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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여보세요?”

― 아, 다정 씨. 나, 이 팀장.

다급하게 느껴지는 여자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네, 팀장님.”

다정의 연애 칼럼을 재밌게 여겨 준 은인 같은 이 팀장이었다.

― 혹시 시간 되면 잠깐 나 좀 도와줄 수 있어? 시급은 짱짱하게 쳐줄게.

“무슨 일이신데요?”

― 오늘 굉장히 중요한 인터뷰가 있는데, 담당하는 애가 일이 좀 생겼어. 다정 씨가 예전에 이쪽 일 좀 했잖아?

‘예전이 아니라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다정은 속으로 대답했다. 실제로 아직 리포터의 일도 겸하고 있다. 프리랜서 일만으론 먹고살기 빡빡한 탓이었다. 방송 대본, 드라마 대본, 가끔 펑크 나는 기사 메꾸는 자잘한 일들을 모아도 빠듯했다.

“네, 그렇죠.”

― 그럼 한 시간 내로 청담동 A 스튜디오로 와 줘. 부탁 좀 할게.

“지, 지금요?”

― 택시 타고 와. 영수증 청구하고.

“팀, 팀장님?”

이 팀장은 다정의 대답도 듣지 않고 전화를 뚝 끊어 버렸다. 다정은 끊어진 휴대 전화를 멀뚱히 바라보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지간히 급한 인터뷰네.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 기다리고 있기에.’

다정은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외출 준비를 했다. 김포 공항 근처에 사는 그녀가 강남까지 한 시간 만에 갈 방법은 지하철 급행을 타는 수밖에 없다. 택시를 타라니, 그 말은 도로 한가운데서 움직이지 말라는 뜻이다.

화장은 지하철 안에서 하기로 했다. 나이 스물아홉 정도 되면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은 생기기 마련이었다.

대충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머리카락에 가득한 물기를 대충 수건으로 제거하고 두피만 헤어드라이어로 말렸다. 헤어 에센스로 젖은 머리끝을 쭈물거리고 재빨리 옷매무새를 만졌다. 방송에 나오는 인터뷰가 아니라 잡지 인터뷰니 그녀가 사진에 나올 일은 없었다. 그러니 대충 정장은 아니면서 그렇다고 너무 편해 보이지도 않는 원피스를 골랐다.

‘이럴 때 입으라고 원피스가 있는 것이지, 훗.’

이 원피스로 말할 것 같으면, 얼마 전 지혜가 백화점에서 사 오고서는 색상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며 버리려고 했던 것이었다. 깊은 바다색의 몸에 딱 붙어 몸매가 한껏 드러나는 옷이었다. 그리 작은 키도 아닌 데다 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나올 곳은 나온 다정에게 완벽하게 어울렸다.

‘그러니까 왜 입어 보지도 않고 옷을 사느냐고. 돈이 남아도나.’

다정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며 입술을 삐죽였다.

“언니, 나 나간다.”

구두를 신으며 다정은 언니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어디 가?”

나른한 목소리로 기지개를 켜며 지혜가 방에서 나와 물었다.

“인터뷰 대타.”

“어떤 연예인인지 갔다 와서 말해 줘.”

“알았어.”

“이왕이면 사인도 받아 오고.”

“…….”

“야, 안다정! 안다정! 대답해야지!”

지혜의 말을 무시하고 다정은 현관문을 쾅 닫고 나왔다.

‘사인은 무슨. 그게 얼마나 낯 팔리는 짓인데.’

다정은 속으로 지혜를 향해 욕을 한 바가지로 했다. 자매지간이지만, 성향은 전혀 달랐다.

두 달 전, 다정의 연애가 갑작스럽게 끝났을 때도, 자유연애를 지향하는 지혜는 동생의 한심함에 대해 잔소리를 퍼부었다. 엄마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였지만, 다행히 엄마는 모르는 척 눈감아 줬다. 그렇게 떠난 여행에서 엄청난 연예인과 하룻밤을 보냈다는 것은 아무도 모른다.

그 생각을 하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건우와 보낸 하룻밤을 한여름 밤의 꿈이었다 생각하지만, 텔레비전에서 그가 나올 때마다 열불이 솟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분명 성격 이상할걸? 저것도 다 연기야.’



그녀가 말하면 지혜는 어제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건우 예찬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좋아할 땐 언제고 왜 태도가 바뀌었냐는 식으로 잔소리를 퍼부었다.

‘그건 이건우의 실제 모습을 보기 전이지.’

다정은 집을 나와 올라탄 지하철 창밖으로 보이는 깜깜한 터널 속이 꼭 자신의 미래 같았다. 갑자기 의자에 앉아 있는데도 머리가 핑 도는 것처럼 현기증이 느껴졌다. 일어나자마자 아무것도 먹지 않고 나온 탓인지 속이 메슥거렸다. 어쩌면 이건 모두 떠올리고 싶지 않은 놈을 떠올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다정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이건우 생각을 깜깜한 터널 속으로 날려 버렸다.



“왔어, 다정 씨? 진짜 진짜로 고마워. 내 생명의 은인이야, 은인.”

다정이 도착하자 입구로 마중 나온 이 팀장은 그녀의 손을 양손으로 꽉 잡고 위아래로 흔들어 댔다. 이 팀장의 짧은 커트 머리가 땀에 젖은 것을 보니 어지간히 급한 상황이긴 한 것 같았다.

“인터뷰 대상이 누군데 그러세요?”

“자, 여기 질문 목록. 누군지는 저기 가서 봐. 일찍 오는 바람에 일단 화보부터 찍고 있으니까. 어휴. 살았다, 살았어.”

빨간 립스틱을 진하게 바른 이 팀장은 한숨 돌렸다는 듯이 다정의 등을 떠밀었다.

다정은 이 팀장이 건넨 A4 용지를 받아 들고 카메라 셔터가 번쩍이는 곳으로 향하면서 질문 내용을 확인했다. 그리고 순간, 그 자리에 돌처럼 멈춰 섰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제발 자신이 잘못 본 것이길 바라며 그녀는 들고 있던 종이 뭉치로 시선을 떨궈 다시금 확인했다. 역시나 인터뷰 첫머리에 ‘이건우’라는 이름이 또렷하게 보였다.

“왜 그래, 다정 씨?”

뒤에서 이상하게 여긴 이 팀장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제야 다정은 정신을 차렸다.

“아, 아니에요.”

그녀는 영원히 멈추고 싶은 다리를 간신히 움직여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남자에게 다가갔다.

번쩍이는 빛 앞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는 한 남자, 흰색 면바지와 파란색 셔츠를 입고 자연스러운 자세로 맑은 미소를 한껏 짓고 있는 남자는 현재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남자였다.

‘이건우…….’

이 무슨 하늘의 장난이란 말인가. 이곳에 오면서도 그를 만나리라고는 단 1초도 생각한 적 없었다. 아니, 천하의 이 팀장이 그렇게 안절부절못할 정도면 이건우급 정도는 되어야 했지만, 그래도 정말 이건우라니.

다정은 다시금 현기증이 일어 발바닥에 꽉 힘을 주었다. 넘어지지 않으려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온몸에 힘을 주어야 했다. 메슥거림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왔다.

얼어붙은 그녀와 눈이 딱 마주친 건우가 손을 들어 사진작가를 멈추게 했다.

“오늘 인터뷰할 분이신가요?”

“네? 네…….”

“드디어 기다리던 분이 나타났네요. 인터뷰하고 다시 시작해도 될까요?”

그의 질문에 주변 스텝들은 하나같이 ‘그럼요’를 연발했다.

‘나를 못 알아보는 건가?’

다정은 그녀를 향해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다가오는 건우를 보고 생각했다. 그녀가 태국에서 하룻밤을 함께했던 그와는 전혀 달랐다. 역시 일할 때는 본모습을 숨기는 거라고 그녀는 으레 짐작했다.

“이건우라고 합니다.”

“아, 네, 네. 안다정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그녀는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고개를 살짝 숙여 그에게 인사했다.

‘못 알아보는 거라면, 끝까지 알아보지 마라. 야발라야히기야.’

그녀는 속으로 주문을 외웠다.

술에 취했던 모습이나 절정을 맞이하던 알몸의 그녀를 잊어 주기를, 화장이 얼룩지고 머리카락은 산발이었던 다음 날 아침의 그녀는 까맣게 잊어버렸기를 바랐다. 아니, 아예 그와 자신의 기억 속에서 그날의 하룻밤이 한꺼번에 사라졌으면 싶었다.

왜 하필이면 자신이란 말인가. 그녀는 짜증이 났다. 인터뷰하기로 했던 기자는 하필이면 오늘 같은 날 아픈 것이고, 이 팀장은 수많은 기자 중 하필이면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자신을 불러낸 것인지. 이건우 저놈은 왜 또 자신을 향해 신사처럼 다정한 미소를 띠고 있는지, 모두를 향한 원망이 솟구쳐 올랐다.

두 사람은 스튜디오 한쪽에 마련된 인터뷰 장소로 가서 마주 보고 앉았다. 잠시 뒤 그의 매니저로 보이는 남자가 다가왔다. 이건우처럼 큰 키에 숱이 많은 머리카락을 모조리 뒤로 넘기고, 편안한 셔츠와 청바지 차림이었다.

“커피 드시겠어요?”

감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건조한 목소리로 건우가 다정에게 물었다.

“아, 네. 고맙습니다.”

“형, 여기 커피 좀.”

건우는 그 남자를 형이라 부르며 커피를 부탁했다.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를 피했다. 어색한 기류가 더 흐르기 전에 다정은 먼저 말을 꺼냈다.

“인터뷰 시작해도 될까요?”

“네, 그러세요.”

그의 대답을 듣고 그녀는 휴대 전화를 꺼내 녹음기를 켰다. 나중에 기자에게 파일로 보낼 자료였다.

“이번에 유명한 장보고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시게 되었죠? 축하드립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이번 작품을 선택하시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장 감독님께서 새 작품을 연출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가 직접 연락드렸습니다. 아무래도 그런 거장과 함께하는 것은 제 연기 실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니까요.”

그는 부드러운 음색으로 차분하게 대답했다. 다정은 덕분에 태국 끄라비섬에서의 일은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인터뷰에 집중했다.

영화 관련 인터뷰가 마무리되고 이제 그의 사생활과 관련된 질문들이 종이에 쓰여 있었다. 첫 질문을 보고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

‘낭패네.’

다행히 그 순간 아까 나갔던 남자가 양손에 아이스커피를 들고 다가왔다. 그리고 두 사람에게 커피를 건네더니 건우 뒤쪽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입이 바싹바싹 마르던 다정은 아이스커피를 손에 받아 들고 빨대로 한 모금 들이켰다. 하지만 빈속에 마시는 커피는 그녀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지하철 안에서부터 이상했던 배 속이 더 뒤틀리는 느낌이라 그녀는 결국 커피가 든 일회용 컵을 의자 옆에 내려놓았다.

“얼마 전에 혼자서 여행을 다녀오신 것 같아요? 비밀리에 출국하는 모습이 파파라치에게 찍혀서 곤욕을 치르셨죠? 여배우 캐스팅이 막 끝난 참인 데다 그 캐스팅이 불발됨과 동시에 입국하셔서 이런저런 뜬소문이 생겼는데, 이건우 씨의 견해를 밝혀 주실 수 있나요?”

그녀의 질문에 그의 눈썹이 살짝 위로 올라갔다.

“소문은 소문일 뿐이죠. 촬영이 시작되기 전에 잠시 저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떠난 여행이고, 한국에서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어요.”

그는 아무렇지 않은 투로 무미건조하게 답했다.

‘웃기시네. 네가 잘랐잖아, 그 여배우.’

다정은 호텔에서 들었던 건우의 전화 통화 내용을 떠올리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하긴, 건우 씨처럼 미담이 많은 분한테 그런 소문이 생기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죠.”

“하하, 그렇게 말씀하시니 좀 쑥스러운데요.”

건우는 정말 쑥스러워하는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연예계 생활이 힘들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도망치고 싶으셨던 적은 없어요?”

다정은 무심코 인터뷰 종이에는 없는 질문을 했다. 이전 질문에 철면피로 응하는 그가 아니꼬웠기 때문이다. 네 본모습 따위 내가 잘 알아, 하는 마음이었다.

“하하, 절대요. 제 몸은 저 하나만의 것이 아니니까요.”

“그럼 이번 여행은 힘들거나 해서 도망치셨던 것은 아니네요?”

“당연하죠.”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였나요?”

“음, 아니요. 다른 곳이라면 모르겠는데 이번엔 정말 별로였어요.”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

“미담 제조기로 유명하신데, 정말 그렇게 매사에 친절하고 착하신가요? 욱하거나 하실 때는 없어요?”

“글쎄요. 저는 그냥 평소대로 할 뿐인데……. 그래도 화가 날 때는 있어요. 예를 들면 제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누군가가 이용하려 할 때요.”

“이용이요?”

“네. 요즈음 연예계에 남자 스타들을 상대로 한 범죄들이 많았잖아요. 물론 남자들이 잘못한 일도 있지만, 무고했던 일도 있죠. 남녀 연예인들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어요. 얼굴이 알려진 공인이라는 이유로 말이죠. 저는 그런 일을 겪을 때면 화가 나더군요.”

그녀는 종이만 쳐다봤던 시선을 들어 그를 바라봤다. 그의 기다란 속눈썹 안에 숨겨진 눈동자가 냉철하게 빛났다. 그녀를 꿰뚫어 보는 눈동자였다.

‘난 너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어.’

그의 눈이 말했다.

‘기, 기억하고 있구나.’

그녀는 온몸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그는 분명 태국에서 만났던 그녀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그녀의 질문에 최근 있었던 연예계 꽃뱀 사건을 예시로 들어 대답한 것이다.

“음, 알겠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게요. 이상형이 어떻게 되시나요?”

“제가 좀 보수적인 편이라, 순수한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순수한 사람이요?”

“네. 뭐랄까, 요즘은 세상이 너무 성에 대해 열려 있잖아요. 그래서 제 배우자가 될 분은 얌전하고 순수한, 그런 여성이었으면 좋겠어요.”

그가 해맑게 웃었다.

‘윽, 이 새끼가.’

다정은 건우가 그녀에게 들으라고 하는 말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아무 남자하고 자고 다니는 꽃뱀 같은 여자는 싫다는 말을 이렇게 돌려 한 것이다.

“네, 저도 건우 씨 말에 동감이에요.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들도 순수한 사랑을 하는 사람은 찾기 힘든 것 같아요.”

다정은 건우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너도 똑같은 놈이야.’

그런 메시지를 눈에 가득 담아 그에게 쏘아 보냈다. 그 역시 눈길을 피하지 않았다.

“다 끝났나요?”

두 사람의 어색한 기류를 눈치챘는지 건우의 뒤에 앉았던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물었다.

“아, 네. 다 끝났습니다.”

다정은 휴대 전화의 녹음 기능을 정지시켰다. 중간에 산으로 새긴 했어도 해야 할 질문은 다 마무리한 후였다.

“수고하셨습니다. 인터뷰는 다음 호에 실릴 예정이에요. 이 팀장님이 소속사로 보내 드릴 겁니다.”

“네, 수고하셨어요. 급하게 오신 것 같은데 유연하게 잘하시더군요.”

“이건우 씨한테 이런 칭찬을 들으니 감개무량하네요.”

다정은 칭찬하는 건우에게 일부러 비꼬듯 답하고 자리를 피했다. 더는 그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 빨리 집으로 돌아가 마저 잠이나 잤으면 싶었다.

“팀장님, 파일 정리해서 담당 기자에게 보낼게요.”

“고마워, 다정 씨. 덕분에 살았어.”

“하하, 네.”

방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이 팀장이 제발 모르기를 바라며 다정은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잠시 입구에 기대서서 신발 한 짝 벗은 발을 반대쪽 신발 위에 올렸다. 오랜만에 굽이 높은 구두를 신었더니 부은 발이 아팠다.

가방에서 머리끈을 꺼내 다 마른 머리를 묶었다. 시원한 늦봄 바람이 볼에 닿자 그녀는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요 며칠 마감 때문에 피곤했는지 열감도 있고 여기로 오면서부터 느꼈던 불편한 느낌에 얼른 집으로 돌아가 쉬고 싶었다.

“안다정 씨?”

“네?”

바깥 공기를 쐬며 잠시 숨을 돌리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그녀를 불렀다. 돌아보니 아까 건우 뒤에 있던 남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