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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 엿장수니까 엿이나 실컷 드세요




명산철제는 총 세 개의 마당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세 개 모두 경기도에 위치하고 있었다.
대상이라 불리는 업체의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문재신은 활발하게 움직였다.
변수가 많은 고물상의 특정상 문재신은 대표인 자신이 그 변수들을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조금 특별한 케이스였다.
보통 대표들이라면 사무실에서 앉아 사람을 만나거나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곤 했다.

“누리 대표님 참 괜찮은 분 같습니다, 사장님.”
“그렇지? 여러 모로 괜찮은 청년이야. 싹싹하기도 싹싹하고, 대담하기도 하고.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더군. 그래. 물건은 좀 어떻던가?”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철근도 많고, 중A로 갈 수 있는 물건도 많습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겠지만, 안쪽도 확인해 봤나?”
“예. 확인해 보고 정말이지 놀랐습니다. 고물상의 물건이 이렇게까지 깨끗할 줄은…….”
“하하하, 자네 반응만 봐도 어떤지 알겠군. 좋은 거래처를 잡았어. 우철이, 그 친구 덕분이야.”

문재신이 많은 기사들을 내버려 두고 진준식을 데려온 이유.
객관적으로 한 번 더 확인해 보기 위해서였다.

“비록 어리긴 하지만, 절대 함부로 대하지 마. 이런 고물상은 무조건 길게 거래를 해야 한다. 자네가 그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만.”
“걱정 않으셔도 됩니다. 그보다… 누리 대표님이 제철소로 납품하고 싶어 하지 않을까요?”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면 돼. 어쩌면 그게 편할지도 모르고. 가만히 코드 수수료만 받으면 되니까.”

진준식이 말한 대로라면 명산철제 입장에서는 운송비도 들지 않고 세금도 들지 않는다.
그저 코드 값으로 100원 중 일부분의 금액을 가만히 있어도 벌 수 있었다.

“다만 물건의 질이 높다면, 제철소에서 사는 가격에 사 와도 나쁘진 않겠지. 아무튼 나중에 조율해도 될 문제일세.”

물건이 깨끗할수록 다양한 판매처를 구할 수 있다.
질 떨어지는 물건이 섞이더라도 좋은 물건이 많으면 티가 나지 않으니까.
단순히 정직하기만 해서는 업체를 유지할 수 없었다.
적당하게 물건을 섞고 이득을 봐야 고정 유지비를 감당할 수 있었다.

‘털어서 먼지가 안 나오는 고물상은 없지.’

그게 이 바닥에서 살아가는 방법이었다.
다만, 서로 간의 정해진 ‘선’을 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고물상 사장들은 이런 변수들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라도 모든 일을 할 줄 알아야 했다.
뒤에서 지시만 하는 게 아니라 곧바로 현장으로 투입되어도 마땅히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했다.
그렇기에 마당에 나와 일을 하고 있는 이시우의 모습이 문재신의 마음에 드는 것은 당연했다.

***

이시우는 깔끔하게 정리된 고철장 앞에 서 있었다.

‘역시 일부러 안쪽을 퍼간 건가?’

예상은 했다.
분명 새로 계약한 거래처인 누리 리싸이클링을 배려하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고, 나름 시험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대체로 고물상은 겉 부분에 좋은 고철을 두고 안쪽 부근에는 질이 떨어지는 고철을 감춰 두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시우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고철장에서 진준식이 어느 부분을 퍼 갔는지 완벽하게 파악했다.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어느 부분이 비었는지 파악할 수 없었을 터였다.
아무리 티가 나지 않도록 상차를 잘했더라도, 이시우는 별일이 없어도 하루 종일 고철장을 보는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어느 부근을 퍼갔는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 마당은 내 영역이야. 어떤 곳에 뭐가 있는지, 모든 것을 알아야 해.’

한참이나 고철장을 바라보던 이시우는 더 정리할 필요가 없다고 결정하고, 집게차에 올라 있는 강필중에게 다가갔다.

“강 기사님!”
“네, 사장님!”

집게를 조종하는 곳이 꽤나 높이 있어기에 이시우는 큰 목소리로 그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대충 정리하시고 비철 작업부터 해 주세요. 비철 가격은 괜찮으니까, 바로 넘길 수 있을 거예요.”
“알겠습니다!”

자금이 필요했다.
물론 제 가격에 산 비철도 있었지만, 대부분 고철과 딸려온 비철들을 작업한 것들이었다.
비철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알루미늄.
㎏당 제대로만 넘긴다면 1,700원까지 받을 수 있는 고가의 물건이었다.
프라이팬의 재질이 되는 것은 1,000원이라는 가격으로 넘길 수도 있었다.
이처럼 비철이라 불리는 것들에는 종류가 다양했으며, 제대로 알지 못하면 손해를 쉽게 볼 수 있는 물건이었다.

“전 잠깐 사무실에 있을게요!”
“네, 마당일은 저희에게 맡기세요!”

***

더 케이 베스틸로 돌아온 장성우.
그는 더 케이 베스틸 대표를 찾아온 한 사내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누리에 보낸 내용 증명서를 취소하라는 말입니까?”
“네. 누리가 명산 측과 거래를 텄다고 들었습니다. 굳이 나서서 마찰을 만들 필요는 없죠.”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번 문제는 더 케이의 잘못에서 비롯된 거 아닙니까?”

사내는 DS에서 온 사람이었다.
그는 어째서 계약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는지 알고 있었다.
물론, 그들의 입장에서 더 케이 베스틸은 하청 업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DS의 코드를 받고 제철소로 들어가는 업체이니 만큼 소문도 중요했다.

“그건…….”
“솔직히 더 케이에서 300톤이라는 계약분을 제시했을 때, 반신반의했습니다. 그 정도 물건이 있을지도 의심스러웠지만, 자신 있다는 대표님의 말을 듣고 계약분을 나눠 드렸죠.”
“그거야… 만약 누리 측에서 고철을 제대로만 넘겼으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었던 물량입니다.”
“아니죠. 퇴송을 당하지만 않았으면 충분히 그 물량을 감당할 수 있었을 겁니다. 업체 정지를 시키겠다는 대한제철 측을 설득해 줬으니, 이 정도면 DS도 충분히 노력했다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퇴송이란 제철소에서 고철이 너무 지저분하다고 판단할 때, 다시 업체로 돌려보내는 것을 말했다.
고철을 보내고 받기만 한다 해서 끝나는 게 아니었다.
제철소에서는 받아서 확인하고, 문제없다 판단해서 내린 고철들만 톤수로 인정했다.
아무리 톤수를 맞춰서 보낸다 하더라도, 지저분하다 판단되면 200∼400㎏ 정도는 쉽게 감량되고는 했다.
그 정도가 지나치면 퇴송당하기도 했다.
만약 더 케이 베스틸이 물건만 깨끗하게 보냈더라면 계약분 위반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그렇다고 누리 측에 보낸 증명서를 취소하라니… 이건 DS 측에서 내정 간섭을 하겠다는 말이지 않습니까?”
“명산 측에서 경고했습니다. 만약 내용 증명을 취소하지 않으면 그때부터 전쟁이랍니다. 아쉽게도 저희 DS는 더 케이를 보호하고자 명산과 싸울 생각이 없습니다.”
“아, 아니…….”
“물론 이번 일로 저희가 피해를 입는다면, 저희는 깔끔하게 더 케이와의 관계를 정리할 겁니다. 고작 코드 수수료를 받겠다고 이만한 피해를 감수할 수는 없으니까요.”

사내는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무표정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혹시나 허세가 아닐까 일말의 희망을 품고 있던 더 케이 베스틸 대표는 그제야 다급하게 그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취, 취소하겠습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
“너무 걱정하지 마시지요. 위반금의 일부분을 저희 측에서 부담하겠습니다.”

채찍과 당근이라는 말이 무척이나 어울리는 장면이었다.
대표는 살았다는 듯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오늘 중으로 바로 취소하겠습니다.”
“빠르게 결단을 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표님.”

그 말을 끝으로 사내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갔다.
그가 사라지자, 장성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대표에게 따지듯이 물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DS가 내정을 간섭하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그들에게 끌려 다니지 않으려면 원래대로…….”
“후우, 장 부장. 명산철제 이길 자신 있어?”
“그건…….”
“그런 대형 업체하고 붙으면 결과는 생각해 보지 않아도 빤하지 않나? 생각이라는 걸 좀 하고 살아, 이 양반아. 도대체 당신, 제대로 하는 일이 뭐야? 그리고 누리가 고소했다는 건 알고 있나?”

더 케이 베스틸 대표가 신경질적으로 화를 냈다.
여기저기서 받은 스트레스를 푸려고 마치 화풀이하는 듯한 모양새였다.

“그건… 오늘 들었습니다.”
“그러서? 어떤 식으로 변명할 건데? 내가 맞다고 인정하면 끝이라는 걸 알고는 있나?”

그의 말에 장성우가 입술을 깨물었다.
만일 더 케이 베스틸이 지켜 주지 않는다면, 이시우를 엿 먹이고 누리 리싸이클링을 집어삼키기는커녕 자신이 나락으로 치닫고 말 것이었다.
으득.
장성우는 조용히 이를 갈았다.

“…더 케이도 이 일이 밝혀지면 손해가 클 겁니다.”
“그러니까 쉽게, 쉽게 가자는 거잖아. 누리 포기하라고!”
“하지만…….”
“하지만은 무슨… 야, 장부장! 니가 지금 애야? 그 새파란 애송이 하나 못 구워삶아 놓고 이제 와서 포기 못하겠다고 하면 뭐가 돼? 니 말만 믿고 자금까지 모아 놨는데, 다 나가리 됐잖아! 아주 니 생각만 하지, 어!”
“죄송합니다…….”
“후우, 됐으니까, 누리 일은 이제 접어. 내가 말을 좀 심하게 했는데, 말이 그렇다는 거야. 장 부장 이제 더 케이 사람이고, 내가 다 지켜 줄게. 그러니까 내 말 좀 들어.”

결국 장성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표가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싫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으드득.
건물 밖으로 장성우는 이를 갈며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
DS의 사내가 찾아와 일이 어그러졌음을 깨달았을 때도, 대표가 자신을 혼낼 때도, 장성우의 머릿속에는 이시우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모두 그 애송이 자식 때문에 망가졌다고 생각했다.
결코 자신의 실책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몇 번의 통화음 이후 들려오는 목소리.

[네, 전화받았습니다.]
“이거였냐? 아주 내 뒤통수를 제대로 쳤네, 이시우?”
[이시우 대표라고 제대로 호칭해 주세요. 저희 그렇게 편한 사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먼저 뒤통수를 친 게 누군데요.]
“…….”

장성우는 입 밖으로 쌍욕이 튀어나오려는 것을 참아야만 했다.
이시우에게 화풀이를 하기 위해 전화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한테 이러면 안 되지. 무려 10년이라고, 10년. 하늘에서 형님이 너 이러는 거 보고 뭐라 생각하겠냐고.”

장성우는 어떻게든 10년이라는 세월을 언급해서 정에 호소하려 했다.
다른 건 몰라도 고소만큼은 이시우가 취하하도록 유도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에 억눌려 있는 화를 주체할 수 없는지, 자꾸 말이 거칠 게 나왔다.

[그건 부장님 생각이고요. 그리고 보니 이런 말을 자주 하셨죠? 엿장수가 이런 일도 못 견디면 안 된다고. 그 말대로 한번 잘 견뎌 보시는 게 어때요?]

먼 과거, 고물상들은 엿과 고철을 바꿔서 거래를 하곤 했다.
그러다 보니 고물상 사장들이 스스로를 엿장수라 칭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사장 행세를 하던 장성우 역시 스스로를 엿장수라며 이런저런 허세를 부리곤 했다.
그중에서도 ‘엿장수가 이런 일도 못 견뎌서 어디 쓰겠어?’라는 말은 장성우의 단골 멘트였다.
이시우는 그런 말을 하는 장성우가 그저 가소로울 뿐이었다.

“시우야, 지금 견디고 말고가 중요한 얘기가 아니야. 엿장수끼리도 정이 있고…….”
[어휴, 엿장수, 엿장수… 그렇게 엿이 좋으면 엿이나 실컷 드세요.]

띠링―
전화가 끊어졌다.

“이 어린 놈의 새끼가!”

장성우는 신경질적으로 핸드폰을 바닥에다 던지려다 말고 꾹 잡았다.
그러고는 풀 데 없는 분노에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다.

***

이시우는 속 시원하다는 표정으로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넌 아버지만 아니면 별거 아냐. 그 짓거리를 해 놓고 더 케이로 가서 잘 먹고 잘 살겠다고? 하, 어림도 없지.’

오늘 일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시우는 장성우가 괘씸해서 봐줄 수가 없었다.
차라리 정말 치밀하고 교활했다면 긴장이라도 했을 텐데, 눈에 보일 정도로 얄팍하니까 더 괘씸하게만 느껴졌다.
저런 녀석에게 아버지가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하니 화도 났고.
이시우는 다시 한번 문재신과 신우철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장부를 바라보았다.
장성우의 일은 잠시 접어 두고, 이제 고물상을 키워 낼 전략을 생각해야 했다.

‘다음 달의 단가가 올라갈 걸 알고 있으니까… 무조건 물건을 끌어모으는 게 맞는 전략이겠지.’

명산철제에서 지원받아 자금의 압박에서 벗어났다.
그렇다면 이제 처리해야 할 문제는 하나뿐이었다.

‘민원을 처리해야지.’

아버지가 항상 힘들어 하던 문제였다.
하지만 이시우에게 있어 이 문제는 전혀 힘들지 않을 터였다.

‘주변 고물상. 일단 거기부터 처리해야 해.’

애초에 민원이 발생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었다.
하지만 그 본질이 해결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민원은 계속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경쟁을 해야 할 주변 고물상이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하는 중이었다.
벌금 통지서만 날아왔을 뿐이지 담당 공무원이 따로 찾아오지 않은 상황.
어떤 부분에서 민원이 들어오는지 알 수 없었다.
통지서에 적혀 있기론 환경 문제라고만 적혀 있었으니까.

‘아버지는 그런 작자들과도 상생하기를 원했지만, 난 아니야. 똑같이 돌려줄 거야. 어디 아버지가 고생한 만큼 네놈도 똑같이 고생해 봐라.’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인 만큼, 이시우도 페어플레이를 선호했다.
서로 경쟁하며 성장해 나가는 것만큼 아름다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먼저 걸어온 시비를 받아 줄 만큼 이시우는 만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흙탕물에서 구르고 싶다는데 못 어울려 줄 것도 없지. 그게 이 고물상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면 뭐든 해 줄게.’

이 주변의 고물상들은 대부분 더 케이 베스틸에 납품을 보내는 이들이었다.
대상과 직접 계약한 누리와 가격으로 경쟁이 될 리가 없었다.

“사장님, 부르셨습니까?”

전화를 받고 강필중이 사무실로 들어왔다.
이시우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강 기사님, 저 한 번만 믿어 주실래요?”
“고작 한 번 가지고 되겠습니까?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얼마든지 믿어 드리겠습니다.”
“하하, 든든하네요. 손님들에게 주는 고철 단가, 더 올리죠.”
“네? 그건 무리가 아닐까요? 주변 고물상에서 가격을 올리는 바람에 손님들이 다 그쪽으로 넘어가긴 했지만…….”
“가격이 떨어진 지금이 적기예요. 그리고 더 케이와 명산의 단가가 같을 거라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아!”

여러 가지로 명산과 거래를 성사시킨 것은 좋은 기회로 다가왔다.
시기도 딱 좋고.
분명 압도적으로 주변의 고물상들을 찍어 누를 수 있을 것이었다.
이시우의 말에 강필중의 표정이 환희로 바뀌었다.

“이제 똑같이 갚아 주려고요. 절 믿고 고생해 주시면 안 될까요?”
“됩니다. 왜 안 되겠습니까?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장님.”

고철의 단가를 10원만 올려도 손님들은 몰려오게 되어 있었다.
손님들, 즉 도보꾼들은 10원 차이로도 왔다 갔다 했다.
물론, 그중에서도 신의가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른 고물상보다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오래된 단골들은 계속해서 누리를 찾아 주었다.

“손님분들께도 받은 만큼 돌려드려야죠. 가격이 떨어지는 누리를 꾸준히 찾아 주신 분들에게는 더 쳐드릴 생각이에요.”
“그래야죠. 알겠습니다.”
“그리고 강 기사님을 마당을 관리하는 부장직을 부탁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