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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갓파더 1권(14화)
5. 믿을 수 없는 현실(3)


그의 얼굴을 확인하자 성환은 자신이 제대로 찾아온 것을 느낄 수 있었으니.
문을 열고 나온 사람은 성환이 쫓은 남자가 아니라, 그제 보았던 회사의 전무란 자였다.
‘빙고!’
자신이 제대로 찾아온 것을 확신한 성환은 저 안에 전무 말고도 M&S의 간부가 더 있다는 생각에 눈을 반짝였다.
다행히도 옆집도 빈 상태.
당장 쳐들어가 저들을 제압하고 수진의 행방을 물으면 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조금만 기다려, 누나! 곧 수진이 행방을 알 수 있을 거야.’
성환은 조금만 있으면 조카의 행방을 알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작게 흥분했다.
실종된 조카를 걱정하는 누나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제대로 찾아왔다는 생각에 성환은 계단에서 빠르게 내려와 문이 닫히기 전 입구에 서 있는 남자 둘의 혈도를 제압하였다.
아직 익숙하진 않지만 기연을 얻었을 때, 함께 있던 죽간(竹簡)에 새겨진 것을 독학하여 배웠다.
인간의 신체 혈 자리를 총 망라한 그 죽간은 현대 한의학에서 알고 있는 혈 자리보다 많아 성환도 공부를 할 때 무척이나 고생을 하였다.
그래도 현대 한의학에서 많은 것을 참고할 수 있어, 독학이 가능했다.
그 결과 이렇게 쉽게 사람을 제압할 수 있었다.
‘어, 어!’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최진규는 물론이고 달려온 의사도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고 빳빳한 통나무가 되고 말았다.
한편 성환은 혈도를 제압하고 최진규 전무를 보며 낮게 으르렁 거렸다.
“내가 곧 볼 것이라고 했지. 아마 수진이의 행방을 불지 않는다면 너희 그만한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성환의 말을 들은 최진규는 자신도 모르게 진저리를 쳤다.
그가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자신의 몸이 굳은 것이 눈앞의 남자와 관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최진규는 속으로 아무런 죄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였다.
아니, 말을 하고 싶었지만 입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건 최진규의 앞에 있는 의사도 마찬가지였다.
목덜미가 감전이 된 것처럼 따끔한 것을 느껴지고는 몸이 굳어 버렸다.
비록 돈과 여자를 밝히긴 해도 인간의 신체에 대해선 누구보다 밝은 의사.
이런 현상에 대해 전혀 들은 바가 없기에 의사는 무척이나 두려웠다.
혹시 이래도 전신마비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아직 현대 의학으로 고치지 못하는 많은 병들이 있다.
그중에 지금 자신의 상태와 비슷한 사례도 있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혹시 지금 자신이 그런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너무도 불안했다.
그런데 자신의 뒤에서 뭔가 커다란 물체가 다가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느낌은 결코 헛것이 아니란 것을 증명하였다.
검은 그림자가 자신을 지나 자신의 앞에 있는 최 전무에게 다가가 그의 귀에 무언가 귓속말을 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최전무의 동공이 확장되고 눈 밑이 떨리기 시작했다.
분명 눈앞의 남자를 알고 있으리라.
하지만 무언가에 너무 놀란 표정이었다.
남자와 최전무가 무슨 말을 주고받았는지 모르지만 이야기를 끝낸 남자는 최 전무를 입구에서 조금 뒤로 옮기더니 자신을 붙잡아 안으로 들고 들어와 문을 잠갔다.
‘날 보내 줘! 난 죄 없어!’
말을 하고 싶지만 입도 움직이지 않았다.

성환은 두 사람을 제압하고 차분히 이들을 안으로 들여놓고 문을 닫았다.
이때 집 안에서 남자의 말소리가 들렸다.
“이 원장! 왔으면 어서 여기로 와 줘! 아주 급해!”
의사를 부른 사람은 바로 최신규였다.
초인종이 울리고 그가 도착한 것을 안 최신규는 안방에서 수진을 돌보던 최진규에게 지시해 맞이하라고 했다.
그런데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오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이렇게 부른 것이다.
성환은 안에서 소리가 나자 다시 한 번 내공을 풀어 집안을 살펴보았다.
자신의 곁에 두 명과 저 안방 쪽에 두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이 집에 더 이상의 사람의 낌새가 느껴지지 않자, 성환은 조심스럽게 소리가 들린 안방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한 명의 기척이 그리 편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뭔가 비정상적인 호흡 소리와 간간히 신음과 비명이 들려왔다.
급할 것 없다는 생각에 성환은 집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분명 이곳은 아파트 단지 안.
한데 이곳의 실내 인테리어는 꼭 술집을 보는 듯하였다.
거실에는 밖에서 보지 못하게 두꺼운 커튼으로 가려져 있었다.
아마도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 수 없게 하려는 의도 같았다.
그뿐 아니라 열린 문 사이로 보이는 외부 창에는 모두 시커먼 선팅이 되어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도 모를 정도였다.
또 벽지를 들여다보니 방음을 위한 것인지 보통 벽지와 달랐다.
아마도 이게 말로만 듣던 홈 살롱 같았다.
집과 원래는 응접실 또는 사교를 위한 장소를 가리키는 살롱의 합성어다.
그리고 이런 홈 살롱에서는 온갖 변태적인 영업이 성행한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단속이 쉽지 않다.
이런 홈 살롱은 아주 은밀하게 운영이 되며, 몇몇 회원들만 출입하는 회원제로 운영이 되기에 비밀이 오랫동안 보장이 된다.
뿐만 아니라 홈 살롱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반년 미만으로 운영이 되기에 내부 고발이 아닌 이상 단속이 불가능했다.
가끔 뉴스에 단속이 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이건 그들이 방음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때 이웃에 고성방가로 신고가 들어왔다가 경찰 출동에 우연히 잡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성환이 보고 있는 이 집이 바로 그런 변태 영업을 하는 곳 같았다.
그러자 머릿속으로 어떤 상상이 떠올랐다.
자신의 조카를 이곳에서 영업을 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 생각에 발걸음을 빨리 안방으로 돌렸다.
문을 슬쩍 밀어 안을 확인하자…….
성환이 상상도 못했던 일이 눈앞에 펼쳐졌다.
침대에 누워 있는 조카 수진.
그녀는 얇은 침대보에 둘둘 말려 있고, 그 침대보는 전선 같은 것으로 묶여 있었다.
아마도 도망치지 못하게 하거나, 아니면 반항하지 못하게 막기 위해 그렇게 한 듯 보였다.
그런 와중 허연 다리에 링거 바늘이 꽂혀 있는 것이 보였다.
링거를 맞는 것이면 팔뚝이나 손등 또는 손목의 혈관에 놓는 것이 보통.
지금 수진이 맞고 있는 링거 수액은 지금 조카의 발등의 혈관에 놓여 있었다.
성환은 일단 실종되었던 수진의 모습을 확인을 하자 빠르게 안방을 문을 박차고 들어가 침대 곁에 있는 최신규를 덮쳐 혈도를 짚었다.
“억!”
모르는 남자가 방으로 들어와 자신을 덮치자 깜짝 놀랐다.
남자는 자신의 뒷목을 잠깐 짚고 떨어지더니 수진이 있는 침대가로 가는 것이 아닌가.
‘안 돼!’
말을 하고 싶었지만, 소리는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한편 최신규를 제압한 성환은 얼른 묶여 있는 수진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눈을 뒤집어 보았지만 눈동자가 돌아가고 흰자위만 보였다.
이에 수진의 몸을 묶고 있는 전선을 쥐어뜯듯 풀고는 팔을 잡았다.
이때 성환은 깜짝 놀랐다.
조카 수진이 지금 알몸이었던 것이다.
아무리 조카라고는 하지만 이젠 처녀티가 나는 17살이 아닌가!
조카의 알몸을 보게 되자 잠깐 당황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몸에 푸른 침대보로 몸을 가리고 손목을 잡고 진맥을 해 보았다.
성환이 비록 한의사 자격증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대한민국 그 누구보다 정확하게 진맥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내공을 일으켜 살짝 수진의 몸 안으로 밀어 넣었다.
자신의 내용을 조카의 몸 안으로 집어넣은 성환은 그것을 조종하여 혈맥을 따라 몸 상태를 살폈다.
“음…….”
작은 침음성과 함께 이를 악물었다.
무언가 약물에 취해 지금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특히나 가장 심각한 것은 뇌 부분이었다.
다른 장기야 섭생을 잘하고 안정을 취한다면 정상이 될 것이지만, 뇌는 아니었다.
뇌혈관이 어떤 충격을 받았는지 여기저기 끊어지고 터져 있었다.
성환이 살펴본 바에는 뇌 한쪽에 피가 고여, 그것이 굳어 혈전을 형성하고 있었다.
만약 이대로 계속 시간이 흘러간다면 목숨도 장담할 수 없었다.
이때 잠든 것 같던 수진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발작을 하였다.
“아악! 싫어! 안 돼!”
갑작스런 수진의 발작에 손목을 놓치고 말았다.
“윽!”
조카의 손목을 놓치는 바람에 내공을 운용하던 것이 중간에 끊기고 말았다.
이 때문에 성환은 피해를 입고 말았다.
수진의 몸에 투여한 내공을 소실도 그렇지만, 내상을 입은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는 못 견딜 정도로 그는 나약하지 않았다.
목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것을 억지로 참으며 다시 삼켰다.
내상 때문에 피가 역류하였는데, 그걸 다시 삼킨 것이었다.
“휴우!”
성환은 얼른 날뛰려던 내기를 다스리고 발작하는 조카의 수혈을 짚었다.
“우음!”
성환이 수혈을 짚자 수진은 발작을 멈추고 바로 잠이 들었다.
아마도 성환이 수혈을 풀지 않는다면 꼬박 12시간을 자야 깨어날 것이다.
수진이 잠든 것을 확인한 성환은 고개를 돌려 최신규를 쳐다보았다.
그에게는…… 물어봐야 할 것이 너무도 많았다.
자신이 회사로 찾아갔을 때, 전무라는 자가 수진이를 집으로 보냈다 했다.
그런데 그 말은 거짓.
성환은 잠시 신규를 쳐다보다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방으로 들어와 최신규를 어깨에 메고 거실로 옮겼다.
최신규를 내려놓은 다음 입구에 방치된 두 사람을 한꺼번에 어깨에 들쳐 메고 거실로 대려와 최신규의 옆에 내려놓았다.
성환은 잠시 이들을 지켜보다 최신규의 목덜미를 손가락으로 찔렀다.
“억! 당신 누구야! 여긴 어떻게 들어온 거야!”
성환의 손짓 한 번에 말문이 트인 최신규는 성환을 보며 소리쳤다.
하지만 아직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흥분해 소리치던 것도 뒤로 가선 잦아들었다.
그런 최신규를 보며 성환은 작은 경고를 했다.
“시끄럽게 떠들어 봐야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내가 묻는 말에나 대답해…….”
너무도 차가운 성환의 말에 최신규는 입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