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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의 로맨스
3화
종례가 끝나고 소은은 함께 퇴근을 하자는 동기들을 먼저 보내고 아이들이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교무실이 열릴 때마다 뒤를 돌아본 것도 여러 번, 마침내 반가운 얼굴들이 나타났다.
“얘들아!”
그런데 교무실로 들어오는 사람은 연우와 태조뿐이었다.
“담호는?”
“아, 담호는 아버지가 술 사 오라고…….”
시무룩한 얼굴로 말하는 연우를 태조가 팔꿈치로 세게 짓눌렀다.
“아, 아파!”
“담호에게도 자존심이라는 것이 있다. 더는 말하지 말아라.”
연우가 태조에게 눌린 팔을 어루만지며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소은은 아이들과 함께 시내에 위치한 패스트푸드점으로 향했다. 붙임성이 좋아 보이는 연우는 먹는 내내, 뭐가 그리도 할 말이 많은지 조잘거렸고 태조는 묵묵히 햄버거 세트 두 개를 먹어 치웠다.
잘 먹는 아이들을 보니, 문득 담호가 떠오른다. 그 아이도 이곳에 있었다면, 참 잘 먹었을 텐데.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 하나 사서 애들에게 전해 주라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담호는 아버지가 술 사 오라고…….’
“선생님. 저는 콜라를 리필하러 갈 생각입니다. 선생님도 조금 부족해 보이셔서 함께 해 드릴 예정인데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태조, 이 아이의 말투는 대체 왜 이런 걸까…….
“그래. 고마워.”
소은은 자신의 컵까지 가져가서 리필을 하는 태조의 뒷모습을 멀거니 바라보았다.
“태조의 부모님은 사극 마니아세요. 그래서 두 분 다 말투가 저러셔서 태조도 저러는 거예요.”
“그럼 혹시 이름도…….”
“네, 맞아요. 태조 이성계의 그 태조예요.”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 듣다 보니 소은은 불쑥, 담호가 생각났다.
“담호는?”
“네?”
“담호 얘기도 좀 해 줄래?”
“어……. 담호는 지 얘기를 잘 안 해요. 사실, 저희도 대충 눈치는 채고 있는데, 애가 워낙 자존심이 세서 먼저 말 안 꺼내요.”
말을 아끼려는 듯 연우가 소은의 시선을 피했지만 그건 잠시뿐이었다. 연우는 아직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태조를 살펴보며 조심스럽게 입술을 떼어 냈다.
“담호는 아버지한테 매일 맞아요. 피가 날 정도로 맞는 날도 있는지 어쩔 때는 담호가 발견하지 못한 피가 그대로 굳어서 올 때도 있어요. 그래서 제가 집을 나오라고 했는데…….”
“했는데?”
“담호는 엄마가 데리러 올 거라고 아직도 믿고 있어요. 엄마하고 엇갈리면 안 된다고…….”
말끝을 흐린 연우가 살짝 눈시울을 적시며 제 손에 들린 햄버거를 내려다보았다.
“담호도 햄버거 참 좋아하는데.”
리필을 하러 간 태조가 다시 돌아왔고 연우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햄버거를 베어 물었고 소은 역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굴었다.
세 사람은 보통의 사제지간답게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너희는 꿈이 뭐야?”
“전 사극을 전문으로 하는 드라마 PD가 꿈입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사극 전문 분장사가 되고 싶기도 해요.”
“전 사육사요! 특히 너구리를 키워 보고 싶어요. 아, 아이돌도 해 보고 싶어요. 음, 그리고 요리사도요, 맛있는 거 많이 먹게!”
두 아이는 자신의 꿈에 대해서 신나게 재잘거렸다. 이것이 보통의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지옥에서 꿈은 낭비예요.’
그 말을 하는 표정과 목소리가 담담했기 때문에 더욱 마음에 걸렸다. 식사가 끝나자, 소은은 가방에 넣어 두었던 지갑을 들고 다시 일어났다.
“얘들아, 잠깐만.”
그러곤 제일 맛있어 보이는 햄버거 세트를 포장해서 돌아와 태조에게 건넸다.
“이거 담호한테 좀 가져다줄 수 있겠니?”

***


방문을 열자마자 싸하고 지독한 알코올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방바닥에는 병들이 어지러이 뒹굴었고 설거지를 하지 않은 그릇엔 음식물들이 진득하게 들러붙어 있었다. 오래도록 빨지 않은 이불은 누랬고 끄지 않은 TV에선 별 의미 없는 방송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퀴퀴한 냄새가 구역질을 일으켰다. 한집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역겨울 정도였다.
발뒤꿈치까지 들며 방으로 억지로 들어간 담호는 불룩한 배를 보이며 잠들어 있는 제 아버지 곁에 조용히 봉투를 내려놓았다.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했지만 부스럭거리는 봉지 소리가 들렸고 술에 절어 있는 아버지가 눈을 떴다. 붉게 충혈된 눈이 사리 분별을 할 줄 모르는 포악한 짐승 같아 보였다.
“이제야 온 게야? 술 시킨 지가 언젠데!”
아버지는 불같이 화를 내며 담호의 다리를 주먹으로 내려쳤다. 이제는 아프다는 소리를 하는 것도 지겹다.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돌아서는 담호에게 아버지는 뭐가 그리도 화가 나는지 주변에 나뒹굴고 있던 병을 집어 던졌다. 병은 담호의 어깨를 치고 마당으로 날아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깨졌다.
“이 새끼, 지 애미하고 똑같아. 나 무시하는 건 지 애미하고 똑같아! 어떤 새끼랑 바람나 가지고 지 서방이랑 자식새끼 버리고 간 여편네. 으이고! 재수 없는 여편네! 내 손에 잡히기만 해, 죽여 버릴 거야! 사지를 다 찢어 죽일 테다, 내가! 천벌이나 받아라.”
담호는 투덜거리며 봉투에서 술을 꺼내는 아버지를 내려다보았다. 분노와 연민이 희석된 오묘한 눈빛이었다. 술을 까서 벌컥벌컥 들이마시던 아버지의 시선이 저를 차갑게 내려다보고 있는 담호의 시선과 부딪쳤다.
“난 네놈, 그 눈이 마음에 안 들어. 네 애미 닮은 그 눈빛. 안 깔아? 확 파 버리기 전에. 지 애미 도망갔을 때, 저 새끼를 그냥 팔아 버렸어야 했는데.”
어떻게 저 인간을 보며 꿈이라는 것을 꿀 수 있을까. 사는 것만으로도 지옥인 이곳에서 꿈은 정말 사치에 불과했다. 괜한 헛꿈으로 더 크게 실망하고, 더 깊은 상처를 받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미련한 짓을 하고 싶지 않았다.
담호는 아버지의 말을 무시하고 그대로 방을 빠져나왔다. 차라리 진짜 죽어서 지옥에 가도 이것보다 괴롭진 않을 것만 같았다.
왜 자신은 하필이면 저 인간의 아들로 태어났고 왜 하필이면 우리 엄마는 저 인간과 결혼한 것일까. 자신을 이런 운명에 놓아둔 빌어먹을 신이 원망스러웠다.
“이 새끼! 아버지가 말씀하는데 그냥 씹고 가는 거 보소? 너도 네 애미랑 같이 천벌이나 받아라! 이 새끼야!”
방 안에서 들려오는 저를 향한 악다구니와 저주에 담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방으로 넘어왔다. 분명 이곳은 지옥이다. 발악을 해서라도 도망가고 싶은 지옥. 하지만 도망갈 수 없었다. 엄마가 집을 나간 그 새벽, 잠들어 있던 담호를 깨워 따스하게 끌어안아 주며 했던 마지막 말을 담호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침대만 덜렁 놓여 있는 볼품없는 방. 담호는 엄마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찍었던 사진을 꺼내 보았다.
“등신…….”
엄마와의 마지막 날인지도 모르고 뭐가 그리도 좋다고 이렇게 히죽히죽 웃고 있는 걸까.
‘엄마가 반드시 우리 담호 데리러 올게. 그때까지만 엄마 기다려 줘.’
언제쯤이면 올까. 이제 올 때도 된 것 같은데.
혹시 자신을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배가 고프니까, 엄마가 더 생각나는 것 같다.
“담호야아.”
창문 너머로 희미하게 연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진을 내려놓고 창문을 열자 연우와 태조가 서 있었다.
“나오면 이거 주지.”
연우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손에 들린 햄버거 종이 백을 흔들어 보였다.
“그거 뭐야?”
“나오면 알려 줄게.”
연우의 말에 담호가 방에서 살금살금 나왔다. 안방에선 술을 마시며 악을 질러 대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괴기스럽게 들려왔다. 발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나오는데, 갑자기 안방에서 아버지가 일어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담호가 민첩하게 집을 빠져나와 기다리고 있던 아이들에게 눈짓을 해 보였다. 안방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세 아이가 동시에 달렸다. 말하지 않았지만 세 사람은 어디로 달려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한두 번이 아니라 이미 익숙해진 일이었다.
세 사람이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힐 정도로 열심히 달려온 곳은, 외져서 더는 아이들이 찾아오지 않는 작고 낡은 놀이터였다.
목 끝까지 차오른 숨을 가다듬으며 세 사람은 모래가 깔린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연우가 손에 꼭 쥐고 있던 봉지에서 햄버거를 꺼냈다.
“햄버거야. 소은 쌤이 사 주셨어! 오늘 너 안 와서 마음에 걸리셨나 봐.”
“아…….”
담호가 포장을 벗기고 크게 햄버거를 한입 베어 먹었다. 그러곤 앞에 있는 친구들에게 쓱, 내밀었다.
“너 먹어, 우린 많이 먹었어! 태조는 두 개나 먹고.”
연우의 말에 담호는 오랜만에 먹는 햄버거가 맛있는지 망설임 없이 순식간에 먹어 치웠다. 마지막 남은 콜라를 남김없이 빨아들이는 행동엔 아쉬움까지 느껴졌다.
“나 이번에 용돈 타면 피자 먹으러 가자. 시내에 새로 생긴 피자집 있는데 진짜 맛있대.”
담호가 아쉬워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는지 연우가 괜스레 장난스럽게 말했다.
“피자는 내일 먹으러 간다.”
옆에서 잠자코 있던 태조가 두 사람 사이에 은근슬쩍 끼며 말했다.
“너 내일 용돈 받아?”
“이번엔 아버지 구두를 많이 닦아서 더 많이 받을 예정이다.”
“아싸! 그럼 우리 내일 피자 먹으러 가자 담호야.”
연우와 태조는 가난한 담호를 무시하거나, 돈이 없다고 만나 주지 않는 법이 절대 없었다. 오히려 자신들이 받는 용돈을 담호와 함께 쓰느라, 며칠 동안은 우유 한 잔도 사 먹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것이 어린 마음에 싫을 법도 한데, 그들은 담호의 곁을 단 한 번도 떠나지 않아 주었다.
담호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옥에서도 가끔은 외출을 나갈 수 있게 해 주는 동아줄이 있어서.
“근데 말이야. 소은 쌤 예쁘지 않아? 나 선생님 중에 그렇게 예쁜 사람 처음 봐.”
갑자기 연우가 황홀한 듯 들뜬 목소리를 내며 말했다.
“나도 한창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담호야. 너도 말해 봐. 소은 쌤 예쁘지? 난 앞으로 소은 쌤 말 잘 들으려고.”
대답 대신, 담호가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칠흑같이 어두운 하늘에 보석을 흩뿌려 놓은 것처럼 별들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예쁘다. 딱 하나만 가지고 싶을 만큼. 힘들고 속상할 때마다 몰래 숨겨 두고 혼자 보며 위로를 할 수 있게.
자신이 절대 욕심을 내서는 안 될 정도로, 자신과는 너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예쁘다.
문득 소은 선생님이 생각났다. 그뿐이었다.

***


공무원이셨던 두 부모님은 참 좋은 분들이다.
그래서 소은이 원치 않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희망하셨을 때도 쉽게 거역할 수가 없었다. 음악을 전공한 큰오빠나 영화를 전공한 작은오빠나 수입이 좋지 않았고 그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하는 막내딸까지 확실치 않은 전공으로 보내고 싶지 않은 부모님의 마음을 소은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왔니? 첫 출근 어땠어? 많이 힘들었지?”
소은이 오자마자 문을 열어 주고 가방을 대신 받아 주신 아버지가 다정하게 물으셨고 부엌에서 음식을 하던 어머니도 급하게 뛰어나오셨다.
“우리 딸 왔어? 첫 출근 어땠어?”
뜨겁고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소은은 딸이 부모님에게 해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애교를 보여 드렸다.
“괜찮았어. 선생님들도 좋으시고 애들도 다 착한 것 같아.”
“다행이네!”
“우리 딸이 좋아하는 갈비찜 해 놨어. 얼른 씻고 와.”
“응!”
부모님과 함께 밥을 먹고 늘어지는 몸을 이끌어 방으로 들어왔다. 봄인데도 불구하고 딸을 걱정한 어머니가 미리 전기장판을 틀어 놓으셔서 안은 제법 훈훈했다.
‘엄마는 집을 나가시고 아빠는 알코올 중독자래. 그래서 자주 담호에게 폭행을 가하나 봐.’
먼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뉴스나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들. 하지만 이제 그 이야기는 제 가까운 주변의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인지 소은은 많이 당황스러우면서도 신경이 쓰였다.
불편한 몸을 틀어 누웠다. 복도 한가운데서 자신을 바라보던 담호의 시린 눈빛이 떠오른다.
‘그렇게 애쓰지 않으셔도 돼요. 어차피 진심도 아니시잖아요.’
뭘 해 줄 수 있을까.
그 아이가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고 사회에 나가 안정된 삶을 살기 위해선 무엇부터 해 줘야 할까.
“분명, 노력해서 찾으면 좋아하는 게 있을 텐데…….”
소은은 밤새도록 담호의 걱정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


출근을 하면서도 소은은 황량한 사막의 미어캣처럼 상체를 세우고 주변을 살폈다. 혹시 담호 일행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는데 교무실에 도착할 때까지도 그 아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소은이 선생님들과의 간단한 일지 회의를 끝내고 1교시 수업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담호 이 녀석 또 안 왔네?”
조회를 끝내고 내려온 고 선생님이 자리에 앉자마자 전화기를 붙들고 말했다.
“전화도 안 받고.”
고 선생님의 한숨이 깊어졌다. 옆에서 그런 자신을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보고 있는 소은에게 고 선생님은 힘겨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래도 오겠지? 집보다는 학교가 나을 테니까.”
소은이 자신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 오늘 1교시 수업만 있어서요. 그때까지도 담호 안 오면 제가 집에라도 가 볼까요?”
“아니. 뭐 그럴 필요까지 있나. 오겠지, 뭐.”
고 선생님이 가볍게 소은의 어깨를 다독이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은은 고 선생님이 교무실을 나간 후 담호의 집에 다시 한번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받지 않았다.
고운 얼굴에 났던 상처들이 떠올랐다. 술에 취한 아버지의 손찌검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리는 담호의 모습이 상상이 되어 소은의 얼굴에 근심이 더욱 짙어져 버렸다. 소은은 결국 담호의 친구인 연우와 태조의 반으로 가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정 선생님.”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남자 목소리에 소은이 돌아보았다. 일전에 올해로 부임한 지 3년 차로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며 자신을 소개한 수학 담당 서승현 선생님이 서 있었다.
“커피 한 잔 마실래요?”
이미 타 온 커피를 내밀며 묻는 승현의 말에 소은이 살며시 커피를 받아 들었다.
“감사합니다.”
“어제 첫 출근이었는데, 힘든 일은 없어요?”
부드럽고 다정한 목소리였다. 소은은 낮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직은 딱히 없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제가 지금 급하게 볼일이 좀 있어서, 그럼.”
서 선생님이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소은은 뒤돌아볼 여유도 없이 곧장 연우와 태조의 교실로 향했다. 돌아다니는 아이를 붙잡고 보이지 않는 연우와 태조의 소재를 물었다.
“걔네 아직 안 왔는데요?”
“뭐? 얘들도 아직 안 왔다고?”
“네. 2학년 7반 박담호 안 오면 걔들도 안 와요. 걔네들 셋이 매일 뭉쳐 다니잖아요. 물론, 걔들이 박담호를 쫓아다니는 거지만.”
그렇다면 조금 안심해도 되는 걸까. 적어도 아이들 셋이 함께 있다면 담호의 아버지도 어찌할 수는 없으시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돌아서는 소은의 시야로 복도 끝에서 담호와 아이들의 모습이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