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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루크가 멈칫했다. 얼굴에 의아한 표정이 떠올랐다. 그 와중에도 크리스는 착실히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상의를 밀어 올린 손은 이제 목적을 달성했다는 듯 벨트를 끌러 내고 있었다. 루크의 시선이 크리스의 나신에 멈췄다.

크리스의 그것은 아까부터 발기한 채로 꺼덕이고 있었다. 러트가 오며 발정을 했으니, 사실 당연한 현상이었다. 그렇지만 하필 크리스가 그런 상태라는 사실이 조금 묘했다. 아니, 사실은 아주 많이.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던 루크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루크는 몸을 뒤로 빼기 위해 시트를 쥐었다. 왠지 불안했다.

“안다고?”

“응…….”

배시시 웃어 보인 크리스가 이내 루크의 바지를 확 벗겨 냈다. 잠깐, 크리스, 제지하기 위해 다리를 움직였으나 허사였다.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모를 힘으로 크리스가 그를 제압했다. 그러나 더 충격적인 건 그다음이었다. 드러난 브리프 속의 제 성기가 딱딱하게 발기한 상태였던 것이다.

그는 지금, 동생을 상대로 욕정하고 있었다.

페로몬 때문인가? 친동생의 페로몬에도 발기할 수 있다고? 옷을 벗기기만 했을 뿐인데 하체가 지끈거렸다. 루크는 경악한 눈으로 제 상태를 살폈다. 크리스의 손가락이 브리프의 고무 밴드 부분을 슬며시 당겨 내리는 게 보였다. 이대로 놔둔다면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것 같아, 루크는 상체를 일으켰다. 적당한 운동으로 희미한 복근이 잡힌 배에 힘이 들어갔다.

“크리스……. 네가 혼란스러운 건 알겠지만……, 이건, 이건 안 될 것 같다.”

그 와중에도 나쁜 말이나 단호한 거절을 할 수 없었다. 루크는 크리스의 손목을 잡았다. 깜빡이는 속눈썹 아래로 푸른 눈이 흔들렸다. 크리스가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왜?”

천진한 목소리에는 순수한 의문만이 가득했다.

“우린 이러면 안 돼. 난 네 형이니까. 이런 건 다른 사람과 해야 해, 크리스.”

루크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설명하듯 다정하고 점잖은 목소리로 말했다. 루크의 눈에 크리스는 여전히 어린 소년 같았으니 하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다 해 준다고 했잖아.”

어릴 적부터 루크가 입에 달고 살아왔던 말이 크리스에게서 나왔다. 루크는 흠칫했다.

“그랬지. 지금도 그래. 이런 걸 빼곤 다 해 줄 수 있어, 크리스.”

마음이 혼잡했다. 역겨움이나 경멸이 아닌 안타까움이 먼저 찾아들었다. 가엾은 것. 루크의 잘못이다. 크리스는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을 테니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루크는 본인의 그런 상태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그는 그저 눈앞의 동생이 원하는 걸 줄 수 없는 상황에 유감을 느꼈다.

“싫어. 나는 루크만 원해.”

하지만 크리스는 고집스레 고개를 저었다. 아름다운 흰 얼굴이 처량하게 보였다.

“크리스, 일단 오늘은 약을 먹고 다시 이야기하자.”

“……루크는 내가 싫어? 나는 루크가 아니면 싫단 말이야…….”

이어지는 말에 크리스의 손목을 잡은 손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크리스는 정말로 슬프게 말했다. 상처 받은 것 같은 얼굴을 보고 있자니, 도저히 강하게 나갈 수가 없었다.

루크의 마음이 약해진 틈을 타 크리스는 그의 브리프를 벗겨 냈다. 엉덩이와 성기를 감쌌던 브리프가 벗겨지는 감촉이 선연했다. 드러난 성기가 딱딱하게 발기한 채 굳어 있었다.

크리스는 제 행동을 내버려 두는 루크를 잠시 살피다, 그의 성기를 쥐었다. 동생의 뜨거운 손이 성기를 문지르는 감각에 신음이 터졌다. 읏. 크리스의 흰 뺨에 서서히 붉은 기가 돌았다. 루크의 신음을 들은 크리스가 빤히 그를 응시했다. 긴 속눈썹이 느리게 깜빡였다.

“루크, 나…… 몸이 이상해.”

그렇게 말하며 크리스는 루크의 다리 사이에 제 것을 비비기 시작했다. 발기한 크리스의 것이 루크의 사타구니와 성기를 스치고 지나가길 반복했다.

“크리스, 제발…….”

단호한 거절 대신 루크는 절망적인 심정으로 크리스에게 속삭였다. 여기서 한 번만 더 크리스가 그를 조른다면 도저히 거절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말도 안 되는, 아니, 가정하는 것 자체가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루크는 전부터 제 동생에게 너무나도 약했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워, 뭐든지 들어줘야 할 것 같은 연약한 생명체가 그의 유구한 역린이었다. 그리고 사랑스러운 그의 동생은 루크의 바람을 들어주지 않았다.

“난 너무 아픈데……, 형은 내가 아픈 게 괜찮은 거야? ……미워.”

크리스의 눈에서 잠시 멎었던 눈물이 다시 뚝뚝 떨어졌다. 루크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얼마나 고통스러우면 저럴까. 비이성적인 결론이 내려졌다. 그는 이성을 억지로 밀어냈다. 본능과 이성이 경고하는 것을 애써 무시한 루크는 결국 눈을 꾹 감았다.

크리스의 손목을 쥔 그의 손이 스르르 내려갔다. 자유로워진 크리스의 손이 부드럽게 루크의 것을 쓸었다. 흣, 읏, 멈췄던 신음이 터지며 다리가 조금 벌어졌다. 크리스가 몸을 겹쳤다.

“해도 돼…… 형?”

루크는 대답 대신 눈을 떴다. 지척에 마주한 말간 눈동자가 순진하게 그를 보고 있었다. 루크는 침묵했다. 가만히 그를 살펴보던 크리스가 이내 정답을 찾아냈다. 그는 형의 허락을 착하게도 금세 알아들었다.

“사랑해, 루크.”

여느 때처럼 사랑을 속삭인 크리스가 드디어 웃음을 보여 주었다. 동시에 페로몬이 그를 확 덮쳤다. 마침내 웃어 주는 동생의 모습에 안도감이 들면서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질척이는 소리가 방 안을 채웠다. 다리가 벌려진 상태로, 루크는 입술을 꽉 깨물고 천장을 노려보았다.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동생을 보지 않기 위해서였다.

뜨거운 숨이 엉덩이 골에 닿자 축축한 습기가 맺혔다. 더욱 가관인 건 그의 안쪽이 이미 젖어 있었단 점이다. 오메가가 맞는지 본인조차도 회의적이었던, 한 번도 젖은 적이 없던 뒤가 흥건했다. 뻐끔거리는 붉은 구멍의 틈새로 투명한 액이 줄줄 새었다. 크리스의 방에 들어온 순간부터 이미 젖어 있던 것이다.

“있잖아, 루크. 여긴 원래 이런 거야?”

순진하게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루크의 허락을 알아들은 크리스는 생전 처음 보는 것을 탐구하는 아이처럼 루크의 몸을 살피는 중이었다.

루크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조차도 몰랐던 사실이니까. 수치심이 밀려들었다. 크리스, 제발……, 뭔가를 말하려 하던 루크는 입을 닫았다. 뭘 청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사이 크리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눈을 살짝 들어 그에게 눈웃음을 치던 크리스가 이내 혀를 내밀었다.

뾰족하게 세워진 혀가 구멍을 찔렀다. 구멍에 닿는 혀의 감촉에 루크가 눈을 크게 떴다. 발바닥으로 시트를 박차며 몸을 버둥거리는 걸 크리스의 손이 제압했다. 양 허벅지를 잡아 누르며, 크리스가 구멍을 할짝거렸다.

“크리스, 잠깐, 거긴 더러운, 으응……!”

본인의 입에서 나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교성이 터져 나왔다. 루크는 다급히 손으로 제 입을 막았다. 동생에게 들려주기엔 지나치게 교양이 없는 소리였다. 천박하고 형답지 못했다. 크리스는 답 대신 혀를 계속 움직였다. 말캉하지만 의외로 단단한 혀가 주름을 샅샅이 핥아 내기 시작했다. 빨아 대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흣, 하윽, 으응……! 크리, 스으, 아……!”

그곳이 오메가 남성의 성교에 사용되는 곳이란 건 알지만, 루크에게는 평생에 걸쳐 배설 기관의 역할만을 했던 곳이다. 더러운 곳을 동생이 핥는다는 생각에 눈물이 핑 고였다. 죄책감과 자괴감이 들었다. 막아야 했다.

헐떡이며 상체를 세운 루크가 크리스의 머리칼을 약하게 쥐었다. 그러자 크리스가 반항하듯 일부러 얼굴을 더 파묻었다. 예민한 신경이 몰린 부위를 뜨겁고 축축한 게 핥아 대자 믿기지 않을 정도의 쾌감이 올라왔다. 성기가 발딱 선 채 곧장 쿠퍼액을 흘리기 시작했다. 뒤로 박힌 경험은커녕, 성적인 자극 자체에 무지했던 루크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쾌감이었다.

“큿, 읏, 크리, 스으, 그만, 그…… 아흑……!”

“여기 맛있어, 루크.”

맛이 궁금했다는 듯 속삭인 크리스는 흘러나오는 액을 기꺼이 삼키기 시작했다. 넓게 펴진 혓바닥이 엉덩이 골을 적신 액을 개처럼 핥았다.

아래에서 울리는 꿀꺽이는 소리에 루크의 전신이 뜨거워졌다. 그 소리가 수치심과 흥분을 자아냈다. 아아, 아으, 읏, 몸이 절로 배배 꼬였다. 모두 삼킬 것처럼 흘러나온 액체를 핥아 낸 크리스의 혀가 이번에는 구멍 안을 파고들었다. 꽉 닫힌, 조여든 구멍을 혀가 쑤시기 시작하자 허리가 확 휘었다. 발끝이 곱아들며 엉덩이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히익……!”

다리가 쫙 벌어졌다. 허벅지를 더 넓게 당기며 크리스가 행위에 열중했다. 섬세한 콧대와 부드러운 미간이 보였다. 아래에서 벌어지는 부도덕한 광경에 루크의 눈에서 눈물이 터졌다. 절 이용해 곧장 성욕을 풀기를 기대했던 것과 달리, 그의 사랑스러운 동생은 모르는 것을 탐구하듯 그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처박고 있었다. 이건 루크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장면이었다.

“으응, 더럽, 크, 리……아, 응,……!”

“안 더러워, 형. 괜찮아. 전부터 계속 맛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더 맛있어.”

크리스는 영문 모를 말을 했다. 정신이 혼미해진 루크는 그걸 깊게 생각할 수 없었다. 그저 아래를 파고드는 강렬한 쾌감에 녹진하게 녹아나 몸을 비틀기만 했다.