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래로 스크롤 하세요.
코리아 갓파더 1권(8화)
3. 연예계의 검은 그림자(2)
신규의 당부대로 혼자 운전을 하여 접대를 위해 준비한 아파트로 갔다.
최진규도 몇 번 이곳을 이용한 경험이 있었다.
방송관계자를 접대할 때, 자신도 함께 이곳에서 같이 파티를 즐겼다.
한 올의 옷도 걸치지 않은 태초의 모습으로 오페라 가면을 쓰고 마음에 드는 여자를 골라 방으로 들어가 데이트를 하면 되는 그런 파티였다.
올 누드로 즐기는 것은 이곳에서만의 규칙이었는데, 그만큼 연대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오페라 가면을 쓰는 것은 접대를 하는 연예인이나, 데뷔를 앞 둔 연습생들이 자신이 접대하는 사람의 신분을 모르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철저한 준비를 하고 만나는 비밀 장소이다 보니, 접대를 받는 회원들 간에도 서로의 신분은 비밀이었다.
최진규가 안으로 들어가니 입구에 있는 화장실 쪽에서 지독한 썩은 냄새가 풍겨 오고 있었다.
냄새가 나는 곳을 돌아본 최진규는 손으로 코를 잡았다.
그가 본 화장실은 정말이지 너무도 처참했다.
바닥은 온통 오물이 뒤덮여 있었다.
제정신이 아닌 수진이 싼 것으로 보이는 인분과, 억지로 먹을 것을 먹였는지 그녀가 토해 놓은 토사물이 범벅이었다.
“으…… 제길!”
욕밖에 나오지 않는 광경.
도저히 사람이 있을 만한 곳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가 확인한 수진의 모습은 더욱 가관이었다.
오물이 가득한 화장실 욕조에 온몸이 묶여 있었다.
물론 수진이 걸치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마도 사장의 말대로 수진이 약에 취해 정신을 놓고 있던 곳에서 바로 데려와 숨기기 위해 아무것도 걸치고 있지 않은 듯하였다.
그녀의 몸에 난 상처로 보아선, 아마도 금단 증상 때문에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는 것을 막기 위해 묶어 둔 것으로 보였다.
이런 모습을 본 진규는 갑자기 수진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자신을 착한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고, 연습생을 그저 자신들의 돈벌이로 생각하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한 적이 없었다.
정말이지…… 이건 사고라 생각했다.
그러면서 조금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분명 오늘 아침에 본 수진의 외삼촌이 수진의 일에 조금만 관계가 있어도 죽이겠다는 식으로 협박을 했었다.
더군다나 성환의 모습에 겁을 먹고 있는 진규는 수진이 잘못되면 정말로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얼른 욕조에 가서 물을 틀었다.
오물을 뒤집어쓰고 있는 수진을 씻기고, 상처가 덧나지 않게 약을 바르기 위해서다.
◈ ◈ ◈
최진규에게 수진을 맡기고 최신규는 만수파 부장인 김용성을 만나기 위해 그의 사업장으로 찾아갔다.
호텔 샹그릴라 지하에 있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장 그곳이 바로 만수파에서 바지사장을 내세우고 운영하는 곳이었다.
그러면서도 부장인 김용성을 지배인으로 두고 감시를 하는 만수파였다.
보통 이런 일엔 앞에 나서지 않는 것이 보통 건달들의 룰.
하지만 만수파는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
그들이 무사할 수 있던 것은 만수파 두목인 최만수가 그만큼 수완이 있는 사람이기에 감히 주변의 대조직도 일개 동 두 개를 잡고 있는 만수파를 두고 볼 수밖에 없었다.
강남의 최고 노른자만 잡고 있는 만수파는 이름과 다르게 가장 머리가 좋다고 할 수 있는 엘리트 건달 조직이었다.
덩치는 작지만 가장 실속 있는 조직.
그렇기에 그들의 사업 영역은 무척이나 다양했다.
대표적인 카지노 사업은 물론이고, 주류 도매, 경호 용역, 나이트클럽, 거기에 연예 사업 지분 확보 등 연관될 수 있는 많은 분야에 걸쳐 사업을 넓히고 있었다.
그리고 이곳 샹그릴라 카지노의 지배인인 김용성은 연예 사업과 카지노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브레인이었다.
◈ ◈ ◈
샹그릴라 카지노 복도를 지나 한쪽에 마련된 문 앞에 섰다.
그 문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푯말이 붙어 있었다.
한숨을 쉬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문 뒤로 긴 복도가 있어 쭉 걸어갔다.
그리고 어느 방문 앞에 서 다시 한 번 심호흡을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니 검은 양복을 입은 날카로운 인상의 남자들이 질서정연하게 도열해 있었다.
그리고 몇 명의 비슷한 복장의 남자들이 가운데 쇼파에 앉아 있었다.
보기만 해도 절로 위압감이 느껴지는 풍경.
최신규는 매번 보지만 간담이 서슬한 분위기였다.
비록 담이 약해 그렇지, 싸움 실력은 어디 가서 꿀리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이런 풍경을 보면 역시나 기가 죽고 위축이 되었다.
그래서 웬만하면 이곳을 찾지 않는데, 오늘은 어쩔 수가 없었다.
수진의 외삼촌이란 사람의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란 소리에 일단 자신과 연결이 된 만수파 최고 윗선과 의논을 해야만 했다.
“김용성 부장님 계십니까?”
최신규의 물음에 쇼파에 있던 남자 중 한 명이 일어나 대답을 하였다.
“성님은 안에 계셔. 근데 최 사장, 요즘 좀 뜸하네?”
남자의 이름은 김성일.
커다란 덩치에 맞지 않게 아주 좀생이였다.
자신에게 조금만 서운하게 해도 나중에 보복을 하는 아주 소인배였다.
그랬기에 자신만 보면 어떻게든 접대를 받으려는 그를 피해서라도 이곳을 자주 찾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오늘 이곳에서 자신을 봤으니 조만간 연습생 중 반반한 애 하나 불러서 회포를 풀게 해 줘야 뒤탈이 없을 거란 것을 너무도 잘 알았다.
‘개새끼들, 위나 아래나 요즘 발정긴가. 이놈들은 나만 보면 껄떡거리네!’
오늘 이곳을 찾은 것도 지들 두목 아들이 친 사고 대책을 세우기 위해 온 것인데, 그것도 모르고 저렇게 껄떡대고 있으니 최신규는 속에서 열불이 났다.
하지만 자신이 약자인지라 어쩔 수 없이 웃는 낯으로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하, 요즘 일이 좀 많아서 그렇습니다. 조만간 자리 한 번 마련하겠습니다.”
신규의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김성일은 웃으며 대답을 하고 그를 안내했다.
“그래, 그래. 내, 기다리지!”
최신규는 자신보다 대여섯 살은 어린놈이 반말을 하는 것도 참으며 그의 뒤를 따라갔다.
똑똑!
“형님, 성일입니다.”
“들어와.”
김성일의 물음에 문 너머에서 굵직한 남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 ◈ ◈
김성일을 따라 사무실로 들어간 최신규의 눈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작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뭔가 의논을 하고 있는 남자 두 명이었다.
한 사람은 자신이 알고 있는 김 부장, 다른 한 명은 부장인 용성과 함께 자리하기엔 모자라 보이는 어린 남자였다.
그런데 어째 분위기가 그 어린 남자가 더 상급자인 것처럼 보였다.
만수파에 자신이 모르는 간부가 있던가?
생각을 해 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눈앞의 젊은 남자의 얼굴은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때 김용성이 최신규를 보며 말을 반겼다
“어서 오시오, 최 사장. 그래, 무슨 일로 날 보자고 한 것이오?”
최신규는 용성의 말을 들으며 앞으로 가 쇼파에 앉았다.
그리고 자신이 이곳에 온 용건을 말하였다.
“내가 김 부장님을 보자고 한 것은 이번에 일어난 일 때문에 그렇습니다. 보스 아드님께서 벌인 일의 뒷수습 때문에요.”
최신규의 말에 김용성은 물론이고 맞은편에 있던 젊은 남자도 고개를 돌려 최신규를 보았다.
“무슨 뒷수습 말이지?”
김용성 부장이 아닌, 젊은 남자가 행동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용성을 보았다.
그건 이 젊은 남자의 정체를 모르기에 그 일이 밖으로 세나가지 않게 말을 아낀 것이다.
그런 최신규의 모습에 김용성은 간단하게 젊은 남자의 정체를 알려 주었다.
“첫째 도련님이네.”
만수파의 보스인 최만수에게는 2남 3녀의 자식이 있었다.
본 부인에게서 1남 3녀를 낳고 후처에게 1남을 봐 총 5명의 자식이 있었다.
그중 사고를 일으킨 아들은 바로 후처의 아들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강남의 노른자인 압구정과 청담동을 집어삼켰다.
처음 그가 나타났을 때만 해도 서울의 그 누구도 그가 당시 강남과 강동을 통일한 진원파의 공격에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진원파는 만수파를 공격하지 않았다.
알짜 노른자 땅을 고스란히 만수파에 양보를 한 것을 두고 말들이 많기는 했지만 진원파는 그 뒤로 대립을 하지 않았다.
그런 입지적인 인물이니 본처를 두고 후처를 두는 것이 뭐 대단한 일이냐 하겠지만, 내용을 아는 사람들은 이를 불안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본처는 최만수가 강남에 나타나기 전부터 옆에 있던 여장부.
최만수의 부인은 최만수가 압구정과 청담동을 평정할 때 많은 내조를 하였다.
하지만 그녀의 지위는 확고하지만 최만수 다음은 장담할 수가 없었다.
비록 후계자라 할 수 있는 아들도 있지만 최만수와 그녀의 결합은 사랑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그의 야망의 결과였기 때문에 그들에겐 애정이란 것이 없었다.
그렇지만 어느 날 최만수는 후처와 새로운 아들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자신의 구역에 있던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술에 취해 술집 마담과 잠자리를 하게 되었다.
물론 합의하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 술에 취해 강제로 벌어진 강간.
단 한 번의 강제적 성관계가 수시로 이루어지면서 그 마담은 최만수의 후처 아닌 후처가 되었다.
그리고 당연한 결과로 그 여자는 임신을 하게 되고, 그때의 아이가 바로 사고뭉치 최종혁이다.
친구들과 마약을 흡입하고 난교 파티를 벌인 그 최종혁이 후처에게 난 아들이라면, 눈앞에 있는 남자가 바로 본처가 낳은 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