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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게임의 캐릭터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다양하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를 뽑아본다면, 우선 레벨과 능력치가 있을 것이고, 스킬과 아이템 등이 그 뒤를 따를 것이다.
이건 어떤 게임을 살펴봐도 존재하는,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라고 할 수 있었다.
반면, 종족이나 성향, 칭호 등 그 게임만의 개성을 돋보이게 해주는 요소들도 존재했다.
소드 앤 매직은 위에 나열된 모든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종족’은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의 종류에서부터 시작해 직업군과 능력치 등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러니 선택에 신중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휴먼에 대해 꼼꼼히 살피던 소이는 충분할 정도의 정보를 얻고 나서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이번에는 오르크네.’
[투쟁, 번식, 탐욕…… 원초적인 것들이 가장 중요한 법이지.]
오르크(Orc)
오늘도 사냥을 나선다.
단순히 식욕을 채우기 위해서?
아니다. 이것은 본능이다.
적의 목을 가를 글레이브(Glaive)를 날카롭게 갈아라.
흩날리는 선혈과 적의 비명 소리만큼
달콤한 것은 찾기 힘드니까.
[신앙] ― 오르크 종족의 유일신인 ‘칼리’를 믿습니다.
[마법] ― 오르크 종족 특유의 능력인 ‘주술’을 사용합니다. 이들은 주술뿐만이 아니라 강력한 육체 능력까지 지니고 있습니다.
[신체] ― 타고난 전사입니다. 이들 종족의 손에서 다루지 못할 무기는 없습니다. 창과 중병기를 사용할 때 추가적인 효과를 얻습니다.
[특징] ― 야수 조련 및 산악 지형에서의 전투에 능숙합니다.
내용을 살피고 있자니 이번에도 캐릭터의 외형이 변하기 시작했다.
짙은 살색의 피부와 건장한 근육질의 몸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위를 감싸는 투박한 사슬 갑옷.
양손에는 묵직한 손맛의 도끼가 하나씩 잡혀 들렸다.
2m에 달하는 거체와 살짝 삐져나온 송곳니.
갑작스레 튀어나온 녀석은 귀가 멍해질 정도로 우렁찬 포효를 내지르곤 부리부리한 눈빛으로 주위를 훑었다.
넘치는 야성미가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 마른침을 삼키게 된다.
‘그래도 설마 이게 끝?’
몸을 쓰는 육체파만 있는 것인가?
그런 섣부른 소이의 실망을 달래주려는 것인지, 이번에는 체구가 조금 작아지더니 뼈 목걸이를 비롯한 다양한 주술적 도구들을 착용하고 얼굴에는 문신을 한 샤먼(Shaman)이 모습을 드러냈다.
직접적인 공격 스킬을 다수 보유한 메이지와 달리 샤먼은 각종 버프와 디버프 스킬로 무장한, 나름의 매력을 자랑하는 클래스였다.
단순히 대미지만 주는 게 아니라 아군의 능력치를 상승시키고 적의 전투 수행 능력을 급감시킨다.
운용하기에 따라서는 메이지보다 훨씬 높은 범용성을 지니고 있다고 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소이가 관심을 보이며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자니, 이번에는 가죽옷 차림에 채찍을 든 비스트 테이머(Beast Tamer)가 등장했다.
늑대를 비롯한 동물들을 길들여서 사냥을 하고, 탈것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특이한 클래스.
이후로도 소이의 흥미를 끄는 다양한 오르크 종족의 모습들이 계속되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겉모습은 휴먼 족과 차이가 크지 않네.’
소이는 꼼꼼하게 캐릭터의 외형과 종족의 설정을 살폈다.
오르크 종족에 대한 설정은 몬스터인 오크의 오랜 조상이자 선조로, 엘프로 따지자면 종족의 기원인 하이 엘프와 비슷한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인간 못지않은 지성과 강력한 신체 능력을 지닌 뛰어난 종족, 오르크(Orc).
외형도 생각했던 것만큼 이질적이지 않으니, 선택하는 플레이어가 제법 많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드디어 마지막인가?’
휴먼과 오르크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살폈다.
이제 소이의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현재 선택이 가능한 세 번째 종족, 드워프(Dwarf).
[창조란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고귀한 기쁨이지.]
드워프(Dwarf)
쿵쾅, 쿵쾅!
망치로 두들기자.
화로에 불을 지피자.
뜨겁게 달궈진 금속을 식힐 때는 조심조심!
완성된 작품을 지켜보며 마시는 맥주는
그야말로 천하일품(天下一品)!
[신앙] ― 불, 대지, 금속의 신을 믿습니다.
[마법] ― 마법에 관한 그들은 문외한입니다. 다만, 굳건한 대지의 축복을 받고 있기 때문에 마법에 대한 저항력은 강성합니다.
[신체] ― 강인한 힘과 지구력을 가진 전사입니다. 신체 구조상 장(長)병기는 사용이 제한됩니다.
[특징] ― 대지의 축복을 받아 지구력이 좋습니다. 손재주가 뛰어나 생산 및 제작에 능숙합니다.
‘이건 뭐…… 볼 것도 없지.’
드워프는 확실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제약도 많았다.
더불어서 신장이 170㎝를 넘을 수 없다는 종족적인 제한만 봐도 소이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싱크로율에 조금의 영향도 주지 않기 위해 현실의 외형 그대로를 사용하리라 결심한 소이였다.
자연스럽게 캐릭터의 외형 변화를 보기도 전에 드워프는 탈락!
남은 후보자는 둘이다.
애초의 계획은 휴먼이었지만, 오르크의 강인한 신체 능력은 탐을 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잠시 동안 고민하던 소이는 차분한 모습으로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에아에게 고심해서 내린 결정을 알려주었다.
“휴먼 족을 선택할게요.”
― 확실한가요? 한 번 정해진 운명은 되돌릴 수 없으니,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예요.
“네. 확실합니다. 휴먼 족으로 할게요.”
띠링!
[종족이 휴먼 족으로 설정되었습니다.]
[휴먼 족은 활동적이고, 넓은 세상 전체를 주 무대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 운명을 선택한 만큼 ‘라이프’ 님의 멋진 모험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이제 마지막이네요. 라이프 님의 진실된 모습을 알고 찾을 시간입니다.
띠링!
[라이프] ― [Lv. 1]
클래스 ― [초보자]
명성 ― [0] / 성향 ― [0]
HP ― [100] / MP ― [100] / SP ― [100%]
근력 ― [0] / 민첩 ― [0] / 체력 ― [0]
지능 ― [0] / 집중 ― [0] / 행운 ― [0]
Point ― [10]
캐릭터의 능력치 창이었다.
소이는 능력치들의 세부 정보를 살폈다.
[HP] ― 플레이어의 생명력을 표시합니다.
[MP] ― 플레이어의 마나량을 표시합니다.
[SP] ― 플레이어의 스태미너를 표시합니다.
[근력] ― 물리적인 공격력을 상승시킵니다.
[민첩] ― 공격 속도와 신체의 움직임 속도를 상승시킵니다.
[체력] ― HP의 최대 수치가 증가합니다.
[지능] ― 마법 대미지를 상승시킵니다.
[집중] ― 기본 공격의 명중률과 스킬의 위력을 강화합니다.
[행운] ― 아이템의 강화 및 제작이나 탐색, 퀘스트 습득 등 다양한 활동에 영향을 줍니다.
지금 표시된 것들이 가장 기본적인 능력치들이고,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본인에게 어울리는 능력치들이 추가로 생성되는 게 ‘소드 앤 매직’의 기본 시스템이었다.
잠시 고민을 하던 소이는 주어진 열 개의 포인트를 근력 3, 민첩 2, 체력 5로 나눠서 투자했다.
‘초반에는 역시 체력이지.’
죽지 않고 오랫동안 사냥을 하려면 가장 안정적인 것은 역시 체력 능력치였다.
가상현실 게임은 처음인지라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우선은 본인의 생각을 밀고 나가려는 소이였다.
‘어차피 테스트 기간이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는 게 좋을 테니까.’
베타테스트 기간 동안의 데이터는 정식 오픈이 되었을 때 초기화가 된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정보!
이것저것 시도를 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얻어낸 노하우들은 본 게임에서 큰 무기가 될 것이다.
― 근력 3, 민첩 2, 체력 5를 선택하셨네요. 이대로 괜찮으신가요?
“네.”
이제 능력치까지 설정을 끝냈다.
반투명한 창이 허공에서 모두 자취를 감추고, 세 쌍의 날개를 펄럭거리던 에아가 소이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왔다.
― 이제 마지막으로 라이프 님의 운명이 향하는 곳을 정할 때입니다. 최초로 내딛는 위대한 한 걸음…… 신중하게 결정해 주세요.
띠링, 띠리리링!
효과음과 함께 소이의 시야가 정신없이 돌아간다.
‘어어?’ 하는 순간에 몸이 허공으로 부유했고, 에아는 세 쌍의 날개를 펄럭이며 곁을 지켜주었다.
천천히 당황함을 가라앉히자 발아래로 펼쳐진 드넓은 대륙 전도가 두 눈에 들어온다.
그 광활함과 신비함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수많은 국가와 도시들이 소이의 선택을 기다리며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거리고 있었다.
가장 우선적으로 보이는 것은 대륙에 존재하는 여덟 개의 왕국이었는데, 그중 세 개는 드워프, 엘프, 오르크 종족의 국가였기 때문에 휴먼인 소이는 선택할 수 없었다.
남은 건 대륙의 중앙에 있는 아스란 왕국과 동부의 하론 왕국, 남부의 신성왕국과 서부의 카렌 왕국, 마지막으로 북서쪽의 카이트란 왕국이었다.
‘신성왕국은 아무래도…….’
종교 계열의 직업을 선택한 플레이어들이 몰릴 만한 곳이다.
마찬가지로 하론 왕국은 생산직 플레이어들이 선호할 만한 특징을 지닌 왕국이기에 위의 두 개 왕국은 과감하게 제쳐 두었다.
남은 것은 북부와 서부, 중부에 위치한 각 왕국들이었는데, 잠시 고민을 하던 소이는 대륙의 중앙에 위치한 아스란 왕국을 선택했다.
‘아무래도 중앙에서 시작하는 게 나중에 돌아다니기 편하겠지.’
더불어서 아스란 왕국의 특징이 기사들을 숭상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도 선택에 영향을 주었다.
지금까지 플레이한 수많은 게임들에서 대부분 검을 사용하는 직업을 택한 만큼 이번에도 그쪽을 향한 가능성을 열어두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는 선택이었다.
― 아스란 왕국을 선택하셨군요. 라이프 님의 선택에 주신의 축복이 함께하기를…….
에아의 마지막 멘트가 끝나자 발아래로 펼쳐진 대륙의 모습은 자취를 감추었고, 몸 주위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십, 수백의 문자들이 나타나서 역류하는 폭포수처럼 허공으로 솟구쳤다.
띠링!
[기본 설정 과정을 모두 끝마치셨습니다.]
[운명의 여신 ‘에아’가 선물을 합니다.]
[초보자 전용 ‘아이템 박스(일반)’을 획득하셨습니다.]
[10초 후 아스란 왕국의 초보자 마을로 이동합니다.]
‘드디어 시작인가.’
모든 설정을 끝냈으니, 다음부터는 이런 귀찮은 과정 없이 바로바로 접속할 수 있을 것이다.
소이는 자신의 몸 주위로 조금씩 번져 가는 빛의 물결을 보며 두근거리는 심장을 어루만졌다.
국내 최초의 가상현실 게임.
이제 곧 눈앞에 모습을 드러낼 ‘소드 앤 매직’의 세상을 기대하며 소이는 폭발하는 빛의 중심에서 살며시 눈을 감았다.
게임의 캐릭터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다양하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를 뽑아본다면, 우선 레벨과 능력치가 있을 것이고, 스킬과 아이템 등이 그 뒤를 따를 것이다.
이건 어떤 게임을 살펴봐도 존재하는,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라고 할 수 있었다.
반면, 종족이나 성향, 칭호 등 그 게임만의 개성을 돋보이게 해주는 요소들도 존재했다.
소드 앤 매직은 위에 나열된 모든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종족’은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의 종류에서부터 시작해 직업군과 능력치 등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러니 선택에 신중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휴먼에 대해 꼼꼼히 살피던 소이는 충분할 정도의 정보를 얻고 나서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이번에는 오르크네.’
오르크(Orc)
오늘도 사냥을 나선다.
단순히 식욕을 채우기 위해서?
아니다. 이것은 본능이다.
적의 목을 가를 글레이브(Glaive)를 날카롭게 갈아라.
흩날리는 선혈과 적의 비명 소리만큼
달콤한 것은 찾기 힘드니까.
[신앙] ― 오르크 종족의 유일신인 ‘칼리’를 믿습니다.
[마법] ― 오르크 종족 특유의 능력인 ‘주술’을 사용합니다. 이들은 주술뿐만이 아니라 강력한 육체 능력까지 지니고 있습니다.
[신체] ― 타고난 전사입니다. 이들 종족의 손에서 다루지 못할 무기는 없습니다. 창과 중병기를 사용할 때 추가적인 효과를 얻습니다.
[특징] ― 야수 조련 및 산악 지형에서의 전투에 능숙합니다.
내용을 살피고 있자니 이번에도 캐릭터의 외형이 변하기 시작했다.
짙은 살색의 피부와 건장한 근육질의 몸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위를 감싸는 투박한 사슬 갑옷.
양손에는 묵직한 손맛의 도끼가 하나씩 잡혀 들렸다.
2m에 달하는 거체와 살짝 삐져나온 송곳니.
갑작스레 튀어나온 녀석은 귀가 멍해질 정도로 우렁찬 포효를 내지르곤 부리부리한 눈빛으로 주위를 훑었다.
넘치는 야성미가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 마른침을 삼키게 된다.
‘그래도 설마 이게 끝?’
몸을 쓰는 육체파만 있는 것인가?
그런 섣부른 소이의 실망을 달래주려는 것인지, 이번에는 체구가 조금 작아지더니 뼈 목걸이를 비롯한 다양한 주술적 도구들을 착용하고 얼굴에는 문신을 한 샤먼(Shaman)이 모습을 드러냈다.
직접적인 공격 스킬을 다수 보유한 메이지와 달리 샤먼은 각종 버프와 디버프 스킬로 무장한, 나름의 매력을 자랑하는 클래스였다.
단순히 대미지만 주는 게 아니라 아군의 능력치를 상승시키고 적의 전투 수행 능력을 급감시킨다.
운용하기에 따라서는 메이지보다 훨씬 높은 범용성을 지니고 있다고 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소이가 관심을 보이며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자니, 이번에는 가죽옷 차림에 채찍을 든 비스트 테이머(Beast Tamer)가 등장했다.
늑대를 비롯한 동물들을 길들여서 사냥을 하고, 탈것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특이한 클래스.
이후로도 소이의 흥미를 끄는 다양한 오르크 종족의 모습들이 계속되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겉모습은 휴먼 족과 차이가 크지 않네.’
소이는 꼼꼼하게 캐릭터의 외형과 종족의 설정을 살폈다.
오르크 종족에 대한 설정은 몬스터인 오크의 오랜 조상이자 선조로, 엘프로 따지자면 종족의 기원인 하이 엘프와 비슷한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인간 못지않은 지성과 강력한 신체 능력을 지닌 뛰어난 종족, 오르크(Orc).
외형도 생각했던 것만큼 이질적이지 않으니, 선택하는 플레이어가 제법 많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드디어 마지막인가?’
휴먼과 오르크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살폈다.
이제 소이의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현재 선택이 가능한 세 번째 종족, 드워프(Dwarf).
[창조란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고귀한 기쁨이지.]
드워프(Dwarf)
쿵쾅, 쿵쾅!
망치로 두들기자.
화로에 불을 지피자.
뜨겁게 달궈진 금속을 식힐 때는 조심조심!
완성된 작품을 지켜보며 마시는 맥주는
그야말로 천하일품(天下一品)!
[신앙] ― 불, 대지, 금속의 신을 믿습니다.
[마법] ― 마법에 관한 그들은 문외한입니다. 다만, 굳건한 대지의 축복을 받고 있기 때문에 마법에 대한 저항력은 강성합니다.
[신체] ― 강인한 힘과 지구력을 가진 전사입니다. 신체 구조상 장(長)병기는 사용이 제한됩니다.
[특징] ― 대지의 축복을 받아 지구력이 좋습니다. 손재주가 뛰어나 생산 및 제작에 능숙합니다.
‘이건 뭐…… 볼 것도 없지.’
드워프는 확실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제약도 많았다.
더불어서 신장이 170㎝를 넘을 수 없다는 종족적인 제한만 봐도 소이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싱크로율에 조금의 영향도 주지 않기 위해 현실의 외형 그대로를 사용하리라 결심한 소이였다.
자연스럽게 캐릭터의 외형 변화를 보기도 전에 드워프는 탈락!
남은 후보자는 둘이다.
애초의 계획은 휴먼이었지만, 오르크의 강인한 신체 능력은 탐을 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잠시 동안 고민하던 소이는 차분한 모습으로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에아에게 고심해서 내린 결정을 알려주었다.
“휴먼 족을 선택할게요.”
― 확실한가요? 한 번 정해진 운명은 되돌릴 수 없으니,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예요.
“네. 확실합니다. 휴먼 족으로 할게요.”
띠링!
[종족이 휴먼 족으로 설정되었습니다.]
[휴먼 족은 활동적이고, 넓은 세상 전체를 주 무대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 운명을 선택한 만큼 ‘라이프’ 님의 멋진 모험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이제 마지막이네요. 라이프 님의 진실된 모습을 알고 찾을 시간입니다.
띠링!
[라이프] ― [Lv. 1]
클래스 ― [초보자]
명성 ― [0] / 성향 ― [0]
HP ― [100] / MP ― [100] / SP ― [100%]
근력 ― [0] / 민첩 ― [0] / 체력 ― [0]
지능 ― [0] / 집중 ― [0] / 행운 ― [0]
Point ― [10]
캐릭터의 능력치 창이었다.
소이는 능력치들의 세부 정보를 살폈다.
[HP] ― 플레이어의 생명력을 표시합니다.
[MP] ― 플레이어의 마나량을 표시합니다.
[SP] ― 플레이어의 스태미너를 표시합니다.
[근력] ― 물리적인 공격력을 상승시킵니다.
[민첩] ― 공격 속도와 신체의 움직임 속도를 상승시킵니다.
[체력] ― HP의 최대 수치가 증가합니다.
[지능] ― 마법 대미지를 상승시킵니다.
[집중] ― 기본 공격의 명중률과 스킬의 위력을 강화합니다.
[행운] ― 아이템의 강화 및 제작이나 탐색, 퀘스트 습득 등 다양한 활동에 영향을 줍니다.
지금 표시된 것들이 가장 기본적인 능력치들이고,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본인에게 어울리는 능력치들이 추가로 생성되는 게 ‘소드 앤 매직’의 기본 시스템이었다.
잠시 고민을 하던 소이는 주어진 열 개의 포인트를 근력 3, 민첩 2, 체력 5로 나눠서 투자했다.
‘초반에는 역시 체력이지.’
죽지 않고 오랫동안 사냥을 하려면 가장 안정적인 것은 역시 체력 능력치였다.
가상현실 게임은 처음인지라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우선은 본인의 생각을 밀고 나가려는 소이였다.
‘어차피 테스트 기간이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는 게 좋을 테니까.’
베타테스트 기간 동안의 데이터는 정식 오픈이 되었을 때 초기화가 된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정보!
이것저것 시도를 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얻어낸 노하우들은 본 게임에서 큰 무기가 될 것이다.
― 근력 3, 민첩 2, 체력 5를 선택하셨네요. 이대로 괜찮으신가요?
“네.”
이제 능력치까지 설정을 끝냈다.
반투명한 창이 허공에서 모두 자취를 감추고, 세 쌍의 날개를 펄럭거리던 에아가 소이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왔다.
― 이제 마지막으로 라이프 님의 운명이 향하는 곳을 정할 때입니다. 최초로 내딛는 위대한 한 걸음…… 신중하게 결정해 주세요.
띠링, 띠리리링!
효과음과 함께 소이의 시야가 정신없이 돌아간다.
‘어어?’ 하는 순간에 몸이 허공으로 부유했고, 에아는 세 쌍의 날개를 펄럭이며 곁을 지켜주었다.
천천히 당황함을 가라앉히자 발아래로 펼쳐진 드넓은 대륙 전도가 두 눈에 들어온다.
그 광활함과 신비함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수많은 국가와 도시들이 소이의 선택을 기다리며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거리고 있었다.
가장 우선적으로 보이는 것은 대륙에 존재하는 여덟 개의 왕국이었는데, 그중 세 개는 드워프, 엘프, 오르크 종족의 국가였기 때문에 휴먼인 소이는 선택할 수 없었다.
남은 건 대륙의 중앙에 있는 아스란 왕국과 동부의 하론 왕국, 남부의 신성왕국과 서부의 카렌 왕국, 마지막으로 북서쪽의 카이트란 왕국이었다.
‘신성왕국은 아무래도…….’
종교 계열의 직업을 선택한 플레이어들이 몰릴 만한 곳이다.
마찬가지로 하론 왕국은 생산직 플레이어들이 선호할 만한 특징을 지닌 왕국이기에 위의 두 개 왕국은 과감하게 제쳐 두었다.
남은 것은 북부와 서부, 중부에 위치한 각 왕국들이었는데, 잠시 고민을 하던 소이는 대륙의 중앙에 위치한 아스란 왕국을 선택했다.
‘아무래도 중앙에서 시작하는 게 나중에 돌아다니기 편하겠지.’
더불어서 아스란 왕국의 특징이 기사들을 숭상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도 선택에 영향을 주었다.
지금까지 플레이한 수많은 게임들에서 대부분 검을 사용하는 직업을 택한 만큼 이번에도 그쪽을 향한 가능성을 열어두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는 선택이었다.
― 아스란 왕국을 선택하셨군요. 라이프 님의 선택에 주신의 축복이 함께하기를…….
에아의 마지막 멘트가 끝나자 발아래로 펼쳐진 대륙의 모습은 자취를 감추었고, 몸 주위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십, 수백의 문자들이 나타나서 역류하는 폭포수처럼 허공으로 솟구쳤다.
띠링!
[운명의 여신 ‘에아’가 선물을 합니다.]
[초보자 전용 ‘아이템 박스(일반)’을 획득하셨습니다.]
[10초 후 아스란 왕국의 초보자 마을로 이동합니다.]
‘드디어 시작인가.’
모든 설정을 끝냈으니, 다음부터는 이런 귀찮은 과정 없이 바로바로 접속할 수 있을 것이다.
소이는 자신의 몸 주위로 조금씩 번져 가는 빛의 물결을 보며 두근거리는 심장을 어루만졌다.
국내 최초의 가상현실 게임.
이제 곧 눈앞에 모습을 드러낼 ‘소드 앤 매직’의 세상을 기대하며 소이는 폭발하는 빛의 중심에서 살며시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