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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갓파더 1권(9화)
3. 연예계의 검은 그림자(3)
눈앞의 젊은 남자의 정체를 알게 된 최신규는 눈을 반짝였다.
비록 자신이 그때 수진을 데려오며 자세히 본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최종혁 많이 닮았다.
하지만 최종혁의 인상이 눈 코 입이 오밀조밀하니, 가는 선을 가지고 있는 꽃미남이라면, 눈앞의 남자는 선이 굵은 마초적인 스타일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또 허여멀건 한 최종혁과 다르게 남자의 피부는 태양에 잘 그을린 구리빛의 강인한 인상을 선사했다.
“아, 네. M&S엔터의 최신규라고 합니다.”
최신규는 얼른 그에게 자신의 명함을 내밀었다.
그런 최신규를 보던 남자도 자신의 명함을 꺼내 최신규에게 건넸다.
“샹그릴라의 전무인 최진혁이라고 합니다.”
서로 명함을 교부한 두 사람은 잠시 서로를 주시하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조금 전 사건이라 했는데, 무슨 일입니까?”
최신규는 자신이 이곳을 찾아온 용건을 말하기 시작하였다.
어차피 진혁도 만수파 간부.
거기다 자신의 동생 문제이니 숨길 필요가 없었다.
“20여 일 전, 동생 분이 사고를 쳤습니다.”
“……?”
“아직 알려지지 않은 모양이군요. 어디서부터 말씀드려야 할지…….”
최신규는 사건의 내용을 상세히 알려 주었다.
자신의 회사에서 심열을 기울여 데뷔시키려는 그룹이 있었다.
그런데 보스의 아들 즉, 최종혁이 자신의 생일 파티를 하기 위해 회사에 있는 만수파 조직원을 통해 그들을 데려갔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그 애들 문제가 있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잘 다독여 두어 해결을 보았는데, 한 명에게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무슨 문제, 말을 듣지 않나?”
진혁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얘기했다.
그런 물음에 최신규는 한숨을 쉬었다.
“파티를 하는 것은 상관이 없는데, 그 파티가…… 마약 파티라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뭐, 마약 파티? 이런 개……!”
진혁은 동생이 벌인 망종 같은 일에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아버지의 관심을 받다 보니 대체로 막무가내인 성격인 동생.
자신과 생각하는 것, 생활하는 것, 모두 달라 물과 기름 같은 성격이긴 하지만 그런대로 참아 줄 수 있었다.
하지만 마약만은 용납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비록 조직에서 마약을 다룬다고 하지만 그건 자신들은 판매하는 것이지, 소비하는 곳이 아니다.
조직의 방침상 마약에 손을 댄 조직원은 모두 은퇴를 시켜 버렸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조직이 붕괴될 수도 있는 문제였다.
마약을 하는 이들의 의지는 어린 계집보다 못하다.
약을 위해선 처자식은 물론이고 제 생명까지 담보로 약을 원하는 족속들.
그러니 언제 어느 때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일이라 조직에서는 철저하게 처리하였다.
그런데 자신의 동생이 마약에 절어 파티를 했다는 소리에 화가 났다.
“그래서…….”
일단 일의 수습이 먼저란 생각에 그 문제의 연습생에 대하여 물었다.
“그 애는 너무 많은 마약 투여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신을 못 차린다면 해결된 것 아닌가, 뭐가 문제요?”
이야기를 듣고 있던 김용성이 끼어들어 물었다.
첫째인 진혁과 둘째 종혁 간에 다툼이 벌어지면, 자칫 조직이 흔들릴 수도 있는 문제.
젊은 조직원들에게 지지를 얻고 있는 첫째 진혁과, 둘째 최종혁은 조직 보스인 최만수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존재다.
그 말은 결국 만수파의 후계는 둘째 최종혁 쪽에 가깝다는 말이었다.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겠냐만, 더 사랑하는 자식이 있을 수 있고, 그게 둘째라는 것이 문제다.
강간에 의해 태어나긴 했으나, 그래도 최만수가 사랑해 강제로 차지한 여자에게서 난 자식.
여장부 스타일인 본처보단, 비록 마담 출신이지만 나긋나긋하고 섬세한 이목구비를 가진 후처를 더 사랑하는 최만수다.
그러니 만약 이번 문제로 두 형제 간에 싸움이 벌어지면 최악으로 아들과 아버지의 싸움이 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김용성은 어떻게든 일을 쉽게 끝내려고 했다.
“그 집안에서 찾지 않는다면 문제가 없는데, 알고 보니 그 아이 집안도 좀 심상치 않은 것으로 파악되어 그렇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요? 자세히 들어봅시다.”
최신규는 오늘 진규에게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전해 주었다.
“그 아이의 외삼촌이란 남자가 오늘 찾아왔습니다. 말이 안 통했는지, 협박을 하고 갔는데 그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는 것입니다.”
“심상치 않다?”
“예, 전무가 보기에 사람을 위축시키는 것이, 아무래도 조폭 같다는 말을 했습니다.”
조폭 앞에서 조폭이란 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최신규.
하지만 김용성이나 최진혁은 그런 그의 말에 신경 쓰지 않았다.
이미 자신들은 조직 폭력배가 아닌 사업가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느 파라 그러던가?”
용성이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하지만 전적으로 자신들의 판단하기에 성환의 분위기가 조폭과 비슷해 보인다고 판단했기에 그리 말하는 것이다.
거칠고 주변을 억누르는 카리스마.
그건 결코 혼자 움직이는 독고다이의 모습이 아니라, 많은 부하를 거느리고 지시를 내리는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였다.
아무리 소심한 최진규지만 그런 것을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무능하지 않았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조금 모자란 최진규지만 그와 오랜 세월 함께 하며 보고 듣고 한 경험은 무시하지 못했다.
그래서 전무란 자리에 맞는 능력 정도는 가지고 있었다.
“그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하도 느낌이 좋지 않아 이렇게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보자고 했습니다. 그 아이 가족 사항에 별거 없었는데…….”
최신규는 말을 하면서도 끝에는 수진의 가족 사항에 대하여 작게 언급을 했다.
그런 최신규의 말을 집어낸 김용성은 자세히 말해 보라는 말을 하였다.
“그 가족 사항이?”
“그게 홀어머니 한 명과 외삼촌이 다입니다. 다른 친척이나 관계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외삼촌도 이번에 그가 찾아와 알게 된 것입니다.”
최신규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김용성은 일단 그 외삼촌이란 자의 신분이나 그런 것을 파악하고 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음 처리하기로 하였다.
“알겠소, 그건 우리가 처리할 테니 당신은 다른 문제없게 잘하시오.”
용성의 말을 듣고 최신규는 적이 안심이 되었다.
조폭이라 생각되서 걱정을 했는데, 만수파에서 처리를 해 주겠다고 했으니 안심이 되었다.
◈ ◈ ◈
진성을 만나 일을 의뢰하긴 했지만, 그냥 기다리고만 있긴 너무 답답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 자꾸만 엉뚱한 상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넌 조국을 위한단 핑계로 너를 위해 희생한 누나를 외면했다. 불쌍한 누나, 조카가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저 자신의 무술 실력만 믿고, 넌 그렇게 자신을 자위하고 있었냐.’
끝없이 자신의 머릿속에서 속삭이는 소리에 성환은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무언가 올라와 가슴을 틀어막는 듯한 느낌에 참으며 가부좌를 하고 앉았다.
예전 백두산 지하 동굴에서 배운 심공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심공이라는 것이 마음을 쌓는 무공, 지금 마음이 흔들린 상태에서 심공을 하려니 몸속에서 불안정하게 날뛰던 내공이 더욱 발광했다.
솔직히 성환이 이른 나이에 특수부대 무술 교관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이런 기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전을 나갔다, 팀원들을 모두 잃고 쫓기는 도중 백두산에서 조난을 당했다.
당시 성환이 작전을 나간 시기에 휴화산인 백두산이 한참 활동을 하려던 시기였다.
북괴군에게 쫓기다 발견한 폭포수 뒤 동굴로 들어간 성환, 하지만 하필 그때 백두산에 화산지진이 일어났다.
대폭발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동굴 바닥이 갈라지며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천우신조로 성환이 떨어진 바닥은 다른 동굴과 연결이 되었다.
그곳에서 성환은 기연을 얻었다.
고대 선인 중 한 명이 민족을 걱정하여 그곳에 많은 무공 서적을 남겼다.
그리고 또 자신의 능력 일부를 남겨 성환이 그곳의 무공을 익히는 것을 도왔다.
성환이 동굴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익힌 무공은 뇌정심공.
뇌정심공은 말 그대로 하늘의 번개를 닮고자 하는 심공이었다.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 빠르고, 강하며, 파괴하지 못할 것이 없는 그런 것이 바로 뇌정.
선인이 남겨 준 능력을 이어받고 그 뜻을 계승한 성환은 중국을 통해 한국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 배운 뇌정심공을 토대로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런데 조카의 실종과, 자신의 뒷바라지했던 누나의 고통을 지켜본 성환은 그동안 자신이 한 일이 모두 부질없었다는 생각과 함께 심마에 빠졌다.
만약 심마를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말로만 듣던 주화입마의 단계로 넘어가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올라온 뜨거운 기운을 억지로 내리눌렀다.
만약 그것을 입 밖으로 토해 낸다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생각한 성환은 억지로 참았다.
그리고 결가부좌를 하고 동굴에서 익힌 그대로 뇌정심공을 운용하였다.
점점 꼬여 가던 화두(話頭)는 뇌정심공을 운기하자마자 조금씩 풀어지기 시작했다.
4. 습격(1)
하루 만에 진성에게서 연락이 와 그의 사무실이 있는 강남으로 나갔다.
점심시간을 맞춰 나오다 보니 조금 이른 시간에 나오게 되었다.
약속 장소인 카페에 앉아 있으니 옛 생각이 났다.
10년 전, 그러니까 성환이 북한으로 작전을 나갔다 팀원들을 모두 잃고 백두산에서 기연을 만난 뒤 복귀를 한 그때 성환은 한동안 팀원들을 모두 잃고 자신만 살아왔다는 사실에 방황을 했다.
이때 성환의 방황을 잡아 준 여인이 문득 떠올랐다.
“처음 뵙겠습니다, 정성환 대위님이시죠?”
25살의 젊은 청년인 정성환은 우수한 성적으로 육사를 졸업을 하고 특전사에 임관을 하여 승승장구를 하였다.
각종 모의 작전에 탁월한 성적을 내며, 임관 후에도 다른 동기들보다 빠르게 진급을 하였다.
그래서 한때 자신이 대한민국 내 최고의 정예라 생각을 했다.
자신이 최고이기에 자신이 지휘하는 팀은 무조건 작전에 성공할 것이란 자만도 했었다.
하지만 그게 자만이란 것을 알게 되기까지 너무도 많은 것을 잃었다.
임관 후 한 번도 실패를 하지 못했기에 성환의 자부심은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았다.
그렇지만 단 한 번의 작전 실패가 가져온 후유증은 성환이 감당하기 무척이나 힘들었다.
작전이 실패할 동안 무언가를 해 보고 실패했다면 작전에 대하여 반성하며 고칠 것인데, 이건 뭐 해 본 것도 없이 그냥 쫓기다 부하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겨우 자신만 천우신조로 살아났다.
간신히 고국에 돌아와 들은 것은 실패한 작전이 아닌 동맹국 특수부대의 성공적인 작전에 대한 내용이었다.
덩달아 작전의 진실을 알았을 때의 절망감은 이루 말할 것도 없었다.
겨우 미끼가 되기 위해 그렇게 노력을 했던 것인가, 하는 의문과 후회만 들었다.
이러려고 군대에 투신을 한 것이 아니다.
이러기 위해 어렵게 고생하며 자신의 뒷바라지하던 누나를 남겨 두고 군대에 입대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떤가?
순수해야 할 군대에도 정치의 물이 들어 미국에 잘 보이기 위해 자신의 부하를 미끼로 던져 준 군 장성들에게 분노마저 느꼈다.
하지만 일개 대위가 무엇을 하겠는가.
웃긴 것은 지금 자신이 대위란 계급으로 진급을 할 수 있는 것도 모두 그 작전 때문이다.
팀장이 되기 위해서 대위란 계급을 받은 것이었다.
그동안 자신의 고가 점수가 동기들에 비해 높긴 했지만 아직 진급할 단계는 아니었다.
하지만 관행상 특수부대의 팀장은 모두 대위.
그랬기에 성환의 계급도 작전에 투입되기 전 진급이 이루어졌고, 그것을 군이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여 진급시켰다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