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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라 : 소울 콜렉터 1권 (25화)


9. 666 (2)

“구용아…….”
그때 방에서 한 여성이 애처롭게 누군가의 이름을 불렀다.
긴 검은 머리의 하얀 피부, 살짝 솟아 있는 작은 코. 전형적인 동양의 미인이랄까, 굉장히 예쁘장하게 생긴 여성이었다. 그녀는 하얀 원피스를 입은 채 마룻바닥에 주저앉아서 누군가의 이름을 계속 애처롭게 불렀다.
금비는 반가운 마음 반, 걱정 반의 표정으로 주저앉아 있는 여자를 향해 손을 뻗으며 불렀다.
“저, 저기…….”
“……?”
하지만 금비의 걱정과 달리 여자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려 큰 눈방울로 금비를 바라봤다.
“누구시죠?”
“아, 저는… 그게… 한금비인데요! 그, 여기가 어딘지…….”
금비는 하하, 웃으며 자신의 처지가 참 웃기다고 생각했다. 웬 이상한 세상에 오더니 웬 여자에게 어디냐고 묻고 있다.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외국은 아닌가보다. 우리나라 말이 통하네.’
주변 풍경으로 보면 아무리 봐도 우리나라의 모습은 아닌 것 같았지만 혹, 시골의 어느 곳은 이런 집일지도 모른단 생각을 가졌다.
“한…금비?”
여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의 이름을 되뇌더니 금비의 질문은 무시한 것 마냥 고개를 푹 숙였다.
“아, 저기…….”
정작 중요한 말은 안 하고 자기 이름만 쏙 빼먹은 것 아닌가. 여자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그녀를 바라보며 다시 한 번 묻기 위해 손을 뻗었다.
“아, 그 주워온 여자인가.”
여자가 작게 속삭이는 소리를 들은 금비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그녀에게 뻗은 손을 자신의 앞으로 회수하며 주저앉은 채 뒤로 살짝 물러났다.
‘방금 뭐?’
주워온 여자? 금비는 자신이 잘못들은 게 아닌가 싶었다. 자신이 물건도 아니고 주워오다니. 그녀의 의미심장한 말이 금비의 심장을 옥죄듯 생명의 위협을 받았지만 지금 이 상황을 설명하고, 말이 통하는 사람이 눈앞에 있는 여자뿐이었기 때문에 금비는 용기를 갖고 그녀에게 다시 물었다.
“여기 도대체 어딘가요?”
그녀는 금비의 물음에 눈알만 돌려 금비를 바라보더니 그녀를 무시하듯 다시 몸을 홱 돌려 아기처럼 바닥을 기어 창문으로 갔다.
‘아씨, 왜 사람을 무시해.’
금비는 인상을 팍 찌푸리며 그녀의 원피스를 붙잡아 세우려다 말고 문득 그녀의 다리를 바라봤다.
마치 다리를 못 쓰는 사람처럼 다리에 힘이 실리지 않았고, 두 팔로만 기어서 창가로 가고 있었다. 게다가 다리는 얼마나 쓸렸는지 온갖 상처가 가득했고, 무릎은 피범벅이었다.
‘피범벅?’
분명히 깨끗했던 방 안이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나무들을 깔끔하게 자르고 니스 칠 된 나무 바닥이 어느새 지저분하고 진득한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푸르고 자연의 경치가 아름다웠던 바깥 풍경은 어느새 금비가 이곳에 오기 전에 봤던 붉은 하늘과 누런 구름으로 가득 찬 황폐화된 세상이 되어 있었다.
“뭐, 뭐야!”
금비는 깜짝 놀라 방을 나가기 위해 문으로 달려들었다.
쾅―!
그 순간 문이 쾅 닫히며 어느새 방 안은 겨울의 차디찬 새벽 공기 마냥 섬뜩한 한기가 가득 맴돌기 시작했다.
“구용이… 최구용이 어디 있어? 나 버리고 간 그 새끼 어디 있어? 내 아이 버리고 간 새끼 어디 있어?”
분명히 창문으로 갔던 여자가 그녀의 등에 붙어 어깨엔 차가운 두 손을 올리고 얼굴을 금비의 얼굴에 바짝 붙이며 인형 같았던 얼굴을 섬뜩하게 구기고 미소만 지은 채 물었다.
금비는 입술을 달싹달싹 떨며 어떡하지, 어떡하지 머릿속으로 수십 번 되뇌었다. 방은 닫혀서 밀폐된 공간에 창문으로 타고 나가려면 뒤에 붙어 있는 이 여자를 떼어내야 했다. 아니, 이 여자는 뭔데 어떻게 창문에서 여기까지 이렇게 빨리 기어올 수 있었지? 그보다 자신은 왜 여기 있는 걸까. 그녀는 아무 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분명히 먼저 기억해야 할 것들은 실타래가 엉켜 어디가 끝이고 어디가 처음인지 알 수 없게 변해 있었다.
부스럭―
순간 그녀의 주머니에서 뭔가 종이가 구겨지는 소리가 났다.
금비는 뒤에 있는 여자를 보지 않은 채 새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천천히 손을 덜덜 떨며 종이를 꺼내 들었다.
『천지의 음과 양이요, 이치와 기운의 변동이요, 차고 더움의 정기니, 나누면 한 이치가 만 가지로 다르게 나타나고 합하면 한 기운일 따름이니라.』
“아……!”
금비는 탄성을 외치며 등에 있던 여자가 무엇인지를 깨닫고는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부적에 불을 붙였다.
화아악―!
“으아아아악!”
부적에 불이 붙는 순간 등에 붙어 있던 여자가 금비의 고막을 찢어 버릴 정도로 기괴한 소리를 지르며 금비의 등에 자신의 머리를 거세게 박았다.
“으아아아!”
“꺄아아아!”
불타는 부적이 뜨겁지도 않은지 금비는 부적을 꽉 쥐며 벽에 온 몸을 딱 붙였고, 자신의 등에 망치질 하듯 머리를 부딪치는 귀신에게 겁을 집어 먹은 채 비명을 질렀다.
‘염라… 염라 씨이이이!’
“꺼, 꺼, 꺼! 끄라고!”
여자는 두개골이 얼마나 약한지 금비의 등에 부딪치면서 피가 주륵 흘러 나왔고, 금비의 옷을 붉게 적시고 있었다.
“꺼, 꺼, 꺼, 꺼, 꺼, 꺼!”
문지르고, 부딪치고, 그녀의 귓가에 소리 지르는 귀신은 미친 듯 더 힘차게 머리를 박고, 목청이 찢어질 듯 더 심하게 소리를 질렀다.
그에 따라 금비도 목이 찢어져라 소리쳤다.
“야이 씨, 박염라아아아!”
이 타이밍에 맞춰서 와줘야 하는 거 아닌가. 예전부터 생각했지만 이 남자는 정말 한심한 게 틀림이 없다며 금비는 속으로 수만 번을 욕했다.
“이 염라 새……!”
우지끈―!
“끼악!”
문에다 대고 염라 욕을 한 순간 굳게 닫혀 있던 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나며 검붉은 손이 그녀의 허리를 꽉 잡았다.
깜짝 놀란 금비는 눈을 휘둥그레 떴고 다른 손이 한쪽 문을 뚫고 뻗어 나와 금비에 등에 붙은 악령의 머리를 쥐고 소리쳤다.
「퇴(退)!」
터어엉―!
빈 깡통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금비의 등에 붙은 악령이 나가 떨어졌고, 문이 재처럼 변하기 시작했다.
퍼석―!
그 순간 금비는 앞으로 빨려 들어가듯 자신의 허리를 감싼 붉은 팔에 의해 밖으로 빠져나왔고, 문 너머의 불그스름한 피부를 가진 앳된 남자가 검은 코트를 휘날리며 금비를 껴안았다.
그는 매료될 것 같이 아름다운 금안을 빛내며 자신의 품에 안겨 있는 금비를 바라봤다.
“한참 찾았구나.”
염라가 금비를 꽉 껴안고 말하자 금비는 살짝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더니 그의 코트 자락을 꽉 잡고 조막만한 손으로 짤짤 흔들었다.
“야 이, 박염라 씨! 어디 있었어요! 나 진짜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고요! 아니 뒤질 뻔했다고요!”
조신한 콘셉트는 이제 내려놓은 건가. 자신의 감정을 온갖 욕으로 묘사하며 가끔씩은 정신줄을 놓은 건지 반말까지 해대며 소리쳤다.
“알겠다, 알겠어. 욕이든 뭐든 다 들어줄 테니 우선 여기서 나가자.”
염라의 말에 금비는 핫, 하고 정신 차리며 좀 전까지 자신의 등에 붙어 있다가 나가떨어진 악령을 바라봤다.
“저, 저… 저거 뭐예요? 부적은 날 지켜준다더니 나한테 머리로 못질이나 해대고, 전혀 못 지켜주던데요!”
누운 채로 양팔과 양다리를 기괴하게 틀어 움직이는 악령을 보며 염라는 금비의 허리를 더 꽉 안았다.
“안다. 이유가 뭔지는 알지만 지금은 급해서 말해줄 시간이 없구나.”
“……?”
말투가 또 왜 저런담. 눈은 또 왜 저러고. 하지만 염라의 표정이 진지해서 태클을 걸 분위기는 아니었기에 금비는 이때 아니면 언제 이 남자에게 이렇게 껴안겨 보겠냐는 생각으로 더 꽉 안았다.
염라는 흠, 하고 자신을 꽉 안는 금비를 바라보더니 금비는 보지 못하게 의미심장한 웃음을 흘렸다.
‘의지…인가.’
이 정도는 혼자서 물리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가벼운 퇴마 외에는 알려준 건 없었고 퇴마 재능도 없었으니, 게다가 상대도 워낙 강한 상대였기에 그러려니 했다.
“크으으… 그 여자 내놔. 최구용의 복수를 위해…….”
악령은 비틀비틀 거리며 공중에 붕 떠올랐다. 그러고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이를 뿌득뿌득 갈며 염라를 노려보자 염라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손에 각목을 소환했다.
“나한테 올 거면 각오하고 와라.”
그녀는 머리칼을 곤두세우며 당장 덮칠 듯하더니 이내 눈동자를 휙 돌려 밖을 바라봤다.
누군가를 발견한 걸까, 핏대를 세운 그녀의 눈동자가 심하게 요동치더니 갑자기 창문을 넘어 날아가기 시작했다.
“최구요오오옹!”
“최구용? 발견한 건가!”
염라는 금비를 꽉 안고 창문을 넘어갔다.
“자, 잠깐만요, 염라 씨! 여기 꽤 높……!”
그녀의 말을 듣기도 전에 창문에서 뛰어내린 그는 신발에 자석이라도 붙은 듯 건물 벽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흐아아아!”
그녀는 바람칼에 눈을 질끈 감고 쏠리는 기분을 받으며 더 떨어지지 않기 위해 염라를 꽉 잡았다.
‘하, 버릴까.’
그래선 안 돼지만 코알라처럼 붙어서 움직임을 방해하는 그녀를 보며 염라는 어금니에 힘을 잔뜩 줬다.
그때 저 멀리 있는 공사 중에 폐허가 된 건물에서 온갖 귀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일대의 귀신들이 전부 그곳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었다.
‘뭐지?’
염라는 일기 속에서 최구용이 산을 사게 된 내용을 봤었다.
『이 산은 내 죄를 감추기 위함이다.』
테마 그룹의 이사씩이나 되는 인간이 죄를 지었다면 엔간한 죄는 아닐 것이다. 강력한 악령이 따라붙을 정도면 그만큼 큰 죄를 지고 있단 뜻이었고, 귀신들이 모이는 이유도 그 이유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귀신들이 최구용이 숨어 있는 곳을 찾아내 저렇게 몰려드는 경우는 없었다.
‘마치… 직접 부르고 있는 느낌이군.’
간단한 퇴치라더니 난이도가 제법 높았다. 그렇다는 것은 신부조차도 상황이 이렇게 변할 줄은 몰랐단 뜻이었다.
“끄으으, 염라 씨! 나 지금 너무 무서운데 그냥 땅바닥으로 가면 안 돼요?”
염라는 금비의 말을 쌩 무시한 채 마치 곡예 하듯 건물과 건물을 넘나들며 최단 거리로 달려갔다.
빠르게 귀신들이 모이는 공사 중인 건물에 도착한 염라는 귀신들이 풍선처럼 날아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금비를 내려놓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자, 자, 잠깐!”
귀기가 가득하고 어두침침해 보이는 입구를 본 금비는 겁먹은 표정으로 그의 소매를 꽉 잡았다. 염라가 뭐냐는 듯 바라보자 금비는 주변을 휙휙 보고는 그에게 꽉 붙어서 말했다.
“그, 부적… 저… 좀…….”
뭐라는 건지. 냉정하게 그녀를 무시하고 홱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금비는 놀라서 그의 뒤를 쫓아 들어갔다.
일반 사무용 건물인지 층 하나가 굉장히 넓었고, 이렇다 할 가구 같은 건 없이 기둥만 꼿꼿하게 박혀 있었다.
귀신들이 몰리는 곳에서는 한 남자가 곧 망가질 것 같이 나약해 보이는 의자에 앉아 덜덜 떨고 있었다. 수많은 귀신들이 최구용을 둘러싸고 핏발이 서린 눈으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끄으으… 여기, 여기 뭐야! 왜, 왜 점점 더 몰려와! 악령들을 퇴치한다며!”
최구용은 자신의 발 앞에 있는 꽤 커다란 문양을 바라보며 마치 신께 기도하듯 두 손을 깍지 끼고 더 절실하게 기도했다.
“제발, 제발! 제발! 이놈들을 다 퇴치해 달라고!”
둥근 원안에 있는 인간의 두개골 그림. 관자놀이를 관통한 막대기에 양끝에는 사람의 손이 달린 그림이었고, 원을 따라 그려진 글씨는 인간들이 사용하는 언어라고 하기엔 거리가 먼 글씨였다.
“구용아.”
“흐!”
그의 뒤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목소리. 창백할 정도로 하얀 팔이 그의 어깨를 타고 내려오며 코를 시큼하게 만드는 썩은 내가 나기 시작했다.
“으으으으…….”
“구용아… 나랑… 내 아이.”
애타게 부르는 그 목소리에 최구용은 반응하지 않았다. 그저 눈앞의 그림에 좀 더 절실하게 두 손을 쥐고 기도했다.
“나한테 무슨 짓을 했어? 다리를 잃고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나한테 무슨 짓을…….”
“아, 아니야! 도대체 무슨 소리를…….”
“아이를 가진 나에게 무슨 짓을 했어? 왜 너만 행복하게 살려고 해?”
최구용은 고개를 흔들었다. 입술을 달달 떨며 눈을 감고 격렬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네 곁에 있던 아이들은 누구야? 그년은 또 누구야? 왜 그년은 살고, 나는 죽었어?”
최구용은 겁에 질린 신음만 흘리며 고개를 흔들자 갑자기 그의 온몸에 손이 스멀스멀 기어 나와 그를 감싸기 시작했다.
“으, 으, 으아아아!”
최구용은 기도하던 손을 멈추고 자신을 붙잡은 손들을 떼어내기 위해 온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이, 이거 놔! 내가 누군 줄 알고! 안 놔!”
그때 최구용의 뒤에 있던 한 남자 귀신이 눈에 핏대를 세우고 목을 쭉 늘려 거꾸로 된 얼굴로 그와 마주봤다.
“난… 네놈 때문에 죽었어.”
“으아악!”
간이 콩알만 한 사내였던가, 최구용은 기괴하게 뒤틀린 남자의 모습에 놀라 뒤로 자빠진 그는 귀신들이 위에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걸 발견하자 발버둥 치며 크게 소리쳤다.
“으아아아악!”
최구용의 몸을 붙잡은 손들은 땅에서 솟아난 듯 그를 붙잡지 못하게 땅에서 꽉 잡고 있었고, 또 다른 손이 최구용의 입을 딱 막았다.
“으으으읍!”
손들은 마치 그를 터뜨리려는 듯 콘크리트 바닥에 꽉 당기고 있었다. 얼마나 힘이 센지 최구용은 비대한 덩치로도 움직이지 못했고 얼굴이 시뻘겋게 변하고 있었다.
귀신들은 그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키득키득 웃었다.
“다리가 불편한 여자를 친구라는 이름으로 들어와 강간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후배를 자살로 위장시키고…….”
귀신들은 최구용의 온갖 악덕을 설명하고 있었다. 아니라며, 그런 적 없다고 거품 물고 고래고래 소리치는 최구용의 입을 귀신들이 틀어막자, 귀신의 손 틈 사이로 거품이 뿜어져 나오며 핏기 없는 귀신들의 손을 거품으로 적셨다.
“으아아압!”
“그래서 우리가…….”
“너를 벌하기 위해 찾아다녔고…….”
“…네가 우리를 인도했어.”
“넌 저 문양에 속은 거야.”
그 순간 최구용이 절실하게 기도했던 문양에서 기분 나쁜 붉은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사아아아―
섬뜩한 귀신의 통곡 소리. 최구용에게 모여 있던 귀신들이 마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듯 문양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고, 문양은 입처럼 바닥이 쩍 열리며 뜨거운 불꽃이 솟아올랐다.
귀신들이 비명을 지르며 문양 안으로 거세게 빨려 들어가자 문양은 더욱 붉은 빛을 강하게 뿜어 대기 시작했다.
뒤늦게 달려온 염라는 헉, 하며 숨을 삼켰다.
‘악마 소환?’
음의 세계에서 악마 소환이라니, 염라는 소환하려는 것이 뭔지 보기 위해 문양 쪽으로 눈을 돌렸다.
원형 중앙에 있는 두개골, 그리고 두개골의 관자놀이를 꿰뚫고 지나가는 막대기와 막대기 양쪽 끝에 달린 손. 그리고 붉은빛에 따라 두개골에 세 개의 숫자가 박혔다.
『666』
‘사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