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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 아버지의 물건




고철을 빼기 위해서는 미리 명산 측에 요청을 해야 했다.
예전에 아버지에게 들은 바로는 대상의 경우 집게차가 아니라 45톤 방통차로 실어 나른다고 한다.
제철소까지 집게차로 납품을 가는 게 아니었다.
실중량 25톤을 적재할 수 있는 트럭으로 옮긴 뒤 굴삭기로 상차했다.

‘350원이 오르는 시기를 가늠하고 제때 맞춰서 고철을 빼야 해.’

마당에 쌓여 있는 고철이 어느 정도인지는 예상이 되지 않았다.
장부에 기재된 예측 톤수가 있지만, 기록된 고철이 경량인지 중량인지는 제대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하아, 왜 장부를 이렇게 개판으로 기록한 거지? 분명 내가 했을 땐, 중량과 경량을 대충이라도 표기했는데…….’

골치 아픈 일이었다.
여타 오래된 기업들도 마찬가지지만, 귀찮다 싶은 것들을 대충, 혹은 감으로 가늠해 일을 처리하곤 했다.
누리 리싸이클링의 장부 역시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장부 관리를 하던 장성우도 문제였지만, 이를 확인하고도 바로잡지 않은 아버지에게도 잘못이 있었다.
곰곰이 생각하던 이시우가 이내 장부를 덮었다.

‘어쩔 수 없지. 명산을 믿는 수밖에.’

명산철제는 더 케이 베스틸처럼 중량으로 장난질을 칠 곳이 아니었다.
어차피 한 번 믿기로 한 이상 문재신을 신뢰하고 가야 했다.
물론, 지금부터라도 장부는 확실히 기입할 것이었다.

“들어가자.”

이미 고물상은 고요한 상태였다.
모든 직원들이 퇴근했고, 강필중도 잠시 들려 외제차와 키를 두고 갔다.
이시우는 사무실의 컴퓨터와 불을 끄고 나왔다.
방으로 들어온 그는 작업복을 벗어 세탁기에 집어넣고 곧바로 돌렸다.
일반적으로 지저분하다 생각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외적으로는 늘 깔끔해 보여야 했다.
때문에 그는 적어도 5일에 한 번, 혹은 일주일에 한 번씩 작업복을 갈아입었다.
덕분에 겉보기에도, 위생적으로도 문제가 생긴 적이 없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이시우는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곧바로 잠에 빠져들고 싶었지만, 오늘은 무작정 쉴 수만은 없었다.

‘아버지의 물건을 정리해야 하니까.’

아버지가 살아생전 입은 옷들과 쓰던 물건들을 오늘 처리해야 했다.
본래라면 장례식이 끝난 다음 날에 정리했어야 했다.
하지만 누리 리싸이클링의 일이 급하다 보니 정리하는 일을 미뤄 두고 있었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그는 옷장으로 다가갔다.

‘아깝기는 하지만, 다 태워야겠지…….’

보통 고물상은 안 받는 물건이 없었다.
사람들이 입다만 옷들도 받아주는 편이었다.
다만, 옷이 비에 젖지 않도록 유지하는 게 중요했다.
그러다 보니 옷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나 여타 장비들이 필요하게 된다.
고철과 비철, 파지까지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옷까지 받는다면 관리하기 힘들어질 게 분명했다.
그래서 누리 리싸이클링은 옷을 받지 않았다.
장롱 안에는 옷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다 허름한 옷들이었다.
깔끔한 옷도 있었지만, 작업복으로 사용하던 옷들이 대부분이었다.

“시우야! 삼촌 왔다.”

옷을 정리하고 있는 와중에 사무실 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신우철이었다.
이시우는 얼른 문을 열고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삼촌!”
“쉬고 있었어?”
“아니요. 옷 정리하고 있었어요.”
“아… 나도 도와줄게. 저녁 아직 안 먹었지?”
“네, 안 먹었어요.”

신우철은 구두를 벗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일이 끝나자마자 왔기에 그는 깔끔한 정장 차림이었다.
최근 성가신 고소 건 때문에 야근하는 날이 많아진 그였다.

“뭐부터 정리하면 돼?”
“지금 옷부터 정리하고 있었어요. 사진들은 그대로 두고, 일단 옷부터 처리하려고요.”

신우철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옷을 정리했다.
손이 하나 늘자, 정리는 금방이었다.
옷을 태우는 것은 내일 하기로 결정하고 이시우는 대충 옷을 걸치고 신우철과 함께 방에서 빠져나왔다.

“네 숙모도 오기로 했는데, 괜찮지?”

이시우가 늘 숙모라고 부르는 사람은 신우철의 아내였다.
이시우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둘이 고물상을 나와 문을 잠그고 있을 때, 입구로 파란색의 차 한 대가 나타났다.

빵―

“여보, 내 차로 가자. 시우야, 오랜만이네.”
“장례식장에서 봤잖아요, 숙모.”
“그때는 제대로 이야기도 못 했잖니. 신수련, 신수란, 오빠한테 인사해야지?”

함께 식사를 하기로 한 인물은 숙모뿐만이 아니었다.
차 창문이 내려가자 이제 막 성인이 된 신수련의 얼굴이 나타났다.
그녀가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오빠, 오랜만.”
“잘 지냈어? 대학 생활은 할 만하고?”
“응, 재밌어.”

그들과는 적어도 반년에 한 번씩은 꼭 만나 식사를 하던 관계였다.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자주 어울리던 사이라 이시우에게 있어 신수련과 신수란은 친여동생이나 다름없었다.

“만날 친구랑 술만 마시면서 재밌기는… 시우야, 일단 타렴.”
“네, 숙모.”

***

신우철의 가족과 함게 식당 안으로 들어간 이시우는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솔직히 이시우는 오늘 혼자 있고 싶었다.
아버지의 옷을 정리하다 보니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진 탓이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자신을 생각해서 찾아와 준 신우철의 성의를 거절할 수는 없었다.

“오빠, 대학은 그만둔 거야?”
“응, 자퇴했지.”
“아쉽지 않아? 오빠, 연기하고 싶어 했잖아.”

아쉽지 않다, 혹은 미련이 아예 없다고 하면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분명 지금 이 상황과 반대로 누리 리싸이클링을 포기한다 해도 아쉽고 미련이 남았을 것이었다.
애초에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것도 돈을 잘 번다는 말 때문이었다.
그 길이 고될 줄은 몰랐지만.
아무튼 그렇게 돈을 벌어 아버지의 사업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
다만, 이제 그 원동력이 사라졌을 뿐.
그래서 내심 시원섭섭한 기분을 느끼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아쉽기야 하지. 그래도 오히려 지금이 더 편해. 예전부터 해 오던 일이라 그런가 봐.”
“내가 아는 언니가 단국대 연극영화과인데, 그 언니가 많이 아쉬워하던데?”
“아, 진짜? 이름이 뭔데?”
“이연아. 알아?”
“아, 연아. 알지. 친한 후배인데. 넌 연아랑 어떻게 아는데?”
“고등학교 선배여서.”

솔직히 이시우는 자퇴하면서 이연아는 물론, 대학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이 끝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또 인연이 되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니, 세상은 넓은 것 같으면서도 참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그래도 오빠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언니가 그러던데? 자기가 많이 따르던 선배였다고.”
“그렇게 얘기해 주니까 좀 뿌듯하네. 확실히… 많이 챙겨 주긴 했지. 안 그래도 자퇴서 제출하면서도 보고 왔거든.”

이시우는 11학번이었고, 이연아는 13학번이었다.
그다지 접점이 없기도 하고, 이연아가 소심한 성격이었기 때문에 쉽게 친해지기는 어려웠다.
이시우도 사람들과 거리를 두기도 했고.
하지만 그 소심한 이연아가 묘하게 적극적으로 말을 걸어오거나 이래저래 자주 마주치는 바람에 친해지게 되었다.

“흐음… 아, 그러고 보니 오빠 학과에서 인기 많았다며? 교수님들한테도 인기 폭발이었다던데.”

그 인기와 교수들 사이에서 인기는 서로 다른 의미겠지만.
이미 그만둔 대학 이야기를 하다 보니 괜히 입맛이 씁쓸해지는 기분이었다.
더군다나 이연아 얘기까지 나오니 괜히 묘한 기분이 된 이시우였다.
그때, 이시우의 눈치를 슬그머니 살피고 있던 숙모, 진은수가 신수련에게 말했다.

“수련아, 그만.”
“네에.”

신수련도 그제야 눈치채고 티 안 나게 대답하며 입을 다물었다.
진은수는 이시우가 안타까웠다.
25살.
한창 하고 싶은 게 많을 나이었다.
그런 어린 나이에 유일한 혈육인 아버지를 잃고 꿈마저 접게 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아버지의 고물상을 이어받아 꿋꿋하게 이어 가는 모습이 무척이나 대견했다.

“그나저나 시우야, 재신 씨가 네 칭찬을 그렇게 하더라?”

진은수는 일부러 문재신의 이야기를 꺼내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그녀의 말에 이시우가 밝게 미소를 지었다.

“정말요? 다행이네요. 저에게 정말 잘해 주세요. 제가 처한 상황을 잘 이해해 주시기도 하고, 삼촌 덕분에 좋은 조력자를 만났다고 생각해요.”
“하하, 재신이도 마음 맞는 거래처를 만난 거 같다고 나보고 고맙다 하더라. 두 사람이 잘 맞아서 다행이네. 너도 삼촌한테 고마워해야 한다?”

신우철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문재신은 이도운과 비교하면 짧은 시간을 함께한 사람이지만, 사람이 참 괜찮았다.
신우철에게 있어 그는 속에 있는 말을 솔직하게 터놓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친구였다.

“너무 감사하죠.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제가 살게요. 안 그래도 삼촌한테 밥 한 끼 꼭 사야지 하고 있었거든요. 수련아, 수란아, 많이 먹어.”
“응, 오빠.”
“…잘 먹을게.”

신수련이 활짝 웃으며 대답했고, 신수란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무척이나 소심한 신수란의 대답을 들은 것만으로도 이시우는 아빠 미소를 지었다.

“학교는 다닐 만해? 삼촌이 그러던데, 너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다고.”
“매일 공부만 하니까… 사장 된 거 축하해, 오빠.”
“고마워.”

***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식사가 끝났고, 이시우는 음식값을 계산하고 밖에 나가 찬바람을 쐬고 있었다.
신우철이 헐레벌떡 뛰어왔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
아무리 이시우가 사겠다고 해도 신우철이 억지로라도 계산하려 들 것을 알았기에 그는 화장실을 다녀온다면서 먼저 선수를 쳤다.
계산이 되었다는 종업원의 말에 신우철이 진은수와 아이들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이시우는 애써 내색하지 않고 신수련과 신수란, 두 동생과 함께 웃으며 대화를 나누었다.
신우철은 진은수와 가만히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이미 결제했다네.”
“이걸 미안해서 어쩐담… 밥 한번 사 주려고 부른 건데… 참, 대견해. 속으로는 많이 힘들 텐데, 티도 내지 않고…….”
“그러게 말이야. 금전적으로 압박이 심할 거야. 그래도 더 케이에서 보낸 내용 증명서가 취소된 게 그나마 다행이지.”

***

다섯 명은 다시 고물상으로 돌아왔다.
이시우가 고물상의 문을 열자, 신수련이 후다닥 마당으로 뛰어 들어갔다.

“수련아, 그러다 다친다!”
“괜찮아! 와아, 엄청 쌓여 있네?”

그녀는 곧장 고철장으로 향했다.
어린 시절부터 고물상을 자주 들락날락거리던 그녀인지라 너무도 자연스럽게 주변을 돌았다.
신수련이 감탄하며 고철들을 바라보았다.

“다 돈이지. 저만한 돈이 묶여 있다고 생각하면 돼.”
“오빠도 힘들겠다. 근데 단가는 어때? 계속 떨어지고 있어?”
“이제 오르기 시작할 것 같아. 한 달만 버티다가 아니다 싶으면 바로 빼야지.”
“아쉽다. 저게 다 얼마야?”
“나도 정확한 양은 몰라.”

신수련이 연속해서 감탄하는 모습에 이시우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어두운 곳에서도 이 정도면 내 생각보다 많다는 거겠지? 이러고 있으니까 옛날 생각 난다, 오빠.”
“옛날 생각?”
“응. 그 왜, 도운 삼촌이 우리 방학 때 알바시켜 준다고 여기서 일하라고 했잖아.”
“참나,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 여자애한테 이런 일을 시키냐.”
“히히, 그래도 오빠하고 같이 일하면서 재미있었어.”
“흐음, 그때 고생 꽤나 하지 않았나? 그렇게 말 많은 네가 조용해질 정도였으니까. 그것도 여름이었잖아.”
“원래 다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되는 거야, 오빠. 사람이 낭만이 없어, 낭만이. 그래도 이 일이 얼마나 힘들고 오빠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지. 아, 그러고 보니 장 이사님이 떠났다며?”
“떠났지. 뒤도 안 돌아보고 가더라.”
“매정하네.”

신수련 역시 이시우가 장성우 때문에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 알고 있었다.
알바를 할 때도 이래저래 시끄럽게 굴던 사람이었다.
누릴 것은 다 누리고, 정작 필요할 때는 떠나 버린 장성우를 그녀는 굉장히 치사하다고 생각했다.

“나쁜 사람이라고는 생각 안 해. 그냥… 원래 그런 사람이었을 뿐이야. 기회를 찾아간 거지.”
“오빠가 그렇게 생각하면 뭐…….”

그렇게 짧은 대화를 나눈 두 사람에게 신우철이 다가왔다.
언제 사무실에 들어갔다가 나왔는지, 그의 손에는 커피가 담긴 종이컵이 들려 있었다.

“자, 커피.”
“고마워요, 삼촌.”
“수련이, 너는 사무실에 들어가서 엄마랑 수란이랑 같이 있어. 아빠는 잠깐 시우랑 할 이야기가 있어서.”
“응, 아빠.”

신수련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 신우철이 말을 꺼냈다.

“민사소송에 들어가면, 아마 한동안 바빠질 거야.”
“이기기 힘들겠죠?”
“일단 민사에서 이겨야 형사소송도 함께 진행할 수 있으니까. 일단 되는 대로 해 볼게.”
“그… 수임비는…….”
“수임비는 무슨. 그런 거 바라지도 않는다. 시운아, 너는 왜 나를 삼촌이라고 부르냐?”
“네? 그야…….”
“네 아버지랑 내가 형제처럼 자라서 아니겠냐. 나도 도운이를 가족이라 생각하고 도인도 아마 그럴 거야. 너도 내 가족이나 다름없다는 소리야.”
“네에…….”
“너는 가족에게 돈을 받으면서 일하고 싶니?”

이시우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는 괜히 속에서 무언가 치고 올라오는 것 같아 고개를 푹 숙였다.

“…나중에 꼭 성공해서 갚을게요.”
“갚기는 무슨… 꼭 성공해서 보란 듯이 잘 살아. 그게 내가 원하는 거고, 도운이 녀석이 원하는 걸 거다.”

***

둘이 대화를 마치고 사무실로 들어갔을 때, 진은수는 사무실 책상 위에 있는 영수증과 수기로 작성된 계산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이시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물었다.

“이게 끝이야?”
“네. 문을 연 지 얼마 안 돼서요.”

그녀의 직업은 회계사였다.
아버지는 매달 세무사에 얼마씩 지급하고 세금 관련된 부분을 맡겨 왔다.
아는 사람에게 맡기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는 일이었기에 아버지는 그녀가 다니는 세무사를 통해 세금 문제를 처리해 왔다.
그래서 종종 고물상의 매출과 매입을 맞춰 주었으며, 계산서를 처리해 주기도 했다.

“가져가서 처리해 줄게.”
“감사해요, 숙모.”
“뭘. 이렇게라도 도와줄 수 있어서 기쁘네.”

대수롭지 않다는 듯 털털하게 말하는 진은수에게 이시우는 고마움을 느꼈다.
어떤 식으로든 은혜를 갚겠다고 다짐하던 그때, 진은수가 사무실에 있던 아날로그시계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어머, 시간이 벌써… 여보, 시우 쉬게 우리도 이만 가자.”
“응, 그래야지.”

작별 인사를 나누고 신우철의 가족이 떠나갔다.
그들의 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손 흔들기를 멈춘 이시우는 고물상 문을 완전히 닫았다.
그러고는 사무실로 들어와 커피 한 잔을 더 마셨다.

‘이제 곧 월급날이네.’

매달 10일에 지급되는 직원들의 월급.
이래저래 빠져나가는 돈이 많아 스트레스였다.
가뜩이나 사야 할 물건이 많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직원들의 월급을 미룰 수는 없었다.

‘돈이 부족하면 뭐… 어쩔 수 없지. 물건을 빼서라도 마련해야지.’

버티고 싶어도 자금이 부족했다.
결국 한 번은 고철을 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일단 비철을 거래할 만한 업체를 선정해야 돼. 기존에 비철을 가져가던 업체들은 대부분 장성우랑 연결되어 있던 곳이니까 피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