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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흐응,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흘리고 말았다. 위, 아래에서 받는 자극의 쾌감이 컸기 때문이다.

남자는 질 안을 휘젓던 손가락을 빼더니, 그녀의 다리를 한계까지 벌렸다. 두툼한 살덩어리가 눅진한 음부 입구에서 크기를 키웠다. 비범하지 않은 굵기의 귀두가 갈라진 속살 위를 훑으며 쿠퍼액을 묻혔다. 미끈거리는 느낌에 소름이 돋고, 예민한 살갗에 생살이 비벼질 때마다 올라오는 저릿함은 현실처럼 생생했다.

번들거리는 애액을 뒤집어쓴 뭉툭하고 단단한 것이 틈새를 파헤치며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비정상적인 크기의 성기를 받아들이기엔 턱없이 작은 구멍이었다. 질 구멍이 주름 없이 팽팽하게 벌어지면서 좆을 쥐어짜듯 조여 대자 남자는 비음 섞인 신음을 토해 냈다.

“후우, 힘 좀 빼 보세요.”

“아아…… 자, 잠깐만. 그, 그만. ……하아!”

아직 반도 들어가지 않은 흉측한 몽둥이가 질 안의 떨림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가 엉덩이를 뒤로 빼며 도망치려 하자, 남자는 씽긋 미소를 지었다.

“제가 너무 봐드리면서 한 것 같죠?”

남자가 그녀의 몸을 단단히 붙잡더니, 남은 반을 한꺼번에 깊게 처박았다.

“하아! 아으으……. 아, 아파.”

왜 아플까? 너무도 생생한 느낌에 숨이 가빠졌다. 흥분한 질벽이 수축해 페니스를 꽉 물어 버렸다. 울퉁불퉁하게 솟은 핏대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저는 경고했습니다. 성교란 게 한번 시작하면 멈추는 게 불가능해서.”

“흐읏. ……으윽.”

사령이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남자가 허리를 움직였다. 흉흉하게 솟은 핏줄이 내벽을 긁고 휘저으며 빠져나갔다. 귀두까지 빼낸 것을 음낭까지 집어넣을 기세로 다시 처박았다. 속살 안으로 파고들었던 굵은 기둥이 질벽을 잔뜩 긁으며 조금 더 크고 단단해졌다.

‘이래서 인간한테 발정 나면 위험한데.’라는 소리가 남자의 잇새로 새어 나왔다. 그는 거친 숨을 토해 내며 한계 없이 커지는 것을 깊숙하게 찔려 넣었다.

“아아…… 아읏.”

사령은 자지러지는 신음을 내뱉었다.

박혀 있던 성기가 좁은 질을 넓히며 조급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귀두를 질 구멍에 걸릴 때까지 잡아 뽑다가, 다시 매섭게 내리꽂았다. 질척거리는 소리를 내며 조급하게 들이닥치고 빠져나가길 반복했다.

남자는 그녀의 허벅지를 움켜쥐고 거칠게 허리 짓을 했다. 턱, 터억, 턱. 마찰음이 거세지고, 한계까지 벌어진 사령의 다리는 남자의 허리를 휘감은 채 파르르 경련하듯 떨렸다.

“아, 하아아…… 아아!”

“오랜만이신데도 잘 조이시네요. 이러니 제가 참을 수가 없지 않습니까.”

느릿한 목소리에 쾌감이 묻어나고 있었다.

허리를 뭉근하게 돌리며 난폭하게 찌르기를 멈춘 듯했지만,

“이러면 정말로 곤란해집니다.”

남자가 눈을 내리깔며 밭은 숨을 내뱉자 검붉은 성기가 내벽 안에서 다시 부풀어 올랐다. 가득 차 있는데 또다시 크기를 키우자 그녀는 숨이 막혀 왔다. 도대체 얼마큼이나 더 키울 건지.

“만져지는군요.”

남자의 손가락이 무언가를 찾듯이 그녀의 배를 꾹꾹 누르고 있다. ‘느껴지십니까?’라고 묻는 남자에게 사령은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무엇이 만져진다는 걸까.

다만 남자의 손길이 지나는 자리마다 뱃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 꿀렁거리고 있었다. 그것이 움직일 때마다 바늘로 찌르는 듯한 야릿한 통증이 느껴졌으나, 어느 순간부터 홧홧한 열기로 바뀌기 시작했다.

“제 성기에 그것이 닿았어요. 기분 나쁘게 말입니다.”

남자의 두꺼운 페니스가 질 안을 찌르고 들어올 때마다, 알알이 꿴 구슬들이 서로 맞물려 부딪히는 소리가 나는 것만 같았다.

“인간이 제 자지를 품고서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정상인데.”

“하아, 하아아…….”

꽉 찬 귀두 끝이 상하좌우 할 것 없이 내벽 전체를 긁어 댔고, 붉게 달아오른 속살이 흡착판처럼 기둥에 들러붙어 딸려 나왔다. 성기를 다시 거칠게 박아 넣자 두둑한 고환이 엉덩이를 세게 때렸다.

“불완전한 짐승의 것이라 해도, 그 또한 보주(寶珠)라고 힘을 쓰고 있군요.”

사령은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빠듯하게 벌어진 구멍 안을 드나드는 성기로 인해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가 긁고 휘젓는 깊은 곳에서 작은 불꽃이 일었다. 하지만 그 불꽃은 고통스럽지 않았다. 평소에 그녀를 괴롭히던 뱃속의 뜨거움과는 달랐다. 오히려 온몸이 얼어붙을 것 같은 차가움이었다. 그 시원함에 사령은 밭은 신음을 내뱉었다.

어려서부터 느꼈던 뱃속의 뜨거움. 여름이 되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에어컨 냉기를 바로 앞에서 쐬어도 얼음을 입 안에 넣고 씹어 삼켜도 식혀지지 않던 열기. 그 열기가 꿈속에서 만난 한 남자와의 성교로 사라지고 있다.

“본능이 무섭긴 합니다. 죽을 것 같으면 귀신같이 찾아와서 제 정기를 빼앗아 가니 말입니다.”

“……알아듣게 말을…… 으읏.”

“뱃속에 담긴 저주의 물건을 정화하려고 제 집에 오는 거 아닙니까?”

자신의 뱃속에 무엇이 담겼다고 이러는 건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 한옥집 주인인 남자와 엮이면 몸이 편해진다는 것을.

몸이 힘들 때마다 한옥에 오는 꿈을 꾸었다. 다른 꿈들은 깨어나면 기억이 희미해지지만, 한옥에서 머물다 간 기억만큼은 생생했다. 그리고 몸이 한결 가벼워지고 좋아졌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생각하기도 싫을 만큼 끔찍한 하루였다. 죽고 싶을 만큼 아팠고, 잠들기 전에 웅크려 누운 채 두 손으로 제 배를 감싸고 있었다. 약 기운이 돌면 좀 고통이 덜할까 싶어 끙끙거리며 눈을 감고 잠을 청했었다.

사령은 본능적으로 남자의 허리를 감은 두 다리에 힘을 주어 그와 몸을 밀착시켰다.

“보채지 않으셔도 밤새 박아 줄 테니.”

순간적으로 남자의 동공이 세로로 갈라지는 듯했다. 사령을 향해 집요하게 달라붙던 날카로운 눈동자가 가늘게 좁혀졌다 커진 것이다.

퍽― 퍼억. 성기를 잡아 빼고 다시 강하게 처넣었다. 흉포한 허리 짓이 이어질 때마다 질척이는 소리가 끊임없이 방 안을 가득 메웠다.

“아…… 아읏!”

사령은 다음 상황을 모른다. 항상 그를 만나기 전에 꿈이 끝났으니까. 남자와의 섹스는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이었다. 하지만 꿈이라 생각되어 쉽게 받아들였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거지 같은 현실을 잊고 싶은 마지막 몸부림이었든가.





1. Monday





이 세상은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한다.

아무리 평등한 시대가 되었다고 하지만, 신분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고 누군가는 차별을 받는다. 가령, 무당의 딸이라든가. 대물림을 받아 귀신을 본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사람들의 반응들은 대체로 비슷했다. 대놓고 따돌리거나, 아닌 척 따돌리거나. 성향은 달랐어도 결론은 같았다.

사령은 언젠가부터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에 맞춰 살아가는 법을 배워 나갔다. 물론 시행착오가 많았다.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기에, 매사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짜증 나. 이러다 날 새겠어.”

인간의 소리인지 아니면 귀신의 소리인지 구분하기 위해 온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백사령 얼굴 예쁜 거 빼면, 별 볼 일 없잖아. 같이 촬영하는 개 새끼 연기가 더 좋더라. 하긴 그러니까 그 얼굴에 만년 조연이지.”

“그러니까. 그 간단한 걸 못 해서 계속 NG냐고. 차라리 내가 더 잘하겠어.”

연기에 대해 불평하는 걸 보니 인간이 맞다. 사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스물여섯 해를 살면서 인간이 하는 짓에는 면역이 되어 있다. 심지어 인터넷에서의 악플조차도 그녀에게 아무런 상처를 내지 못했다. 그녀가 두려워하는 건 그런 것과 차원이 달랐으니까.

한 고비를 넘기고 나니 난감해졌다. 욕먹는 대상이 다른 이였다면 그냥 못 들은 척 나가면 되지만, 본인이 난도질을 당하고 있는 당사자다 보니 주저되었다.

언제까지 욕을 할까 싶어 가만히 있었지만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시작할 때 바로 얼굴에 철판을 깔고 나갔어야 했는데. 이제는 나가기도 뻘쭘했다.

백사령이…….

백사령은…….

백사령 걔가…….

별의별 뒷담화가 다 오갔고, 그 소리를 들으며 사령은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화장실에서 누군가의 뒷담화를 하려면 칸 안에 사람이 있나 정도는 확인해 주는 게 예의 아니었던가. 잠깐 쉬기 위해 들어왔지만 이젠 나가기가 힘든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녀 자신도 욕먹을 만했다는 걸 인정한다. 연기를 시작한 지 8년인데, 감초 역할을 맡은 골든레트리버 ‘찰스’보다 연기를 못했으니 말이다. 변명하자면, 그녀는 유독 비 오는 날에 컨디션이 나쁘다. 이번 드라마도 여름 촬영이라 주저했지만, 소속사에서는 네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냐고 화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