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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랩퍼1권(11화)
4. 샤벨 타이거(3)


“샤벨 타이거가 사람을 공격하기도 합니까?”
“숨어 있다 습격하는 습성이 있어 사람을 공격하기도 한다는 소리는 들었다. 용병들도 가끔 공격을 받아 나도 샤벨 타이거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고 있는 거다. 고블린이나 오크까지 습격해서 먹이로 삼는다고 하는데 몬스터가 이동하니 샤벨 타이거까지도 여기로 움직인 건가? 이거 사람들에게 뒷산에 당분간 올라가지 말라고 해야겠어.”
토마스는 샤벨 타이거가 표범처럼 나무 위에서 습격을 해서 영역을 알리는 포효도 없고 사람까지 습격하는 맹수라는 설명을 했다.
에반은 샤벨 타이거가 나무 위에 있다 지나는 것들을 습격한다면 몬스터든지 인간이든지 가릴 것 같지가 않았다.
“습격을 하는 맹수이니 여럿 모여 있는 사람이나 마을은 공격하지는 않겠군요.”
“몸을 드러내고 공격하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용병 생활을 할 때 들은 이야기로는 노숙을 할 때 사람을 공격해 잡아간다는 말도 있었어. 밤에 몰래 마을에 들어와 사람을 공격하지 않을지는 확신을 못하겠다. 오랫동안 비가 많이 오지 않아 몬스터까지 어려우니 경계는 해야겠지.”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수고하십시오.”
“그래 너도 대장간 가족하고 지내며 식사는 해결한다고 하던데 이제 산에 올라갈 생각은 말아라.”
토마스는 에반에게 다시 주의를 주며 촌장과 상의를 하려는지 만물상으로 향했다.
샤벨 타이거는 홀로 큰 동물이나 몬스터를 사냥하기 위해 비정상적으로 어금니가 큰 맹수였다.
큰 어금니로 큰 동물이나 몬스터도 한 방에 목을 물어 경동맥을 끊는 것이다.
사자처럼 목을 물어 질식시키기에는 이 세상의 야생 동물이나 몬스터가 너무 사납고 컸다.
이 세상의 샤벨 타이거는 한 번에 치명상을 입히는 어금니가 유용해 아직 멸종하지 않았다.
‘덫까지 설치한 것이 아까운데 어떻게 하지. 하여간 인간까지 몰래 습격하는 맹수라니 당분간은 조심해야겠지.’
돈에 눈이 돌아가 위험을 무릅썼던 에반은 샤벨 타이거의 등장으로 제정신을 찾았다.

힘든 농사와 몬스터와의 전투도 겪고 교역까지 무사히 마친 마을 사람들은 오랜만에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농부들에게 겨울은 몸을 회복하는 시간이었다.
어른들은 술도 만들어 먹는 사치도 하고 청년들과 아이들은 모처럼 배불리 먹고 놀았다.
샤벨 타이거의 등장으로 경고의 소리가 있지만 사람들은 목책 밖으로 나가지만 않으면 안전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에반도 집에서 책을 외우고 수련을 하며 조용히 지냈다.
그러나 몬스터에 대비하느라 대부분의 가정이 충분한 장작을 보유하고 있지 못했다.
알포스의 대장간도 생기며 땔감 수요가 생기자 넉넉하지 않았던 마을의 장작이 빠르게 고갈되었다.
아무리 나무가 널린 개척 마을이지만 땔감으로 사용하려면 나무를 베어야 했다.
그러나 겨울이라는 계절과 소수의 몬스터와 샤벨 타이거라는 문제가 있었다.
장작 문제가 생기자 알버트 촌장이 나서서 날을 잡아 모든 사람들이 함께 나무를 베기로 했다.
마을 전체적으로 장작도 부족하고 대장간의 수요도 있으니 위험하게 개별적으로 구하지 않고 함께 움직이기로 한 것이다.
모처럼 맑은 날이 되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뒷산의 목책 밖에서 나무를 베었다.
마을 주변의 농지도 개척하고 땔감을 구하기 위해 꾸준히 나무를 베어 왔지만 뒷산 방향은 아직 100여 미터도 베지 못했다.
도끼로 나무를 베어 숲을 개척하는 것은 느릴 수밖에 없었다.
불을 내어 화전을 일구더라도 나무는 완전히 타지 않아 그대로 두고 씨를 뿌리는 경우가 많았다. 인력으로 나무를 베려면 몇 년으로도 모자랐다.
자경대가 경계를 하며 마을 사람들은 나무를 베고 가지를 잘라 통나무를 마을로 날랐다.
대부분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나무를 베니 위험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소수의 몬스터라면 사람들의 숫자를 보고 덤벼들지 못하고 샤벨 타이거도 겨울이라 몰래 접근할 수는 없었다.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달려들자 장작을 마련하는 일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자른 나무는 건조시키기 위해 처마 밑에 쌓았다.
날이 어두워지려고 하자 사람들은 베던 나무를 서둘러 마무리를 했다. 작업을 정리하며 장작도 분배했다.
알포스가 적당히 장작 값을 지불하자 어른들은 모처럼 술 파티를 벌이려고 했다.
어른들이 모처럼 흥겨운 기분을 내고 있을 때 갑자기 정문 방향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다.
어른들이 몰려가자 에반도 정문 방향으로 향했다.
정문에 있던 경비는 없어졌고 목책 위에는 피가 바닥까지 흘러 있었다.
“아니 찰리는 어디에 있는 거야?”
“공격을 당했다면 시체는 어디에 있는 거야?”
체구가 건장한 찰리는 홀로 정문 경비를 서고 있었다. 사람들은 피만 흥건한 정문에 모여 찰리의 안전을 걱정했다.
“일단 진정을 하고 더 어둡기 전에 흔적이라도 찾도록 합시다. 일단 자경대는 사방의 목책에서 경계를 하며 순찰해 이상을 확인한다.”
자경대장인 토마스가 사람들을 진정시키며 경계와 수색을 지시했다.
무기를 든 자경대가 사방으로 흩어지자 토마스는 핏자국을 따라 목책 밖으로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핏자국을 따라가는 토마스는 오랜만에 긴장이 되며 피가 끓어올랐다. 오크를 목책에서 물리칠 때는 느끼지 못한 흥분이었다.
위기감이 생기자 젊었을 때처럼 살아 있다는 것을 느꼈다. 뒤를 따르며 벌벌 떠는 자경대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감각이었다.
토마스는 숲까지 수색하다가 눈에 찍힌 발자국을 확인하고는 돌아갔다.
토마스가 돌아오자 마을을 수색한 자경대도 차츰 모였다.
“촌장님 댁의 축사에 핏자국이 조금 있고 염소 한 마리가 없어졌습니다.”
토마스는 이미 예상을 했는지 묵묵히 보고를 들었다.
“숲으로 핏자국을 따라 가다가 쌓인 눈에 샤벨 타이거로 보이는 발자국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염소를 물어 가다가 찰리에게 들켜 공격했던 것 같습니다.”
“목책 높이가 3미터인데 아무리 샤벨 타이거라도 여길 뛰어넘을 수 있습니까?”
“원래 나무 위에서 습격하는 습성이 있으니 이 정도 목책은 단번에 오를 수도 있습니다. 무거운 동물을 물고서도 발톱으로 나무를 찍어 오를 수 있는 맹수입니다. 들키지 않고 염소를 물어갔다면 이제라도 경계를 강화하면 됩니다. 그런데 찰리까지 공격하고 물어갔으니 이제 인간을 먹이로 보고 습격할지 걱정입니다.”
“나도 한 번 인간을 잡아먹은 맹수는 계속 인간을 노린다는 말을 들었는데 정말 그런가?”
“가끔 인간을 계속 습격하는 맹수 퇴치 의뢰가 있어 이런 이야기는 잘 알려진 편입니다. 인간고기에 맛들인 맹수가 계속 인간을 습격해 가끔 유명한 사냥꾼이나 용병에게 의뢰가 있기도 합니다.”
“그럼 일단 경계를 철저히 하도록 하세. 찰리는 그냥 공격했다가 본능적으로 물고 갔을 수도 있잖아. 먹이인 염소도 있으니 찰리를 먹지는 않았을 거야.”
알버트 촌장은 낙관적인 전망을 하며 일단 경계를 강화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오늘부터 밤낮으로 석궁과 창을 들고 목책을 철저히 경계하도록 하겠습니다. 샤벨 타이거는 습격을 주로 하니 항상 두 명이 함께 경계를 서도록 하겠습니다. 낮이라도 문단속을 철저히 하고 가축들도 우리에 잘 넣어 두도록 하십시오.”
토마스는 당분간 철저한 경계와 문단속을 철저히 할 것을 말하며 경계조를 짜기 시작했다.
여자들과 어린이들은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고 어른들은 모여서 경계 방법과 순서를 정하며 걱정스럽게 말을 나누었다.
“알포스 씨, 샤벨 타이거에게 타격을 주려면 강철 석궁 화살을 써야 하니 우선 화살부터 만들어 주십시오.”
토마스는 알포스에게 전체를 철로 만든 강철 화살을 부탁했다.
“화살촉만 철로 만든 것은 안 됩니까?”
“샤벨 타이거 같은 맹수는 가죽은 강하고 근육은 탄력이 있어 보통 화살촉으로는 깊은 상처를 주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오우거 같은 대형 몬스터를 공격할 때와 같이 강철 화살만이 두꺼운 가죽을 뚫고 깊은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기존에 만든 강철 화살이 몇 개 있기는 한데 지금은 철이 없어서 몇 개 만들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지난번 몬스터에게 모아 둔 잡철이 있으니 그것으로 만들어 주게. 일단 무기는 있어야 하니 어쩔 수 없지.”
알버트 촌장은 마을의 공동 몫으로 모아둔 철을 강철 화살로 만들기 위해 내어 주었다.
오랜만에 공격을 받아 희생자가 생겼지만 개척 마을 사람들답게 빠르게 불안을 수습하고 경계 태세로 돌입했다.
몬스터나 맹수의 습격은 개척 마을 주민으로서 각오하던 일이었다. 찰리의 가족도 조용히 감정을 수습하고 마을 사람들도 철저히 문단속을 했다.
“십 년에 한 번은 이런 해가 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올해는 더 심한 것 같아. 흉년과 전염병, 몬스터, 맹수까지 한꺼번에 생기는 해잖아. 에반아, 여기 문고리는 약한 것 같은데 나중에 아버지께 말해서 고치도록 하자.”
데리는 막상 맹수의 습격이 생기자 두려운지 문단속을 하며 걱정스런 말을 했다.
몬스터야 때가 되어 한 번 몰려오고 끝이지만 인간을 습격하는 맹수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은 들어 본 두려운 이야기였다.
한 번 넘기면 끝인 몬스터 습격은 늘 있는 일이니 그때만 경계하면 되었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사람을 잡아갈지 모르는 맹수는 공포 이야기의 단골 소재였다. 어둠의 마법사와 함께 인육을 먹는 맹수는 공포를 자극하는 소재였다.
“그래도 한 마리잖아. 어른들이 잘 경계하고 만약 나타나면 아저씨가 만든 화살로 잡을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그럼 타이거와 오렌지 이야기 해 줄게.”
에반은 데리가 안심할 수 있도록 위로를 해 주며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를 바꿔서 해 주었다.
그러나 에반도 샤벨 타이거가 계속 습격한다면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외곽으로 밀려나 인간 마을까지 공격할 맹수면 영역 싸움에 밀린 늙은 수컷이거나 갓 독립한 어린놈이겠지. 늙은 수컷이면 힘은 떨어졌어도 경험이 많으니 쉽게 잡힐 것 같지 않고 어린놈이라면 그래도 쉽게 잡을 수 있겠지. 그냥 지나쳐라. 나도 좀 편하게 살아 보자.’
에반은 그냥 소수의 몬스터 무리를 따라다니다가 잠깐 인간 마을에 들른 샤벨 타이거이기를 빌었다.

며칠 후 샤벨 타이거는 다시 공격을 했다. 마을에 얼마 없는 소 한 마리를 샤벨 타이거가 물어 간 것이다.
“소까지 물고 저 목책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겁니까?”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은 샤벨 타이거가 공격한 것보다는 소를 물고 어떻게 목책을 넘어갔는지를 궁금해했다.
에반도 나무를 타는 고양이과 맹수가 자기보다 큰 먹이를 물고 나무에 오른다는 것은 알았지만 소까지 물고 목책을 넘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샤벨 타이거도 거의 소만 한 크기이니 이 정도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래도 사람이 아니라 가축을 공격해서 다행입니다. 저번에 찰리를 공격한 것은 먹이로 본 것이 아니라 들켜서 공격한 것으로 보이니 다행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계속 마을에 들어오는 것은 겨울을 이 근처에서 보내려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며칠 간격으로 공격한 것은 마을을 먹이창고로 보는 것 같습니다.”
토마스가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전하며 사태를 설명했다.
사람이 죽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소나 염소 같은 귀한 가축이 계속 공격당할 것으로 보인다는 말에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사람을 공격하는 맹수라면 영주성에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겠지만 도와줄 것 같지는 않아. 샤벨 타이거는 값나가는 맹수이니 모리스 요새에 소식을 보내면 몬스터 헌터가 올 거야. 일단 그동안 마을의 가축을 한곳에 모아 철저히 지키기로 하고 자경대는 철저히 경계를 서도록 하지.”
촌장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마을의 가축을 한곳에 모아 지키며 몬스터 헌터에게 소식을 전하기로 했다.
“가축을 공격하지 못하면 사람을 공격하지 않겠습니까?”
마을 사람들은 샤벨 타이거가 공격하기 쉬운 가축이 없으면 다시 인간을 공격하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일단 공격하기 쉬운 가축도 없고 마을의 방비도 강해지면 다시 야생 동물이나 고블린을 찾아 움직일 수도 있을 겁니다. 인간이 만만치 않은 존재라는 것을 알리면 공격을 포기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토마스는 경계를 강하해서 접근할 여지를 주지 않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