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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GV 배우의 어려움 2화
♥ 프로필 촬영 (2)
수동적이라는 말에 찬물을 뒤집어쓴 기분이 들었다. 순간 부모님의 모습이 뇌리에 스쳤기 때문이다.
“미오는 수동적이구나. 미오, 셔츠 벗어 볼래? 카메라 앞이라 부끄러워?”
“부, 부끄럽지만…….”
긴장이 되어 덜덜 떨리는 손으로 셔츠의 단추를 푸니 속에 받쳐 입었던 반팔 티가 모습을 드러냈다.
“셔츠 안에 항상 반팔 티를 입고 다니는 거야?”
“네? 네.”
“혹시 유두가 항상 서 있어서?”
숨을 날카롭게 삼켰다. 그런 이유로 반팔을 받쳐 입었던 건 아니지만 왠지 감췄던 비밀을 들킨 것 같아 마음이 뜨끔해졌다.
“그, 그냥 습관이라.”
“흐음~ 단순 습관이야? 그럼 셔츠 벗고 허리 곧게 세워 봐.”
쭈뼛거리며 허리와 어깨를 펴자 딱딱하게 선 유두가 티에 살짝 눌렸다.
“반팔 티 하나만 입으면 변태가 따라오겠네. 미오는 반팔 티랑 셔츠를 같이 입는 게 좋겠다. 유두가 이렇게 튀어 나와 있으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실례잖아.”
은수 씨의 지적에 순간 얼굴이 굳었다. 이런 적나라한 충고라니.
“티 벗어 봐.”
가끔 탈선을 꿈꿨다. 누군가가 나를 나쁜 길로 데려가 주길 바랐었던 적이 있었다. 이렇게 스스로 내 삶의 방향을 바꿀 용기는 아주 조금도 없었다. 그랬던 내가 어쩌다가 이 시간에 이 장소에서 이런 걸 하게 된 걸까?
천천히 티의 목 부분을 잡고 벗었다. 상체를 가려 주던 티가 조금씩 벗겨지니 묘한 느낌이 들었다. 나를 구속하는 무언가를 벗어 버린 홀가분한 느낌과 동시에 희열이 피어올랐다.
“생각보다 몸이 멋진데? 가슴도 탄탄해 보이고. 무슨 운동했었어?”
“친구들을 따라 헬스랑 호신술, 유도 같은 거 조금씩 했었어요.”
“그래? 조금 한 것치고는 몸이 참 예쁜데? 선천적으로 타고난 몸맨가? 아래도 어서 구경하고 싶을 정도야. 그런데 미오는 유두 만지면서 자위한 적 없나 봐? 핑크색이네?”
“그게, 자위 같은 거 잘 안 해서.”
“흐음, 바른 학생이었어? 누드 잡지 같은 것도 본 적 없어?”
“친, 친구들이 보여 줘서 몇 장쯤만.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혼날까 봐 못 봤어요.”
“이야~ 요즘 보기 드문 착한 학생이었네? 그럼 지금 유두 만져 봐. 그리고 어떤 느낌이 드는지 말해 줘.”
“어, 어떻게요?”
“비틀어도 되고 꼬집어도 되고 문질러도 돼. 미오 마음대로.”
심장이 귓가로 이동이라도 한 걸까 싶을 정도로 쿵쾅쿵쾅 심장 뛰어 대는 소리가 귓가에서 바로 들려 귀가 먹먹했다. 검지와 엄지 사이에 봉긋한 유두를 조심스럽게 끼우고 살짝 힘을 주었다. 간질간질한 기분과 함께 찌릿함이 느껴졌고, 그 찌릿함이 아래로 슬금슬금 내려가 페니스 끝을 간지럽혔다.
그런 나를 유심히 본 건지 그가 다시 묻는다.
“유두 느끼나 봐? 어떤 느낌이야?”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았던 것 같은데 저 남자는, 그리고 준지 씨는 어떻게 내 상태를 나보다 더 잘 아는 걸까? 동류는 동류를 알아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라도 있는 것일까?
“간지럽고 찌릿해요.”
“찌릿해? 설마 유두를 만진 것만으로 흘린 건 아니겠지?”
사실대로 말을 해야 하는 건지 말하지 않아도 되는 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어서 멋쩍은 표정만 지었다.
“흘렸구나? 미오는 유두가 민감하구나. 그럼 이제 바지 벗어 볼까?”
나를 꿰뚫어 보는 것 같은 은수 씨의 말에 심장이 터질 듯 요동쳤다. 바지를 벗는다면 분명 쿠퍼액 때문에 중간 부분만 색이 변해 버린 팬티가 보일 거다.
내가 변태라는 걸 보이는 거다. 이 상황을 기대하기라도 한 듯 심장이 세차게 뛰어 댔다. 나는 이 상황을 왜 기뻐하며 흥분을 하는 걸까?
‘그건 내가 변태이기 때문이야.’
주춤주춤 바지를 벗었다.
23년 동안 셀 수 없이 많이 벗어 봤던 바진데 오늘따라 바지를 벗는 게 생소하기만 하다. 조금씩 내려가는 바지.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쿠퍼액이 잔뜩 묻은 팬티. 그 팬티 속에서 존재를 알리려 불끈거리는 그것. 수줍음에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은수 씨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변태 중에 상변태라고 나를 비웃고 있을까?
“많이 젖었네? 자위 주중에 몇 번쯤 해?”
내가 예상했던 것치곤 담담한 은수 씨의 목소리에 이상하게 실망감이 들었다.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은수 씨를 살폈다. 나를 보며 비웃고 있을 줄 알았던 은수 씨는 심지어 나를 바라보고 있지도 않았다. 카메라 곁에 둔 성인 장난감을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
‘하긴, 은수 씨는 매일 벗고 있는 남자들을 볼 텐데 내가 특별해 보일 리가 없지.’
“거의 안 해요. 부모님이랑 같이 살아서.”
“그래? 그럼 오늘 많이 나오겠네?”
많이 나오겠네? 은수 씨의 질문에 또 심장이 쿵쿵거리기 시작했다. 이 촬영에 사정도 포함되어 있는 모양이다.
“유두 만지면서 자위하는 모습 보여 줘.”
예상했던 말이라 이번에는 당황하지 않았다.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손을 어정쩡하게 팬티에 대고 있으니 그가 팁을 준다.
“팬티 안으로 손 넣어서 만져 봐.”
축축하게 젖은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으니 이미 발기가 다 된 성기가 움찔거리며 쿠퍼액을 꿀렁꿀렁 뱉어 내었다. 남은 손으로는 유두를 조심스럽게 굴렸다. 몸이 순식간에 달아오르며 가슴이 들썩거렸다.
“신음 흘려도 돼.”
그의 말에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짓다 조심스럽게 흣, 하고 신음을 흘렸다. 난생처음으로 뱉어 보는 신음이다. 내 입에서 나온 소리임에도 낯설기만 한 신음이었다. 그래도 처음만 부끄러웠을 뿐, 그다음부터는 좀 더 수월하게 나오기 시작했다.
“읏, 하…….”
“미오, 지금 얼굴 붉어진 거 알아?”
“부, 부끄러워서.”
“아~ 부끄러운 게 좋은가 보구나? 방금 미오의 페니스가 찔끔거렸어.”
이 이상 더 붉어질 수 없을 것 같았던 얼굴에 열이 더 올랐다. 지금 체온을 재면 40도쯤 되지 않을까. 나는 달아오른 얼굴을 숙였다.
“처음으로 인사하는 자린데 자꾸 고개를 숙이면 미오를 알릴 수가 없잖아. 부끄러운 미오에겐 어려운 일인가 보네. 그럼 미오, 그대로 뒤돌아서 팬티를 벗어 봐. 미오의 페니스는 제일 나중에 보여 주도록 하자.”
“네? 아, 네.”
다음 일을 생각하니 페니스가 뻐근하게 당겨 와 고작 소파 위에서 몸을 돌리는 것뿐인데도 시간이 한참 걸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미오는 몸매가 좋아. 뒤태가 아주 예뻐.”
“그, 그래요?”
“응, 엉덩이도 탱탱한 게 만지고 싶어지는 엉덩이야. 예쁜 엉덩이 때문에 치한 만난 적은 없었어?”
“한 번도 없었어요.”
처음 듣는 말이다. 흘끗 고개를 돌려 엉덩이를 보았다. 예…… 쁜, 엉덩인가?
“정말? 나 같았으면 보자마자 만져 버렸을 텐데. 한번 만져 볼게.”
“네?”
“감촉도 좋은지 확인하고 싶어서.”
“아, 네.”
소형 카메라를 든 은수 씨가 어느새 내게 바짝 다가섰다. 그러고는 각오할 새도 없이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는 커다란 손이 오른쪽 엉덩이 한 짝을 한 손 가득 잡아 쥐었다. 그 순간 히익! 하는 볼품없는 소리와 함께 내 몸이 펄쩍 튀어 오른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들어갈 정도로 놀랐는데도 엉덩이를 꽉 쥔 은수 씨의 손이 싫지 않아 곤란했다. 오…… 히려 누군가가 내 몸을 만지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그 촉감이 좋기도 하고…… 해서 조금만 더 만져 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보는 것처럼 탄력 있고 부드러워. 자꾸 만져 보고 싶은 엉덩이야. 양손으로 엉덩이 좀 당겨 볼래? 모두에게 미오의 애널을 구경시켜 주자.”
엉덩이를 당겨 보라는 말에 또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다. 애널을 보이면 내 모든 걸 다 보여 주는 기분이 들 거다. 쭈뼛쭈뼛 엉덩이를 양쪽으로 잡아 당겼다. 그러자 강제적으로 늘어난 주름이 불안한 듯 움찔거리는 게 선명하게 느껴졌다. 심장이 주변 소리를 잡아먹을 정도로 거세게 뛰어 댔다.
“어? 미오는 엉덩이에 털이 없네? 혼자서 밀어?”
“에? 아, 아뇨.”
“정말? 안 미는데도 이렇게 깨끗하단 말이야?”
엉덩이 털이라는 게 항문 주위의 털을 말하는 걸까? 다른 사람들은 다 있는데 나만 없는 걸까? 다른 사람의 몸을 본 적이 없으니 알 수가 있나. 등등을 생각하고 있을 때, 은수 씨가 노골적으로 항문을 쳐다보며 물었다.
“여기에 손가락 넣어 봤어?”
“아, 아뇨.”
“사용을 한 번도 안 해 봤구나? 미오의 애널 주름도 탄력이 있는 게 아주 먹음직스러워. 이곳도 색이 아직 연하고.”
‘연하다니, 거기가 색이 연하면 어떤 색인지.’
언젠가 알 때가 되면 알겠지 하고 그냥 입을 다물었다.
“손가락 넣을게.”
그 말에 깜짝 놀라 몸을 비틀었다가 카메라를 든 은수 씨의 모습을 보곤 재빨리 몸을 원위치 시켰다. 문득 일일이 과하게 반응한다고 귀찮아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놀라지 말자. 과하게 반응하지 말자. 이왕 받는 테스트, 마음을 열고 받자.’
속으로 이런 생각들을 하며 은수 씨에게 들키지 않도록 빨라지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우선 젤부터 바를게.”
은수 씨의 손가락과 차갑고 미끈거리는 젤이 엉덩이 사이의 골에 다이렉트로 닿으니 다짐이 무색할 정도로 몸이 삽시간에 돌처럼 굳어 버렸다. 분명 카메라 영상 속에도 엉덩이에 힘이 잔뜩 들어가는 게 찍혔을 것이다.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려 다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미오, 엉덩이에 힘을 풀어야지 다치지 않아.”
“네.”
‘그런데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네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입마저 굳어 버려 뒷말은 삼켰다.
후~ 후~ 후~ 호흡을 들키지 않게 숨을 몇 번 내쉬며 힘을 푸니 이번엔 망설임 없이 손가락이 천천히, 조금씩 구멍을 헤집기 시작했다. 꾸적거리는 이상한 소리에 얼굴이 달아오르고 엉덩이에 더 힘이 들어갔지만 손가락은 거침없었다.
“첫 마디가 들어갔어. 느껴져?”
첫 마디가 들어왔는지, 둘째 마디까지 들어왔는지 느낄 여유는 내게 없었다.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느낌이 어때? 아파?”
생각보다 아프지는 않았다. 아프지는 않지만 그저…….
“아프지는 않은데……. 찝찝해요.”
찝찝하다. 화장실에서나 느껴 볼 수 있을 법한 느낌이다. 엉덩이로 느낄 수 없는 체질인가 싶을 정도로 그냥 찝찝하기만 할 뿐이라 조금 실망감이 들었다.
“그래? 그럼 일단 다 넣어 볼까?”
넣지 말라고 하면 넣지 않을 건가?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생각하며 다시 밀고 들어올 손가락에 대비해 몸에 힘을 빼려 노력했다. 힘을 빼자마자 단번에 은수 씨의 손가락이 뚫고 들어왔고 내 몸이 앞으로 살짝 밀리며 윽 하는 좋지 않은 소리가 새어 나왔다.
“아파?”
“조…… 금요.”
조금 전보다 찝찝함이 한층 더해졌다. 엉덩이 안이 후끈거리는 걸 보니 무리하게 밀고 들어온 손가락에 여린 살들이 쓸렸나 보다. 일반 사람처럼 살아가기 위해 차마 스스로 손대지 못했던 뒤를 무려 남의 손에 의해 뚫렸음에도 흥분 같은 건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왠지 당황스러움과 함께 약간 우울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동안 무엇을 걱정하며 그 수많은 고민을 했던 것일까? 이렇게 시시하게 끝날 수도 있을 일이었는데……. ‘전혀 느껴지지가 않아요. 처음은 원래 이런 건가요?’라고 묻고 싶지만 카메라 앞에서 해도 되는 말인지 판단이 서질 않아 그냥 말을 줄였다.
“그럼 움직여 볼게.”
움직이면 더 아플까? 이젠 엉덩이에 관한 환상이 깨져 버린 터라 덜컥 겁이 났다.
“걱정 마. 일단 들어가면 그다음은 그렇게 아프지 않으니깐.”
“……그런가요?”
다행이라고 할까? 그렇게 아프지 않다니 다행이긴 한데 그래도 몸이 조금 굳었다. 은수 씨도 이런 내 몸 상태를 알 텐데도 그의 손가락은 단호하게 움직였다.
‘아파.’
아프다고 말해도 되는 건가? 아니면 원래 아픈 거니깐 좀 더 참아야 하는 건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손가락이 배 쪽을 향해 살짝 구부러졌다. 그 순간, 징― 둔탁하고 아릿한 느낌이 손가락 끝과 맞닿은 내벽에서부터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마치 그 느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손가락이 그곳만 쿡― 쿡― 찌르자 그 울림이 새로이, 그리고 좀 더 선명하게 다가왔다.
이런 게 흥분이라는 건가? 아니면 아픔인 걸까? 명확하게 느껴지지 않는 애매한 느낌에 좀 더 세게 손가락을 움직여 줬으면 하는 바람이 은근하게 들었다. 좀 더 세게 찔러 준다면 그게 느낌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순간이었다. 살과 살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강하게 삽입된 손가락이 야릇한 느낌이 피어오르는 곳을 정확하게 찔렀다.
“힉! 잠, 잠깐!”
몸이 펄쩍 튀어 올랐다. 눈앞이 번쩍이는 순간 나는 은수 씨에게서 재빨리 떨어졌다.
방금 전 그 강렬한 느낌은 뭘까? 정액이 나오기 직전, 몸과 정신을 컨트롤할 수 없는 그 짧은 순간 같았다. 놀라 눈만 깜빡이며 그대로 몇 초 굳었던 것 같지만 온전한 정신이 아닌지라 몇 초 흘렀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일지도 모른다.
“미오는 네코에 소질이 있네. 뒤를 아무리 만져도 아파하기만 하는 사람도 있거든. 방금 느낀 거 맞지?”
이런 느낌을 다 느끼는 게 아닌 건가? 그렇다는 건…… 역시나 나는 이쪽, 그러니까 일반인과는 조금 다른 걸까? 배 속이 저릿하고 벼락을 맞은 듯한 그 느낌이, 제대로 느낀 게 맞는 걸까? 그새 땀이 난 건지 등줄기와 얼굴이 촉촉해져 있었다.
“이제 뒤돌아 봐. 모두에게 미오의 페니스 모양을 보여 주자. 미오는 미오의 페니스를 어떻게 생각해? 커? 작아?”
대놓고 부끄러운 질문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조금 전 애널에서 느껴진 그 자극이 벌써 끝이 난 건가 싶어 매우 아쉬웠다. 천천히 몸을 돌리며 더듬더듬 답을 뱉었다.
“크, 크지도 작, 작지도 않다고 생각해요.”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목소리도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사람들의 알몸을 훔쳐보면서 비교해 본 적이 있어 내 것이 보통 크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남의 물건을 훔쳐본 걸 시인하는 꼴 같아서 괜히 대답이 조심스러워졌다.
“그래? 목욕탕 같은 곳에서 종종 다른 남자 거 훔쳐 봐?”
날카로운 질문에 숨을 들이켜고 말았다.
“아, 그게, 시선이 저절로 가서.”
“그럼 혹시 다른 사람 거 훔쳐보고 페니스가 커진 적은 없었어? 남자 알몸만 봐도 흥분하는 사람도 있잖아. 미오도 그런 사람?”
“조, 조금요. 그럴 기미가 보이면 빨리 탕 안으로 몸을 숨겼어요.”
“탕 안에 들어가서 죽이고 나오는 거야?”
“……네.”
목소리가 부끄러움 때문에 메여 목소리가 매끄럽지 않았다. 이런 식의 대화는 나눠 본 적이 없었던 터라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미친 듯이 쿵쾅대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제 미오의 그 잘 발기되고, 보통 크기인 페니스를 보여 주자.”
속삭이듯 낮게 들리는 목소리에도 흥분하는 건지 몸의 털이 삐죽 솟아오르는 것만 같았다. 천천히 몸을 움직여 은수 씨를 바라보고 앉았다.
배에 붙으려고 용을 쓰는 페니스가 시도 때도 없이 꺼덕여서 딱 죽고 싶을 만큼 부끄러워졌다. 수줍게 손으로 살짝 가렸지만 은수 씨가 손을 걷어 내고 완벽하게 발기한 페니스를 천천히, 여유롭게 카메라에 담았다. 쿠퍼액이 찔끔대며 흘러나와 소파로 툭, 떨어졌다.
태어나서 오늘보다 더 부끄러운 날은 아마 없을 것 같다. 어디론가 숨어 버리고 싶은 걸 애써 참으며 은수 씨가 카메라로 내 모습을 위에서 아래로 꼼꼼하게 훑어 내리는 걸 가만히 견디었다.
“길고, 굵기도 적당하고……. 큰 편인데? 길거리에서 발기하면 걷기 불편하겠어.”
“큰, 큰가요? 바, 발기하면 표가 나서 가방 같은 걸로 가리긴 해요.”
“가방으로 가려? 흐음, 이걸로 네코들 많이 울리겠어. 앞으로 누군가 미오의 페니스 크냐고 물어보면 ‘조금 커요’라고 대답해.”
“그! 어, 그러니까…… 네.”
부끄럽다. 타인이 내 물건을 보고 크기를 정의한다는 게.
은수 씨가 기둥을 쓰다듬고, 귀두를 문지르고, 음낭을 만져 대다가 빳빳해진 페니스를 검지로 꾹 눌러 찍었다. 그 순간, 아까부터 달아올라 있던 몸이 기어이 일을 치고 말았다. 참아야지, 하는 생각 할 겨를도 없이 울컥울컥 사정해 버리고 만 거다. 맙소사, 이런 가벼운 터치에 싸고 말다니……!
느닷없는 사정이 너무 창피해 두 손으로 서둘러 얼굴을 가렸다.
“아, 이런. 싸 버렸네. 어쩔 수 없지. 미오는 참을성이 부족하구나. 조금 이른 사정이었지만 이만 다음을 약속하고 모두에게 인사할까?”
“아, 어, 어떤 인사를.”
사정의 여운에 숨이 살짝 가쁘고 정신이 없어 방금 내가 뭐라고 물었는지도 모르겠다. 분명 머리에서 입으로 명령을 내렸을 텐데 이상한 일이다.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든지 많이 예뻐해 달라든지 하는 인사.”
은수 씨의 설명에 느리게 고개를 끄덕이곤 카메라를 응시한 채 쭈뼛거리며 입을 열었다.
“아,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다음에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꾸벅 인사를 하고 고개를 올리니 은수 씨는 잠시 그대로 나를 찍다가 말도 없이 정지 버튼을 눌렀다. 그러곤 주변 정리를 하며 무미건조하게 한마디 툭 던진다.
“수고했어.”
“아, 네.”
뭐라고 더 말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으니 은수 씨가 돌연 방을 나섰다. 그 모습을 멍청하게 보고 있다가 혼잣말을 뱉었다.
“끝났다.”
정말 모든 게 다 끝난 느낌이 들었다. 몸은 나른했고, 계속 몰아붙였던 정신은 넋을 아예 놓은 듯했다. 끝이 났다. 카메라 테스트도, 평범했던 내 생활도.
***
“다녀왔니?”
“네.”
낡았지만 잘 꾸며진 2층 집 주택. 검은 철문을 제법 커다란 소리로 여닫고 현관문을 열면 아주 특이한 날이 아닌 이상, 항상 깔끔한 차림 위에 앞치마를 입은 어머니가 하던 일까지 멈추고 맞이해주었다.
“씻고 오렴. 속옷이랑 갈아입을 옷 욕실 앞에 뒀어. 저녁상은 아직이니 과제 많으면 부를 때까지 내려오지 않아도 돼.”
“네.”
어머니의 목소리는 오늘도 다정하다.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는 목소리. 한순간도 어머니의 손길이 닿지 않은 적이 없었다. 샤워 준비, 식사, 잠자리, 심지어 컵라면을 끓이는 일까지. 어머니는 단 한 번도 내 손으로 무언가를 하도록 허락해 주지 않았다.
‘이런 건 엄마가 할 테니깐 너는 올라가서 공부하렴.’
‘뭐가 필요하니?’
‘이런……. 안 돼, 아들 저녁 챙겨야 하거든, 나중에 놀러 가자.’
나를 위한다며 친구들과의 여행까지도 포기하는 열혈 엄마. 하지만 그게 나를 숨 막히게 한다는 걸 엄마는 알까? 좀 더 자유롭고 싶고, 내 의지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게 늘었으면 좋겠다고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는 걸 아실까?
아버지는 늘 수석을 도맡는 형에 비해 떨어지는 날 탐탁지 않게 여겼고, 엄마는 그런 내가 언젠가는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해 줄 거라 믿으며 늘 헌신적이셨다. 조금만 더 힘내면 된다. 조금만 더 하면 된다. 조금만 더.
어디까지? 대체 어디까지 힘내면 되는 건가요? 그동안 필사적으로 억눌러 왔던 감정들이 주체할 수 없이 들끓었다. 당장이라도 이 집에서―부모님에게서―벗어나고 싶어졌다.
왜? 여태 이 갑갑한 환경 속에서 나름 잘 지내 왔었는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벗어나고 싶은 걸까?
한참을 고민한 끝에 깨닫는다. 일탈의 맛을 알아 버려서다. 얼마나 달콤할지, 얼마나 통쾌할지 어렴풋이 상상했을 때와는 달라졌다. 초조하게 두 손을 마주 꽉 잡은 후, 결단을 내렸다.
말하자. 이 환경에서 벗어나자.
죽기 직전까지 맞는다는 게 어떤 건지 알게 되었다.
내 뜻대로 몸이 움직여지지 않을 정도로 뼈가 제각기 삐거덕거렸고, 맞는데 용을 너무 쓴 건지 기력을 탕진해 앞도 가물거렸다. 몸은 제멋대로 휘청거리고 속은 곧 토악질을 해 댈 듯 울렁거려 숨을 되도록이면 쉬지 않으려 노력하며 겨우 겨우 걸음을 옮겼다.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석고대죄 하듯 휴학하겠다는 내 말엔 담담하셨다. 아마도 공부 쪽으로는 내게 전혀 기대하지 않으셨던 모양이다. 이래 봬도 항상 상위권 안엔 들었는데. 미친 듯이, 정신이 삭막해질 정도로 노력했었는데.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였다는 걸 아는 순간 덜덜 떨리던 내 목소리가 담담해지기 시작했다. 그 담담한 목소리로 게이 DVD를 찍는 배우가 되겠다고 했다. 벌써 테스트 DVD는 찍었고 다음을 계약했다는 말까지 전했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넋을 놓고 나를 바라보던 아버지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진다고 느끼는 순간 날아오는 주먹과 발길질을 쉴 새 없이 맞아야 했다. 나를 낳아준 아버지가 맞는 지 의심이 들 정도로 무자비한 폭력이었다.
‘너 같은 변태자식을 낳은 적 없다!! 썩 나가!!’
아버지는 맞아서 너덜너덜해진 나를 짐짝 버리듯 문 밖으로 던져 버리셨다. 그리고 그런 나를 충격 받은 얼굴로 바라보던 엄마. 모든 걸 나를 위해 희생했는데 뒤통수를 맞았다는 듯 슬퍼하고 분노했다.
나는 대체 무엇을 위해 그동안 참고 견뎠을까?
이렇게 쉽게 내버려질 거였는데……. 친구 집으로 갈까 하다 말았다. 친구에게 왜 이런 꼴로 나타난 건지 설명해 주어야 할 텐데, 꺼낼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불현듯 준지 씨라면 나를 도와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도 주머니 속에 들어 있던 폰을 꺼내 준지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제발……. 도와 달라고, 나를 구해 달라고, 속으로 빌고 또 빌며.
♥ 프로필 촬영 (2)
수동적이라는 말에 찬물을 뒤집어쓴 기분이 들었다. 순간 부모님의 모습이 뇌리에 스쳤기 때문이다.
“미오는 수동적이구나. 미오, 셔츠 벗어 볼래? 카메라 앞이라 부끄러워?”
“부, 부끄럽지만…….”
긴장이 되어 덜덜 떨리는 손으로 셔츠의 단추를 푸니 속에 받쳐 입었던 반팔 티가 모습을 드러냈다.
“셔츠 안에 항상 반팔 티를 입고 다니는 거야?”
“네? 네.”
“혹시 유두가 항상 서 있어서?”
숨을 날카롭게 삼켰다. 그런 이유로 반팔을 받쳐 입었던 건 아니지만 왠지 감췄던 비밀을 들킨 것 같아 마음이 뜨끔해졌다.
“그, 그냥 습관이라.”
“흐음~ 단순 습관이야? 그럼 셔츠 벗고 허리 곧게 세워 봐.”
쭈뼛거리며 허리와 어깨를 펴자 딱딱하게 선 유두가 티에 살짝 눌렸다.
“반팔 티 하나만 입으면 변태가 따라오겠네. 미오는 반팔 티랑 셔츠를 같이 입는 게 좋겠다. 유두가 이렇게 튀어 나와 있으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실례잖아.”
은수 씨의 지적에 순간 얼굴이 굳었다. 이런 적나라한 충고라니.
“티 벗어 봐.”
가끔 탈선을 꿈꿨다. 누군가가 나를 나쁜 길로 데려가 주길 바랐었던 적이 있었다. 이렇게 스스로 내 삶의 방향을 바꿀 용기는 아주 조금도 없었다. 그랬던 내가 어쩌다가 이 시간에 이 장소에서 이런 걸 하게 된 걸까?
천천히 티의 목 부분을 잡고 벗었다. 상체를 가려 주던 티가 조금씩 벗겨지니 묘한 느낌이 들었다. 나를 구속하는 무언가를 벗어 버린 홀가분한 느낌과 동시에 희열이 피어올랐다.
“생각보다 몸이 멋진데? 가슴도 탄탄해 보이고. 무슨 운동했었어?”
“친구들을 따라 헬스랑 호신술, 유도 같은 거 조금씩 했었어요.”
“그래? 조금 한 것치고는 몸이 참 예쁜데? 선천적으로 타고난 몸맨가? 아래도 어서 구경하고 싶을 정도야. 그런데 미오는 유두 만지면서 자위한 적 없나 봐? 핑크색이네?”
“그게, 자위 같은 거 잘 안 해서.”
“흐음, 바른 학생이었어? 누드 잡지 같은 것도 본 적 없어?”
“친, 친구들이 보여 줘서 몇 장쯤만.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혼날까 봐 못 봤어요.”
“이야~ 요즘 보기 드문 착한 학생이었네? 그럼 지금 유두 만져 봐. 그리고 어떤 느낌이 드는지 말해 줘.”
“어, 어떻게요?”
“비틀어도 되고 꼬집어도 되고 문질러도 돼. 미오 마음대로.”
심장이 귓가로 이동이라도 한 걸까 싶을 정도로 쿵쾅쿵쾅 심장 뛰어 대는 소리가 귓가에서 바로 들려 귀가 먹먹했다. 검지와 엄지 사이에 봉긋한 유두를 조심스럽게 끼우고 살짝 힘을 주었다. 간질간질한 기분과 함께 찌릿함이 느껴졌고, 그 찌릿함이 아래로 슬금슬금 내려가 페니스 끝을 간지럽혔다.
그런 나를 유심히 본 건지 그가 다시 묻는다.
“유두 느끼나 봐? 어떤 느낌이야?”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았던 것 같은데 저 남자는, 그리고 준지 씨는 어떻게 내 상태를 나보다 더 잘 아는 걸까? 동류는 동류를 알아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라도 있는 것일까?
“간지럽고 찌릿해요.”
“찌릿해? 설마 유두를 만진 것만으로 흘린 건 아니겠지?”
사실대로 말을 해야 하는 건지 말하지 않아도 되는 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어서 멋쩍은 표정만 지었다.
“흘렸구나? 미오는 유두가 민감하구나. 그럼 이제 바지 벗어 볼까?”
나를 꿰뚫어 보는 것 같은 은수 씨의 말에 심장이 터질 듯 요동쳤다. 바지를 벗는다면 분명 쿠퍼액 때문에 중간 부분만 색이 변해 버린 팬티가 보일 거다.
내가 변태라는 걸 보이는 거다. 이 상황을 기대하기라도 한 듯 심장이 세차게 뛰어 댔다. 나는 이 상황을 왜 기뻐하며 흥분을 하는 걸까?
‘그건 내가 변태이기 때문이야.’
주춤주춤 바지를 벗었다.
23년 동안 셀 수 없이 많이 벗어 봤던 바진데 오늘따라 바지를 벗는 게 생소하기만 하다. 조금씩 내려가는 바지.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쿠퍼액이 잔뜩 묻은 팬티. 그 팬티 속에서 존재를 알리려 불끈거리는 그것. 수줍음에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은수 씨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변태 중에 상변태라고 나를 비웃고 있을까?
“많이 젖었네? 자위 주중에 몇 번쯤 해?”
내가 예상했던 것치곤 담담한 은수 씨의 목소리에 이상하게 실망감이 들었다.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은수 씨를 살폈다. 나를 보며 비웃고 있을 줄 알았던 은수 씨는 심지어 나를 바라보고 있지도 않았다. 카메라 곁에 둔 성인 장난감을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
‘하긴, 은수 씨는 매일 벗고 있는 남자들을 볼 텐데 내가 특별해 보일 리가 없지.’
“거의 안 해요. 부모님이랑 같이 살아서.”
“그래? 그럼 오늘 많이 나오겠네?”
많이 나오겠네? 은수 씨의 질문에 또 심장이 쿵쿵거리기 시작했다. 이 촬영에 사정도 포함되어 있는 모양이다.
“유두 만지면서 자위하는 모습 보여 줘.”
예상했던 말이라 이번에는 당황하지 않았다.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손을 어정쩡하게 팬티에 대고 있으니 그가 팁을 준다.
“팬티 안으로 손 넣어서 만져 봐.”
축축하게 젖은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으니 이미 발기가 다 된 성기가 움찔거리며 쿠퍼액을 꿀렁꿀렁 뱉어 내었다. 남은 손으로는 유두를 조심스럽게 굴렸다. 몸이 순식간에 달아오르며 가슴이 들썩거렸다.
“신음 흘려도 돼.”
그의 말에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짓다 조심스럽게 흣, 하고 신음을 흘렸다. 난생처음으로 뱉어 보는 신음이다. 내 입에서 나온 소리임에도 낯설기만 한 신음이었다. 그래도 처음만 부끄러웠을 뿐, 그다음부터는 좀 더 수월하게 나오기 시작했다.
“읏, 하…….”
“미오, 지금 얼굴 붉어진 거 알아?”
“부, 부끄러워서.”
“아~ 부끄러운 게 좋은가 보구나? 방금 미오의 페니스가 찔끔거렸어.”
이 이상 더 붉어질 수 없을 것 같았던 얼굴에 열이 더 올랐다. 지금 체온을 재면 40도쯤 되지 않을까. 나는 달아오른 얼굴을 숙였다.
“처음으로 인사하는 자린데 자꾸 고개를 숙이면 미오를 알릴 수가 없잖아. 부끄러운 미오에겐 어려운 일인가 보네. 그럼 미오, 그대로 뒤돌아서 팬티를 벗어 봐. 미오의 페니스는 제일 나중에 보여 주도록 하자.”
“네? 아, 네.”
다음 일을 생각하니 페니스가 뻐근하게 당겨 와 고작 소파 위에서 몸을 돌리는 것뿐인데도 시간이 한참 걸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미오는 몸매가 좋아. 뒤태가 아주 예뻐.”
“그, 그래요?”
“응, 엉덩이도 탱탱한 게 만지고 싶어지는 엉덩이야. 예쁜 엉덩이 때문에 치한 만난 적은 없었어?”
“한 번도 없었어요.”
처음 듣는 말이다. 흘끗 고개를 돌려 엉덩이를 보았다. 예…… 쁜, 엉덩인가?
“정말? 나 같았으면 보자마자 만져 버렸을 텐데. 한번 만져 볼게.”
“네?”
“감촉도 좋은지 확인하고 싶어서.”
“아, 네.”
소형 카메라를 든 은수 씨가 어느새 내게 바짝 다가섰다. 그러고는 각오할 새도 없이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는 커다란 손이 오른쪽 엉덩이 한 짝을 한 손 가득 잡아 쥐었다. 그 순간 히익! 하는 볼품없는 소리와 함께 내 몸이 펄쩍 튀어 오른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들어갈 정도로 놀랐는데도 엉덩이를 꽉 쥔 은수 씨의 손이 싫지 않아 곤란했다. 오…… 히려 누군가가 내 몸을 만지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그 촉감이 좋기도 하고…… 해서 조금만 더 만져 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보는 것처럼 탄력 있고 부드러워. 자꾸 만져 보고 싶은 엉덩이야. 양손으로 엉덩이 좀 당겨 볼래? 모두에게 미오의 애널을 구경시켜 주자.”
엉덩이를 당겨 보라는 말에 또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다. 애널을 보이면 내 모든 걸 다 보여 주는 기분이 들 거다. 쭈뼛쭈뼛 엉덩이를 양쪽으로 잡아 당겼다. 그러자 강제적으로 늘어난 주름이 불안한 듯 움찔거리는 게 선명하게 느껴졌다. 심장이 주변 소리를 잡아먹을 정도로 거세게 뛰어 댔다.
“어? 미오는 엉덩이에 털이 없네? 혼자서 밀어?”
“에? 아, 아뇨.”
“정말? 안 미는데도 이렇게 깨끗하단 말이야?”
엉덩이 털이라는 게 항문 주위의 털을 말하는 걸까? 다른 사람들은 다 있는데 나만 없는 걸까? 다른 사람의 몸을 본 적이 없으니 알 수가 있나. 등등을 생각하고 있을 때, 은수 씨가 노골적으로 항문을 쳐다보며 물었다.
“여기에 손가락 넣어 봤어?”
“아, 아뇨.”
“사용을 한 번도 안 해 봤구나? 미오의 애널 주름도 탄력이 있는 게 아주 먹음직스러워. 이곳도 색이 아직 연하고.”
‘연하다니, 거기가 색이 연하면 어떤 색인지.’
언젠가 알 때가 되면 알겠지 하고 그냥 입을 다물었다.
“손가락 넣을게.”
그 말에 깜짝 놀라 몸을 비틀었다가 카메라를 든 은수 씨의 모습을 보곤 재빨리 몸을 원위치 시켰다. 문득 일일이 과하게 반응한다고 귀찮아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놀라지 말자. 과하게 반응하지 말자. 이왕 받는 테스트, 마음을 열고 받자.’
속으로 이런 생각들을 하며 은수 씨에게 들키지 않도록 빨라지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우선 젤부터 바를게.”
은수 씨의 손가락과 차갑고 미끈거리는 젤이 엉덩이 사이의 골에 다이렉트로 닿으니 다짐이 무색할 정도로 몸이 삽시간에 돌처럼 굳어 버렸다. 분명 카메라 영상 속에도 엉덩이에 힘이 잔뜩 들어가는 게 찍혔을 것이다.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려 다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미오, 엉덩이에 힘을 풀어야지 다치지 않아.”
“네.”
‘그런데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네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입마저 굳어 버려 뒷말은 삼켰다.
후~ 후~ 후~ 호흡을 들키지 않게 숨을 몇 번 내쉬며 힘을 푸니 이번엔 망설임 없이 손가락이 천천히, 조금씩 구멍을 헤집기 시작했다. 꾸적거리는 이상한 소리에 얼굴이 달아오르고 엉덩이에 더 힘이 들어갔지만 손가락은 거침없었다.
“첫 마디가 들어갔어. 느껴져?”
첫 마디가 들어왔는지, 둘째 마디까지 들어왔는지 느낄 여유는 내게 없었다.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느낌이 어때? 아파?”
생각보다 아프지는 않았다. 아프지는 않지만 그저…….
“아프지는 않은데……. 찝찝해요.”
찝찝하다. 화장실에서나 느껴 볼 수 있을 법한 느낌이다. 엉덩이로 느낄 수 없는 체질인가 싶을 정도로 그냥 찝찝하기만 할 뿐이라 조금 실망감이 들었다.
“그래? 그럼 일단 다 넣어 볼까?”
넣지 말라고 하면 넣지 않을 건가?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생각하며 다시 밀고 들어올 손가락에 대비해 몸에 힘을 빼려 노력했다. 힘을 빼자마자 단번에 은수 씨의 손가락이 뚫고 들어왔고 내 몸이 앞으로 살짝 밀리며 윽 하는 좋지 않은 소리가 새어 나왔다.
“아파?”
“조…… 금요.”
조금 전보다 찝찝함이 한층 더해졌다. 엉덩이 안이 후끈거리는 걸 보니 무리하게 밀고 들어온 손가락에 여린 살들이 쓸렸나 보다. 일반 사람처럼 살아가기 위해 차마 스스로 손대지 못했던 뒤를 무려 남의 손에 의해 뚫렸음에도 흥분 같은 건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왠지 당황스러움과 함께 약간 우울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동안 무엇을 걱정하며 그 수많은 고민을 했던 것일까? 이렇게 시시하게 끝날 수도 있을 일이었는데……. ‘전혀 느껴지지가 않아요. 처음은 원래 이런 건가요?’라고 묻고 싶지만 카메라 앞에서 해도 되는 말인지 판단이 서질 않아 그냥 말을 줄였다.
“그럼 움직여 볼게.”
움직이면 더 아플까? 이젠 엉덩이에 관한 환상이 깨져 버린 터라 덜컥 겁이 났다.
“걱정 마. 일단 들어가면 그다음은 그렇게 아프지 않으니깐.”
“……그런가요?”
다행이라고 할까? 그렇게 아프지 않다니 다행이긴 한데 그래도 몸이 조금 굳었다. 은수 씨도 이런 내 몸 상태를 알 텐데도 그의 손가락은 단호하게 움직였다.
‘아파.’
아프다고 말해도 되는 건가? 아니면 원래 아픈 거니깐 좀 더 참아야 하는 건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손가락이 배 쪽을 향해 살짝 구부러졌다. 그 순간, 징― 둔탁하고 아릿한 느낌이 손가락 끝과 맞닿은 내벽에서부터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마치 그 느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손가락이 그곳만 쿡― 쿡― 찌르자 그 울림이 새로이, 그리고 좀 더 선명하게 다가왔다.
이런 게 흥분이라는 건가? 아니면 아픔인 걸까? 명확하게 느껴지지 않는 애매한 느낌에 좀 더 세게 손가락을 움직여 줬으면 하는 바람이 은근하게 들었다. 좀 더 세게 찔러 준다면 그게 느낌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순간이었다. 살과 살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강하게 삽입된 손가락이 야릇한 느낌이 피어오르는 곳을 정확하게 찔렀다.
“힉! 잠, 잠깐!”
몸이 펄쩍 튀어 올랐다. 눈앞이 번쩍이는 순간 나는 은수 씨에게서 재빨리 떨어졌다.
방금 전 그 강렬한 느낌은 뭘까? 정액이 나오기 직전, 몸과 정신을 컨트롤할 수 없는 그 짧은 순간 같았다. 놀라 눈만 깜빡이며 그대로 몇 초 굳었던 것 같지만 온전한 정신이 아닌지라 몇 초 흘렀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일지도 모른다.
“미오는 네코에 소질이 있네. 뒤를 아무리 만져도 아파하기만 하는 사람도 있거든. 방금 느낀 거 맞지?”
이런 느낌을 다 느끼는 게 아닌 건가? 그렇다는 건…… 역시나 나는 이쪽, 그러니까 일반인과는 조금 다른 걸까? 배 속이 저릿하고 벼락을 맞은 듯한 그 느낌이, 제대로 느낀 게 맞는 걸까? 그새 땀이 난 건지 등줄기와 얼굴이 촉촉해져 있었다.
“이제 뒤돌아 봐. 모두에게 미오의 페니스 모양을 보여 주자. 미오는 미오의 페니스를 어떻게 생각해? 커? 작아?”
대놓고 부끄러운 질문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조금 전 애널에서 느껴진 그 자극이 벌써 끝이 난 건가 싶어 매우 아쉬웠다. 천천히 몸을 돌리며 더듬더듬 답을 뱉었다.
“크, 크지도 작, 작지도 않다고 생각해요.”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목소리도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사람들의 알몸을 훔쳐보면서 비교해 본 적이 있어 내 것이 보통 크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남의 물건을 훔쳐본 걸 시인하는 꼴 같아서 괜히 대답이 조심스러워졌다.
“그래? 목욕탕 같은 곳에서 종종 다른 남자 거 훔쳐 봐?”
날카로운 질문에 숨을 들이켜고 말았다.
“아, 그게, 시선이 저절로 가서.”
“그럼 혹시 다른 사람 거 훔쳐보고 페니스가 커진 적은 없었어? 남자 알몸만 봐도 흥분하는 사람도 있잖아. 미오도 그런 사람?”
“조, 조금요. 그럴 기미가 보이면 빨리 탕 안으로 몸을 숨겼어요.”
“탕 안에 들어가서 죽이고 나오는 거야?”
“……네.”
목소리가 부끄러움 때문에 메여 목소리가 매끄럽지 않았다. 이런 식의 대화는 나눠 본 적이 없었던 터라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미친 듯이 쿵쾅대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제 미오의 그 잘 발기되고, 보통 크기인 페니스를 보여 주자.”
속삭이듯 낮게 들리는 목소리에도 흥분하는 건지 몸의 털이 삐죽 솟아오르는 것만 같았다. 천천히 몸을 움직여 은수 씨를 바라보고 앉았다.
배에 붙으려고 용을 쓰는 페니스가 시도 때도 없이 꺼덕여서 딱 죽고 싶을 만큼 부끄러워졌다. 수줍게 손으로 살짝 가렸지만 은수 씨가 손을 걷어 내고 완벽하게 발기한 페니스를 천천히, 여유롭게 카메라에 담았다. 쿠퍼액이 찔끔대며 흘러나와 소파로 툭, 떨어졌다.
태어나서 오늘보다 더 부끄러운 날은 아마 없을 것 같다. 어디론가 숨어 버리고 싶은 걸 애써 참으며 은수 씨가 카메라로 내 모습을 위에서 아래로 꼼꼼하게 훑어 내리는 걸 가만히 견디었다.
“길고, 굵기도 적당하고……. 큰 편인데? 길거리에서 발기하면 걷기 불편하겠어.”
“큰, 큰가요? 바, 발기하면 표가 나서 가방 같은 걸로 가리긴 해요.”
“가방으로 가려? 흐음, 이걸로 네코들 많이 울리겠어. 앞으로 누군가 미오의 페니스 크냐고 물어보면 ‘조금 커요’라고 대답해.”
“그! 어, 그러니까…… 네.”
부끄럽다. 타인이 내 물건을 보고 크기를 정의한다는 게.
은수 씨가 기둥을 쓰다듬고, 귀두를 문지르고, 음낭을 만져 대다가 빳빳해진 페니스를 검지로 꾹 눌러 찍었다. 그 순간, 아까부터 달아올라 있던 몸이 기어이 일을 치고 말았다. 참아야지, 하는 생각 할 겨를도 없이 울컥울컥 사정해 버리고 만 거다. 맙소사, 이런 가벼운 터치에 싸고 말다니……!
느닷없는 사정이 너무 창피해 두 손으로 서둘러 얼굴을 가렸다.
“아, 이런. 싸 버렸네. 어쩔 수 없지. 미오는 참을성이 부족하구나. 조금 이른 사정이었지만 이만 다음을 약속하고 모두에게 인사할까?”
“아, 어, 어떤 인사를.”
사정의 여운에 숨이 살짝 가쁘고 정신이 없어 방금 내가 뭐라고 물었는지도 모르겠다. 분명 머리에서 입으로 명령을 내렸을 텐데 이상한 일이다.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든지 많이 예뻐해 달라든지 하는 인사.”
은수 씨의 설명에 느리게 고개를 끄덕이곤 카메라를 응시한 채 쭈뼛거리며 입을 열었다.
“아,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다음에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꾸벅 인사를 하고 고개를 올리니 은수 씨는 잠시 그대로 나를 찍다가 말도 없이 정지 버튼을 눌렀다. 그러곤 주변 정리를 하며 무미건조하게 한마디 툭 던진다.
“수고했어.”
“아, 네.”
뭐라고 더 말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으니 은수 씨가 돌연 방을 나섰다. 그 모습을 멍청하게 보고 있다가 혼잣말을 뱉었다.
“끝났다.”
정말 모든 게 다 끝난 느낌이 들었다. 몸은 나른했고, 계속 몰아붙였던 정신은 넋을 아예 놓은 듯했다. 끝이 났다. 카메라 테스트도, 평범했던 내 생활도.
***
“다녀왔니?”
“네.”
낡았지만 잘 꾸며진 2층 집 주택. 검은 철문을 제법 커다란 소리로 여닫고 현관문을 열면 아주 특이한 날이 아닌 이상, 항상 깔끔한 차림 위에 앞치마를 입은 어머니가 하던 일까지 멈추고 맞이해주었다.
“씻고 오렴. 속옷이랑 갈아입을 옷 욕실 앞에 뒀어. 저녁상은 아직이니 과제 많으면 부를 때까지 내려오지 않아도 돼.”
“네.”
어머니의 목소리는 오늘도 다정하다.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는 목소리. 한순간도 어머니의 손길이 닿지 않은 적이 없었다. 샤워 준비, 식사, 잠자리, 심지어 컵라면을 끓이는 일까지. 어머니는 단 한 번도 내 손으로 무언가를 하도록 허락해 주지 않았다.
‘이런 건 엄마가 할 테니깐 너는 올라가서 공부하렴.’
‘뭐가 필요하니?’
‘이런……. 안 돼, 아들 저녁 챙겨야 하거든, 나중에 놀러 가자.’
나를 위한다며 친구들과의 여행까지도 포기하는 열혈 엄마. 하지만 그게 나를 숨 막히게 한다는 걸 엄마는 알까? 좀 더 자유롭고 싶고, 내 의지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게 늘었으면 좋겠다고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는 걸 아실까?
아버지는 늘 수석을 도맡는 형에 비해 떨어지는 날 탐탁지 않게 여겼고, 엄마는 그런 내가 언젠가는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해 줄 거라 믿으며 늘 헌신적이셨다. 조금만 더 힘내면 된다. 조금만 더 하면 된다. 조금만 더.
어디까지? 대체 어디까지 힘내면 되는 건가요? 그동안 필사적으로 억눌러 왔던 감정들이 주체할 수 없이 들끓었다. 당장이라도 이 집에서―부모님에게서―벗어나고 싶어졌다.
왜? 여태 이 갑갑한 환경 속에서 나름 잘 지내 왔었는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벗어나고 싶은 걸까?
한참을 고민한 끝에 깨닫는다. 일탈의 맛을 알아 버려서다. 얼마나 달콤할지, 얼마나 통쾌할지 어렴풋이 상상했을 때와는 달라졌다. 초조하게 두 손을 마주 꽉 잡은 후, 결단을 내렸다.
말하자. 이 환경에서 벗어나자.
죽기 직전까지 맞는다는 게 어떤 건지 알게 되었다.
내 뜻대로 몸이 움직여지지 않을 정도로 뼈가 제각기 삐거덕거렸고, 맞는데 용을 너무 쓴 건지 기력을 탕진해 앞도 가물거렸다. 몸은 제멋대로 휘청거리고 속은 곧 토악질을 해 댈 듯 울렁거려 숨을 되도록이면 쉬지 않으려 노력하며 겨우 겨우 걸음을 옮겼다.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석고대죄 하듯 휴학하겠다는 내 말엔 담담하셨다. 아마도 공부 쪽으로는 내게 전혀 기대하지 않으셨던 모양이다. 이래 봬도 항상 상위권 안엔 들었는데. 미친 듯이, 정신이 삭막해질 정도로 노력했었는데.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였다는 걸 아는 순간 덜덜 떨리던 내 목소리가 담담해지기 시작했다. 그 담담한 목소리로 게이 DVD를 찍는 배우가 되겠다고 했다. 벌써 테스트 DVD는 찍었고 다음을 계약했다는 말까지 전했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넋을 놓고 나를 바라보던 아버지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진다고 느끼는 순간 날아오는 주먹과 발길질을 쉴 새 없이 맞아야 했다. 나를 낳아준 아버지가 맞는 지 의심이 들 정도로 무자비한 폭력이었다.
‘너 같은 변태자식을 낳은 적 없다!! 썩 나가!!’
아버지는 맞아서 너덜너덜해진 나를 짐짝 버리듯 문 밖으로 던져 버리셨다. 그리고 그런 나를 충격 받은 얼굴로 바라보던 엄마. 모든 걸 나를 위해 희생했는데 뒤통수를 맞았다는 듯 슬퍼하고 분노했다.
나는 대체 무엇을 위해 그동안 참고 견뎠을까?
이렇게 쉽게 내버려질 거였는데……. 친구 집으로 갈까 하다 말았다. 친구에게 왜 이런 꼴로 나타난 건지 설명해 주어야 할 텐데, 꺼낼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불현듯 준지 씨라면 나를 도와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도 주머니 속에 들어 있던 폰을 꺼내 준지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제발……. 도와 달라고, 나를 구해 달라고, 속으로 빌고 또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