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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 도박? 아니, 기회!




자퇴서를 처리한 다음 날.
새벽 일찍 일어나 작업복을 입고 나온 이시우가 능력을 사용해 고철을 생성하고 정리했다.
다행히 이곳은 주택가와 멀찍이 떨어진 외곽이었다.
아침부터 장비를 움직인다고 민원이 들어올 리가 없었다.
이시우가 고철을 정리하고 굴삭기에서 내려오자, 강필중이 평상복을 입은 두 사람과 함께 고물상으로 들어왔다.

“출근했습니다, 사장님.”
“어서 오세요. 두 분도 다시 돌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시우는 둘이 출근을 하리라는 것을 어제 연락을 받고 미리 알고 있었다.
40살 초반의 최문식과 40살 중반의 박태문이 이시우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아닙니다. 저희야 말로 다시 받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장님.”

이시우는 환하게 웃었다.
드디어 모든 직원들이 돌아왔다.
물론, 장성우를 제외하고.
이시우는 든든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마당에 대해서라면 이시우보다 더 자세한 것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의 합류는 분명 이시우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직원들이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사무실로 들어오자, 이시우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일주일 동안 마당을 정리해 주세요. 손님은 안 받을 생각이니, 편하게 일하시면 될 것 같네요.”
“네, 사장님!”
“강 기사님은 다른 일 좀 도와주셨으면 하는데…….”

이시우가 조심스럽게 말하자, 강필중이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어차피 일주일 동안 문을 닫고 마당을 정리한다면 집게차를 끌고 나갈 일도 없을 터였다.

“형님과 문식이를 도와서 마당을 정리할게요.”
“저도 같이 할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자, 커피 한잔하고 일 시작하시죠.”

정리해야 할 부분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일단 비철들을 작업해야 하고, 마당도 깨끗하게 정리해야 했다.
이시우를 포함한 네 사람은 커피를 마시며 마당 정리에 대해 상의했다.
굳이 이시우가 나서지 않아도 세 사람이 적극적으로 다양한 의견을 내밀었다.

“일단 비철부터 정리하시죠, 형님.”
“아니, 그보다 마당을 쓰는 게 우선이야. 손님이 오지 않는다고 해도 마당은 무조건 깨끗해야지.”

두 사람이 침까지 튀겨 가며 상의하고 있을 때, 강필중이 고개를 저었다.

“일단 형님은 저하고 집게차로 마대에 담아 둔 것들부터 정리하고, 문식이는 마당을 쓸어. 형님의 말대로 마당은 언제나 깨끗한 게 맞아.”
“네, 형님.”

세 사람의 대화를 묵묵히 듣고 있던 이시우가 목장갑을 착용하고 사무실을 나갔다.

“전 포크레인으로 할 수 있는 정리를 할게요.”

***

직원들과 오랜만에 일을 하고 있자니,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어느덧 신우철과 한 약속 시간이 다가왔다.
쉼 없이 움직이는 직원들의 작업을 중단시키고 이시우는 사무실로 모두를 모이게 했다.

“일하는 시간을 축소하려고 해요.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오후 6시까지 일하는 건 어때요?”
“그러면 저희야 좋지만…….”
“바쁠 때는 일찍 출근을 해야 하겠지만, 바쁘지 않은 날까지 일하는 시간을 꽉 채울 필요는 없잖아요.”

업무 시간은 천천히 조율하면 그만이었다.
자신의 뜻을 전달한 이시우가 오후 6시가 넘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세 사람에게 말했다.

“퇴근하시죠. 오늘부터 제가 말한 대로 시간을 조정할 거니까, 제 말에 따라 주셨으면 좋겠어요.”
“진짜 퇴근해도 됩니까?”
“네. 사회가 바뀌어 가는데, 저희만 계속 옛것을 고집할 필요는 없잖아요. 그리고 이러는 편이 효율이 더 좋을 거 같구요.”

세 사람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했다.
사장이 그렇다는데 직원들이 무슨 말을 하겠는가.
그들은 퇴근하기 위해 순순히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때마침 신우철이 고물상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의 뒤를 따라 한 중년인도 같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우야.”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누리 리싸이클링의 임시 대표 이시우라고 합니다.”

중년인은 명산철제라는 업체의 대표이자, 과거 신우철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이었다.
명산철제는 대한철강과 직접적으로 계약을 받고 납품하는 곳이었다.

“명산철제의 대표 문재신이라 합니다. 신우철 변호사님의 부탁을 받아 찾아왔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대표님. 일단 사무실로 들어가시죠.”

이시우는 밝은 얼굴로 신우철과 문재신을 반겨 주었다.
그때, 옷을 갈아입고 나온 강필중과 두 사람이 손님을 보고 고개를 숙였다.

“오늘 고생하셨어요. 회식은 다음에 하고, 내일은 제가 말씀드린 시간에 출근하시면 돼요.”
“알겠습니다, 사장님. 오늘 고생하셨습니다.”
“네, 내일 뵐게요.”

직원들을 떠나보낸 이시우는 사무실에 자리를 잡고 앉은 두 사람에게 커피를 손수 타서 건넸다.

“있는 거라곤 커피밖에 없어서…….”
“하하, 고물상에 커피 하나만 있으면 되지, 더 필요한 게 있을까요? 저도 고물상을 운영하는 입장입니다, 대표님.”
“그래도 미리 음료라도 준비를 해 뒀어야 했는데… 보다시피 마당이 정신이 없어서요.”

이시우가 면목이 없다는 듯이 말했지만, 문재신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도 한 업체의 대표로서 마당 일이 얼마나 고된지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문재신이 잘 정돈된 사무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더 케이와 거래를 하던 곳이라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거래를 중단했다는 것도 말입니다.”
“어린 제가 임시 대표가 되면서, 더 케이도 고민을 많이 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단순히 더 케이 베스틸만의 판단으로 거래를 중단한 것은 아닐 터였다.
장성우의 입김도 들어갔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런 사정을 문재신에게까지 이야기할 필요는 없었다.
이시우의 말에 문재신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더 케이… 이 바닥에서는 유명하죠. 그쪽 사장이 좀 더럽게 일을 한다는 건 이미 소문으로도 퍼져 있기도 하고요. 안 그래도 누리 리싸이클링이 더 케이와 거래를 중단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 번 찾아올까 고민하던 찰나였습니다.”
“그렇군요.”
“실례가 안 된다면 물건을 좀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까요?”

누리 리싸이클링.
고물상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본 곳이었다.
물건이 깨끗하고 신뢰를 무척이나 중요시 여긴다는 곳.
거래에 욕심이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미 더 케이 베스틸이라는 곳과 계약되어 있던 지라, 최근 그쪽과 계약을 해지했다는 소문이 무척이나 반가웠다.
다만, 그 원인이 사장의 부고라고 하니 선뜻 누리 리싸이클링을 방문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신우철이 제안을 해 준 것이었다.
그렇게 기분 좋게 찾은 누리 리싸이클링.
임시 대표, 아니, 곧 대표가 될 이시우의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젊은 나이에 대표를 달았으니, 괜히 좋은 옷을 입고 접대하려 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예상을 이시우가 기분 좋게 깨트려 주었다.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작업복을 입고 있었고, 직원들에게도 정중했다.
작업복 곳곳에 묻어 있는 흙먼지가 이 모든 게 결코 보여 주기식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래도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 재능이 있는 청년인지, 아닌지.’

하지만 첫인상으로만 상대를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좀 더 신중히 이시우를 지켜보자 생각했지만, 그래도 좋은 인상을 받은 만큼 좋게 보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물론입니다. 고철 안쪽까지 확인시켜 드릴 수 있습니다. 가시죠.”

다른 업체의 마당을 자세하게 살펴보는 것은 실례였다.
불문율처럼 영업사원들도 허락 없이는 고철장에 들어가지 않았다.
이시우는 문재신을 고철장으로 안내했다.
이시우가 굴삭기의 시동을 켜자, 문재신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고철을 바라보았다.

우웅―
팍!

고철을 한 뭉텅이 잡고 평평한 평지에 내려놓은 이시우가 같은 작업을 반복했다.

‘깨끗해. 물건의 질도 좋고… 경량이야, 뭐… 애초에 지저분한 물건이니까, 상관은 없지만. 중량이 이 정도로 좋으면 경량도 괜찮을 거야.’

속으로 생각하던 문재신이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중량 쪽을 뒤집고 경량 쪽으로 이동한 굴삭기가 고철을 뒤집었다.
고철 먼지가 일어나긴 했지만, 엄청 깨끗한 고철들이었다.
모든 물건을 확인한 문재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보여 줄 것이 없는지, 이시우는 시동을 끄고 아래로 내려왔다.

“고철은 이상이 없을 겁니다. 몇 달 동안 물건을 빼지 못해서 녹슨 고철들도 있긴 하지만… 이 정도면 깨끗한 편이라 자부할 수 있습니다.”
“말씀대로 좋은 물건들입니다. 음, 자세한 건 사무실로 들어가서 대화를 나누시죠.”

문재신의 말에 이시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사무실로 들어갔다.

“솔직히 신우철 변호사님의 부탁이 없었더라면, 제가 직접 찾아오지 않았을 겁니다. 근데 이렇게 직접 물건을 보니, 지금 당장 저 물건들을 가져오고 싶은 마음입니다.”
“여기까지 걸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고철은 지금 당장 뺄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시겠죠. 지금 고철 단가가 좋지 않으니까요.”
“근데 일부분은 빼야 할 상황이 올 것도 같습니다.”

고철을 품에 안고 있어 봤자, 돈만 묶이는 상황이 벌어질 터였다.
어느 정도 회전을 할 수 있는 자금을 만들기 위해서는 손해를 보더라도 빼야 했다.

“제가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은데, 들어 보시겠습니까?”
“무슨 제안을……?”
“물건 값을 선입금으로 지급해 드리겠습니다. 신우철 변호사님에게 대충 고물상의 상황은 들었습니다. 재정적으로 문제가 생겼다고 들었는데…….”

문재신은 물건을 보고 결정하려 했다.
아무리 신우철의 부탁이더라도 물건을 지저분하게 관리하는 고물상이라면 거래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직접 물건을 보는 순간, 깐깐한 그의 기준이 모두 충족되었다.

“숨기지 않겠습니다. 대표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지금 뺀다면 누리 리싸이클링도 큰 손해를 입을 겁니다. 전 서로 상생하며 길게 거래를 이어 나가고 싶습니다.”

이 정도로 좋은 고철을 취급하는 거래처라면, 길게 보아야만 했다.
고물상의 물건들은 대부분 지저분하고, 고철이 아닌 것들까지 마구잡이로 섞어 놓는 게 일상이었다.
그래서 되도록 건설 현장이나 공장을 위주로 거래를 하는 게 철칙.
신우철은 이시우가 나이가 어리다고 해도 꽤 긴 시간 고물상에서 일을 했다고 말했다.
부디 얄팍하게 속이려 들지 말고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고 거래를 해 달라는 신우철의 부탁대로 문재신은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으흠…….”

이 업계에서 선입금이란 이자가 없는 대출이라 봐도 무방했다.
대신 현금이 아니라 물건으로 미리 지급한 돈을 탕감하는 시스템.
도박과도 같은 일이었지만, 한 달 후에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 아는 이시우의 입장에서는 기회나 다름없었다.

“물론 위험한 일이죠. 저희 입장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저 정도의 물건이라면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할 수 있습니다.”

선입금을 받고 물건을 몰래 다른 업체에 넘기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문재신은 길게 거래를 하고 싶었고, 이시우라는 청년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고 싶었다.
3,000만 원이라는 돈은 꽤 큰돈이었다.
어차피 누리 리싸이클링의 마당에 쌓여 있는 고철을 가져가게 된다면 손해는 금방 메꿀 수 있었다.
언뜻 도박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물건이 없는 상태로 선입금을 주는 것보다 물건이 있는 상태로 선입금을 주는 게 더 안전했다.

“대표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전 단발성으로 거래를 끝낼 생각이 없습니다.”

본래라면 고물상이 대상에게 요청을 했어도 모자를 제안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대상이 먼저 고물상인 누리 리싸이클링에 고마운 제안을 해 주었다.

“얼마 정도 선입금을 주실 수 있으십니까?”
“3,000만 원. 이대로만 고철의 상태를 유지해 주신다면, 그보다 더 드릴 수도 있습니다.”
“그럼 거래되는 단가는 얼마 정도 생각하십니까?”
“중량은 현재 290원에 거래하고, 경량의 경우에는 250원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틀 뒤에 10원이 떨어지니 중량 280원, 경량 240원이 되겠죠.”

더 케이와 거래를 하는 단가보다 약 20원을 더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명산은 대상이었다.

“흐음…….”
“고민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단가도 조정해 드리려 합니다만… 10원씩 올려서 중량 300원, 경량 260원으로 드리겠습니다. 깨끗한 물건이니 그만한 가치를 하겠죠.”

20원이 아닌, 30원의 가격 차이가 결정되었다.

“그렇게 해 주시면 저야 감사하죠.”
“대신 중량과 경량, 한 차 정도만 가져와 제대로 된 물건인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배차를 해 주시죠.”
“감사합니다.”

더 케이 베스틸과 거래하던 단가에서 30원을 더 받기로 결정했다.
㎏당 30원.
겉으로 보면 그리 큰 금액은 아니지만, 총 중량으로만 따지면 달랐다.
100t이라는 물건을 넘긴다고 가정했을 때, 300만 원이라는 금액을 더 받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 정도의 이득이라면, 당연히 명산하고 거래해야지.’

그 이후의 대화에는 거침이 없었다.
막힘없이 거래 조정을 하는 이시우의 모습을 보고 신우철이 조용히 눈시울을 붉혔다.
모든 상의가 끝나고, 이시우가 두 사람에게 양해를 구했다.

“옷을 갈아입고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 천천히 하셔도 됩니다, 대표님.”

이시우가 샤워를 하기 위해 사무실을 벗어났다.
바쁠 시간임에도 굳이 시간을 내서 찾아와 준 문재신을 아무런 대접 없이 돌려보내는 것은 예의가 아니었다.

이시우가 욕실로 들어가자, 신우철과 함께 마당으로 나온 문재신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드러냈다.

“어때?”
“엄청 좋은 물건들이야. 10원을 더 준다고 해서 손해가 날 물건이 아니야.”

1년 전, 신우철은 문재신의 법정 문제를 도와주고 친분을 쌓았다.
그는 그렇지 않아도 이도운에게 문재신을 소개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도운은 기존의 거래처를 배신할 수 없다는 말을 하며 주선을 정중히 거절했다.

“그거 말고. 시우 어떠냐고.”
“뛰어나. 아직 어리면서도 나를 상대로 막힘없이 제안하고 말을 하는 걸 보면… 네 말대로 고물상에 대해 아는 게 많아 보이더라.”
“잘 해낼 수 있겠지? 저 녀석이라면…….”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안 그래도 이 바닥에는 여우 놈들도 많고, 사기꾼 새끼들도 넘쳐나잖아.”
“그래서 내가 너한테 부탁한 거 아니겠냐.”

그때, 옷을 갈아입은 이시우가 두 사람에게로 다가왔다.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저녁을 대접해 드리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아이고, 좋은 물건들을 넘겨주시는 대표님께 오히려 제가 대접해 드려야 하는데… 이번 거래에 있어서 갑은 제가 아니라 대표님입니다.”

이 세상에는 갑과 을이라는 것이 있었다.
문재신의 말대로 이 바닥에서는 보통 물건을 넘기는 쪽이 갑이었지만, 상황에 따라 물건을 받는 입장도 갑이 될 수 있었다.
이시우가 생각하기에는 오늘 일은 후자에 속하는 편이었다.
그래도 굳이 배려를 해 주는 문재신의 말에 반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정중히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렇다 하더라도 감사한 일임에는 변함이 없죠. 갑과 을의 관계를 떠나, 그냥 제가 대접해 드리고 싶습니다.”
“하하, 그럼 오늘만 대표님께 얻어먹겠습니다. 대신, 다음에는 제가 좋은 곳에서 대접해 드리죠.”

이시우는 문재신이 불편해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일이 잘 풀렸다.
식사를 하고 돌아온 이시우는 그 사실에 안도하며 사무실 문을 열었다.
우편함에 쌓인 고지서를 가져와 일일이 확인하던 이시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과태료?’

민원 시정이 되지 않았다고 시에서 과태료 통지서가 날아왔다.
거기다 더 케이 베스틸에서 보내온 내용 증명서도 있었다.

‘계약분 위반에 대한 증명서라… 얼마지?’

급하게 봉투를 뜯어 내용을 확인했다.
500만 원이라는 금액이 적혀 있었다.
거기다 과태료로 나온 금액도 200만 원이 넘었다.

“하, 말려 죽이겠다, 이거냐? 장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