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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갓파더 1권(12화)
4. 습격(4)


야구 배트와 쇠파이프가 난무하는 도로변.
성환은 여섯 명이나 되는 사내들을 일일이 살펴보았다.
조폭들이 휘두르는 쇠파이프와 배트가 위험해 보이긴 하지만, 무공 고수인 성환이 보기에 너무나 허술한 공격들.
일격필살의 기세도 보이지 않고 그저 사람을 위협하려는 아마추어의 그런 몽둥이질이었다.
자신을 공격하는 자들의 움직임을 파악한 성환은 가장 자신과 가까이 있는 깡패에게 접근을 하였다.
그가 휘두르는 쇠파이프를 피하며 접근한 성환은 쇠파이프를 휘둘러 빈틈이 보이는 깡패의 옆구리를 짧게 끊어 쳤다.
자신이 지른 주먹의 힘이 100% 깡패의 몸에 전달이 되게 하는 고난도의 수법이었다.
생각 같아서는 자신을 습격한 이들을 모두 죽여 버리고 싶지만 그럴 순 없었다.
이들에게 알아봐야 할 것들이 있기에 일단 제압하기로 하였다.
한 명이 쓰러지자 성환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또 다른 놈을 찾아 접근했다.
그리고 반복되는 상황들…….
한편 자신의 동생들이 한 명을 당하지 못하고 모두 쓰러지는 것을 본 성일은 눈이 돌아갔다.
“이런 병신들!”
성일은 소리를 지르며 승합차에서 내렸다.
처음에는 기습이 성공을 하는 것을 보며 느긋하게 승합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한 명, 두 명 당하는 것을 보자 눈이 돌아가 밖으로 나온 것이다.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차에 준비된 연장을 챙겼다.
성일이 잘 쓰는 것은 회칼이었다.
일명 사시미라고도 불리는 회칼은 그 어떤 칼보다 날카로워 살짝 가져다 대기만 해도 살이 저며지는 흉기였다.
더욱이 성일이 든 회칼은 일반적인 18―28㎝의 회칼이 아닌 45㎝나 되는 큰 회칼이었다.
이 회칼은 참치 같은 거대한 생선을 회를 뜰 때 사용하는 것이지만, 성일은 바로 이 큰 회칼을 이용하여 인간을 회 뜰 때 사용했다.
지금도 성환이 보통이 아니란 판단에 이 자리에서 처리를 하기로 결정하고 자신의 주 무기를 꺼냈다.
원래 계획은 동생들이 목표를 습격하여 승합차에 태우면, 인적 없는 바닷가에서 작업을 하여 바다에 버릴 예정이었다.
그렇지만 계획이 틀어졌으니 위험하더라도 이곳에서 처리를 하고 차를 폐차시키기로 작정하였다.
어차피 대포차라 걸릴 위험은 없지만, 이 일만 처리하고 차를 바꾸기로 했다.
돈도 많이 있으니 이렇게 처리하고 몇 달 잠수를 타도 괜찮을 듯하였다.
그렇게 작정을 하니 마음이 홀가분해진 성일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성환에게 다가갔다.
그사이 성환은 자신을 습격했던 모두를 제압해 한쪽에 치우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성일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놈 칼을 쥐고 있는 폼이 예사 솜씨가 아닌데?’
성환은 성일이 사람을 상대로 한두 번 이런 일을 한 것이 아니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의 눈은 마음의 창이라 했던가?
성환도 상대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떻다는 것을 대략적인 정보를 알 수 있었다.
지금 다가오는 남자는 자신과는 다르지만 수라장(修羅場)을 경험한 사람이었다.
‘평범한 깡패는 아니군.’
그는 사람을 한 번 이상 죽여 본 살인자의 눈이었다.
그것도 전장에서의 군인이 아닌, 도살자의 눈이었다.
인간을 인간으로서 보지 못하는 도살자 말이다.
성일을 파악한 성환은 그가 세상에 하등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인간이란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죽일 수는 없었다.
자신이 판단하기에 이자가 이들의 두목 같았으니.
그래서 일단 불구로 만들기로 결정하였다.
성환이 자신에 대하여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한 줄도 모르고 오랜만에 인간의 몸에 칼을 쑤실 수 있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흥분하기 시작한 성일은 눈이 충혈되기 시작했다.
흥분으로 눈에 있는 실핏줄이 터진 것이다.
그런 성일의 변화를 하나, 하나 지켜보던 성환은 일을 길게 끌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인간 백정이군.”
성일을 보며 인간 백정이라 결론지은 성환은 순간적으로 성일의 품으로 접근을 하였다.
단 한순간에 접근을 한 것이라 성일이 어떻게 반응하기도 전에 그의 품에 파고들었다.
성일의 아랫배에 장심(掌心)을 붙이고 내공을 쏘았다.
일명 암경(暗經).
겉보기엔 별 타격이 없어 보이지만 내부는 엉망으로 뭉개 버리는 무서운 기술이었다.
현대 의학으로는 도저히 파악이 되지 않는 그런 수법이다.
별다른 이상을 보이지 않지만 당한 사람은 속으로 골아 서서히 죽어가는 아주 무서운 암살 기법이다.
성환은 그런 기술을 거침없이 사용했다.
이 인간 같지 않은 놈에게 어울리는 최후를 가져다줄 생각이다.
물론 이것이 성환이 가진 최고의 기술은 아니다.
아니, 이보다 더 무서운 수법이 많지만 아직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낼 수 없기에 참회하라는 심정으로 이리 만들었다.
성환이 이렇게 자신을 습격한 깡패들을 모두 물리치고 있을 때, 누가 신고를 했는지 멀리서 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사실 이를 신고한 사람은 성환이 휴가를 나온 동안 그의 뒤를 은밀히 따르던 사람이었다.
그는 성환의 동기인 최세창 중령이 속한 군정보사령부에 속한 군인이었다.
군대 내에서 특수한 위치에 있는 이들에 대한 감시와 경호를 함께 겸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성환에게 들키지 않는 선에서 도움을 줘야 하는데, 그는 현재 성환을 보호 대상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감시 대상이라 보는 관계로 멀리서 경찰에 연락하는 것 말고는 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
군대 또한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 파벌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성환에게 특수 임무를 준 쪽이 아닌, 반대편에 줄을 선 사람이기도 하였다.



5. 믿을 수 없는 현실(1)


조폭들이 어떤 사람을 폭행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은 자신들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이 본 것은 자신들의 예상과 정반대의 상황이었다.
홀로 오롯이 서 있는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조폭으로 보이는 남자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잠시 실례합니다, 경찰입니다.”
경찰은 성환에게 다가와 자신의 신분증을 보이며 경례를 하였다.
그러면서 현장에 벌어진 일에 대하여 질문하였다.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협조 부탁드립니다.”
한 명이 성환에게 진술을 받고, 함께 온 다른 경찰들은 현장이 도로이다 보니 현장 정리르 하며 정체된 차량들을 인솔하기 시작했다.
삑삑삑!
경찰들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정체됐던 도로는 금방 원활하게 소통하게 되었다.
한편 스러져 신음하고 있는 깡패들을 일단 수갑을 채우고 승합차에 태웠다.
도로에서 싸움이 벌어졌다는 신고가 들어왔기 때문에 어떻게 된 경위인지 조사를 해야 하기에 경찰은 성환도 쓰러진 깡패들들과 함께 인근 경찰서로 향했다.
‘깡패들이 동원된 것을 보니 그놈들이 똥줄이 타나 보군.’
성환은 자신이 M&S엔터로 향하자 깡패들이 자신을 습격했다.
조카의 실종과 회사가 연관이 있음을 확신했다.

◈ ◈ ◈

경찰서에 도착한 성환은 조서를 꾸미면서 자신의 신분을 알렸다.
성환의 신분을 알게 되자 경찰들의 무척이나 놀라워했다.
총경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육군 대령을 조폭이 백주 대낮에 습격한 것도 있지만, 혼자서 7명이나 되는 다수의 깡패들을 제압한 것이다.
더군다나 판사에 따라서는 과잉 방어로 오히려 처벌을 받을 수도 있을 정도로 깡패들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이번 문제에 대하여 가볍게 처리할 수도 없었다.
감히 조폭들이 겁도 없이 현역 영관급 군인을 백주대낮에, 그것도 시선이 많은 도로에서 습격한 사건이라 함부로 다룰 일이 아니었다.
이미 이 사건은 누군가의 제보로 성환과 깡패들이 싸우던 동영상이 방송국에 제보가 되었다.
라디오에서는 조폭이 백주대낮에 일반인을 습격한 것으로 보도가 나가기는 했지만, 어찌 되었든 경찰들은 이번 일로 대한민국이 조금 시끄러워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웃긴 것은 육군 대령을 습격한 조폭의 정체도 심상치 않다는 사실이었다.
육군 대령과 서울 강남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수파 행동 대장이 연관이 있는지 귀추가 주목되었다.
“대령님, 저들과는 어떤 사이십니까?”
담당 경찰은 성환에게 함부로 하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조폭과 성환의 관계에 대하여 물었다.
그러자 성환은 그들과 일면식도 없었다.
“그건 내가 알고 싶은 거요. 일면식도 없는 그들이 날 어떻게 알고 습격을 했는지 말이오.”
“정말로 한 번도 본 적이 없으신 게 맞습니까?”
“그렇소, 다만 짐작이 가는 것이 있긴 하지만.”
깡패들이 습격한 이유를 알 것 같다는 말에 경찰은 반응을 했다.
경찰은 성환의 말을 받아 적다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 성환을 쳐다보았다.
“네? 이유를 알고 계시다는 말씀이십니까?”
경찰의 질문에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경찰은 호기심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성환을 주시했다.
“아마 조회를 해 보면 알겠지만, 현재 내 조카가 실종되었다는 신고가 접수되어 있을 것이오.”
성환의 조카가 실종되었다는 말에 경찰은 바로 수진의 실종 신고에 대한 조회하였다.
그의 말대로 실종 신고가 접수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도 이쯤 되자 무언가 있다는 촉이 왔다.
단순한 조폭의 습격이 아닌 뭔가 사건이 벌어졌는데, 그것을 무마하기 위한 추가 범죄인 것이다.
“자세히 좀 알려 주실 수 있겠습니까?”
경찰은 어쩌면 진급할 수 있을 만한 사건의 냄새가 났다.
그런 경찰의 모습에 성환은 차갑게 눈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참, 그전에 날 습격했던 그놈들 어딨 놈들인지 알 수 있을까?”
성환의 질문에 담당 경찰은 얼른 대답을 하였다.
“예, 그들은 청담동과 압구정 일대를 구역으로 하는 만수파라는 폭력 조직원들입니다.”
경찰은 성일과 그의 부하들의 정체는 물론이고 만수파가 어떤 조직인지 자세히 알려 주었다.
경찰이 알려 준 것을 듣고 있자니, 성환은 조카인 수진이 단순한 납치 실종과는 차원이 다른, 무언가 더 어두운 흑막이 있는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겁을 먹은 것은 아니었다.
만약 대한민국 폭력 조직 전체가 조카의 실종과 연관이 있다면 부대 무기고를 털어서라도 모두 쓸어버릴 결심을 하였다.
조폭이라는 조직이 대한민국에 한 점 도움이 되지 않는 암적인 존재라 생각하는 성환이기에 이번 기회에 연관된 것들은 싹 쓸어버릴 결심을 하였다.
성환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군인 한 명이 경찰서 안으로 들어왔다.
그 사람은 경찰서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얼른 성환의 곁으로 왔다.
“정 대령, 무슨 일이야?”
그 사람은 바로 성환의 동기이자 정보사령부 중령인 최세창이었다.
비록 성환보다 낮은 중령이긴 하지만 두 사람이 친구이자 동기이다 보니 편하게 대화를 했다.
“어? 최세창. 자네가 어쩐 일이야?”
갑자기 등장한 최세창으로 인해 경찰서는 다시 한 번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최세창 중령은 혼자 온 것이 아니라 일단의 군인들과 함께 온 때문이다.
그들의 소속은 군 정보사령부 소속의 군인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개인적으로 수사권이 주어져 있어 일선 경찰들도 함부로 할 수 없었다.
최세창 중령과 함께 온 군인들은 방금 전 성환이 경찰들에게 진술한 수사 기록을 모두 수거를 하였다.
그 이유는 성환에 대한 보안 등급 때문이었다.
일선 경찰들은 성환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연람을 할 수 없다.
그건 국가 기밀을 다루는 비밀 취득 인가자들 중에서도, 관계자 몇몇만 성환에 대한 정보를 연람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지금도 그런 이유 때문에 최세창 중령이 직접 군수사관들을 대동하고 성환에 대한 연락이 오자마자 직접 나선 것이다.
이 일 때문에 잠시 경찰서 안이 소란스러워지긴 했지만, 최세창 중령이 불러 준 코드 때문에 담당 경찰은 아무 소리 하지 못하고 조금 전 작성한 모든 자료를 넘겨 주고는 컴퓨터에 남아 있는 자료까지 모두 폐기되었다.
자신이 경찰서에서 작성한 모든 자료가 세창이 데려온 군인들에게 넘어가는 것을 잠시 지켜보던 성환은 동기인 세창을 돌아보았다.
“다시 묻는다. 어떻게 온 거야?”
“하…… 넌 네 위치를 잘 모르나 본데, 네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군에 아주 중요한 일이다. 네가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넌 우리 정보사령부에서 주시하고 있어.”
세창은 완곡한 표현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했지만 성환은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다.
“훗, 좀 웃기는 이야기군.”
성환은 세창의 이야기를 듣고 뜸을 들이다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런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내 주변 일에 대한 경계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는 거냐?”
성환의 질문에 세창도 바로 답변을 해 줄 수가 없었다.
원래 군 내에서도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의 가족에 대한 경호와 감시가 동시에 이루어진다.
그런데 무엇 때문인지 성환의 가족에 대한 경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성환이 직접 실종된 조카를 찾아 나서게 되었다.
물론 이 때문에 담당 부서는 현재 신나게 깨지고 있으리라.
그리고 현재 성환의 조카 실종에 대하여 군에서도 조사가 들어갔다.
혹시나 북한이나 주변국의 특수부대가 납치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해야겠군. 어디서부터 꼬인 건지 모르겠지만, 그 문제로 지금 감찰을 하고 있다. 그리고 네 조카 실종에 대하여 우리가 조사를 하고 있으니 넌 더 이상 나서지 말았으면 한다.”
최세창 중령은 정보사령부에서 조사하고 있으니 성환에게 더 이상 전면에 나서서 조사하는 것을 중단하길 종용했다.
하지만 성환은 누나와 약속한 것이 있기에 그 말을 들어줄 수 없었다.
“아니, 군에서 조사를 하는 것과 별개로 나도 알아봐야겠다. 이번 일로 짐작하는 것이 있으니.”
성환의 단호한 말에 세창은 얼굴을 찡그렸다.
솔직히 자신 같아도 성환과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현재 성환은 군 내에서도 극비 중의 극비였다.
현재 알려진 성환의 능력을 주변국이나 미국이 알게 된다면 결코 대한민국 군을 그냥 두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물론 그런 판단은 아주 옳았다.
세창이나 성환 본인은 모르겠지만 현재 미국 군부에서는 국제 특수부대 경연 대회에서 엄청난 기량을 보인 성환을 조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DIA(국방정보국)에서는 CIA에 협조 요청을 하여 성환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육군에서는 이런 정황을 짐작하고 성환의 정보에 대하여 철저히 은폐를 하고 있는데, 이런 사건이 벌어져 난감한 상태였다.
세창은 하는 수 없이 일단 성환에게 최대한 자신을 숨길 것을 당부하였다.
“그럼 최대한 너를 노출시키지 마라.”
“알았다, 나도 조심할게.”
“그래, 그럼 여긴 내가 처리할 테니 넌 그만 가 봐.”
“그래, 그럼 수고해라!”
성환은 그렇게 세창에게 맡기고 경찰서를 나섰다.
경찰서에서 나온 성환은 경찰이 자신의 차를 증거품으로 끌어다 놓았기에, 처음의 목적지인 M&S엔터로 차를 몰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