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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오브 베스트 1권(18화)
7. 트러블(4)
최근 풍류도관에서 지후가 관장인 재욱을 상대로 대련을 하면서 이런 경우를 많이 당했기 때문이었다.
처음 정수에게 사용한 몸통박치기는 지후가 재욱에게 가장 먼저 당한 기술로 무척이나 위험한 기술이다.
만약 지후가 등이 아닌 어깨나 팔꿈치를 이용하여 공격을 했더라면 정수는 더욱 심각한 부상을 입었을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사용한 기술은 모둠 쓸기라는 기술로 다가오는 상대의 중심을 흩트리는 기술이었다.
처음의 몸통박치기처럼 공격 기술이 아닌 견제 기술이었다.
하지만 너무도 시기적절하게 들어가는 바람에 두 발 모두 걸려 공중에 뜨고 말았고, 그 결과로 딱딱한 바닥과 충돌을 하여 기절을 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금 모둠 쓸기를 한 다음 보이는 빈틈을 공격하는 이를 상대로 지후는 양손을 바닥에 짚고 그대로 말이 뒷발을 차듯이 내질렀다.
뒤에서 기습을 하던 이는 자신을 보지도 않고 차는 지후의 뒷발질에 채여 공중에 살짝 떴다가 떨어졌다.
맞는 순간 그는 턱에 강력한 충격을 먹고 뇌가 흔들려 뇌진탕을 일으키며 기절을 하였다.
참으로 싱겁게 위기를 넘긴 지후는 바닥을 짚어 더러워진 손을 털며 자리에서 일어나 쓰러진 이들을 지그시 내려다보았다.
이때 처음 지후에게 달려들다 몸통박치기를 맞고 날아갔던 정수가 주저앉은 상태에서 고개를 흔들며 깨어나고 있었다.
“으, 으, 윽, 젠장!”
고개를 좌우로 몇 번 흔들다 정신이 돌아온 정수는 자신의 전면에 쓰러져 있는 친구들을 보았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신이나 친구들 두 명 모두 학교 다닐 때 놀 만큼 놀았다고 하는 존재였다.
비록 일진에 들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어디 가서 맞고 다닐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저 앞에 펼쳐진 광경은 도저히 자신의 눈을 믿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듣기로는 고등학교 졸업한 지 이제 1년밖에 되지 않은 어린놈에게 자신들 3명이 나가떨어진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시간이 그리 많이 지난 것 같지도 않았다.
자신들은 그저 손님을 빼 가는 놈의 버릇을 고치려고 했는데 오히려 당한 것 같아 창피했다.
한편 지후는 자신이 해 놓은 것을 보며 놀라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싸움을 잘했던가?’
지금까지 학교를 다니면서 한 번도 남과 다툰 적이 없는 지후는 자신이 3:1로 싸움을 했다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한 대도 맞지 않고 간단하게 물리친 것에 다시 한 번 놀랐다.
그렇게 놀라고 있다가 처음 자신에게 달려들던 정수가 깨어난 것을 느끼고 그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침 자리에서 일어나던 정수는 자신에게 시선을 돌린 지후의 눈을 보고 두려움에 떨었다.
왠지 가로등 불빛을 받은 지후의 눈이 파랗게 빛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것은 다큐멘터리에서 보여 준 맹수들의 눈빛과 너무도 흡사하였다.
‘으으, 무슨 눈빛이 저리 무서워!’
자신을 보며 떨고 있는 정수를 보며 그가 왜 그리 두려워하는지 이유를 알지 못한 지후는 그저 자신에게 맞아 그런가 보다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그건 그것이고 일단 자신을 공격한 것에 대한 경고는 해야겠다는 생각했다.
“무엇 때문에 내게 화를 내는지 모르겠지만, 정신 차리고 잘 들어!”
지후는 자신을 공격하고 유일하게 깨어 있는 정수에게 다가가 훈계를 하였다.
비록 정수가 지후보다 나이가 많지만 잘못은 그에게 있기에 다시는 자신에게 덤비지 못하게 다짐을 받아 놓으려는 것이다.
정수에게 말을 하던 중 기절했던 나머지 이들이 깨어나자 지후는 그들에게도 장장 30분여를 훈계하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
“그럼 3명이 으슥한 공원에 기다렸다가 린치를 가하려는데 맞고 있어야 합니까?”
지후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태섭은 조금 전보다 더 차가운 눈으로 명박을 노려보았다.
모든 잘못은 그의 선수들에게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손님을 빼앗긴 데 앙심을 품고 테러를 하려다 오히려 거꾸로 당한 것이다.
이는 어디 가서 누구에게 하소연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네 새끼들이 잘못한 것을 가지고 이놈에게 그랬다는 것이야?”
“죄송합니다.”
명박은 태섭의 으르렁거림에 긴장을 하며 사과를 하였다.
그런 명박을 보며 태섭은 보상을 요구했다.
“아무래도 내 선수가 오늘 일을 하지 못할 것 같으니 네가 그 책임을 져야겠다.”
태섭이 책임 추궁을 하자 명박은 더욱 인상이 일그러졌다.
자신의 선수가 3명이나 일을 못해 손해가 막심한데, 분을 참지 못하고 전후 사정 알아보지 않고 때린 것이 하필이면 선수의 얼굴을 때리는 바람에 일이 난처해진 것이다.
성격 더러운 태섭의 선수 얼굴에 흠집을 내 놨으니 아마도 막대한 피해 보상을 요구할 것이 분명하였다.
그리고 명박의 생각이 맞았다는 듯 아니나 다를까? 태섭은 과한 보상을 요구하였다.
“상태를 보니 오늘 내일은 일을 못할 것 같으니 이틀 치 일당 200하고 가게 납입금 400은 네가 지급해라!”
명박은 따귀 한 대에 600만 원이라는 거금이 날아가게 생겼다.
솔직히 자신이 보기엔 일하는 데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태섭이 저리 우기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소란스러운 복도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이곳을 구경하느라 가게 오픈이 늦어졌다.
그 때문에 지배인인 김 부장이 나서서 일을 마무리시켰다.
“자자, 가게 오픈해야 하니 일 마무리해! 명박이는 제대로 정산하고, 지후는 일단 오늘은 쉬고 낼 나와라!”
김 부장이 중간에 중재를 하는 바람에 지후는 내일 출근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지후가 내일 출근을 하면 보상을 절반만 해도 되기에 명박은 그나마 김 부장의 말이 구원의 소리로 들렸다.
“부장님! 이거 안 보이십니까? 내 새끼 얼굴 부은 것 말입니다.”
태섭이 따지자 김 부장은 태섭의 성격을 잘 알기에 살살 달랬다.
“알아, 노 차장이 자기 식구 얼마나 아끼는지 말이야! 하지만 가게도 생각해 줘야지. 이 차장 식구 3명이나 빵꾸가 났는데 지후까지 빠지면 힘들어져! 좀 봐줘!”
김 부장의 봐 달라는 말에 태섭도 화를 누그리며 명박을 돌아보며 말을 하였다.
“김 부장님 때문에 참는 줄 알아! 다음에 또 이런 일 벌어지면 아무리 김 부장님이 말려도 나 안 참는다.”
“예, 죄송합니다. 태섭 형님!”
“자자, 너희들 뭘 구경할 게 있다고 이리 몰려 있어? 어서 나가 봐! 손님 올 시간 됐다. 그리고 이 차장은 사무실로 와!”
김 부장의 말에 구경하던 사람들은 각자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갔다.
복도엔 태섭과 지후만 남게 되었다.
“아까 얘기한 대로 오늘은 그냥 들어가고 내일 나와라! 그리고 다음부터는 얼굴 조심하고. 우리 일은 얼굴이 생명이다. 알겠지?”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뭘, 이런 일을 하는 것이 매니저 일이다. 편히 쉬어라!”
“그럼 낼 뵙겠습니다.”
지후는 태섭의 말대로 일할 기분도 아니고 일단 자신이 가게에 벌어 줘야 할 돈은 명박이 물기로 했고 또 자신의 일당도 그에게서 나오니 오늘은 편히 쉬기로 하였다.
8. 진상손님(1)
6시 15분, 지후가 프린스에서 나온 시각이다.
출근을 하자마자 명박에게 따귀를 맞고 김 부장의 중재로 오늘 하루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어 나온 시간이다.
갑자기 생각지도 않은 시간이 생기자 지후는 갈 곳이 없었다.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궁리를 하던 지후는 그냥 풍류도관에 다시 가기로 하였다.
어차피 풍류도관은 배우는 시간을 굳이 정해 놓지 않고 수시로 개방되어 있기에 다시 가려는 것이다.
풍류도관은 프린스에서 겨우 1블록 떨어져 있기에 걸어서 가도 충분하였다.
천천히 걸어도 15분에서 2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기에 지후는 주변을 둘러보며 여유 있게 풍류도관에 갔다.
12월이고 곧 크리스마스여서 그런지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눈에 띄었다.
저녁 시간이라 장식이 된 트리에는 전구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으며, 가게 스피커에서는 신나는 크리스마스캐럴이 울리고 있었다.
서로 팔짱을 끼고 빠르게 종종걸음으로 걸어가는 연인들도 구경하면서 가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인 풍류도관에 도착을 하였다.
지후는 안으로 들어가려다 무슨 생각인지 발길을 돌려 근처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언젠가 은비 누나가 백화점에 쇼핑을 갔다가 배가 고파 사 왔다는 만두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이북이 고향인 할머니가 한다는 큼지막한 개성 왕만두를 사 가지고 온 적이 있었다.
그때 지후도 맛이나 보라며 주는 것을 먹어 보았는데 무척이나 맛이 좋았다.
그래서 저녁 시간이고 해서 그것을 사 가지고 풍류도관으로 가려는 것이다.
***
“아주머니, 왕만두 10인분만 싸 주세요.”
50대의 아주머니가 머리에 위생두건을 두르고 일하고 있는 곳으로 가 주문을 하였다.
백화점 식당가이고 또 이름난 곳이라 그런지 많은 손님이 있었다.
“네,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한창 식사 시간이라 그런지 홀은 무척이나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곳은 찐만두뿐 아니라 만둣국도 같이 하고 있어 자신처럼 싸 가려는 사람뿐 아니라 왕만두국을 먹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여기 있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만두 10인분은 생각보다 꽤 많은 양이라 들기 조금 불편하였다.
하지만 자신이 사 온 만두를 맛있게 먹어 줄 사람이 있다는 것이 지후의 기분을 좋게 하였다.
***
“저 왔습니다.”
풍류도관에 들어선 지후는 얼른 인사를 하며 안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아직 운동을 시작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주듯 관장인 재욱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풍류도관은 도관을 오픈한 지 이제 겨우 4개월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런데 풍류도란 생소한 이름의 무술이지만 짧은 기간에 꽤 많은 관원을 보유하게 되었다.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참 웃기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이 풍류도관에 미남미녀들이 많다는 것이다.
1호 관원인 지후를 비롯해서 지후의 얼굴을 보고 찾아든 은혜와 은비, 그리고 그 두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은 그녀들의 직장 내 미혼 직원들이 등록을 하였다.
뿐만 아니라 풍류도가 미용에 좋다는 소리가 젊은 여성들 사이에 퍼지면서 많은 여성들이 모여들었다.
이 때문에 재욱은 별다른 광고를 하지 않고도 관원을 많이 모집을 하였다.
그리고 젊은 여성들이 많다는 소문이 나면서 또 그들을 노리는 젊은 늑대들을 불러들이는 소득까지 생겼다.
사람이 성공을 하려면 시(時)와 운(運)이 따라야 한다고 했던가?
정말이지 풍류도 관장인 재욱은 그 시운이 맞아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펴지질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자신이 태어난 고국에 온 목적은 이것이 아니었다.
사문에서 찾으라는 물건을 찾기 위해 들어왔지만 먹고살 일이 갑갑하여 궁여지책으로 연 도장이 너무도 성업을 하는 바람에 시간을 뺄 여유가 없어 고민이었다.
지후는 아직 도관에 나오지 않은 재욱을 찾기 위해 사무실로 들어갔다.
“관장님! 저 왔습니다.”
지후는 사무실에 있는 재욱을 보며 인사를 하였다.
“어? 왜 또 왔어? 지금 일할 시간 아니야?”
“좀 일이 있어서 오늘은 쉬기로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후의 한쪽 얼굴이 붉게 부어 있는 것이 보였다.
지후가 가게에서 명박에게 뺨을 맞은 지 이제 겨우 1시간이 조금 더 지난 시각이라 붓기가 다 빠지지 않은 상태인데다 아직 뺨이 붉게 부어 있었다.
“뭔 일 있었냐?”
“별거 아니에요. 제가 일하는 곳 매니저 한 명하고 오해가 있어서.”
“보기 안 좋다. 다음부턴 맞고 다니지 마라!”
재욱은 그래도 자신이 가르치는 제자가 맞고 온 것이 기분이 좋지 않은지 맞고 다니지 말라는 말을 하고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무슨 냄새냐? 맛있는 냄새가 나는데…….”
다 큰 사내 녀석의 일이기에 깊게 묻지 않고 재욱은 이야기 주제를 바꾸기 위해 지후의 손에 들린 물건에 대하여 물었다.
아닌 게 아니라 무척이나 맛있는 냄새가 나고 있었다.
“아! 이거 관장님 좋아하시는 왕만두입니다.”
“왕만두?”
“예, 시간도 저녁 시간이고, 오는 김에 넉넉히 사 왔습니다.”
“그래, 그럼 어디…….”
“전 도관에 있는 관원들도 부를게요.”
“그래라! 뭐든 같이 먹어야 맛있지.”
지후는 도관으로 가 몇 명 없던 관원들을 불렀다.
저녁 시간에 운동을 하러 오는 8명과 지후, 그리고 재욱까지 총 10명이 들어서니 사무실이 좁아 보였다.
“이거 다 모이니 좀 좁네! 그냥 도관에서 먹고 환기시키자!”
“예, 그게 좋겠네요.”
재욱의 말에 지후가 대답을 하고 나가려는 때,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관장님! 예쁜 은비 왔어요.”
“은혜도 왔습니다.”
스물다섯 살이나 먹은 은비가 귀여운 척을 하며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녀와 같은 회사를 다니는 은혜도 씩씩하게 뒤따라 들어오며 인사를 하였다.
“그래, 어서 와라! 마침 잘됐다. 지후가 만두를 사 왔는데 같이 먹자.”
재욱의 말에 은비가 깜짝 놀라며 말을 하였다.
“어머! 우리도 배가 고파서 피자 좀 사 왔는데!”
“와! 파티 해요.”
사무실에 있던 여자 관원 한 명이 왕만두에 피자, 그리고 은혜가 들고 온 음료수를 보고 파티를 하자고 말을 하였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파티를 하자는 말을 하였다.
“관장님! 연말이고 한데, 우리도 송년회 해요.”
“그래요, 우리도 파티 해요.”
“송년회! 송년회!”
여기저기서 파티를 하자! 송년회를 하자 떠들자 재욱은 잠시 고민을 하다 허락을 하였다.
“그래, 이왕 이리된 거, 파티 하자! 그런데 그러려면 음식이 부족한 것 같으니 조금 더 시키자!”
관원들의 파티를 하자는 성화에 재욱은 웃으며 허락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