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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갓파더 1권(15화)
5. 믿을 수 없는 현실(4)


성환의 말투는 아무런 억양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저절로 만인을 짓누르는 위압감이 서려 있었다.
주눅이 든 최신규는 꿀 먹은 벙어리마냥 조용해졌다.
“이름.”
최신규의 인상이 절로 구겨졌다.
이에 최신규는 성환의 이상한 능력에 겁이 조금 나긴 했지만 일단 자신에게 반말을 한 것에 대하여 기분이 나쁘다는 표현으로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런 최신규의 모습에 성환은 아무 말 없이 신체의 혈도 몇 곳을 쳤다.
그리고 시작된 변화.
최신규는 금방 눈을 크게 뜨며 성환을 향해 뭔가 말을 하려 하였다.
하지만 그의 입에선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았다.
그건 성환이 말을 할 수 있는 아혈까지 점해 몸에서 일어나는 고통을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없었다.
시간은 겨우 5분 정도 흘렀지만 최신규는 고통에 1시간은 흐른 듯 느꼈다.
지금까지 맛본 그 어떤 고통보다도 아프고 참을 수가 없었다.
단 5분의 분근착골(分筋錯骨)이란 수법을 받고 걸레가 된 최신규의 모습에 아무런 표정변화 없이 차갑게 다시 물었다.
그런 성환의 반말을 하는데도 순순히 대답을 하였다.
“최신규요.”
“직책.”
“M&S엔터테인먼트 사장이오.”
“사장?”
“그렇소.”
자신이 따라온 자가 회사의 사장이었다는 것에 성환은 눈을 반짝였다.
자신의 예감이 맞았다.
그를 따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첫날 보았던 전무를 쳐다보았다.
“뭐, 너희는 모른다고? 관계가 없다고 했나.”
“으으으으.”
성환의 낮은 목소리에 최진규는 잔득 겁먹은 표정으로 뭔가 말을 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아직 입이 굳어 말이 나오지 않아 무척 답답했다.
최진규를 보고 있는 성환, 그런 성환을 보던 최신규는 얼른 자신이 궁금한 것을 물었다.
“당신은 누구요?”
전무를 보고 있던 최신규를 돌아보았다.
자신의 정체를 그에게 알려 주었다.
“저자에게 내 얘기 못 들었나.”
성환이 최진규를 가리키며 말을 하자 신규는 고개를 갸웃거리다 뭐가 생각이 났는지 깜짝 놀랐다.
그런 최신규의 모습에 성환은 비릿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였다.
‘어떻게! 아직 그들과 마나지 못했나?’
아니, 기절할 정도로 놀랐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왜, 내가 조폭들에게 당하지 않은 것이 이상한가?”
성환의 하는 말을 듣자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더욱이 그들이라고 하는 것으로 봐선 만수파에서 한두 명이 나선 것이 아니란 것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사람은 자신이 보기에 전혀 상처가 보이지 않았다.
수진의 외삼촌이란 것을 깨닫고 만수파에서 파견한 깡패들을 아직 만나지 못한 줄 알았다.
그게 아니라 만나긴 했는데, 무사하다는 소리.
즉 만수파의 깡패들도 이 사람을 어쩌지 못했단 소리였다.
최신규는 처음보다 더 불안해졌다.
아무래도 일이 엿 같아 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무언지 모르지만 자신이 수렁에 빨려 들어가는 착각을 느끼게 하였다.
일단 상황 파악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억지로 용기를 내 물었다.
“그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최신규의 물음에 성환은 다시 한 번 눈을 빛냈다.
자신의 짐작대로 아침에 자신을 습격한 깡패들과 이자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왜, 궁금해?”
“그렇습니다.”
어느 순간 최신규는 성환에게 존대를 하고 있었다.
그런 최신규를 보며 성환은 차가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답해 주었다.
“아마 조만간 수진이 실종 사건에 대해 경찰이 조사가 들어갈 거야. 그것도 깡패를 동원해 현역 육군 대령을 습격한 일도 함께.”
성환의 현역 육군 대령이라는 말에 최신규는 눈앞이 깜깜해졌다.
비록 지금 군인이야 별거 아니지만 현역 육군 대령이 결코 가벼운 아닌 것이 아니다.
자세한 것은 알지 못하지만 조폭이 영관급 장교를 습격한 예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그런 일이 벌어졌다.
만약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이건 뉴스에 나올 만한 일이었다.
그게 조폭의 잘못이든, 아니면 그 영관급 장교의 잘못이든 아무튼 뉴스에 나올 일이다.
그런데 조폭이 습격한 이유가 실종된 조카를 찾으려는 것을 막으려 했다는 것이 밝혀지면 자신 역시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경찰은 물론 검찰 그리고 어쩌면 군대에서도 뭔가 조사가 나올지도 몰랐다.
아니, 분명 나올 것이 분명했다.
군대에도 그런 조직이 있다는 것을 최신규도 소문으로 들어봤다.
확실히 최신규가 알진 못하지만, 대령이라는 계급은 군에서 단순한 것이 아니다.
이들은 모든 행동을 감시받고 있다.
그게 보호라는 이름으로 포장이 되어 있지만 이들이 어느 곳, 어디를 가고 누구를 만나는 것까지 감시의 대상이다.
만약 이런 감시를 하지 않는다면 군사기밀이 언제 어느 때, 타국으로 넘어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영관급 장교들이 알고 있는 군사비밀은 군 작전에 아주 중요한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 자세한 것까진 모르지만 들은 것이 있기에 최신규는 자신의 앞날이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얼른 성환에게 자신의 입장을 자세히 알렸다.
아니, 이번 수진의 일을 밀고한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었다.
“솔직히 이번 일은 저희 잘못이라기보다 모든 것이 만수파 아들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만수파?”
“사실, 그렇습니다. 사실 저희 회사가 그렇게 깨끗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연예 기획사라면 거의 대부분 이렇게 운영을 합니다. 스폰을…….”
최신규는 대한민국 연예계 전반에 대하여 장황하게 설명을 하고, 자신과 같은 영세 기획사는 물론이고 대형 기획사들도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요구를 들어줘야만 한다는 이야기까지, 연예인과 스폰서의 관계 등등 모든 것을 말하였다.
그리고 이번 수진의 실종에 대한 진실도 알렸다.
“수진이를 비롯한 아이들은 저희 회사에서 야심차게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저희 회사는 만수파에 어느 정도 지분이 잠식된 상태라 회사 내에 그들의 부하들이 몇 있습니다. 그들이 수진이를…….”
최신규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뒤늦게 부랴부랴 달려갔지만 이미 일이 벌어졌다는 소리였다.
그래서 그나마 괜찮은 아이들은 단속을 하고, 상태가 심각한 수진인 앞날을 생각해서 이렇게 따로 치료를 하고 있는 중이란 것이었다.
그러면서 한쪽에 굳어 있는 남자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그래서 저기 저희 회사 연예인들과 연습생들을 전속으로 정기검진을 하는 한강 인사 병원의 이수만 원장을 부른 것입니다.”
이곳에 수진이를 데려다 두고 있는 것이 수진의 치료를 위한 일이고, 집에 알리지 않은 것까지 모두 그녀의 미래를 위해서란 변명을 하였다.
성환은 그 말을 100% 믿지 않았다.
다만 이들이 수진이를 치료를 하려고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자신들의 범죄를 숨기기 위해서였는지, 아니면 정말로 미래를 위해서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
성환은 일단 이수만이란 병원 원장의 입을 통해 사실인지 확인을 하였다.
어느 정도 최신규의 말이 사실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최신규 사장의 전화를 받고 약을 가지고 왔다고 하며 자신의 왕진 가방을 보여 주었다.



6. 조카를 찾다(1)


성환은 이들의 처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 같아서는 누나와 조카에게 고통을 안겨 준 모두를 찢어 죽여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들도 피해자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잠시 망설여졌다.
이들이 민간인이라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성환은 군인으로서 작전에 투입이 되어 군인, 민간인 할 것 없이 죽인적도 있다.
국익이 연관이 되면 군인은 개인의 생각을 하면 안 되게끔 세뇌에 가까운 교육을 받는다.
그렇기에 성환도 특수부대원으로서 여러 나라에 파견을 나가서 비도덕적일들을 벌였다.
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피하면 자신의 짐까지 다른 대원에게 넘어갔기에, 그땐 개인감정을 죽이고 무감각하게 작전을 수행했었다.
그런 성환이 오히려 더 필요한 때에 감정을 추스르며 고민을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일까?’
한참을 고민하던 성환은 일단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수진을 정상으로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 판단을 하였다.
수진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머리에 고인 혈전 때문인 듯하였다.
그래서 일단 그것부터 처리하기로 결심한 성환은 앞에 있는 그들의 혈을 다시 짚었다.
움직이는 그들을 뒤로하고 수진이 있는 방으로 들어가기 전 이들에게 경고하였다.
“이야기는 잘 들었다. 하지만 내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너희도 책임이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내가 수진이를 보고 난 다음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니 이곳에서 반성들 하고 있어.”
성환은 이들이 존중받을 만한 인간들이 못되기에 반말로 경고를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경고를 하고 방으로 들어가는 성환의 뒷모습을 보던 거실에 남은 이들은 두려운 눈으로 자신들의 앞날을 걱정하였다.
그동안 자신들이 이룩했던 모든 것이 한순간 모래성처럼 바닷물에 쓸려 가듯 허물어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 ◈ ◈

한편 방으로 들어온 성환은 잠에 빠진 수진의 모습을 잠시 들여다보았다.
그러기를 잠시.
결심을 하고는 수진을 덮고 있는 침대보를 거뒀다.
그러자 침대 위 수진이 알몸으로 누워 있었다.
그런 수진의 몸 여기저기 멍든 자국이 보였다.
시간이 흘러 붓기가 많이 빠지기는 하였지만 성환의 눈을 피하진 못했다.
‘개자식들! 어떻게 어린 아이에게…….’
속으로 울분을 억지로 삼키며 수진의 몸 이곳저곳을 손으로 짚었다.
성환이 짚은 곳은 인체의 혈들.
몸이 약물 때문에 무척이나 약해졌다.
그래서 성환은 일단 수진의 원기(元氣)를 끌어올리기 위해 혈도를 자극하는 것이었다.
성환의 자극으로 수진의 몸에 기운이 흘러 붉게 달아올랐다.
수진의 몸에 기가 흐르자 준비가 되었음을 느끼고 그녀의 몸을 움직여 결가부좌를 시켰다.
그런 수진의 등 뒤로 가 등에 있는 혈을 자극했다.
등에 있는 혈이 자극을 받자, 달아오른 수진의 원기가 성환의 인도에 따라 운행을 시작하였다.
수진은 이런 수련을 하지 않았기에 조금만 충격을 가해져도 위험할 수 있다.
성환은 최대한 그녀에게 충격이 가지 않게 정신을 집중해 수진의 기를 이끌었다.
그리고 기가 혈맥을 돌면서 어느 정도 세력을 형성하자 본격적으로 치료를 시작하였다.
수진의 몸에서 깨어난 기운은 성환의 인도대로 목을 타고 뇌로 올라갔다.
이때 굳게 닫혀 있던 수진의 입에서 작은 신음을 흘렸다.
“아!”
다행히 아직 깨지는 않았다.
사실 수혈을 짚고 기운을 북돋는 일은 무척이나 위험천만한 일.
하지만 그렇지 않고는 이런 시도를 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최대한 신경을 써 기운을 뒤통수 부근으로 기를 이끌어 혈전을 녹이기 시작하였다.
내공이라는 것은 참으로 신비한 기운이다.
비록 억지로 깨운 기운이지만, 자신의 몸을 살리기 위한 것을 알고 있는지 굳어 있던 혈전을 녹이는데 아주 탁월한 힘을 발휘하였다.
성환은 수진의 원기를 이용해 혈전을 녹이면서도 세심하게 그것들의 움직임을 관찰하였다.
혹시라도 잘못되는 곳은 없는지, 자신이 놓치는 것은 없는지 조심하기 위해서다.
뇌라는 곳은 아직도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분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성환은 굳어 있던 혈전이 모두 녹은 것을 확인하고는 그것들을 내공으로 감싸 어디론가 인도를 하였다.
녹은 혈전은 성환의 인도대로 잘 따라왔다.
그리고 그것은 수진의 코를 통해 밖으로 나왔다.
드디어 수진의 뇌를 압박하던 혈전들이 모두 빠져나오자 수진의 표정이 편해졌다.
성환은 모든 혈전을 빼내고도 운기를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자신의 기운까지 조금 더 수진의 몸에 집어넣고 기운을 수진의 몸 전체에 퍼뜨렸다.
그러자 아까 몸을 검사할 때 수진이 깨어나며 발작을 하는 바람에 잃었던 성환의 내공이 수진의 몸에 남아 있는 것이 포착되었다.
다른 사람의 내공이 몸에 있어 봐야 좋을 것이 없다.
하지만 성환은 자신의 내공을 그냥 회수하지 않고 소진된 원기를 조금이나마 보충하기 위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수진의 기와 함께 일주천(一周天)을 하게 되었다.
혹시라도 자신이 놓친 것은 없는지 확인해 보려는 생각도 있지만, 그보다 수진의 엉망이 된 신체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다.
수진의 치료가 끝나자 성환은 수진을 다시 침대에 눕혔다.
“깨어나면 힘들겠지만, 네가 잘 이겨 낼 것이라 믿는다.”
수진의 머리를 사랑스럽다는 듯 쓸어 주고는 검게 썩은 피가 묻은 침대보를 치우고, 장에서 깨끗한 침대보를 꺼내 덮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