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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갓파더 1권(16화)
6. 조카를 찾다(2)
모든 것을 끝내고 성환은 다시 거실로 나왔다.
최진규에게 다가가 그의 몸을 풀어 주었다.
“윽!”
장시간 굳어 있다가 몸이 풀리자 신음을 흘렸다.
그런 최진규를 보며 성환은 차가운 말투로 지시를 내렸다.
“수진이 입을 옷가지를 가지고 와라.”
최진규는 일순 당황했다.
자신이 수진이 입는 옷을 어떻게 알고 가져온단 말인가?
“저…… 어떤 옷을 가져와야 합니까?”
성환이 너무도 무서워 목소리가 떨렸다.
지금 최진규는 이미 성환의 기세에 잠식이 되어 감히 그에게 도망치거나 경찰에 신고할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현재 성환은 엄연히 불법인 가택침입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것도 생각지 못할 정도로 최진규는 정신이 없었다.
물론 알고 있다고 해도 신고를 할 수는 없었겠지만.
“그런 것까지 내가 알려 줘야 하나? 새로 사 오던 아니면 회사에 있는 로커(locker)에 가서 갈아입을 옷을 가져오던 알아서 해야 할 것 아냐!”
성환의 말에 진규는 얼른 대답을 하였다.
“아, 알겠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최진규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뛰어갔다.
장시간 굳어 있다 갑자기 일어서는 바람에 잠시 현기증을 느끼고 비틀거렸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성환은 밖으로 나가는 그에게 경고를 하였다.
“괜히 도망치거나 쓸데없는 짓하지 않길 바란다.”
“아, 알겠습니다.”
그렇게 진규는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집에 남게 된 최신규와 이수만은 침묵이 흐르는 이 순간이 더더욱 두려워졌다.
앞으로 자신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너무도 두려웠다.
◈ ◈ ◈
성환이 수진을 치료하고 있던 시각.
샹그릴라 호텔 카지노에서는 난리가 났다.
아니, 카지노가 아닌, 만수파 부장인 김용성 부장실이 난리가 난 것이다.
“아니, 이거 왜 이러시는 겁니까?”
부장실 입구에서 경찰과 만수파 똘마니 간에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안에 김용성 부장이 있는 것 다 알고 왔습니다. 비키세요, 자꾸 이러면 공무 집행 방해로 구속하겠습니다.”
경찰들은 이들에게 경고를 하였다.
하지만 만수파 똘마니들은 경찰이 경고를 해도 비킬 생각을 하지 않고 그들을 막으며 시간을 벌고 있었다.
그건 만수파에서 거느린 변호사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조금 더 있음 변호사가 경찰을 상대할 것이니 어떻게든 막고 있는 중이다.
“아, 글쎄 변호사가 올 때가지 기다리시라니까요.”
요즘 조폭들도 머리가 참 잘 돌아간다.
타인의 인권을 무시하면서도, 자신들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변호사를 고용해 경찰이나 검찰을 상대하였다.
그래서 요즘에는 조폭들의 검거율이 많이 떨어지는 실정이었다.
조폭도 머리가 나쁘면 평생 남의 뒤치다꺼리나 하는 신세를 면하지 못한다.
그런 사람의 전형이 바로 경찰에 잡혀간 김성일과 그의 부하들이었다.
그렇지만 이곳에 남아 있는 조직원들은 김성일과 다른 부류였다.
대가리가 돌아가는 놈들이란 소리였다.
가방끈도 길어, 먹물 좀 먹은 놈들은 조폭이면서도 경찰을 상대로 기죽지 않고 느물대며 상대를 하고 있었다.
조폭들이 그렇게 앞을 가로막고 있길 얼마나 했을까?
만수파에서 고용한 변호사가 도착하였다.
“김인수 변호삽니다. 경찰이 뭣 때문에 남의 영업장에 들이닥친 것입니까? 영장 가지고 오셨습니까?”
변호사의 등장으로 분위기는 반전이 되었다.
기세등등하게 이곳을 찾았던 경찰은 잠시 주춤하였다.
일단 영장은 가지고 오지 않았다.
다만 사건이 사건이라 임의 동행을 취하기 위해 나온 것이었다.
그런데 변호사가 등장함으로써 함부로 할 수 없게 되었다.
“어느 분이 책임자입니까? 앞으로 나와 답변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인수 변호사의 말에 주춤하던 경찰 중 한 명이 나서서 대답을 하였다.
“아직 구속영장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김성일 씨 일에 대한 참고인 조사로 김용성 씨를 찾은 것입니다.”
경찰의 말에 김인수 변호사는 눈을 반짝였다.
김성일이라면 자신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만수파의 행동 대장 중 한 명이고, 그가 이곳 샹그릴라 카지노 부장인 김용성의 오른팔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무엇 때문인지 지금 보니 실내에 오른팔인 김성일이 보이지 않는 것이 조금 의아했는데, 아마도 김부장의 명령으로 어떤 일을 하다 경찰에 붙잡힌 모양이다.
김인수는 경찰의 말에서 어느 정도 사건의 정황을 깨달은 직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게 되었다.
“아니, 김성일 씨 일로 뭐 때문에 그러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영장도 없이 이렇게 막무가내로 들어와도 되는 것입니까? 이곳 영업장이 이번 소란으로 손실을 입는다면 책임지실 겁니까?”
뭔가 말이 되지 않는 소리.
하지만 변호사가 말을 하는 또 그럴 듯하게 들렸다.
경찰을 적이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라 주저하였다.
하지만 이번 만수파가 벌인 일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기에 경찰도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그건 알아서 하시고, 일단 임의 동행으로 김용성 씨를 경찰서로 데려가야겠습니다.”
일개 경장이 이렇게 강경하게 대답하자 김인수는 자신이 생각보다 일이 심각함을 깨달았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일단 나도 동행할 것이니 그렇게 아시오.”
김인수는 한 발 물러나 경찰들이 김용성을 경찰서로 데려가는 것을 막지 못하고 함께 동행 하는 것으로 하였다.
아직 자세한 내막을 모르니 한발 물러 난 것이다.
◈ ◈ ◈
경찰서에 도착한 김용성과 김인수는 무엇 때문인지 경찰서의 분위기가 예전과 다르단 생각이 들었다.
모든 조폭들이 그렇듯 만수파도 많은 곳에 로비를 하고 있었다.
자신들의 사업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기 위해선 기름칠이 필요한데, 경찰서도 빠질 수 없는 곳이었다.
비록 이곳이 만수파 구역에 있는 곳은 아니지만, 다리 건너 알음알음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만수파가 운영하는 술집들에 대한 단속이 벌어질 때, 해당 구역의 경찰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인근 지역 경찰서에서 단속 요원이 뜨는 것이다.
이는 상인과 관할 경찰들 간에 유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
하지만 날로 지능화되는 범죄자들에겐 그런 방법도 금방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렸다.
돈으로 되지 않는 것이 없듯, 부정한 일부 경찰들에 의해 단속을 하는 지역 담당 경찰들이 근무하는 곳이 알려진 것이다.
관활 구역이 아니더라도 많은 불법을 저지르는 단체들이 책상물림 하는 공무원들 위에서 한 발 먼저 나갔다.
즉, 이곳 경찰서도 만수파 돈이 들어간 곳이란 소리였다.
전에 들렸을 때완 다르게 자신을 보고도 데면데면 하는 경찰들의 모습에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형사님, 잘 지내시죠?”
“아, 제가 좀 바빠서…….”
평소 알고 있는 형사는 정보라도 알아보려 말을 걸자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의아한 얼굴로 밖으로 나가는 그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경찰서 안엔 그 말고도 자신이 알고 있는 얼굴이 많았다.
카지노 지배인으로 있으면서 수시로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업소에 와 용돈을 받아 가는 형사들.
김용성은 다른 사람에게 다가갔다.
“아니, 김 형사님. 무슨 일이 있습니까?”
자신이 아는 형사에게 가려하자 누군가 그를 만류했다.
“거기 김용성 씨, 시끄럽게 하지 말고 이쪽으로 오세요.”
김용성은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자신도 알고 있는 이가 자신을 굳은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아, 김 반장님이 계셨군요.”
형사 반장에게 다가갔다.
그런 김용성의 옆에 김인수 변호사도 함께 갔다.
변호사는 움직이면서도 주변을 살피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아, 시팔! 이 새끼들 뭔 짓을 벌였기에 분위기가 이따위야!’
김인수는 주변을 살피다 자신과 김용성을 보는 경찰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것에 바짝 긴장을 하였다.
이쯤 되자 김용성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닫고 긴장을 하였다.
“무슨 일로 절 부른 겁니까?”
김용성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런 김용성의 모습에 반장은 굳은 표정으로 그에게 사진 한 장을 내밀었다.
사진을 본 김용성은 눈을 크게 떴다.
그곳에 어제 오늘 자신이 김성일에게 작업을 지시했던 사람의 사진이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게 뭡니까?”
용성은 내심을 숨기고 이게 무언지 물었다.
그런 용성을 보며 형사 반장은 억양 없는 말투로 대답을 하였다.
“오늘 김용성 씨 부하인 김성일 씨가 사고를 쳤다가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형사 반장의 말에 김용성은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하였다.
하지만 그건 너무도 짧은 순간이었기에 바로 옆자리에 있는 김인수만 들을 수 있었다.
김인수는 뭔가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문제가 뭔지 김인수도 금방 짐작 할 수 있었다.
자신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수파에서 고용한 변호사였기 때문이다.
“김 부장님은 모르는 사진이라고 하는데, 그걸 보여 주시는 이유가 뭡니까?”
김인수의 물음에 형사 반장은 시선을 김인수에게 옮겼다.
“별거 아닙니다. 실종된 조카를 찾는 현역 군인을 김용성 씨의 부하인 김성일 씨가 부하들과 습격을 하다 잡힌 사건입니다.”
별거 아니란 듯 말을 했지만 김인수의 귀에 이상하게 들렸다.
마치 ‘너희 상대를 잘못 건드렸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 건 착가일까.
조금 더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김인수는 다른 말을 하였다.
“아니, 김성일 씨가 벌인 일을 왜 김 부장님께 물어보는 것인지 전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뭐 변호사님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김용성 씨께서는 짐작하시고 계실 것 같은데요? 아닙니까?”
형사 반장의 느물거리는 질문에 김용성은 눈을 차갑게 하며 물었다.
“전 모르는 일입니다. 누가 그럽니까? 제가 그 일과 관련이 있다고.”
“왜 흥분하시고 그럽니까? 전 그 일과 관계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반장의 말에 자신이 흥분했다는 생각에 얼른 입을 닫은 용성은 일단 성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궁금해졌다.
자신이 아는 김성일은 절대로 경찰에 잡혔다고 순순히 자신의 일을 발설할 인물이 아니었다.
“그런데 사고를 친 김성일이는 어디 있습니까? 면회 가능합니까?”
용성은 일단 성일의 일을 알아야 했다.
“그건 조금 힘들 것입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이죠?”
힘들다는 말에 변호사인 김인수가 나서서 물었다.
그런 김인수의 모습에 반장은 별거 아니란 투로 말해 주었다.
“김성일 씨는 현재 병원에 입원 중입니다. 그리고 아마 각오하셔야 할 겁니다.”
김성일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말에 놀라다 갑자기 각오해야 한다는 형사 반장의 말에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지금 제 의뢰인을 협박하시는 겁니까?”
김인수 변호사는 형사 반장이 용성을 보며 협박하듯 각오하라는 말을 하자 큰소리를 치며 나섰다.
하지만 뒤 이은 형사 반장의 말에 흠칫 놀랐다.
“훗, 지금까지 잘도 빠져나갔지만 아마도 상대를 잘못 건들인 것 같아, 김용성 씨. 큭큭!”
용성은 형사 반장의 말이 너무나 황당하게 들렸다.
그 단순무식한 단무지가 병원에 입원을 했단다.
겨우 군바리 한 명을 작업하러 나갔는데, 전원이 부상을 당하고 김성일은 입원까지 했다.
아무리 자신들이 조폭이라 하지만 그 정도면 과잉 방어로 그 군바리가 형사 입건이 되야 할 사건이다.
하지만 형사 반장의 말에 용성은 갈피를 잡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