빈이 앞서 말했다시피 다시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까.
하지만 죽음과 스피릿 속성에 대한 선택을 철회할 생각은 없었다.
결과적으로 남은 속성 슬롯은 하나!
그렇다면 엘리멘탈 속성 마법에 대한 메리트가 하락한다.
‘하나의 엘리멘탈 속성만을 익히면 동일한 속성을 가진 적에게 너무 취약해지니까.’
간단한 상식이었다.
아무리 강력한 마법 대미지를 자랑하는 마법사라고 해도 본인이 불 속성의 마법을 익혔다면 동일한 속성을 가진 몬스터나 적에게는 취약해진다.
대미지가 반감되거나 아예 무효화될 테니까.
예를 들자면 활활 타오르는 몸을 가진 파이어 골렘에게 마법으로 불을 일으켜서 그 기세를 더해주는 격이다.
물론, 악의적으로 몬스터를 도와주는 행위를 막기 위해서 HP회복 같은 건 되지 않겠지만, 그것을 제외하더라도 단일 속성은 약점이 많았다.
‘아쉽지만 포기하고. 그렇다면 남은 건…….’
라이프의 시선이 정령(精靈), 연금(鍊金), 보조(補助), 마도(魔道), 소환(召喚), 시공(時空), 언령(言靈) 등을 거쳤다.
그 외에도 다양한 마법의 속성이 있었지만, 나머지들은 죽음과 스피릿 속성을 생각해 보면 전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없어서 후보에서 탈락. 라이프의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결정을 내리신 것 같군요.”
“……네. 마지막 속성까지 골랐습니다.”
잠시 뒤, 일변한 라이프의 눈빛을 보고 엘빈이 한마디를 던졌다.
바로 수긍하며 천천히 방의 중앙으로 걸어온 라이프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엘빈에게 최후의 선택을 알렸다.
“마법은 무엇보다도 위대하고 신비로운 힘. 지금의 결정에 후회가 없길 기원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번쩍―!
엘빈이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자 바닥에서 기묘한 문양으로 가득 채워진 동그란 마법진이 형형한 빛을 발하더니, 이내 그곳에서 새하얀 빛이 솟구쳤다.
라이프의 전신을 뒤덮는 빛의 포말들.
그것은 본격적인 마법사로서의 시작을 알리는 화려한 축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