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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갓파더 1권(19화)
7. 사건을 받아들이는 반응들(2)


아버지의 질문을 받은 최진혁은 냉정한 눈으로 질문을 하는 아버지를 보았다.
“솔직한 답변을 원하십니까?”
“그래,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
아버지의 물음에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솔직한 심정으론 그 쓸모없는 놈을 그냥 경찰에 넘겼으면 합니다.”
최만수는 장남의 이야기를 듣다 깜짝 놀랐다.
솔직히 둘째가 병신 같은 짓도 많이 하고, 또 사고도 많이 친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동생을 저렇게 평가할 줄은 몰랐다.
“아무리 못나도 네 동생이다.”
최만수는 진혁을 나무라며 어떻게든 이번 사건에서 종혁을 무사히 빼내길 원했기에 이렇게 대책 회의를 하는 것이다.
“네 동생을 어떻게든 이번 일에서 빼낼 궁리를 해야 하지 않겠냐!”
아버지의 말을 듣고 있는 진혁은 이를 악물었다.
언제나 아버지는 이랬다.
자신의 잘못은 아주 철저히 보답을 받았다.
어려서부터 아버지는 자신에게만 엄격했다.
어머니와 억지로 결혼을 했기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어머니와 결혼을 하면서 외할아버지로부터 이 만수파를 물려받게 되었다.
솔직히 자신이 봐도 어머니는 미인이라 불리기 힘든 외모를 가졌다.
그런데 자존심은 하늘을 찌를 정도로 강했다.
그런 어머니와 비교해 조금 허영심이 있긴 하지만 순종적인 작은 어머니를 후처로 들였다.
하지만 진혁은 그 일에 대해 별다른 불만이 없다.
하지만 종혁과 자신에 대한 차별은 견딜 수 없었다.
그 때문에 아버지 없을 때 동생을 많이도 괴롭혔다.
그렇지만 종혁이 커서도 그런 짓거리를 계속할 줄은 몰랐다.
자신은 군대를 갔다 오면서 어린아이 같은 치기를 벗어나 동생의 일엔 신경을 쓰지 않기로 하였다.
하지만 보고 있노라면 그놈과 형제라는 것이 부끄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나이가 적은 것도 아니고 태어난 시기만 다를 뿐 자신과 같은 나이인 종혁의 그런 행동 때문에 부하들 보기도 쪽팔려 외면을 했다.
그런데 자신이 신경을 끊고 있던 중 이런 일이 벌어졌다.
사고를 치려면 소리가 나지 않게 하던가.
일개 연예 기획사 사장이 폭로할 정도로 일을 만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옆에서 잠자코 있던 김용성이 슬며시 뭔가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렸다.
“이게 뭐야?”
최만수가 물어 오자 김용성은 그것에 대하여 대답을 하였다.
“그건 전에 전무님이 지시한 것입니다.”
용성의 대답에 최만수는 장남인 최진혁을 쳐다보았다.
그의 지시로 김 부장이 만들었다는 것이기에 무언지 물은 것이다.
한편 진혁은 김 부장이 자신의 지시로 만들었다는 서류를 들어보았다.
그리고 뭔가 생각이 났는지 눈을 반짝였다.
“이게 그거란 말이지?”
“예, 그자에 대하여 조사를 한 보고서입니다. 그런데 뭔지 몰라도 국방부 컴퓨터에서 그를 찾는데 아주 힘들었습니다.”
아주 힘들게 조사를 했다는 말에 최진혁은 일단 보고서를 읽어 보았다.
그런데 보고서를 넘기던 용성의 표정이 무척이나 심각했다.
“설마 이 사람일 줄이야…….”
보고서를 넘기는 용성의 손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최만수는 용성이 일던 보고서를 뺏어 읽다 인상을 찡그리며 물었다.
“무슨 일이야?”
언제나 꼼꼼하고 깔끔하게 일을 처리하던 용성이 침중하게 인상을 구기고 있는 모습에 최만수는 그렇지 않아도 작은 아들의 일로 심각한데, 그까지 신경을 쓰게 만들자 궁금해 물은 것이다.
용성이 넘긴 보고서를 읽던 진혁도 아버지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김 부장, 뭐 때문에 그래?”
“제 말 오해하지 마시고 들어 주십시오.”
“뭔데 그렇게 심각해?”
“보고서를 보셨지만 그에 대한 조사 내용은 별거 없습니다. 하지만 보고서에 나와 있지 않을 것을 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최진혁은 용성이 말을 하지 않고 빙빙 돌리자 짜증이 나 소리쳤다.
그런 진혁의 말에 용성은 한숨을 쉬며 대답을 했다.
“그에 관한 모든 것이 비밀로, 접근 금지입니다. 그 사람에 관해서는 대통령도 함부로 연람이 불가능합니다.”
대통령도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는 말이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았다.
막말로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하지 못 할 일이 뭐가 있는가?
옛날로 치면 한 나라의 왕과 같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인데 말이다.
더욱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헌법에서 나타내는 군 통수권자이다.
즉, 그 말은 군에 관한 모든 것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란 소리다.
그런데 그런 대통령에게도 함부로 공개되지 않는 비밀이란다.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듣고 있던 최만수는 용성에게 고함을 쳤다.
하지만 두목의 호통에도 용성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저도 그 사람에 관해선 단편적인 내용뿐이 알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게 뭐냐고!”
용성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진혁도 덩달아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진혁의 모습에 용성은 자신이 과거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회장님은 제가 특전사 출신이란 것은 아시지요. 제가 특전사에 있을 때 군에는 전설적인 사람이 있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려고 할 때, 그곳에 침투해 무사히 탈출한 사람 말입니다.”
진혁은 지금 용성이 말하려는 것을 다 듣지 않아도 알 수가 있었다.
그가 말하려는 이가 어떤 사람인지 이제야 깨달았다.
쾅!
진혁의 강한 발길질에 사장실 책상이 큰소리를 내며 구멍이 뚫려 버렸다.
그런 아들의 분노한 모습에 최만수도 긴장을 했다.
원채 자신의 감정 컨트롤이 뛰어난 장남이 저런 행동을 하는 것에 이해가 갔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아무리 막 나가는 조폭이라고 하지만 북한에 침투해 무사히 살아 돌아올 수 있는 사람을 어떻게 상대할지 걱정이 먼저 들었다.
‘병신이 도대체 누굴 건들인 거야!’
“그 사람이 뭐 때문에 움직인 거야!”
혹시나 하는 최만수의 물음에 김용성은 차분히 대답을 했다.
“전에 함께 있을 때, M&S의 최 사장이 와서 의뢰하지 않았습니까?”
“아, 그랬지! 그럼…….”
“예, 저도 별거 아닌 줄 알고 대충 넘겼는데, 설마 그 사람에 관련된 일일 줄이야……. 둘째 도련님이 건드린 아이가 그 사람의 조카라고 합니다.”
김용성의 확인해 주는 말을 듣고 최만수는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감쌌다.
“하! 병신이 사고를 아주 제대로 쳤구만!”
최만수는 아들과 부하의 대화를 듣다 궁금한 점이 있어 물었다.
“김 부장, 그 정성환이란 자가 그렇게 대단한 자냐?”
진혁은 아버지가 용성에게 하는 말을 들으며 그가 대신 말을 했다.
“아버지!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정예인 부대가 바로 특전사예요. 물론 그에 비견되는 부대들도 많지만 일단 외국의 특수부대도 인정해 주는 곳이 대한민국의 특전사입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 중에서도 전설로 불린다잖아요.”
진혁의 말에 최만수는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잘 알지, 특전사! 하지만…….”
잠자코 아버지와 김용성의 이야기를 듣던 최진혁은 갑자기 뭔가 생각이 났는지 눈을 크게 떴다.
“설마?”
“네, 그 설마가 맞습니다. 그 사람은 저도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최진혁도 사실 특전사 출신이었다.
다만 용성과 다르게 사병 출신이라 부대의 경비나 서는 일반 사병이었다는 것이 용성과 달랐다.
“설마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겁니까?”
“최 전무님이 생각하는 사람이 맞습니다.”
최만수는 김용성과 진혁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경악을 하였다.
도저히 믿기 힘든 그런 내용이 술술 용성의 입을 통해 쏟아지는데, 정말 듣고 있기 두려운 사람이었다.
말을 하면서도 용성은 그 두려움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며칠 전 자신의 지시로 그 사람을 작업하러 갔던 김성일이 그의 부하들과 성환을 습격하러 갔다가 도리어 당해 개박살 난 모습이 오버랩 되었기 때문이다.
김성일의 부하들은 팔다리가 한 군데 이상 부러져 있었고, 김성일은 아예 병신이 되었다.
겉은 멀쩡해 보였지만 어디가 잘못된 것인지 혼자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말도 못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그를 돌보고 있는 간호사나 간병인이 아주 곤욕을 치르고 있었다.
하지만 병원은 아직도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엄청난 사람이 실제로 있었다니!”
“한 번은 전투력 측정이란 명목으로 교관과 저희 부대원 전부가 전투를 벌인 적이 있었습니다.”
용성는 자신이 군에 있을 때, 벌였던 일화를 들려주었다.
특전사령관의 명령으로 치러진 그 대결은 일 년에 한 차례 하는 지옥 훈련을 마치고 그동안의 훈련 성과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 특전사 모두 눈에 독기만 남아 있었다.
교관을 쓰러뜨리는 팀은 일 개월이라는 휴가가 보장되는 특전이 걸려 있었다.
그래서 악착같이 달려들었지만 어느 누구도 그의 옷깃 하나 스친 사람 없었다.
무련 120명이나 되는 특전사 대원들이 목젖에 차가운 대검의 기운을 느끼며 절망을 했었다.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난 김용성은 자신도 모르게 진저리를 쳤다.
“아버지, 어떻게 할 겁니까? 상대가 그렇다면 우리가 아무리 대책을 세운다 해도 소용없어요. 그냥 종혁이를 내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진혁의 말에 최만수는 고민하였다.
자신이 강남의 한 자리를 차지한 조폭계의 큰 주먹 중 한 명이라고 하지만 상대가 좋지 않았다.
더욱이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줄 아는 큰아들의 말이기에 듣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설마 조직을 혼자 차지하기 위해 동생을 희생하려고 그런 무리수를 두진 않을 것이다.
한참을 고민하던 최만수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그런 최만수의 모습에 최진혁은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아버지가 또 동생을 살리기 위해 무리수를 두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자신의 짐작대로 그동안 만수파를 뒤에서 봐주고 있는 그 사람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의원님,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의원이라 말하고 그와 깊은 통화를 하기 위해선 앞에 있는 아들과 김 부장을 내보내야했다.
전화기의 송신부를 손으로 가려 소리가 저쪽으로 넘어가지 않게 한 다음 두 사람을 밖으로 내보냈다.
“이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 나가 봐!”
최만수의 말을 들은 진혁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김용성 부장도 진혁을 따라 밖으로 나갔다.
그런 그들의 뒤로 최만수가 절절매며 누군가와 통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 ◈ ◈

“누나, 난 이만 들어가 볼 테니 그만 들어가.”
“그래, 네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그런 소리 하지 말고 또 무슨 일 있으면 꼭 연락해, 알았지?”
“그래, 그래. 고맙다.”
“가족끼리 무슨 그런 소리를 해. 수진이는 내 조카야. 그러니 그런 소리하지 마.”
성환은 휴가 기간이 끝나 부대로 복귀해야만 했기에 누나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였다.
성희도 그런 동생을 보며 참으로 집에는 듬직한 남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오래전 교통사고로 죽은 남편이 생각이 나 더욱 눈물이 났다.
성환도 그런 누나를 보며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분명 조직폭력배와 연관이 있는 사건인데, 그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경찰을 믿기로 하였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사건도 아니고 연예계 비리와 연관이 되면서 무척이나 크게 터졌으니,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별일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면서 참으로 희한한 인연이라고 생각한 것이 있었다.
누나와 조카를 돌보다 이번 사건의 담당 검사를 만나게 되었다.
참고인 조사를 위해 검찰에 들렸다 알게 되었다.
처음 그녀와 제회를 했을 때, 참으로 난감했다.
자신만 신경을 쓴 것인지 그녀는 자신을 보고도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하긴 자신이 잘못해 그렇게 헤어졌는데, 무슨 변명을 하겠는가?
더욱이 10년이 넘게 지난 일이다.
그렇게 담담히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검찰에 증언하고 나왔다.
“휴!”
성환은 오래전 일인데도 오랜만에 만난 그녀를 보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
‘아직도 미련이 남았나?’
오랜만의 제회에 가슴이 떨렸던 것에 대하여 잠시 자문을 해 본다.
하지만 그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그건 아니다.’
이미 오래전 일이라 미련도 이미 사라졌다.
그런데 왜 그녀를 다시 만나 잠시 흔들렸을까?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니 아마도 모르는 곳에서 아는 얼굴을 만나니 어떻게 헤어졌건 반갑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란 것을 깨달았다.
“훗, 그곳에서 아는 얼굴을 봤다고 그렇게 흔들린 건가. 아직 수련이 부족하군.”
성환은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부대로 향했다.
한편 동생 성환이 군대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던 성희는 동생도 어서 가정을 꾸리길 빌었다.
언젠가부터 밝게 웃는 모습을 본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10여 년 전 무엇 때문인지 침울한 얼굴로 잔득 취해 온 뒤로 더 이상 동생의 호탕한 웃음을 보지 못했다.
언제나 과묵하고 진지한 표정만 짓고 잇는 동생이 든든하긴 했지만 너무 딱딱한 쇳덩이를 보는 것처럼 거북하기도 했다.
그래서 아마도 그때 사귀던 여자와 헤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너도 늦기 전에 가정을 꾸려야 한다.’
그렇게 동생의 뒷모습을 보다 성희는 수진의 병실로 향했다.
성희도 요즘 뉴스를 통해 딸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어렴풋이 짐작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아무 소리 하지 않고 딸의 수발만 들고 있었다.
괜히 말을 꺼냈다가 아픈 기억을 꺼내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