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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모바일 게임 캐릭터의 능력을 얻다(1)





“사, 살려줘!”

아비규환.

말 그대로였다. 눈앞에 벌어진 참상은 아비규환이라는 말밖에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처참했다.

현존한다는 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괴하게 생긴 괴물들이 서울 시내의 한복판을 종횡무진 하고 있었다.

괴물들은 더럽고 역겨운 아가리로 사람들의 신체를 그대로 씹어버리거나, 사람들이 일궈놓은 건축물을 너무나도 쉽게 무너뜨리며 한 폭의 지옥도를 연상케 했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한 소년이 자신에게로 천천히 다가오는 괴물, 메카르를 바라보며 목청이 터져라 소리쳤다. 지금 소년이 할 수 있는 건 목청이 터져라 구조를 요청하는 것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크와아아!

괴물의 아가리가 벌려지고 소년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버렸다. 이제 꼼짝없이 죽을 운명이라고 생각하니 자신도 모르게 오줌을 지려버렸다.

그때, 갑자기 괴물의 머리 위쪽의 공간이 벌어지는 듯싶더니, 한 청년이 모습을 드러냈다. 심지어 청년은 다른 일반 시민들과 다를 바 없는 옷차림으로 나타났고, 그는 나타나기 무섭게 괴물의 머리를 발로 후려 버렸다.

빠각!

콰다닥!

땅으로 떨어지면서 발로 툭 쳤을 뿐인데, 괴물은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 죽었는지 살았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멀리.

“마지막 스크롤이었나. 뽑기 힘든 건데.”

청년은 멍하니 자신을 쳐다보는 소년에게 다가가 허리를 숙여 머리를 쓰다듬었다.

“여기 조용히 있어라.”

갑자기 나타난 청년, 유준은 숙였던 허리를 들었다.

“장비창 오픈.”



[장비를 불러오시겠습니까? 수락 / 거절.]



“수락.”

한순간에 유준의 전신에 화려한 장비가 입혀졌다.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소년은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다행이네. 그때 버리지 않아서.”

유준은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갑자기 동그랗게 생긴 물체 하나를 꺼냈다.

“뽑기권 한 개 값은 해라.”

말을 마침과 동시에 그는 주변의 메카르를 향해 물체를 그대로 던져버렸다.

콰아앙!

물체는 그대로 폭발했고, 자욱한 연기를 뿜었다. 연기는 메카르의 전신을 그대로 감싸버렸다.

그런 와중에 유준은 장비 안쪽의 청바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사냥은 잘하고 있고. 자, 이제 시작 해볼까.”

알 수 없는 말과 함께 휴대폰을 다시 집어넣은 그는 휘파람을 불었고, 물체에 맞았던 메카르가 연기를 뚫고 유준의 앞에 당도했다. 유준은 가볍게 도약해 메카르의 등에 올라타며 그대로 발뒤꿈치로 찍으며 외쳤다.

“가자!”



* * *



짧은 머리, 그을린 피부, 누가 봐도 휴가를 나온 군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한 남성이 하품을 하며 네온사인이 화려한 밤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는 시끌벅적한 시내의 술집 거리를 거닐며 고개를 이리저리로 움직였다. 마치 누군가를 찾고 있는 듯, 한참 동안 고개를 움직이던 그는 나무 벤치 근처에서 걸음을 멈췄다.

“형!”

벤치에 앉아 있던 남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앳된 피부와 귀엽게 파마를 한 머리카락은 아직 군대에 다녀오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고 있었다.

“서유환, 이놈. 안 본 사이에 파마까지 했네?”

그는 유환에게 다가가 머리를 헝클었다. 이에 유환은 인상을 찡그리며 몸을 뒤로 내뺐다.

“아, 하지 마.”

남성은 귀엽다는 듯 웃으며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리고 턱짓을 했다.

“가자, 형이 쏘마.”

“에이, 군인이 돈이 어딨다고?”

“너 하나 멕일 돈은 있으니, 잔말 말고 따라오기나 해.”

“오, 서유준. 사람 됐는데?”

“이게 미쳤나.”

둘은 사이좋게 근처 술집으로 들어갔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은 뒤, 유준은 유환에게 물었다.

“아빠랑 엄마는 언제 돌아오시냐?”

“내일모레. 유리도 같이.”

“유리도? 모처럼 가족 여행인데 너도 가지 그랬냐. 또 언제가 될지 모르는데.”

“형 휴가 나오잖아. 그래서 나는 남았지.”

“꼴에 의리 있네.”

둘은 웃음을 터뜨렸다. 유준과 유환. 둘은 3살 차이가 나는 형제였다. 어릴 때부터 식당을 운영하시는 부모님의 일을 함께 도우며 같이 밥을 먹고 잠을 자다 보니 사이가 돈독했고 사이가 좋다 보니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도왔고 고민이 있으면 나누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형제의 우애는 깊어졌고 이제는 서로가 없으면 못사는 동반자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

꽈앙!

그때 갑자기 어디선가 무엇이 부서지는 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둘은 당황하며 서로를 응시했다.

“미친!”

굉음이 나자마자 술집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사람들은 모두 술집 바깥으로 나가려고 발버둥을 쳤고, 유준과 유환도 그들 틈에 끼여 술집 바깥으로 나가려고 애를 썼다.

맨 마지막으로 술집에서 나온 둘은 엉망으로 변해버린 술집 거리를 보며 입을 벌렸다.

“저, 저기!”

유환이 손가락으로 한쪽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사족 보행을 하며 온몸에 가시가 돋아난 거대한 괴물, ‘메카르’가 재앙을 일으키고 있었다.

건물을 부수고 사람들을 잘근잘근 씹어 먹는 괴물. 유준은 식은땀이 흘렀다. 도망쳐야 했다. 살기 위해서는.

“살려주세요!”

모두들 메카르에게 멀어지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을 때, 근처에서 한 사람이 콘크리트에 다리가 깔린 채로 소리를 질렀다.

“기다리세요!”

유환은 즉시 움직이려고 했고, 유준은 그의 팔을 붙잡았다.

“뭐해? 가야 돼!”

“저기 사람이 있잖아!”

“병신아! 저기 메카르가 오고 있잖아!”

“아직 거리가 좀 있어! 형, 내 꿈이 뭔지 잊었어?”

유환의 꿈. 그건 바로 헌터였다. 메카르를 상대할 수 있고, 메카르들에게서 사람들을 구해내는 존재.

유준도 헌터에 대한 동경은 갖고 있었다. 다만, 그뿐이다. TV에 연예인이 나오고 스포츠 스타가 나오면 멋있고 부럽고 되고 싶지만, 그저 동경일 뿐. 현실적으로 이뤄질 확률은 희박하다.

하지만 유환은 달랐다. 진심으로 헌터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각종 운동과 무술을 수련하고, 각성의 기운을 받는다며 남들이 각성을 했다는 유명한 장소를 찾아가기도 했다.

실제로는 미신에 불과했지만, 그만큼 유환은 간절했다.

그래서 유준은 입술을 깨물었다. 벌써 메카르는 더욱 가까워졌다. 어차피 말릴 수는 없다. 함께 살아왔기에 잘 안다. 유준은 신경질적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씨발!”

유준은 즉시 유환과 함께 함께 콘크리트를 들기 시작했다. 아직 메카르와 거리는 조금 있었다. 깔린 남자는 다리가 망가져 있었는데, 유환과 유준이 부축을 했다.

“야, 일단 술집 안으로 들어…….”

콰드득!

유준은 말을 더 잇지 못했다. 아직도 메카르와의 거리는 제법 됐다. 하지만 그때, 옆의 건물이 무너지며 메카르가 튀어나왔다.

한 마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메카르는 교묘하게 유환과 남성을 입으로 가로챘다. 메카르의 힘에 유준은 순식간에 밀려 술집 벽에 부딪혔고, 메카르는 역겨운 주둥이로 고개를 들어 유환과 남성을 그대로 씹어버렸다.

와그작! 와그작!

“…….”

유준은 동생의 뼈가 씹히고 핏물이 메카르의 입을 타고 흐르는 모습을 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머릿속에서 뭔가가 끊어지는 느낌이 났다. 하지만 몸을 움직이고 싶어도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저 가랑이가 축축해지는 느낌만 전해졌다.

그때 메카르가 유준을 쳐다봤다. 유준은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메카르는 유준을 향해 다가왔다.



* * *



“허억!”

숨통이 강제로 트이는 소리와 함께 한 남성이 침대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잠에서 깨어났는데 숨을 오랜 시간 쉬지 못한 사람처럼 그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후우… 씨발.”

남성은 축축해진 옷과 침대 이불을 매만지며 욕지기를 내뱉었다.

또다. 또 이 꿈이다. 한동안 잠잠하다 싶었더니 다시 꿨다.

숨을 거칠게 몰아쉬는 남성, 유준은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화장실로 들어가 찬물로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후우…….”

동생이 눈앞에서 산채로 잡아먹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봐야 했던 자신. 잊고 싶어도, 잊으려고 하면 매번 꿈으로 다시 등장해 그를 괴롭혔다.

심지어 꿈은 항상 자신이 죽으려던 순간에 끝난다. 이후 헌터들이 나타나 구해주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가장 공포스러울 때, 동생이 죽었어도 슬픔보다 공포가 더욱 앞서는 장면에서 항상 꿈은 끝난다.

꿈에서 깬 뒤에는 항상 기분이 더러웠다. 동생이 죽어감에도 아무것도 할 수 없던 무기력함과 슬픔보다 공포를 더 느꼈고, 그것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꿈이라는 안도감이 마구잡이로 머릿속에서 뒤엉켜서 정신조차 혼란스러웠다.

찬물 때문에 그러는 걸까, 아니면 여전히 두려운 걸까.

샤워를 마친 뒤 그는 거울을 보며 머리를 닦아냈다. 깡마른 몸과 지저분한 피부. 분명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지만, 동생이 죽고 난 뒤, 유준은 정말 폐인처럼 살았다. 이 몸뚱어리는 그 생활의 산물이었다.

간단하게 샤워를 끝내고 나온 유준은 이불을 그대로 걷어버린 뒤, 세탁기 안에 쑤셔 넣었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커버 위에 그대로 누웠다. 시간은 낮이었지만, 이 시간은 유준이 잠을 자야 하는 시간이었다. 야간에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잠에 들 수 없었다. 이미 기분도 잡쳤고, 날씨도 너무 밝았기 때문에.

유준은 휴대폰을 손에 잡았다.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어머니와 여동생. 가족들이었다. 전화를 받지 않으니 따로 문자가 와 있었다.

[밥은 잘 챙겨 먹니? 잘 지내지? 시간 나면 전화주렴.]

[오빠 요즘 뭐 하고 지내? 괜찮은 거지?]

집에 하나 남은 아들이 이렇게 지내니 부모님으로서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여전히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스러워 그는 한숨을 내쉬며 답장 없이 동영상 스트리밍 어플을 터치했다.

유준은 인기 동영상부터 보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인기 동영상은 ‘레이드’ 영상이었다.

그저 일반적으로 헌터들이 메카르를 ‘레이드’하는 장면을 찍어놓은 영상이었는데, 지루하거나 너무 잔인한 부분을 편집을 하고 화려하고 재밌는 부분만 보여주는 영상이었다. 유준은 심심할 때 이 동영상을 보는 게 취미였다.

이 동영상을 보고 있을 때면 자신도 헌터가 되어 메카르를 사냥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유준에게 의미 있는 대리만족이었다. 동생을 죽인 메카르에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있던 자신. 그 자신을 꾸짖고 그 상황으로 돌아가면 이렇게 메카르를 처단하겠다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대리만족.

그때부터였을 거다. 본래 헌터라는 것에 그저 막연한 동경만 갖고 있던 유준이 진짜 헌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게.

한참 동안 영상을 보던 유준은 어플을 종료했다. 할 게 없었다. 유준은 자연스럽게 SNS에 들어갔다. 모든 사람들이 잘살고 있었다. 심지어 친구들 중에서 가장 답이 없다고 생각했던 친구까지도 자신의 길을 찾아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다.

유준은 SNS를 종료했다. 괜스레 이런 것만 보면 기분만 더 잡쳤다. 자신은 아직까지 그때 그 시간에 갇혀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데, 주변 사람들만 빠르게 나아가는 기분.

그는 외면하고 싶었다. 그래서 인터넷에 들어가 웹 서핑을 했다.

“요즘 난리라던데…….”

매일 검색어에 오르고, 각종 인터넷 방송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게임 BJ들까지 전부 이에 관한 화제를 매일 언급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모바일 게임, 소프트.

그만큼 논란도 많고, 비평, 심지어 비난도 많은 게임이지만 사람들의 열광은 식을 줄 모를 정도로 어마어마한 인기를 구사하고 있는 게임이었다.

“해볼까.”

어차피 할 일도 없었다. 다운을 받고 실행하자 캐릭터를 만드는 구간이 나왔다.

‘음.’

직업은 여러 개가 있었다. 어차피 깊게 즐길 생각도 없어서 유준은 무난한 직업 중 한 개를 골랐다.

고른 직업은 ‘투사’.

근접 전투 계열 직업군으로, 검, 도끼, 창, 둔기 등 근접 전투와 관련된 무기를 모두 사용할 수 있었고, 방어력보다는 공격력에 특화된 직업이었다. 전사와 비슷했지만 공격력의 특화라는 점에서는 조금 달랐다.

직업을 정하고 나자 이제는 캐릭터의 이름이 문제였다. 대부분의 희귀 닉네임은 이미 사람들이 쓰고 있었기에, 유준은 대충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중복이 없었다.

캐릭터를 생성하자 스킵이 불가능한 영상이 흘러나왔고, 유준은 하품을 했다.

‘지겨운 패턴.’

모든 모바일 게임이 그러하듯 정말 이러한 패턴은 지겨웠다. 이윽고 게임이 시작되었다. 확실히 그래픽은 좋았다. 그래픽도 좋고 타격감도 나쁘지 않았고, 화려했다. 그러나 다른 모바일 게임들과 별반 차이는 없었다. 자동으로 사냥을 하고, 퀘스트를 깨고. 튜토리얼과 여러 퀘스트를 깨자 얼마 지나지 않아 레벨 10을 달성 할 수 있었다.

‘현실이었다면 캐릭터는 헌터였겠네.’

유준은 실없는 생각을 하며 피식 웃었다. 현실에서의 몬스터 메카르, 그리고 그걸 잡는 헌터.

딱 들어맞았다.

‘그럼 난 헌터를 조종하고 있는 건가?’

점점 자신이 미쳐간다고 생각하며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던 그는 아까 꿈을 다시 한 번 떠올렸다.

‘…….’

덜덜덜덜.

휴대폰을 잡은 손이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휴대폰을 가슴 위에 올린 그는 손을 쥐락펴락하며 떨림이 잦아들기를 기다렸다.

‘이딴 두려움도 헌터만 된다면…….’

헌터가 된다면 동생을 앗아간 메카르를 두려워하지 않고, 엉망이 되어버린 자신의 삶을 되돌리고 싶었다. 또한, 힘들게 일하시는 부모님 역시 호강시켜주고 싶었다.

‘헌터가 될 수만 있다면.’

출석처럼 매일 하는 바램. 혹시라도 이루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매일 하는 바램이었지만, 오늘따라 더욱 공허하게 느껴졌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했다. 유준은 휴대폰을 집었다. 그리고 게임을 끄기 위해 홈 버튼에 손을 갖다 대려고 했다.

두근.

조용히 뛰고 있던 유준의 심장이 발작이라도 일으키는 것처럼 강하게 뛰었다. 빠르게 뛰는 게 아니었다. 물고기가 요동치듯 강하게 꿈틀댔다.

“컥!”

유준은 심장 부근을 움켜쥐었다. 뭔가 고통스러웠다.

두근!

거센 고동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빠르게 진행되었다. 동시에 심장도 어마어마한 속도로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터, 터진다!’

빠르게 뛰는 심장. 유준은 심장이 이미 터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본인이 느끼기에는.

파팟!

다만 현실에서는 심장이 터졌다기보다, 심장 부근에서 빛이 터져 나왔다.

심장에서 튀어나온 빛은 심장을 움켜쥐며 힘을 주고 있는 유준과, 팔뚝과 가슴 사이에 끼워져 아직 떨어지지 않은 휴대폰을 감싸 안았고 유준의 시야는 점차 흐릿해져만 갔다.

“뭐… 야…….”

점차 빛으로 물들어가는 시야와 함께 유준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심장을 움켜쥐던 손이 힘없이 침대에 떨어졌고, 휴대폰도 마찬가지로 떨어졌다.

그때였다.

번쩍!



휴대폰에서 실행되고 있는 게임, 소프트의 캐릭터와 똑같이 생긴 잔상이 유준의 몸에서 번쩍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