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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갓파더 1권(13화)
5. 믿을 수 없는 현실(2)


한편 샹그릴라 카지노에 들려 만수파의 부장인 김용성의 대답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신규는 무척이나 불안했다.
“아, 젠장! 처리를 하겠다고 했으면 바로 답을 줘야 할 거 아냐! 왜 아직도 연락이 없는 건데!”
불안한 마음에 최신규는 전화기를 들여다보며 안절부절 못했다.
처음 전무인 최진규에게 수진의 외삼촌이 찾아왔다는 말을 들었을 때까지만 해도, 아니, 이야기를 듣고 김부장을 만나고 올 때까지만 해도 불안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자신에게 안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은 무척이나 잘 맞았다.
그렇기에 일진처럼 행세하고 또 아는 여자애들을 알선하면서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다만 욕심 때문에 자신의 예감을 무시하고 과욕을 부리다 탈이 났었다.
다행히 학교도 체면이란 것 때문에 자신을 자퇴 처리했기에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갈 수 있었다.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자신은 고등학교도 나오지 않은 진짜 사회 쓰레기가 되었을 것이다.
지금은 사회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는 인사가 되어 있다.
비록 대학은 나오지 않았지만 처세에 능하고, 기막힌 촉 때문에 위기를 넘기며 이 자리까지 왔다.
그런데 지금 그 촉이 무섭게 경고를 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겪어 온 그 어떤 예감보다도 확실하게 경고를 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최신규는 지금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사장님, 결재 서류…….”
“나가!”
쿵!
눈치 없는 비서가 들어왔다 면박만 받았다.
의자에 앉아도 일에 집중이 되지 않아 안절부절 못하던 최신규는 인터폰을 눌러 최진규를 찾았다.
“최 전무 들어왔나?”
―외근 나가셔서 아직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최신규는 최진규가 자신의 지시대로 하루에 한 번씩 아파트에 들러서 수진을 살피고 있다는 생각에 작은 안도감이 생겼다.
최진규가 수진을 보살핀다는 생각이 들자 무엇 때문이지 그것만이 자신이 살길이란 막연한 생각마저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얼른 진규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 뚜루, 뚜뚜.
수화기 너머에서 연결음이 들리고 있지만 무엇을 하는지 바로 전화를 받지 않고 신호만 울리고 있었다.
한참이 지나 다섯 번이나 전화를 해서 겨우 통화가 되었다.
―여보세요, 성님. 말씀하십시오.
드디어 진규의 목소리가 들리자 최신규는 갑자기 짜증이 확 일었다.
“야, 이 새끼야! 무슨 전화를 그렇게 안 받아! 그러려면 뭐하러 전화길 가지고 다녀!”
최신규의 호통에 진규는 얼른 변명을 하였다.
―그게 수진이가 정신을 차린 것 같아 뭐 좀 먹이느라…….
신규는 정신이 오락가락하던 수진이 정신을 차린 것 같다는 진규의 말에 얼른 말을 바꿔 물었다.
“그래, 어때 보여? 넌 알아보던?”
재능이 있는 아이들에겐 회사에서 많은 정성과 관심을 보였다.
수시로 얼굴을 보여 연습생들에게 회사가 얼마나 그들을 생각하고 있는지 인식시켰던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함으로써 연습생들에게 신뢰를 얻고 일부 연습생을 스폰서들에게 인사시키기도 편했고, 또 스폰을 받게 하는 것을 당연하게 인식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미 연예계란 곳이 어떤 곳인지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선배들에게 들어 어느 정도 알게 된 때에 스타가 되기 위해 통과 의례라는 변명으로 스폰서들에게 인사를 시키는 일을 보다 쉽게 하기 위해 그렇게 오래전부터 인식을 시켰다.
그러니 정신을 차렸다면 전무인 진규의 얼굴을 알아봤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기대를 하며 질문을 했지만 들려온 답은 그게 아니었다.
―그게, 깨어나자마자 절 보더니 비명을 지르는 통에 벨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수진이 깨어나 진규를 보고 지른 비명 때문에 전화벨 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말에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후, 그나마 깨어났다니 다행이긴 하지만 걱정이다.”
진규는 그제야 자신이 궁금하던 걸 물었다.
―성님, 그런데 그 사람은 어떻게 됐어요?
신규는 ‘그’가 누구를 뜻하는지 잘 알았다.
“일단 그자는 만수파에서 알아서 하겠다고 했다.”
―만수파에서요?
“그래, 그러니 넌 다른 거 신경 쓰지 말고 일단 수진이가 정신 차릴 때까지 회사 나올 필요 없으…… 아니다, 내가 곧 갈 테니 준비하고 있어라!”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최신규는 잠시 생각을 하다 만수파의 김부장에게 전화를 넣었다.
신호가 가고 곧 상대편에서 전화 받는 소리가 들리자 최신규는 얼른 자신을 알리고 용건을 물었다.
“저 M&S의 최 사장입니다. 어떻게 됐습니까?”
―오늘 보냈으니 조만간 연락이 있을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있으세요.
오늘 사람을 보냈다는 말에 최신규는 이상하게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어떻게 만수파에서 처리하라고 사람을 보냈다는데 그런 예감이 드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동안 각종 사건이 있었지만 만수파에서 나서서 해결 못한 일이 없었다.
이중계약을 했던 연예인 문제도, 다른 조폭과 연관된 업소에서 문제가 생겼어도 만수파에 말만 하면 모두 해결이 되었다.
비록 약간의 사례금이 들어가긴 했지만 그래도 M&S엔터에 불리하게 일이 처리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만은 막연하게 만수파도 해결하지 못할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알겠습니다. 전 그럼 김용성 부장님만 믿고 있겠습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너무도 불안해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김용성과 통화를 끊은 최신규는 수진이 있는 아파트로 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사장실을 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M&S엔터의 전담 의사에게 전화를 하였다.
그리고 그에게 수진이 있는 아파트를 알려 주며 그곳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잡았다.
그 의사도 가끔 그곳에서 은밀한 접대를 받은 적이 있기에 금방 최신규의 말을 이해했다.
또 문제가 생긴 아이들을 그곳에서 치료를 하기도 했었기에 약속을 잡을 수 있었다.
이런 일은 많은 사람이 알아봐야 좋을 것이 없기에 비밀을 공유하는 사람만 불러야 했다.
만약 수진의 일이 외부에 알려지면 그동안 쌓아 올린 모든 것이 무너질 게 분명했기 때문에 자신에게 약점이 잡힌 의사가 필요하기에 그를 부른 것이다.
‘제길, 힘들군. 만수파가 나섰는데, 왜 이리 불안한 거야, 젠장!’
최신규는 밖으로 나가면서 속으로 계속 투덜거렸다.

◈ ◈ ◈

한편 M&S엔터의 앞에 도착한 성환은 안으로 들어가려다 무슨 생각인지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그냥 차 안에서 입구를 주시했다.
괜히 회사 안으로 들어가 난리를 쳤다가 일이 잘못될 수도 있기에 사장이나 그때 본 전무란 자가 나오면 미행을 하다 외진 곳에서 납치를 해 수진의 일을 물어보기로 하였다.
그렇게 결심하고 입구가 보이는 도로 맞은편에 차를 세우고 대기하고 있는데, 저 멀리 M&S엔터 빌딩 입구에 누군가 나오는 것이 보였다.
이상하게 눈길이 가는 남자였다.
그가 건물에서 나오자 검정색의 대형 세단이 그의 앞에 정지하는 것이 보였다.
세단이 앞에 정지하자 그에 올라타는 남자를 보며 성환은 그가 자신이 기다리는 사람 중 한 명이란 감이 바로 왔다.
그런 성환의 짐작을 확신시켜 주는 건 입구를 통과할 때의 경비의 행동이었다.
바른 자세로 경례를 하는 모습이 일개 사원은 아닌 듯 보였기 때문이다.
자신이 기다리는 자가 나가는 것을 본 성환은 조심스럽게 그 차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성환이 추적하는 차는 그리 멀리 가지 않고 10분쯤 운행을 하다 어느 아파트 단지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들어가자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아직 이른 시간인데 벌써 퇴근을 한 것은 아니고, 애인의 집에 가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멀리 있기는 하지만 시력이 좋은 성환의 눈에 처음 건물을 빠져나오던 남자는 이 시간에 결코 애인이나 만날 정도로 여유 있는 표정이 아니었다.
무언가 불안한 표정으로 급하게 용무가 있는 사람의 얼굴이었다.
그렇기에 성환은 조금 의아한 표정으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기로 하고 세단이 들어간 아파트 단지로 자신의 차를 몰았다.
단지로 들어가니 저 앞에 주차되어 있는 세단이 보였다.
성환은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내려, 아파트 입구로 걸어갔다.
걸어가며 그자가 타고 왔던 차 안을 살펴보니, 차 안에는 기사로 보이는 남자만이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
자신이 쫓던 남자는 자신이 주차하기 전에 이미 아파트 안으로 들어간 듯 보였다.
놓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성환은 빠르게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엘리베이터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자신이 쫓던 남자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엘리베이터는 3층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다행이다.’
다행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
성환은 엘리베이터가 몇 층에 멈추는지 기다렸다.
‘8층, 9층, 10층…… 15층.’
성환이 살피니 엘리베이터는 꼭대기인 15층에 멈추었다.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것을 확인한 성환은 얼른 버튼을 눌렀다.
멈춘 엘리베이터가 내려오자 성환은 올라타 15층을 눌렀다.
성환을 태운 엘리베이터가 꼭대기 층에 정지를 하고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리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성환은 두 집 중에 어떤 집으로 들어갔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 집씩 살펴보기로 하고, 귀에 내공을 집중한 채 왼쪽 집 문에 귀를 대보았다.
하지만 그 집에선 어떤 소음도 들려오지 않았다.
아마도 낮 시간이라 사람이 모두 나갔는지 안에 사람의 기척이 하나 없었다.
이에 반대편 집 문에 귀를 기울여 살피려 할 때, 엘리베이터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성환은 얼른 비상 계단 위로 뛰어 올라가 엘리베이터를 살폈다.
금테 안경을 쓴 샤프한 남자가 커다란 가방을 들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 남자는 습관인지 주변을 살피다 성환이 아직 확인하지 못한 집 초인종을 눌렀다.
삐!
단음의 기계음이 울리고 조금 있다 문이 열리는 것이 보였다.
성환은 문이 열리면서 문을 여는 남자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