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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갓파더 1권(11화)
4. 습격(3)


만수파 행동 대장 김성일은 어제 부장인 김용성이 조사하라고 한 인물에 대하여 보고를 하였다.
“성님! 어제 알아보라고 한 것 알아 왔습니다.”
“그래, 뭐 나온 것 있냐?”
“별거 없던데요, 그냥 군바립니다.”
“군바리?”
“예. 어려서 공부 좀 했는지, 육사 들어가 지금까지 군대에 있다고 합니다.”
“그래?”
용성은 성일이 조사한 보고를 듣고 잠시 고민을 하였다.
하지만 결론은 금방 났다.
군인이면 자신들과 별 상관도 없다.
예전 군부독재 시절이라고 하면 모를까, 지금은 시대가 변해도 너무 변했다.
이젠 군인이 힘을 쓰던 시대는 진즉에 끝났고 요즘은 경찰이나 검찰도 증거가 없으면 민간인을 함부로 체포할 수 없는 시대다.
그러니 그가 어떤 수를 쓰던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자꾸 똥 밭을 뒤지면 냄새가 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 이 일이 알려져 봐야 좋은 일 하나 없다.
군바리 하나 처리하면 많은 사람이 편하단 생각에 성일에게 지시를 내렸다.
무식하긴 해도 일 하나는 똑 소리 나게 하는 성일이다.
이번 일도 잘 해결할 것이라 판단했다.
“이번 일은 성일이 네가 마무리해라!”
“예? 제가요?”
“그래. 이왕 시작한 거, 많은 사람이 알아서 좋을 일 없는 것 알잖아.”
“알겠습니다, 제가 마무리 하겠습니다. 그런데…….”
용성이 자신에게 뭔가 일거리를 주자 성일은 말을 흐리며 얼버무렸다.
그런 성일을 보며 용성은 그가 용돈이 필요하단 것을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솔직히 요즘은 조직이라고 해도 돈이 없으면 언제 하극상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아무리 위계질서를 확립하려고 해도, 예전 주먹과 의리로 대변되던 시대는 조직 사회에서 사라진 지 한참이다.
요즘은 돈이 의리고 정의다.
그러니 동생들에게 일을 시키려고 해도 다 돈이 들어가야 일이 깔끔했다.
“알았다, 경리한테 말해 줄 테니 경비 받아가라.”
용성의 말에 성일은 바로 일어나 싱글벙글 미소를 띠며 밖으로 나갔다.
“감사합니다, 성님!”
밖으로 나가는 성일의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 자신의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확실히 무식한 놈이라 자신의 자리를 넘볼 정도로 막 나가지 않는 것이 용성이 성일을 곁에 두는 이유였다.
자신에게 위협은 되지 않지만, 일을 하나 시키면 깔끔하게 처리하는 성일은 만수파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공고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동안 용성의 자리를 넘보는 경쟁자는 꽤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어느 누구도 용성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지 못했다.
빈틈을 보이지 않는 그를 밀어낼 명분이 없었을 뿐 아니라, 용성이 세력으로도 그리 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힘은 모두 성일이 그의 밑에 있기 때문이었다.

◈ ◈ ◈

한편 용성의 사무실에서 나온 성일은 얼른 자신의 직속 부하 여섯을 데리고 경리부로 갔다.
샹그릴라 카지노의 경리부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근무를 하고 있었다.
수시로 현금을 출납해야 하기에 한 푼이라도 틀리면 경을 치는 곳.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며 지키고 있어 지금까지 한 번도 사고가 일지 않았다.
이곳 카지노를 누가 관리하고 있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감히 그럴 생각도 못하지만 말이다.
김성일이 경리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총무가 나와 이사를 하였다.
“어서 오십시오.”
“어, 정 총무! 형님에게 연락 받았지?”
“예, 여기 준비했습니다.”
정총무라 불린 남자는 얼른 작은 봉투 하나를 건네받은 성일의 인상이 절로 일그러졌다.
딱 봐도 봉투가 생각보다 너무 얇기 때문이었다.
“이게 준비한 것이라고?”
“예, 부장님이 지시한 대로 준비했습니다.”
김용성이 준비했다고 하자 어쩔 수 없이 봉투를 받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확실히 군바리 한 명 처리하는 것이라 그리 많이 책정하지 않은 듯하였다.
찜찜한 기분을 뒤로하고 성일은 부하들이 기다리는 복도로 나왔다.
“제길, 아무리 그렇더라도 내가 직접 나서는 일인데, 동생들 앞에서 체면 좀 세워 주시지.”
성일은 용성이 준비했다는 봉투를 살짝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봉투엔 자신이 생각한 것 이상의 금액이 들어 있었다.
처음 봉투를 받아들고 그 두께를 보고 성일은 2백만 원 정도로 생각했다.
사람 한 명 처리하는 것이니 그 정도면 적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 만수파 행동 대장인 자신이 직접 움직이는 일인데, 너무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확인을 하니 그게 만 원권이 아니라 5만 원으로 두 묶음이었다.
즉, 그 말은 이번 일을 처리하는 비용으로 천만 원이라는 소리였다.
자신의 예상을 한참 뛰어넘는 금액이라 성일은 이게 조용히 말나오지 않게 처리하란 뜻이란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조용히 처리하란 말이지!’
성일은 눈을 반짝이며 무언가를 생각했다.
어제 M&S엔터의 최 사장이 왔다간 뒤, 자신에게 누군가를 조사하란 지시가 떨어졌다.
그리고 오늘 그 보고하자 그를 처리하란 지시가 다시 떨어졌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행동 대장인 자신에게까지 알려 주지 않고 조용히 처리하라는 것을 보니 상층부 누군가와 연관이 있는 일인 것 같았다.
조직 상부의 일을 너무 알려고 해 봐야 처리 대상이 될 뿐, 자신은 이렇게 돈만 받고 지시한 대로 일만 처리하면 되는 일이다.
“후후, 애들아! 오늘 오랜만에 작업 한 번 하고, 신나게 놀아 보자!”
기분파인 성일이 활동비가 생각보다 많아 기분이 좋다는 것을 깨닫고 그의 부하들도 일제히 신났다.
확실히 성일은 기분이 좋을 땐 부하들에게 모든 것을 퍼 줄 정도로 화끈했다.
하지만 기분이 나쁠 때 걸리면 인정사정이 없다.
오늘 담가질 대상이 조금 불쌍하긴 하지만 자신의 일이 아니니 별 상관도 없었다.
그저 오늘 밤 얼마나 화끈하게 놀 것인지 그게 이들에게 중요한 관심사일 뿐이다.

◈ ◈ ◈

성일이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성환은 진성이 전해 준 서류를 살펴보고 있었다.
“이런, 이따위 회사가 버젓이 운영이 되고 있다는 게 말이 되나?!”
성환은 진성이 전해 준 서류에서 조카 수진이 다니던 M&S엔터의 실체를 알고 분노하였다.
소속 연예인을 유력 인사들의 파티에 참석을 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은근하게 그들에게 스폰을 제의하고, 또 성접대까지 알선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건 뭐 연예 기획사가 아니라 집창촌 포주와 똑같았다.
그리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 것이 바로 연예계라는 보고서에 성환은 뒷목이 뻣뻣해졌다.
“으…….”
서류를 보다 도저히 화를 참을 길이 없어 잠시 서류를 내려놓았다.
“후!”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내려놓은 서류를 다시 들어 살폈다.
그리고 보고서 중간쯤에 조카가 들어가기로 한 그룹의 내용이 언 듯 보였다.

M&S엔터에서 신인 여성 아이돌 그룹을 준비 중이었는데, 데뷔가 삼 개월 늦춰짐. 의뢰인이 조사를 부탁한 사람이 속한 그룹이라 늦춰진 이유 자세한 조사 요망. 멤버 개별적 접촉을 해 알아본 바에 따르면 한 달 전, 회사 매니저의 강압에 어디론가 끌려갔다가 왔다고 함. 자세한 말은 하지 않지만 접대를 하고 온 것을 추정. 일부 대인 기피로 정신과 상담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 이로 짐작하기에 정상적인 접대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파악됨.

보고서를 읽어 나가자 자신의 조카가 어떻게 실종이 되었는지 이제야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자신은 잘 모르지만 아마도 풍문으로만 듣던 연예계 통과의례라는 것을 갔던 듯하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조카는 실종이 되고, 남은 멤버들은 무사히 돌아온 것이다.
모두 치료는 받지만, 돌아오지 않은 것은 조카뿐.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을 욕망을 위해 그런 더러운 자리에 불러 난행을 저지른 이들이 도저히 용서되지 않았다.
더욱이 자신의 조카 실종 상태.
어쩌면 최악의 상황일지도 몰랐다.
만약 소식이 병원에 있는 누나에게 알려진다면, 그녀는 도저히 그 엄청난 일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오랜 시간 동안 그 고생을 하며 딸이 건강히 자라, 꿈을 꼭 이루길 바랐는데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다면 큰 충격에 빠질 것이 분명했다.
성환은 더 이상 보고서를 볼 필요성를 느끼지 못했다.
분명 자신은 M&S엔터에 찾아가 정중히 물어보았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라 했다.
그렇지만 진성이 전해 준 보고서엔 그들이 깊게 연관이 있다고 나와 있다.
정확하게 그 접대 현장에 누가 있었고, 또 누가 수진이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나와 있지는 않지만 그건 조사를 더 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성환은 밖으로 나와 예전 타던 낡은 소나타 승용차를 끌고 나왔다.

◈ ◈ ◈

차를 몰아 M&S엔터로 향하던 중이었다.
강변도로를 타고 나가려는 차를 누군가 들이받았다.
구형 승합차가 성환이 타고 있는 소나타 승용차의 옆구리를 받은 것이다.
쿵!
“윽, 뭐야!”
사고 때문에 성환의 차는 빙그르 회전을 하며 옆으로 밀려나다가 가드레일에 충돌을 하였다.
잠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성환.
그런 성환이 탄 차로 조금 전 들이받은 승합차에서 일단의 장정들이 뛰어나왔다.
“와!”
“처리해!”
승합차에서 나온 장정들은 바로 성일의 부하들이었다.
만수파 행동 대장인 성일이 성환을 처리하기 위해 지키고 있다가 중간에 습격을 한 것이다.
승합차에서 내린 조폭들은 쇠파이프와 야구 배트를 휘두르며 성환이 타고 있는 승용차를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백주 대낮에 깡패들이 도로에서 난동을 부리지만, 그 누구도 차를 멈춰 도와주려는 이들이 없었다.
깡패들은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아는지 모르는지 자신들의 할 일만 하고 있었다.
한편 갑작스런 충격에 정신이 없던 성환은 자신이 타고 있는 승용차를 누군가 두들기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사고 때문에 자신을 구조하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란 것을 금방 깨달았다.
‘이게 무슨…… 아!’
성환은 금방 상황을 인지했다.
누군가 자신을 노리고 일부러 사고를 내고, 또 자신이 타고 있는 승용차를 부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성환은 고개를 숙인 상태에서 상황을 지켜보았다.
밖에 있는 자들은 자신이 사고 때문에 기절해 있는 줄 알고 문을 열기 위해 차의 창문을 부수는 중이기 때문에 자신이 깨어난 것을 몰라야 했다.
잠시 그렇게 밖을 살피던 성환.
이때 창문이 깨지며 도로의 텁텁한 공기가 차 안으로 훅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누군가 창을 통해 자신을 끌어내기 위해 몸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느껴지자 바로 행동에 돌입하였다.
“합!”
짧은 기합과 동시에 성환은 운전석 문을 열고 왼발로 차 버렸다.
성환이 찬 힘 때문에 문짝은 쿵 소리를 내고 세차게 열렸다.
그 때문에 창문을 통해 성환을 잡으려던 깡패는 창문에 매달려 뒤로 날아가 버렸다.
날아간 창문과 가드레일에 낀 남자는 그대로 기절했다.
“악!”
성환을 잡으러 들어가던 동료가 문짝과 함께 날아가 쓰러지자, 황당한 모습에 놀라던 깡패들은 놀라 멈췄던 것을 다시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