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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아니, 이게 뭐냐고요! 대체 왜 여기 온 겁니까!”
“뭐긴, 차력사들 처음 보나?”
그러고는 수상쩍은 복장의 약장수와 또 쑥덕쑥덕 뭐라 대화를 나누는 로엠 노인!
이젠 말할 기력도 없었다.
그런데 약장수가 핸드에게 다가오더니, 팔다리 등을 만져 보거나 납 벨트를 확인하고 씩 웃는 게 아닌가?
‘헉! 이 남자 게이인가?’
정조의 위협을 느끼는 핸드.
그러나 약장수의 말은 핸드의 생각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었다. 눈이 번쩍 뜨일 정도였다.
“신체 조건이 아주 좋군. 안쪽에서 제대로 꽉꽉 눌러 채운 근육이면서도 아주 유연하고 부드러워.”
‘……룽 노사님과 비슷한 말을 하다니!’
룽 노사는 수행을 하고, 가르쳐 준 방법에 따라 몸을 만들면 타고난 조건과는 별개로 제대로 밀도가 높으면서도 고무처럼 탄력 있는 근육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핸드는 이곳에 와서도, 어느 정도 룽 노사의 비법을 사용해서 몸을 만들어 왔다.
이 남자는 그것을 한눈에 간파했던 것이다.
“이거 물건이군요! 제대로 가르쳐 보겠습니다.”
“그거 좋지. 해 보게! 아 참, 이 친구 사흘에 한 번 정도는 일하러 나가야 하니까 놔두게나. 약은 내가 따로 챙겨서 나중에 가져오겠네. 절대 자네들 약 쓰지 말게.”
“끙…… 재고를 쓸 수 있었는데. 로엠 씨의 부탁이 아니면 절대 받아들이지 않았을 겁니다.”
“헐헐! 자네가 아니면 부탁하지도 않았지.”
로엠 노인은 그렇게 말하고는 핸드를 내버려 두고 사라졌다. 여하튼 그렇게 차력사들과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내 이름은 뮬란이다. 뮬란 단장이라고 부르게나.”
콧수염을 기른 중년 남성, 약장수로밖에 안 보이는 남자가 그렇게 자신을 소개했다.
“이제부터 자네는 제대로 피부를 단련할 걸세.”
“……피부라고요?”
핸드의 반문에, 뮬란 단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피부의 단련이지. 자네는 잘 모르겠지만, 근육은 단련 방법에 따라 견고한 갑옷처럼 몸을 지킬 수 있네. 물론 창검은 막을 수 없지만…… 창검을 막을 정도로 근육을 만드는 비법이 고대에는 있었다고도 하는데, 그건 마나를 쓰는 고급 무술 이야기일 테지.”
그냥 약장수나 차력사라고 생각했는데, 뮬란 단장은 상당한 식견을 가진 모양이었다.
차력사들이라며 색안경을 끼고 있었던 핸드의 눈빛이 달라지게 만드는 데는 충분했다.
그가 알기로 연단법은 상당히 비밀스러운, 어지간한 학식이 없이는 알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여기서 전 뭘 하면 되는 겁니까?”
“일단 따라오게나.”
핸드는 뮬란 단장을 따라갔다.
바깥세상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서커스단의 그것 같은 커다란 천막 안쪽!
다양한 기구들이 늘어서 있었다.
개중에는 조금 용도를 바꾸면 고문기구로도 쓸 수 있을 것 같은 물건들이 즐비했다. 특히 체인 같은 것들이 많이 있었는데, 몽둥이나 목검도 눈에 들어왔다.
뮬란 단장이 손가락을 퉁기자, 몇 명의 우락부락한 근육질 남자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단숨에 핸드를 제압하더니 웬 나무 틀 같은 곳에 묶는 게 아닌가?
“대, 대체 무엇을?”
핸드는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
뮬란 단장은 갑자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일단 좀 두들겨야겠지.”
그러더니, 근육질 남자들은 목검 등을 꺼내 들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무작정 핸드를 두들겨 팼다.
“으아아아악!”
소나기같이 떨어지는 목검에 전신을 두들겨 맞는다.
일부 몽둥이를 쓰는 근육질 남자들도 있었지만, 그것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타격이었다.

『치명적이지 않은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유연성 보정으로 둔기 충격을 흡수합니다. 묶여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흡수율이 저하됐습니다.』
『고통에 견디는 과정에서 인내가 1 증가했습니다.』

위험을 알리는 메시지들이 연달아 떠올랐다.
그날은 결국 두들겨 맞다가 기절하는 걸로 끝이 났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화도 나지 않았다.
재접속했더니, 이번에는 몸에 기름을 바르고는 체인 등으로 피부를 벗겨 낼 기세로 마찰시키는 게 아닌가?
“크아아아악!”
역시 뭔가 말하지도 못하고 기절당했다. 간신히 설명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은 다음 날이 온 뒤였다.
“대체 이게 무슨 짓입니까?”
화를 내는 핸드. 하지만 뮬란 단장은 뻔뻔스럽게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설명을 했다.
“피부를 단련한다고 하지 않았나! 먼저 목검 타격일세. 근육이 충격을 흡수하는 데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초회복에 더해 타격을 가해 주는 수밖에 없다네. 걱정 말게! 우린 프로야. 로엠 씨가 자네를 일급 차력사 수준까지 끌어올려 달라고 했어. 아무 문제도 없네.”
기가 막혀서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몸에 기름을 발랐어도 체인으로 마구 마찰시켰으니 몸이 잔상처로 뒤덮였다.
진도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로엠 노인이 준 약을 바르거나 먹으면서 요상한 기술들을 배워야 했다.
‘휴! 한 번 한다고 했으니 도망칠 수도 없고.’
끝내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멍들고 잔상처를 입은 몸을 보자 오히려 오기가 끓어올랐다.
‘좋아! 기절하지 않고 견뎌 보자! 한명일, 팔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다. 차력이라도 망설이지 않는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차력사들의 훈련을 따라가기 시작하자 핸드는 생각 외의 사실을 발견했다.
이곳의 차력사들은 그가 생각하는 이미지와는 상당히 달랐다. 별다른 근거는 없었지만, 그들의 단련법에는 뭔가 비밀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아침에 그들이 주는 식초를 한 잔 마시고, 요가와 스트레칭을 반복하자 유연성의 성장 속도가 대폭 증가했다. 게다가 두들겨 맞는 수련에도 커다란 보상이 있었다.

『확장 스테이터스, 「내구」를 개방했습니다! 내구 스테이터스를 개방함으로써 일부 전사 계열 직업의 전직 자격을 얻었습니다. 인내가 2 올랐습니다.
내구 : 충격에 견딜 수 있는 튼튼함. 근육을 갑옷과 같이 단련하고, 피부 역시 다양한 훈련을 통해 연마하여 둔기에 의한 타격 등에 대한 저항력을 얻는다.
방어도 증가에 기여하며, 어떤 비법을 통해 높은 내구를 얻은 자는 창검도 피부로 막을 수 있다고 한다.』

패시브 스킬 습득
『핸드가 차력을 습득했습니다. 상세한 내용은 패시브 스킬 상세 설명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스킬 획득 보정으로 체력이 2 증가했습니다.』

차력 - 견습 1/10(패시브 스킬)
당신은 스스로의 몸에 강한 부담을 가하고, 약물 등을 이용해 치료하기를 반복함으로써 보다 강인한 몸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그리 커다란 도움을 받을 수는 없지만, 충격을 받았을 때 호흡을 통해 그것을 감소시키거나 고통을 견뎌 낼 수 있습니다.
차력의 공연으로 약간의 돈을 벌 수도 있습니다.
조건 : 인내 10 이상, 내구 스테이터스 개방.
상세 : 스킬 레벨당 인내 관련 대항 체크 성공률 +1%

그 외에도 다양한 기술을 얻었다.
바짝 마른 사내는 반사 신경 훈련을 한다며, 나무로 만들어진 단검을 던져 댔다.
핸드는 그걸 손으로 받아 내고, 반대로 사내에게 던져야 하는 것이다.
핸드의 민첩은 34. 거기에 단검 숙달로 나름 자신이 있었지만 사내에게는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다. 몇 번이나 얻어맞으면서 익혀야 했다.
그러나 스킬을 습득하자,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낚아채기 - 견습 1/10(액티브 스킬)
당신은 쏘거나, 날려 보낸 도구 등을 중간에 낚아챌 수 있습니다. 단, 날카로운 단검 등을 낚아챌 때 성공 정도에 따라서 손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실패하면, 발사체는 당신에게 피해를 줍니다.
다트나 바늘 등, 은밀하게 쏘아진 도구는 물론 발사된 화살은 아직 낚아챌 수 없습니다.
단, 다트나 바늘 등은 눈치챘을 경우와 장갑 등을 소지했을 때를 한정하여 확률적으로 방어 가능합니다.
능숙해지면 저글링 등의 재주를 부릴 수 있습니다.
무기를 들면, 이 스킬은 『쳐 내기』로 바뀝니다.
조건 : 민첩 40 이상

단검 투척 - 견습 1/10(액티브 스킬)
당신은 다트, 단검 등의 작은 투척 가능한 도구를 던져서 적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단, 미리 꺼내 놓은 것이어야 하며 준비 동작이 필요합니다. 아직 당신의 솜씨로는 벨트에 꽂아 놓은 단검 등을 뽑는 것과 동시에 공격하거나 할 수는 없습니다.
조건 : 민첩 40 이상, 단검 숙달 견습 8 이상
상세 : 스킬 레벨당 명중률, 투척 속도 +1%

이 두 스킬을 개방하며 올린 민첩이 2, 매일 사내에게 얻어맞으면서 올린 민첩이 5! 완력에 한참 뒤처졌던 민첩도 간신히 수준을 올린 것이다.
핸드의 발전은 쌀쌀맞은데다 이름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사내의 표정이 변할 정도로 빨랐다.
“내 이름은 카담이다. 단검 투척을 네게 가르쳐 준 스승의 이름이니까 잊어먹지 마라.”
반사 훈련이 끝나면, 과녁에 단검을 던지기도 했다.
이 훈련은 그래도 조금 편했지만 과녁은 매일 조금씩 멀어졌고 표적도 작아졌다.
하지만 핸드는 어렸을 때 했던 다트 던지기를 생각해 내며 상당히 즐기고 있었다.
생각 외로 정밀한 동작이 필요한 기술이지만 다트 선수 대회에 참가하라는 권유까지 받은 적이 있는 핸드에게는, 과거를 되살리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정금사의 탁월한 감각과 경험이 조화를 이루어, 단검 투척 기술은 순식간에 견습 9레벨이 되었다.
가장 먼저 단검 투척이 초급 스킬이 되었고, 뒤이어 낚아채기와 단검 숙달이 초급에 도달했다.
연달아 민첩 관련 스킬이 초급에 도달하며 얻은 보상으로 인해 민첩이 도합 6 증가했다.

단검 숙달 - 초급 11/20(패시브 스킬)
당신은 이제 작업을 넘어, 충분히 기술의 영역까지 단검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민활하고 정밀한 단검 기술은, 충분히 상대의 약점을 노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상세 : 스킬 레벨당 숙달된 무기의 데미지와 공격 속도가 2% 증가. 숙달된 무기로 방어 가능. 단검으로 인한 치명타 확률이 스킬 레벨당 1% 증가

낚아채기 - 초급 11/20(액티브 스킬)
당신의 눈썰미는 충분히 날카롭습니다. 진짜 단검을 손으로 낚아채더라도 거의 상처를 입지 않게 됩니다.
또, 일점에 포착했다면 다트를 잡아챌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늘이나 화살 등은 무리입니다.
무기를 들면, 이 스킬은 『쳐 내기』로 바뀝니다.
조건 : 민첩 40 이상

단검 투척 - 초급 11/20(액티브 스킬)
당신은 다트, 단검 등의 작은 투척 가능한 도구를 던져서 적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벨트나 띠 등에 미리 단검을 준비해 놓는다면, 별다른 예비 동작 없이 투척할 수 있게 됩니다. 정밀도가 크게 향상되어 갑옷 사이 등을 노릴 수도 있게 됩니다.
조건 : 민첩 50 이상, 단검 숙달 초급
상세 : 스킬 레벨당 명중률, 투척 속도 +2%, 준비된 도구를 빨리 뽑을 수 있음

카담의 동작을 읽는 연습을 하며, 간파도 아슬아슬하게 초급 직전에 도달했다.
그러나 최대의 성과는 시각 스테이터스 개방이었다.

『확장 스테이터스, 「시각」을 개방했습니다! 시각 스테이터스를 개방함으로써 궁수와 도적 계열 직업의 전직과 주요 스킬 개방 자격을 획득했습니다. 또한 날카로운 눈썰미를 얻어 감정 스킬이 1단계 오릅니다.
시각 : 시각입력반응은 물론, 장거리의 관측이나 숨겨져 있는 미세한 증거 등을 찾아낸다. 숨겨진 문을 찾거나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동체 시력이 증가하면 간파 등의 스킬 체크에 보너스를 받게 되며, 시각을 계속 성장시키면 고대의 특수한 비법들을 익힐 수도 있다.』

‘이제 청각과 촉각만 남았다!’
오감 전부를 개방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핸드는 상당히 기대하고 있었다. 틀림없이 커다란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전신에 납을 두른 채 근력 운동도 해야 했고, 두들겨 맞고 회복하는 것도 계속되었다. 상대가 차력사들이라 문제지, 일종의 전투 훈련을 받는 셈이었다.
퍽! 퍼퍼퍼퍽!
그야말로 몽둥이로 시야가 가득 차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제는 기절하지도 않았고 차력 스킬을 이용해 호흡으로 충격을 견뎌 냈다.
이 피부 단련이 끝나면 멀쩡하지는 않았고, 전신에 멍이 들지만 일어나서 걸어갈 수도 있게 됐다.
“자네 정말 성장이 빠르군! 아주 타고났어. 기초가 어느 정도 되어 있었기 때문이겠지만 말이야. 처음부터 몸을 만들면 거의 반년 정도는 걸리지.”
이제는 뮬란 단장의 감탄사나 칭찬도 결코 비아냥거림으로 들리지 않았다.
왜냐면 벌써 인내가 20, 내구가 10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이제 핸드는 단장의 교육을 믿고 있었다. 그래서 어지간한 난이도의 단련에는 놀라지도 않았다.
그렇게 차력사들과 생활한 지 거의 한 달 정도가 지났을 즈음, 핸드는 마침내 로엠 노인과 뮬란 단장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게 되었다.
‘뮬란 단장은 물론, 이 차력사들은 상당히 수상해.’
가만히 핸드가 뮬란 단장을 지켜본 결과, 그의 행동에는 상당히 세련된 느낌이 묻어났다.
작법을 배운 사람이 아니면 평상시에도 저런 동작이 나오지 않는다. 특히 테이블 매너는 꽤 귀족적이었다.
차력사들도 핸드에게 정이 들었는지, 거의 한 식구처럼 대접해 주고 있었다.
그쯤 되자 뮬란 단장이 과거사를 털어놓았다.
“자네는 상당히 눈치가 빠르니, 우리가 보통 차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걸세.”
“음…….”
핸드에게 기술을 가르쳐 주는 사람들의 실력은 범상치 않았다. 카담만 봐도 알 수 있지만, 그의 단검 투척 기술은 이미 차력사의 재주 수준이 아니었다.
몇 개의 단검을 동시에 투척해 과녁에 모양을 만드는 정도는 단순한 퍼포먼스다.
카담은 다트로 30미터 정도 거리의 동전을 맞출 수도 있었고, 단검이라면 그 50미터에서도 가능했다. 눈을 가리고도 그 짓을 성공시켰다.
핸드가 봤을 때, 차력사들 중의 몇 명은 특수한 사연을 숨긴 NPC였다.
“휴…… 나는 검의 명가 슈탈바르트의 종자였네.”
한숨과 함께, 뮬란 단장은 과거를 되새겼다.
검의 명가 슈탈바르트…….
라스트 앤서의 설정 중에도 자주 언급되는 존재다.
유명한 기사의 이름이거나, 전설적인 모험담에 등장하는 동료 가운데는 반드시 한 명이 끼어 있었다.
“그들은 검에 미친 검귀들의 집단이지. 그중에는 제대로 된 무인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놈들도 있다네.”
고아였던 뮬란 단장은 그렇지 않은 자들에게 주워졌다. 그리고 연단법의 실험 대상이 되었다.
슈탈바르트에는 무인만 있는 게 아니라 정치적인 싸움을 선호하는 자들도 있었다.
강력한 무사들을 만들어 내어 최고의 가문으로 올라서려는 욕심 때문에, 실패작―흔히 말하는 저주받은 연단법의 실험에 손을 댔다.
뮬란 단장은 실패작이었다.
몇 가지 시험은 견뎌 냈지만 점점 가혹해지는 인체 실험을 견디지 못했고, 몸이 망가진 채 버려졌다.
기사의 종자 생활을 했기 때문에 몸가짐이 세련되었고, 귀족들의 예법도 알았던 것이다.
뮬란 단장을 구한 것은 로엠 노인이었다.
로엠 노인은 연단법에 집착하고 있었지만, 사람의 몸을 망가뜨릴 정도의 일은 하지 않았다.
반쯤은 슈탈바르트에서 수집한 연단법의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서였지만, 쓰러진 아이에 대한 동정심도 컸다.
뮬란 단장이 차력사 집단을 만든 건 숨기 위해서다.
차력사는 멸시받고, 천시 받는 직업!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거의 주목 받지 않는 존재다.
그가 살아남은 것은 회복되지 못할 거라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쓰는 이름도 가명이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슈탈바르트의 검술 같은 것은 결코 드러내서는 안 된다.
떠돌아다니면서 뮬란 단장은 자신과 비슷한 연단법의 희생자들을 많이 만났다.
연단법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피로 성립된다.
그는 마법사나 사악한 연금술사들의 실험에 의해 피폐해진 자들을 구해 내기도 했다.
이곳은 그런 사람들이 모인 장소였다.
“내가 이 말을 한 건 자네의 인품이 믿을 만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세. 휴! 로엠 씨가 마침내 연단법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고 하더군. 그 사람도 한이 많은 사람일세. 로엠 씨를 도와서 연단법의 완성을 보여 주게나. 자네 같은 근성과 성실함이 있으면 성공할 거야. 그분 인생의 목표를 결코 저주받은 연단법으로 만들지 말아 주게.”

『당신은 뮬란 단장과 차력사들의 신용을 얻었습니다. 신용 스킬이 2단계 올랐습니다.』
『파라미터 스킬, 신용이 견습을 벗어나 초급에 진입했습니다. 당신은 마을이나 도시 하나만이 아니라, 지역에서도 충분히 통용될 수 있는 신용을 갖게 되었습니다.
거래 등의 교섭을 할 때, 이름이 알려진 지역에서 훨씬 수월하게 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스킬이 초급에 진입한 영향으로, 당신의 명성이 100 증가했습니다.』

신용 - 초급 12/20(파라미터 스킬)
당신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신용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며,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기대를 충족시켰습니다.
당신은 하나의 도시가 아니라, 지역 일대에서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 스킬은 일부 보상에 관여합니다.
현재의 명성과 신용 등급을 정산한 값은 144입니다.
당신의 신용은 연고지와 주변 지역에서 토박이와 같은 수준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신용 스킬이 단숨에 2단계 증가!
거기서 핸드는 한(恨)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역시 팔이 망가진 후로 뼈저리게 느낀 감정이었다.
“알겠습니다. 최고의 성과로 보답하겠습니다!”
핸드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