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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갓파더 1권(23화)
8. 응징(膺懲)(3)
클럽 줄리아나의 VIP룸에는 지금 광란의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벌거벗은 남녀가 교미를 나누는 뱀처럼 서로 뒤엉켜 땀으로 번들거리는 육체를 흔들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밑에 깔려 있는 여자들의 눈이 반쯤 풀린 것이, 뭔가 약에 취한 것처럼 위에서 남자가 거칠게 육체를 흔들 때마다 자지러지는 비음을 흘리며 헤실헤실 미소를 지었다.
사실 여자들은 지금 약에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웨이터의 손에 붙들려 VIP룸에 온 뒤로 술을 얻어먹고 이렇게 되었다.
웨이터의 VIP룸을 구경시켜 준다는 말에 혹해 웨이터를 따라온 것부터 이미 이들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에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만 했다.
룸 대여비만 500만 원인 이곳의 VIP룸은 아무나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라 여자들에게 환상을 가지게 만들었다.
뭐 클럽에 와서 이런 적이 이미 한두 번이 아닌 관계로 어느 정도 예상을 오기도 했기에 지금 남자들과 뒹굴고 있는 여자들은 자의로 약을 받아먹었다.
그리고 이들이 합의하에 이러고 있는 것을 알려 주는 것은 바로 이들의 옷이 한쪽에 구김 없이 잘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여자들도 다 알고 이 방에 들어온 선수였던 것이다.
한참을 그렇게 파트너를 돌려 가며 짐승들처럼 교미를 했다.
이미 약에 취한 상태라 누가 자신의 파트너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화려한 호텔도 아닌, 클럽의 룸에서 이들은 이런 것이 자연스러운지 열심히 빨고 깨물며 신음하고 또 헐떡이며 어딘가를 향해 열심히 달렸다.
그런데 이런 룸 안을 살피는 사람이 있었다.
언제 들어왔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짐승처럼 열심히 자신의 상대를 짓누르며 헐떡이는 남자들이나, 그 밑에 깔린 약에 취한 여자들이나 모두 누군가 차가운 시선으로 자신들을 보고 있음을 감지하지 못했다.
“역시나 개새끼들은 제 버릇 못 버리고 이렇게 지랄들을 하는구나!”
성환은 재판장에서부터 미행했던 이들이 사람들과 분리되기를 기다렸다.
재판장을 나와 자신들의 아버지들과 헤어져 따로 술집에 들어가는 것까지 지켜보았다.
이들이 술집에 들어갈 때는 잠시 망설이기까지 했다.
응징을 포기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저 이들을 징치하는 장소로 이곳이 적당한가 하는 것 때문에 잠시 망설인 것뿐이다.
하지만 망설임은 잠시 이들이 들어간 룸 밖에서 내부를 살핀 결과 이들은 개선의 여지가 없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 즉 사이코패스들이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권리를 무시하며 타인의 피해에 대하여 전혀 죄책감이 없었다.
성환은 이들의 행동을 지켜보면 지켜볼수록 이들을 그냥 둔다는 것은 폭탄을 그냥 방치하는 것보다 더 위험하단 판단을 하게 되었다.
이대로 두면 제 이, 제 삼의 수진이 또 나오리라.
그래서 틈을 엿보다 이들이 여자들을 불러들이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런데 이것 또한 가관이었다.
이곳에 출입하는 여자들도 제정신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맨 정신에 부끄럼 없이 옷을 벗어던지고 알몸으로 자신의 몸을 자랑하듯 남자들 앞에 당당히 자리했던 것이다.
성환은 이런 여자들의 모습에 상당한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하마터면 은신이 풀릴 뻔했다.
백두산 동굴에서 익힌 무공 중 잡공에 속하는 것이지만 이렇게 침투하는 것에 특화된 무공이 있었다.
동굴 속에 비동(秘洞)을 만든 도둑이 지니고 있던 이 공공비술(空空秘術)은 비록 잡공이기는 하지만 성환이 북한을 탈출할 때 무척이나 요용하게 써먹은 것이기도 했다.
아무튼 공공비술을 사용해 구석에서 룸에 있는 남녀의 광란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성환은 점점 때가 무르익는 것을 보았다.
“허억!”
“하악!”
“음.”
“흐응.”
갖가지 비음들을 쏟아 내며 광란으로 치닫던 남녀의 집단 난교는 끝이 났다.
약에 취해 벌인 일이라 그런지 이들은 섹스가 끝나기 무섭게 그 자리에 늘어지고 말았다.
그때서야 성환은 공공비술을 펼치던 것을 풀고 이들의 곁에 모습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들은 그런 성환의 모습을 보고도 그게 현실인지 아직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들의 광기 어린 섹스는 끝났지만 아직도 약 기운이 남아 정신이 몽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성환이 갑자기 모습을 보인 것도 모두 약 기운 때문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환은 자신을 멍하니 쳐다보는 남녀에게 다가갔다.
벌거벗은 남녀는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태초의 모습 그대로 자신을 내보이고 있었다.
그런 남녀들 사이로 들어가 천천히 여자들의 혼혈(昏穴)을 짚었다.
혼혈이 짚인 여자들은 바로 잠이 들어 버렸다.
그때까지도 남자들은 이 모습을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알몸으로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남자들의 모습을 차가운 눈으로 내려다보던 성환은 입매를 비틀며 차갑게 말을 하였다.
“아마 오늘이 너희들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즐기는 날이 될 것이다.”
차갑게 그들에게 말을 했지만 약에 취해 있는 그들은 그런 성환의 말에도 빙그레 미소를 짓고 있었다.
성환은 이들을 고문을 하기로 하였다.
죄를 지었으면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배경을 이용해 꼼수를 부려 풀려났다.
그러니 이젠 법이 하지 못하는 것을 자신이 지금 하기로 했다.
“우선 여기 내부의 소리가 밖으로 새 나가면 안 되니 일단 아혈(啞穴)을 짚어야겠지.”
작게 중얼거린 성환은 남자들에게도 차례차례 손을 움직여 입을 봉했다.
아혈이 짚인 남자들은 갑자기 말문이 막히자 고함을 쳐 보았다.
하지만 소리는 입 밖으로 나오지 않고 안에서만 맴돌았다.
그때서야 남자들은 일이 잘못됨을 깨달았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성환이 자신들이 약에 취해 상상해서 나온 존재가 아님을 알았다.
너무나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지자 남자들은 모두 눈앞에 있는 성환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남자들 표정을 보자 성환은 낮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야 세상이 두려운 것이란 것을 깨달았나. 세상이 너희들 마음대로 될 것 같았지. 하지만 이 세상에는 비이성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나지. 오늘 있던 재판이 그랬고, 또 지금 내가 할 일이 그럴 것이다.”
성환이 자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자신과 가장 가까이 있는 최종혁의 몸 이곳저곳의 혈도를 짚었다.
혈도가 짚이기 무섭게 최종혁은 오징어가 불판 위에 구워지듯 온 몸을 꼬며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그런 친구의 모습에 남은 이들도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았다.
최종혁이 몸을 꼬기 무섭게 성환은 또 다른 하나를 똑같이 만들어 주었다.
룸 안에는 이렇게 인간 오징어가 순식간에 다섯이나 만들어졌다.
이들은 온몸이 꼬이는 것 같은 고통에 몸부림을 쳐 보지만 이들이 일으키는 작은 소음을 듣고 이곳으로 달려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최종혁이 웨이터를 시켜 여자들을 불러올 때, 이곳 VIP룸 주변에 얼씬도 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부르기 전까진 아무도 오지 말라는 지시에 웨이터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곳은 바로 진원파가 다스리는 구역에 있는 클럽이기 때문이었다.
룸 안에 진원파의 후계자가 함께 온 것을 모르지 않아서였다.
그러니 지금 이들이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다고 하지만 아무도 이들을 도와주러 오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성환은 이들이 바닥에 뒹굴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쇼파에 기대어 지켜보았다.
그리고 이들을 지켜보며 성환은 이들이 마시던 술을 빈 컵에 따라 천천히 음미했다.
9. 누나의 죽음(1)
성환은 줄리아나에서 개 잡종들을 응징하고 사건에 증거 불충분으로 풀어 준 판사에 대하여 응징을 했다.
판사를 응징한 이유 중 가장 확실한 것은 판사가 사회 정의를 외면하고 권력에 기대어 피해자에게 이차적 충격을 준 것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들에게 성환이 내린 벌은 죽는 순간까지 피해자들이 겪었어야 고통을 평생 지니고 살아가게 만들었다.
성환은 이들의 감각을 극대화하게 만들었다.
옛 말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다.
사람은 야생을 벗어나 사회를 이루면서 야생의 감각을 잃었다.
하지만 가끔 이런 야생의 감각을 타고난 이들이 있다.
그런 사람을 보통 육감이 발달했다고 한다.
뚜렷한 뭔가가 보이지 않지만 막연히 주변에서 이상한 감각을 느껴 위기를 모면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것이 너무 지나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사람의 뇌는 무의식적으로 많은 정보를 처리하고 있다.
인간이 자신의 뇌를 본인의 의지로 활용하는 비중은 5%도 되지 않는 아주 미비한 수준.
그럼 남은 95%의 뇌기능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
그건 바로 신체 장기를 통제하거나 아니면 걸어가면서 균형을 잡는 등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정보들을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 중 일부 특별한 사람들은 수련이나 학습을 통해 직접적으로 뇌를 활용하는 비중을 늘리기도 하였다.
오랜 고행을 통해 신체를 단련하고 정신을 단련시켜 범인(凡人)이 할 수 있는 능력 이상을 발휘하기도 한다.
성환은 백두산에서 기연을 얻으며 이런 사람들의 신체를 컨트롤 하는 방법을 익혔다.
그중에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초인(超人)을 만들기도 하며 또 때로는 병신(病身)을 만들 수도 있었다.
만수파의 차남을 비롯한 개차반들을 벌한 것도 이런 것을 이용해 평생 참기 힘든 고통을 가지고 살아가게 만들었다.
온몸의 감각들이 최대로 살아나 작은 충격에도 이들이 받는 충격은 100배, 1000배의 고통을 받으며 살아갈 것이다.
인체는 무척이나 신비로워 인간이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의 고통이 발생하면 신체는 스스로 자기 방어 프로그램을 발동한다.
무슨 말이냐면 인간의 뇌는 주인이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의 고통이 신체에 작용을 하면 의식을 외부와 단절시킨다.
즉, 기절을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성환은 그런 기능을 자신의 기(氣)를 이용해 둔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신체가 충격을 받았을 때 작용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최종혁을 비롯한 그의 친구들은 살짝 몸이 부딪히더라도 그 충격은 남들과 확연히 다르게 작용할 것이다.
이들은 증상은 소위 CRPS라 불리는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과 아주 흡사한 증상을 보이게 되었다.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은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발생을 하는 병으로 현대 의학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증상.
더욱이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공통을 수반한다.
그런데 최종혁과 그 친구들은 그와 같은 증상을 얻게 되었다.
이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들을 풀어 준 판사도 같은 증상을 가지게 되었다.
다만 누가 자신들을 그렇게 만든 것인지는 본인도 몰랐다.
성환이 이들을 찾았을 때는 모두 약에 취하거나 술에 만취를 했었기 때문이다.
◈ ◈ ◈
늦은 시각 자신의 숙소로 들어가는 성환의 앞에 최세창이 막아섰다.
“너 어디 다녀오냐?”
최세창은 오늘 낮에 재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성환이 그곳에 갔다는 것도 이미 보고를 받아 알았다.
하지만 재판이 끝난 것은 오후 4시.
그런데 성환은 재판이 끝나고 부대로 복귀를 하지 않고 늦은 시각까지 부대 밖에 있다가 지금 들어오는 것이다.
최세창은 보고를 받은 4시부터 지금까지 수시로 성환의 숙소 앞에서 그를 기다렸다.
혹시라도 재판에 불복해 사고를 치지 않을지 걱정을 한 것이다.
“재판 보고 오는 길이다.”
“그러니까, 재판 끝나고 어디 다녀오는 거냐고.”
“그런 것까지 내가 네게 보고를 해야 하냐?”
성환과 세창은 무엇 때문인지 서로를 무심히 쳐다보며 대화에 날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세창은 한숨을 쉬며 말을 했다.
“재판 결과에 대해 들었다. 네가 판결에 불복하는 것도 짐작이 간다, 하지만…….”
“하지만이라니……. 하, 넌 지금 내 심정 모른다.”
중간에 말을 끊는 성환으로 인해 세창은 입을 다물고 성환의 얼굴을 잠시 쳐다보았다.
그러다 답답한 마음에 주머니에서 담배를 빼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려고?”
세창은 잠시 담배를 한 대 피고는 다시 물었다.
그런 세창의 질문에 성환은 너무도 담담하게 말을 했다.
“법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내가 직접 응징을 하는 수밖에.”
“그래서 어떻게 응징을 하겠다고? 네가 그러는 것도 범죄 행위라는 것을 모르냐?”
“훗, 내가 하는 것이 범죄라고? 그럼 막아 봐!”
성환은 세창의 말에 냉소적으로 답했다.
“세상은 썩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법 위에 올라서 있고, 법을 수호해야 할 이들은 권력에 기대어 그들을 옹호하고 보호해야 할 자들을 처벌하고 있다.”
“하지만 우린 군인이다. 우린 우리의 본분을 지켜야 하지 않겠냐?”
“우리의 본분? 그게 뭔데.”
성환의 되물음에 세창도 바로 자신이 말한 자신들의 본분에 관해 확실하게 정의 내리지 못했다.
그런 세창을 보며 성환이 한마디 했다.
“너 예전에 했던 말 기억하냐?”
“어떤 말?”
“육사 4학년 때 군사정변에 대해 토론했던 것 말이다.”
“아!”
성환이 군사정변이라는 말을 하자 그제야 옛 기억이 떠오른 세창은 성환을 주시했다.
무엇 때문에 그때의 논쟁을 지금 이 자리에 꺼내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당시 난 군인은 외부의 적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것이 본분이기에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 주장했었지.”
“맞아, 그랬었지.”
“그리고 넌 나와 반대로 나라를 운영하는 위정자(爲政者)들이 나라를 잘못 운영한다면 그것을 바로잡아 국민의 혼란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었지.”
“그래, 그때 너랑 그 문제로 무척이나 다퉜지.”
세창은 옛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것인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성환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성환은 그런 세창의 반응에도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담담히 말을 했다.
하지만 그런 성환의 모습이 무언가 비장한 느낌을 주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 내가 현실을 깨닫고 느낀 건데, 네 말이 맞는 것 같다.”
“응, 뭐라고?”
세창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성환을 주시했다.
“쓰레기가 보이면 굳이 청소부를 부를 것이 아니라 먼저 본 사람이 치워야 했어. 그랬다면…….”
성환은 뭔가 의미가 있는 말을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